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 트레일 김녕-월정 코스
◈ 일시: 2018년 9월 30일 일요일 / 맑음 강풍
◈ 장소: 지질 트레일 김녕-월정 코스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 코스: 김녕초등학교 → 구좌체육관 → 김녕밭담길 → 진빌레길 → 해신당 → 환해장성 → 김녕성세기해변 → 김녕초등학교
◈ 거리: 14.9km
◈ 시간: 3시간 34분
08:43 오늘은 제주 지질 트레일의 마지막 코스인 김녕-월정 코스를 걸어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서귀포에서 김녕으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516도로를 넘어 제주시까지 간 후 1132번 도로를 이용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1132번 동일주도로를 타고 직접 김녕으로 가는 방벙이다. 김녕에서는 급행버스가 정차하기 때문에 일주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시간적으로 더 빠르다. 서귀포 버스터미널에서 9시 5분에 출발하는 101번 버스를 타고 일주도로를 달려 김녕초등학교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했다.
버스정류장 옆에 지질 트레일 이정표가 서 있는 게 보인다. 김녕-월정 코스의 원래 시작점은 김녕성세기해변 옆이지만 원점회귀 코스이니 구태여 그곳까지 갈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그냥 여기서 시작하자. 차도를 건너 입산봉 쪽으로 올라간다. 잠시 후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꺾어 들어간 후 마을길을 따라 진행을 하다 다시 차도로 나온 후 이정표를 따라 구좌체육관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왜 입산봉은 안 나오는 거지? 지도를 확인해 보니, 이런! 아까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기 전에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길을 따라 가야 입산봉을 거칠 수 있었다. 이제는 쏟아진 물,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오늘은 그냥 가자.
▲ 강정동 아파트 출발 [08:43]
▲ 서귀포 버스터미널에서 9시 5분에 출발하는 101번 급행버스에 승차 [08:57]
▲ 김녕초등학교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10:41]
▲ 김녕-월정 지질 트레일 표지판 [10:46]
▲ 여기서 길을 잘못 들었다 [10:52]
▲ 계속 나타나는 지질 트레일 이정표 [10:54]
▲ 밭과 밭 사이로 나 있는 길 [10:58]
▲ 차도에 도착: 오른쪽으로 진행 [11:05]
▲ 도로 건너편을로 보이는 구좌체육관 [11:10]
11:14 김녕119지역센터 앞에서 차도를 벗어난 탐방로가 김녕 밭담길과 이어졌다. 제주도 밭담은 FAO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바닥에 누워 있는 이정표가 많은 거야. 왜 사후관리를 제대로 안 하는지 모르겠다. 안내판을 보니 지금 걷고 있는 길은 김녕 밭담길이다. 어? 흑룡만리밭담 1길은 또 뭐지? 뭔 놈의 길이 이렇게 얽혀 있는지 모르겠네. 길이 점점 바닷가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직 바닷가로 가면 안 되는데, 길을 잘못 든 건가? 그렇다. 똑바로 가야 하는데 그만 왼쪽으로 내려오고 말았다.
▲ 김녕119지역센터 앞에 서 있는 이정표 [11:14]
▲ 바닥에 누워 있는 지질 트레일 이정표 [11:17]
▲ 밭담 뒤로 보이는 풍력발전기 [11:20]
▲ 지질 트레일 김녕 밭담길 안내판 [11:26]
▲ 흑룡만리밭담 1길 이정표 [11:35]
▲ 밭담 앞에 서 있는 지질 트레일 이정표 [11:35]
▲ 잘못 든 길로 가고 있는 중 [11:40]
▲ 풍력발전기가 서 있는 바닷가에 도착 [11:45]
▲ 진빌레 밭담길과 지질 트레일 월정리 단축 코스 이정표 [11:49]
11:52 제주밭담 테마공원 앞에서 월정서로를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가다 보면 탐방로와 만나겠지. 이정표가 나왔다. 어? 그런데 월정리 단축 코스라고 적혀 있네? 단축코스로 가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리하여 잘 알지도 못하고 계속 차도를 따라 걸어갔더니 이정표는 나오지 않고 이게 아닌 것 같다. 다시 지도를 확인해 보았다. 아이고, 월정리 단축 코스가 맞는 길이네. 발걸음을 돌려 쉼터용 정자가 있는 곳까지 되돌아왔다. 오늘 길을 몇 번이나 잘못 드는 거야.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정자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고 배낭을 내렸다. 정자에 앉아서 폼을 잡고 먹으려는데 바람이 너무 세다. 하는 수 없이 정자 옆 전망대 아래 바람이 덜 부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늘 메뉴는? 빵과 구운 달걀, 그리고 사과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출발,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진빌레 밭담길에 들어섰다. 월정리에 있는 진빌레 밭담길은 FAO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진빌레 밭담길의 총길이는 2.5km에 달한다.
▲ 제주밭담 테마공원이 보인다 [11:52]
▲ 차도를 따라 걷다 지질 트레일 월정리 단축 코스 이정표를 만났다 [11:59]
▲ 쉼터용 정자 앞에 있는 지질 트레일 월정밭담길 안내판 [11:59]
▲ 월정리 진빌레 밭담길 안내판 [11:59]
▲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든 것 같아 발걸음을 돌린 지점 [12:09]
▲ 진빌레정과 전망대가 있는 쉼터 [12:15]
▲ 전망대 아래서 점심식사: 빵, 구운 달걀, 사과 [12:19]
세계자연유산마을 월정리 진빌레 밭담길(구좌읍 월정리)
2014년 FAO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된 것은 제주 전역의 밭담이지만, 제주시 구좌읍 일대를 핵심권역으로 지정하였다. 그 이유는 구좌읍 권역이 제주밭담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으며 밀집도가 높기 때문이다. 구좌읍 월정지역은 세계지질공원 외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당처물동굴, 용천동굴을 이룬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농경지가 부족한 탓에 지역주민들은 일찍이 바다를 밭과 같이 여겨서 '바당밭'이라 불렀고, 어업활동과 함께 돌과 바위를 깨서 밭을 일구며 밭담을 쌓고 농사를 지었던 '반농반어'의 생활과 문화가 뚜렷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역의 삶을 제주의 자연과 벗 삼아 함께 걷고, 느끼며, 체험할 수 있도록 진빌레 밭담길을 조성하였다.
▲ 점심 먹고 진빌레 발담길을 향해 출발 [12:29]
▲ 밭담 뒤로 보이는 풍력발전기, 그리고 바다 [12:31]
12:34 지질 트레일 산담 이야기 안내판이 보인다. 제주도에는 여러 종류의 돌담이 있는데 그중에서 산담은 무덤을 둘러싸고 있는 돌담을 말한다. 밭담에 제주어로 된 글귀들이 죽 붙어 있어서 두 개를 골라보았다. 하나는 '요새 어떵 살미꽈? 좋수과?(요즘 어떻게 사십니까? 좋습니까?)'이고 또 하나는 '촘말, 맨도롱혼게 좋수다(정말, 따뜻한 게 좋습니다)이다. 제주어에도 참 재미있는 말들이 많다. 길이 내륙에서 바닷가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월정해변으로 갈 모양이다.
▲ 지질 트레일 산담 이야기 안내판 [12:34]
▲ 밭에 있는 산담이 보인다 [12:34]
▲ 요즘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좋습니까? [12:35]
▲ 정말, 따뜻한 게 좋습니다 [12:35]
▲ 지질 트레일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 안내판 [12:39]
▲ 진빌레 밭담길과 지질 트레일이 서로 헤어지는 지점 [12:41]
▲ 밭담길을 따라 진행 [12:46]
▲ 마을길을 따라 진행 [12:54]
▲ 월정해변이 가까워졌다 [12:56]
12:57 월정리 해변에 도착했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강한 파도가 밀려와서 그런지 모래밭에 몇 사람만 서 있을 뿐 해변은 한적한 편이었다. 무주포와 한모살 안내판이 있어 잠시 읽어보았다. 무주포는 월정포구의 옛 이름이고 한모살은 월정해변의 옛 이름이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예전에 사용하던 지명이 지금 사용하는 지명보다 더 정감이 가는 것들이 많다. 뉴질랜드나 하와이에 가보면, 예전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지명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무조건 옛 것은 나쁘고 새 것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 한적한 월정리 해변 [12:57]
▲ 세계자연유산마을 월정리 안내판 [12:58]
▲ 지질 트레일 무주포와 한모살 안내판: 무주포는 월정포구, 한모살은 월정해변을 말한다 [12:58]
▲ 앉아 있는 농부상 [12:58]
▲ 물허벅을 멘 여인 [12:59]
▲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 월정해변 [13:00]
▲ 월정포구 [13:00]
▲ 월정포구 [13:02]
▲ 밀려오는 파도가 무척 강하다 [13:04]
13:05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왼쪽으로 지오 하우스로 지정된 여울목 게스트 하우스가 보였다. 지오 하우스는 지질자원의 속성과 구조, 형태 및 문화 등을 접목한 지질테마 숙소를 일컫는다. 제주밭담 테마공원에 도착했다. 제주도에는 몇 개의 밭담길이 만들어져 있는데 언제 시간이 되면 한번 걸어볼 예정이다.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가 무척 거세다. 그런 와중에도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그나저나 저렇게 바람이 부는데 위험하지 않나?
▲ 지오 하우스로 지정된 여울목 게스트 하우스 [13:05]
▲ 거센 파도가 밀려오는 해안 [13:07]
▲ 지질 트레일 해신당 안내판 [13:10]
▲ 풍력발전기가 서 있는 길 [13:16]
▲ 제주밭담 테마공원 안내판 [13:25]
▲ 지질 트레일 투물러스(용암언덕) 안내판 [13:30]
▲ 투물러스(용암언덕) [13:31]
▲ 날씨가 험한데도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13:37]
▲ 재치가 넘치는 이정표 [13:39]
13:40 지질 트레일 환해장성 안내판을 만났다. 환해장성은 제주도 전체 해안에 적선의 침범을 막기 위하여 바닷가를 돌아가며 돌담으로 쌓았던 성을 말한다. 길이 차도에서 덩개해안 쪽으로 갈라지는 지점에 도착했다. 여느 때 같으면 당연히 해안길로 갔겠지만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고 파도가 세어 그냥 차도를 따라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이가 들면 약해지기 마련인 모양이다. 김녕성세기해변에는 월정해변보다 사람이 더 없었다. 젊은 남녀 한쌍이 불어오는 강풍을 맞으며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젊으니까.
▲ 지질 트레일 환해장성 안내판 [13:40]
▲ 김녕환해장성 [13:40]
▲ 덩개해안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 [13:41]
▲ 덩개해안을 거쳐 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 [13:50]
▲ 지질 트레일 김녕성세기해변 안내판 [13:54]
▲ 사람이 거의 없는 김녕성세기해변 [13:54]
▲ 사람이 거의 없는 김녕성세기해변 [13:59]
▲ 나는 김녕의 해녀입니다 [14:04]
14:05 지질 트레일 도대불 안내판을 만났다. 도대불은 쉽게 말해서 예전 어부들이 이용한 '민간 간이 등대'를 말한다. 해변길에서 벗어난 후 마을길을 이리저리 돌아 탐방을 처음 시작했던 김녕초등학교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김녕-월정 지질 트레일 탐방은 끝이 났고. 이제 서귀포로 돌아갈 차례, 2시 28분에 출발하는 101번 버스를 타고 서귀포 버스터미널로 무사히 돌아왔다. 이렇게 해서 제주도에 있는 4개의 지질 트레일 즉, 수월봉 코스, 산방산-용머리해안 코스, 성산-오조 코스, 김녕-월정 코스 걷기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김녕리 도대불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있는 도대불. 도대불은 배를 선창으로 안전하게 유도하는 신호 유적이다. 밤에 조업을 하던 배를 유도해야 하므로 도대불은 선창의 방파제 끝이나 지형이 높은 곳에 설치되었다. 원래의 김녕리 도대불은 마름모꼴의 상자형 도대불로 판단되지만, 1960년경에 태풍으로 허물어져 버리자 1961년 군청의 지원을 받아 원뿔 형태로 재축조되었다. 안정적이고 세련된 형태를 하고 있는 김녕리 도대불의 등화는 담당자를 따로 두어 등화를 하지 않고 어부들이 출항할 때 석유 호롱불을 켜놓고 맨 나중에 입항한 어부가 껐다.
▲ 김녕리 도대불 안내문 [14:05]
▲ 김녕리 도대불과 쉼터용 정자 [14:05]
▲ 해안을 떠나기 전에 전에 바다 한번 보고 [14:07]
▲ 제주도 흑돼지 [14:09]
▲ 지오 하우스: 제주돌집 [14:10]
▲ 지오 하우스: 이모와 삼촌네 게스트 하우스 [14:12]
▲ 김녕초등학교 버스정류장에 귀환 [14:20]
▲ 아름다운 김녕초등학교 전경 [14:25]
부종휴 선생과 꼬마탐험대
1946년 조명도 탐사장비도 없던 시절, 초등학교 학생들이 탐험에 나섰다. 부종휴 선생님과 제주시 구좌읍 김녕초등학교 제자들이 짚신을 신고, 횃불을 들고 현재 만장굴 제1입구(김녕미로공원 주차장 뒷편)로 굴에 들어간 것이다. 이들은 2m 길이의 노끈을 이용해 만장굴의 길이를 추정하면서 수차례에 걸쳐 탐험을 시도, 마침내 1947년 지금의 제3입구까지 발견했다. 탐험을 마친 부종휴 선생님은 길다는 의미의 만, 제3입구의 옛 이름인 ‘만쟁이거멀’의 장자를 따서 만장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만장굴은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일대에 위치해 있다.
▲ 부종휴 선생과 꼬마탐험대 조형물 [14:26]
▲ 강정동 아파트에 무사히 귀환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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