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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북쪽 길

2018.05.15. [산티아고 북쪽 길 22] 콜룽가→비야비시오사

by 사천거사 2018. 5. 15.


산티아고 순례길 북쪽 길 트레킹 22

 

일시: 2018년 5 15일 화요일 / 맑음 아침 영상 5도 낮 더움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북쪽 길 / 스페인

 코스: 콜룽가 → 페르누스  프리에스카 → 세브라유 → 비야비시오사

 거리: 17.23km / 걸은 거리 491.12km / 걸을 거리 506.58km

 시간: 4시간 13

 회원: 2







06:00   오늘은 걸을 까미노의 거리가 그리 길지 않아 평소보다 조금 늦게 호텔을 출발했다. 산 크리스토발 엘 레알 성당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걸어간다. 최근 며칠 동안은 궂은날이 많았는데 오늘은 아주 화창하다. 대신 기온이 낮아 춥다. 스페인의 거의 모든 약국에는 외부에 시간과 온도를 알려주는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다. 오늘 아침 온도가 영상 5도다. 입에서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니 춥긴 추운 모양이다. 하지만 이곳은 기온이 금방 올라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N-632 도로를 건너 모란(Moran) 공장 왼쪽에 있는 AS-258 도로에 진입, 리베르돈(Liberdon) 강 위에 놓인 아구에라(Aguera) 다리를 건넜다. 잠시 후 AS-258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CL-1 도로에 진입했다. 중앙선이 없는 마을 도로다. 이곳은 미세먼지가 없는 곳이라 늘 공기가 깨끗하지만 특히 아침 공기는 상쾌하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서 미세먼지의 나라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봄철에 날아오는 황사는 그렇다 치더라도 도대체 미세먼지는 왜 생겨나는 것일까.


▲ 콜룽가에 있는 라스베이거스 호텔 출발 [07:47]


▲ 산 크리스토발 엘 레알(San Cristobal el Real) 교회 [07:48]


▲ 그란데 코비안 박사(Doctor Grande Covian) 흉상 [07:49]


▲ AS-258 도로와 N632 도로 갈림길 지점에서 AS-258 도로에 진입 [07:55]


▲ AS-258 도로에서 벗어나 오른쪽 CL-1 도로에 진입 [07:58]


▲ 도로 위에 드리워진 나의 긴 그림자 [07:59]


▲ CL-1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08:09]


▲ 언덕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을이 보인다 [08:10]


▲ 목장 사이로 나 있는 CL-1 도로 [08:22]


▲ 울타리 위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하얀 고양이 [08:24]


08:28   A-8 도로 아래를 통과하자 벨드레도(Beldredo)와 페르누스(Pernus) 가는 길 이정표가 나왔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CL-1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차도를 따라 걷는 구간이지만 차량통행은 거의 없다. 언덕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참 평화롭게 보인다. 벨드레도 마을 갈림길 지점을 지나 페르누스 쪽으로 계속 걸어갔다. 아주 작은 마을인 페르누스에는 산 페드로 성당이 있다. 가톨릭 교회의 천국이었던 스페인에는 예전에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성당이 있었다고 한다. 페르누스 마을을 벗어나 CL-1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 벨드레도와 페르누스 가는 길 이정표 [08:28]


▲ 페르누스로 가는 CL-1 도로 [08:32]


▲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는 시골 주택 [08:43]


▲ 벨드레도와 페르누스 가는 길이 지점: 오른쪽으로 진행 [08:48]


▲ 길 옆 기도처 내부 모습 [08:49]


▲ 페르누스 마을로 가는 길 [08:54]


▲ 페르누스 마을에 있는 산 페드로 데 패르누스(San Pedro de Pernus) 교회 [08:58]


▲ 페르누스 마을을 벗어나는 지점 [09:02]


▲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CL-1 도로 [09:12]


▲ CL-1 도로를 따라 진행 [09:14]


09:24   라 예라(La Llera) 마을에 진입했다. 라 예라도 작은 마을이다. 로스 바예스(Los Valles) 갈림길 지점을 지나 CL-1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갈림길 지점에서 17분 정도 걸어 산 살바도르 교회가 있는 프리에스카(Priesca) 마을에 도착했다. 알베르게가 있는 프리에스카 마을을 지나 다시 CL-1 도로를 따라가다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흙길에 들어섰다. 가끔씩 걷는 흙길이 참 좋다. 잠시 후 다시 CL-1 도로와 접속한 후 작은 마을인 라 베가(La Vega) 마을에 진입했다. 예배당이 있는 저택을 지나자 까미노는 CL-1 도로를 버리고 세브라요 개천 왼쪽을 따라 이어졌다. 그림 같이 아름다운 길이다.


▲ 라 예라 마을에 진입 [09:24]


▲ 라 예라 마을에 있는 오레오 [09:27]


▲ 오른쪽으로 로스 바예스 마을로 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다 [09:27]


▲ 목장 사이로 나 있는 Cl-1 도로 [09:32]


산 살바드로 교회


이 교회는 921년에 지어졌다. 이는 아스투리아스 지방에서 볼 수 있는 전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마지막 형태를 지난 건축물로 모사라베(Mozarabe)의 영향을 받았다. 외부는 형식이 매우 엄격하고 건물 정면에 세 면으로 된 종탑이 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발데디오스(Valdedios)의 네이브처럼 좁고 높은 네이브가 세 개 있다. 이 네이브들은 기둥으로 나뉘어 있지만 나무로 덮여 있으며 교회의 제단 부분에는 세 개의 애프스가 있다. 창문은 격자 모양을 하고 있다.


▲ 프리에스카에 있는 산 살바도르 교회(Church of San Salvador de Priesca) [09:44]


▲ 포장도로에서 벗어나 흙길을 따라 진행 [09:46]


▲ 오랜만에 걸어보는 흙길 [09:51]


▲ CL-1 도로와 다시 만났다 [09:57]


▲ 라 베가(La Vega) 마을 [10:01]


▲ 소브라요(Sobrayo) 개천을 따라 나 있는 길 [10:05]


10:06   아직도 갈 길이 먼데 오른쪽으로 비야비시오사에 있는 알베르게 광고판이 보인다. 오늘 거치는 지역은 대부분이 산골 마을로 소, 젖소, 말, 양 등을 주로 기르고 있었다. 산기슭에 넓은 풀밭이 널려 있어 가축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거나 되새김질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사과 과수원도 꽤 보이는데 전지를 하지 않는지 가지가 제멋대로 자라 있고 죽은 나무들도 많다. 예전에는 재배를 하다 지금은 일손이 달리거나 소득 효과가 별로 없어 그냥 방치하는 것 같다.


▲ 알베르게 콩그레소 광고판 [10:06]


▲ 비포장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10:08]


▲ 무슨 기도처 같기도 하고 [10:14]


▲ A-8 고속도로 아래를 통과 [10:18]


▲ 어제 내린 비로 길이 엉망진창이다 [10:19]


▲ 프리에스카 가는 길 이정표 [10:20]


▲ 우리가 묵을 비야비시오사 알베르게 광고판 [10:21]


▲ 무리지어 피어 있는 야생화 [10:23]


▲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들 [10:35]


10:37   이정표를 만났다. 여기서 토르뇬(Tornon) 쪽으로 방향을 틀면 다시 비야비시오사(Villaviciosa) 가는 길 이정표가 서 있다. A-8 도로 아래를 지나 다시 토르뇬 방향으로 간다. 오른쪽에 있는 A-8 도로를 달리는 차들이 많이 보인다. 포장도로와 비포장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이름을 모르는 노란 꽃이 파란 하늘 아래 무더기로 피어 있다. 기가 막힌 색깔의 조화다. 포장도로를 가로질러 다시 흙길에 들어섰다. 깜짝이야! 바로 앞에 있는 언덕에서 망아지 한 마리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디 가세요? 응, 산티아고 가는 길이야.


▲ 이정표를 만났다: 토르뇬 쪽으로 진행 [10:37]


▲ 비야비시오사 가는 길 이정표 [10:37]


▲ A-8 고속도로 아래를 통과 [10:38]


▲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 [10:40]


▲ 파란 하늘 아래 노란 꽃 [10:43]


▲ 마을 도로를 따라 진행 [10:45]


▲ 비포장 도로를 따라 진행 [10:54]


▲ A-8 도로 왼쪽을 따라 진행 [11:00]


▲ 도로를 건너 다시 흙길에 진입 [11:07]


▲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망아지 한 마리 [11:07]


11:13   A-8 도로로 올라가는 회전 교차로가 나타났다. 오른쪽은 산탄데르로 가는 길이고 왼쪽은 오비에도로 가는 길이다. A-8도로 왼쪽을 따라 진행하다 육교를 통해 A-8 도로를 건넌 후 마을 도로를 따라 잠시 진행하다 다시 육교를 통해 A-8 도로를 건넜다. 이제부터는 A-8 도 왼쪽으로 따라 걸어가야 한다. 오늘의 목적지인 비야비시오사에 진입했다. 오늘 지나 온 어느 마을보다는 큰 도시다. 알베르게는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 A-8 도로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회전 교차로 [11:13]


▲ A-8 도로를 건너가는 육교 [11:21]


▲ 육교 위에서 바라본 A-8 도로 [11:22]


▲ 마을 도로를 따라 진행 [11:25]


▲ 건물 벽에 박혀 있는 까미노 표지 [11:28]


▲ 도로 왼쪽에 있는 성당 [11:34]


▲ 육교를 이용해 다시 A-8 도로를 건너간다 [11:34]


▲ A-8 도로 왼쪽을 따라 진행 [11:36]


▲ 오늘의 목적지 비야비시오사에 진입 [11:48]


▲ 비야비시오사 시내 거리 [11:51]


12:05   오늘 하룻밤을 묵을 비야비시오사 알베르게에 도착, 접수를 하고 침대를 배정받았다. 오랜만에 아래층이다. 13유로. 먼저 샤워를 하고 세탁기로 빨래를 하려고 하는데 직원 아줌마가 대신해주겠다고 한다. 고마우셔라. 6유로. 점심을 먹기 위해 알베르게 아줌마가 추천해 준 식당을 찾아 나섰다. 아줌마가 일러준 대로 갔는데 설명을 잘 못 알아들었는지 근처를 한 바퀴 돌았지만 일러준 식당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마지막 카드를 꺼내야겠네.


벤치에 앉아 계시는 점잖게 생긴 할아버지에게 식당의 위치를 물어보았다. 할아버지는 설명을 해주려고 하다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자기를 따라오라고 한다. 여러 번 겪은 일이지만 스페인 시골 주민들의 친절함은 정말 대단하다. 마치 자신들에게 친절함을 베풀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식당에 들어갔다. 여자 직원이 와서 주문을 받는데 그 말이 그 말이고 그 말이 그 말이다. 선택의 순간이 온 것이다. 대충 찍었다. 선택의 결과는 누들 수프, 하몽과 완두콩, 감자튀김과 닭고기였다. 여기에 빵, 요거트, 비노, 물을 곁들이니 진수성찬이다. 10유로에 아주 포식을 했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알베르게로 돌아오니 직원 아줌마가 세탁을 마친 옷을 예쁘게 개어놓았다. 참 고맙다. 음식 맛이 어떠냐고 묻기에 최고라고 답해주었다. 실제로 그랬으니까.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독일인 순례자 안드레아스가 룸 안으로 들어왔다. 빌바오에서 하루 더 있는다고 했는데 우리를 따라잡은 모양이다. 이전에 같은 알베르게에서 몇 번 함께 묵은 적이 있는데 그것도 인연이라고 반갑네. 우리를 본 그도 무척 반가워한다. 이렇게 까미노에서는 만났다 헤어지고 헤어졌다 또 만나는 일이 흔하다.

점심을 너무 잘 먹어 저녁은 간단히 빵으로 해결했다. 오늘이 5월 15일이니 스승의 날이다. 하지만 김영란법 때문에 학생이 선생님에게 카네이션 한송이도 줄 수 없다는 현실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예전 1970년대 후반기에 중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소풍을 가면, 아이들은 고급 포장지가 아닌 신문지 등에 싼  담배 두 갑, 양말 한 켤레, 손수건 한 장 등을 수줍은 표정으로 내밀곤 했었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그 정성 어린 선물은 이제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에라, 모르겠다. 일찍 잠이나 자자.


▲ 비야비시오사 알베르게 룸 내부 [12:05]


▲ 점심을 먹으러 알베르게 밖으로 나왔다 [13:15]


▲ 전식: 누들 수프 [13:41]


▲ 점심을 먹은 식당 내부 [13:42]


▲ 식당 이름은 카사 밀라고라스(Casa Milagros) [13:44]


▲ 본식: 하몽과 완두콩 [13:51]

▲ 본식: 감자튀김과 닭고기 [14:15]


▲ 비야비시오사 시청 건물 [14:48]


▲ 시내 거리에서 만난 십자가상 [19:31]


▲ 비야비시오사 알베르게 식당 모습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