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 트레일 성산-오조 코스
◈ 일시: 2018년 8월 19일 일요일 / 흐림 그냥 더운 날씨
◈ 장소: 지질 트레일 / 성산-오조 코스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코스: 오조리 주차장 → 식산봉 → 족지물 → 튜물러스 밭담 → 터진목 4.3유적지 → 성산일출봉 → 오조리 주차장
◈ 거리: 8.3km
◈ 시간: 2시간 8분
10:10 오늘은 19일, 날짜 끝자리가 9로 끝나기 때문에 서귀포 향토오일시장이 열리는 날이다. 아내와 함께 식품 몇 가지를 사러 시장에 들렀다. 이번에는 시장구경도 시켜줄 겸 첫째 손녀 윤솔이를 함께 데리고 갔다. 생후 17개월인 윤솔이는 한창 호기심이 많을 때다. 시장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과 여러 가지 물건들에 압도당한 표정, 하지만 곧 적응을 했는지 이것 저것 물건들을 가리키며 뭐냐고 묻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아이들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은 나중에 자라는 과정에서 든든한 주춧돌로 작용한다.
▲ 과일가게에서 복숭아 구입 [10:15]
▲ 서귀포 향토오일시장에 윤솔이 등장 [10:17]
▲ 반찬가게에서 열무김치와 부추김치 구입 [10:17]
▲ 할머니 여기 있네 [10:18]
▲ 모든 것이 신기하게 보이는 윤솔이 [10:18]
▲ 서귀포 향토오일시장 [10:18]
▲ 서귀포 향토오일시장 [10:18]
▲ 달걀 구입 [10:27]
▲ 시장 구경을 모두 마치고 [10:27]
▲ 880번 시티 투어 버스가 서귀포 향토오일시장에 들렀다 [10:29]
13:05 오늘 오후에는 지질 트레일 중에서 성산-오조 코스를 걸어보기로 하고 아파트를 나섰다. 버스를 이용하기에는 오후에 남은 시간이 너무 빠듯해 아들이 모는 k5를 이용하기로 했다. 1132번 일주동로를 따라 계속 달리다 성산고교 입구 교차로에서 우회전했다. 갑문교에 이르기 전 왼쪽으로 넓은 주차장이 보인다. 오늘 걸을 지질 트레일 성산-오조 코스의 출발점인 오조리 주차장이었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오조 해녀의 집'으로 가는 길이 이 주차장을 지나간다.
그런데 이 주차장의 용도는 무엇일까? 70여 대 가까이의 차량을 세울 수 있는 이 넓은 주차장이 왜 이곳에 자리 잡고 있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네. 텅 빈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서 계속 의아한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어쨌든 그건 그렇고 트레일 탐방이나 시작하자. 도로 건너에 있는 성산-오조 지질 트레일 안내판을 발견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낡았어? 우리나라 행정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 어떤 사업을 벌여 놓고 사후관리를 하지 않는다는 것. 전국에 있는 수많은 둘레길, 걷기 길, 트레킹 코스를 가보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과 식산봉의 모습을 감상한 후 도로 왼쪽으로 식산봉 가는 길이 열려 있어 들어섰다. 길 옆에 문주란이 꽃을 피웠다. 예전 우리 집에 문주란 한 포기를 화분에 심어 길렀었는데 이때만 되면 어김없이 꽃대를 올리고 대여섯 송이의 향기로운 꽃을 피운 기억이 난다. 왼쪽으로 계속 모습을 드러내는 성산일출봉을 보며 식산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 도착했다. 식산봉은 2010년 2월 올레길 2코스를 걸을 때 아내와 함께 올랐던 곳이다. 오늘은 시간도 그렇고 해서 통과.
▲ 넓은 오조리 주차장에 주차 [14:11]
▲ 성산-오조 지질 트레일 안내판 [14:12]
▲ 주차장 옆 도로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14:12]
▲ 도로에서 바라본 식산봉: 해발 60m [14:12]
문주란
바닷가 모래언덕에서 흔히 자란다. 비늘줄기는 하얗고 길이가 30~70㎝에 달한다. 잎은 길이 30~60㎝, 너비 4~9㎝ 정도이며 조금 두껍고 광택이 난다. 꽃은 흰색이며 산형꽃차례를 이루어 핀다. 꽃은 통꽃이나, 갈라진 곳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길다. 열매는 둥근 삭과로 맺힌다. 씨는 둥그렇게 생겼는데, 솜처럼 생긴 흰색 씨껍질이 둘러싸고 있어 씨가 바닷물을 따라 멀리 옮겨갈 수 있다. 한국에서 문주란이 자라는 유일한 곳인 제주도의 토끼섬을 천연기념물 제19호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연평균기온이 15℃가 넘는 반그늘지고 물이 잘 빠지며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잘 자라며, 물을 많이 주어야 한다.
▲ 지금은 문주란꽃이 피는 시기 [14:14]
▲ 바닷가 도로를 따라 진행 [14:17]
▲ 왼쪽으로 보이는 성산일출봉 [14:19]
▲ 성산 10경에 속하는 식산봉 가는 길이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지점 [14:20]
▲ 지질 트레일 식산봉 안내문 [14:24]
14:28 바다 사이로 나 있는 데크 탐방로에 들어섰다. 예전에 올레길 2코스를 걸을 때는 이곳이 호수인 줄 알았는데 바다란다. 하지만 엄격하게 말하면, 이곳은 바다도 아니고 호수도 아닌 내수면이 바른 표현인 것 같다. 오조리마을에 들어서자 용천수인 '족지물' 안내문이 반겨준다. 오조리 마을회관에는 '해 뜨는 마을'이라는 글귀가 벽에 붙어 있다. 오조리가 일출봉에 해가 뜨면 가장 먼저 햇살이 닿는 마을이라는 뜻이란다. 골목을 돌고 돌아 마을을 벗어났다.
▲ 바다 사이로 나 있는 데크 탐방로 [14:28]
▲ 데크 탐방로에서 바라본 식산봉과 성산일출봉 [14:30]
▲ 데크 길을 건너와서 바라본 식산봉과 성산일출봉 [14:32]
▲ 용천수 '족지물' 안내문 [14:33]
▲ 지질 트레일 용천수 '족지물' 안내판: 무용지물이다 [14:34]
▲ 오조리는 일출봉에 해가 뜨면 가장 먼저 햇살이 닿는 마을이다 [14:39]
▲ 그런대로 자주 모습을 보이는 지질 트레일 표지 [14:40]
▲ 지질 트레일 표지기도 보이고 [14:41]
▲ 물 건너 보이는 것은 식산봉 [14:43]
▲ 길 오른쪽 늪지대 [14:47]
14:50 지질 트레일 튜물러스와 제주밭담 안내판이 서 있는 곳에 도착했다. 튜물러스? 화산활동으로 용암이 흐르다 언덕을 이루고 가스가 빠져나가면서 굳어버린 지형을 말한다.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지는 지형도 아주 다양한 것 같다. 내수면 둑방길에 들어섰다. 성산일출봉이 한층 더 가깝게 보인다. 둑방길이 끝나는 지점에 서 있는 지질 트레일 철새도래지 안내판, 무용지물이다. 흉물로 변해서 오히려 없는 편이 더 나은 것 같다. 관계 당국에서는 왜 사후관리를 하지 않는 것일까?
▲ 지질 트레일 튜물러스와 제주밭담 안내판: 많이 훼손되었다 [14:50]
▲ 길 오른쪽 물이 고여 있는 지역 [14:51]
▲ 내수면 둑방길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14:54]
▲ 내수면 둑방길을 따라 진행 [14:55]
▲ 반갑게 맞아주는 강아지 두 마리 [14:57]
▲ 지질 트레일 철새 도래지 안내판: 무용지물 [15:00]
▲ 해변 쉼터 [15:01]
▲ 물 건너 보이는 식산봉 [15:03]
▲ 제주도에 많이 많다는데 실제로 보려면 말이 없다 [15:03]
15:06 '터진목'이라는 옛 이름을 가진 광치기 해변에 도착했다. 제주 4.3 사건의 역사적 현장이기도 한 터진목은 성산일출봉의 남쪽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미 여러 번 올라간 적이 있는 일출봉이지만 마지막 올라갔던 때가 2012년 10월이니 꽤 오래 전의 일이다. 성산일출봉은 세계 자연유산이자 세계 지질공원이다. 지금 뭐 하고 있는가? 지질 트레일 걷기를 하고 있는 중이 아닌가. 그렇다면 아무리 바빠도 당연히 일출봉은 올라가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일출봉 아래에 있는 동암사를 거쳐 매표소로 갔다. 세월이 좋아져서 지금은 신용카드를 꽂은 후 스크린을 한두 번 터치하면 입장권이 발급된다. 정말 살기 좋은 세상이다. 입장료는 2,000원. 잘 닦여진 길을 따라 본격적인 일출봉 산행에 들어갔다. 잠시 후 길이 좌우로 갈라지는 지점에 도착했다. 왼쪽 길 옆에 '등산길'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는 게 보인다. 그렇다면 오른쪽 길은? 비밀은 일출봉 정상에 올라가서 풀렸다. '등산길'을 따라 일출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경사가 조금 심하지만 거리가 짧아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터진목
성산포는 작은 섬이었다. 썰물 때가 되어야 드러나는 모래톱이 제주의 본섬과 이어줄 정도였는데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에 연륙 공사로 도로가 생기면서 지금의 큰 도로로 발전하게 되었다. 하여튼 물때에 따라 바닷물이 열리곤 했던 이곳을 ‘터진목’이라 불렀다. 광치기 해안이라고도 하는 ‘터진목’에는 가슴 아픈 역사가 있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의 하나인 제주4·3 당시 성산지역 주민들이 이곳으로 끌려와 집단으로 학살당한 곳이다.
▲ 지질 트레일 4.3 유적지 안내판: 새로 설치했는지 깨끗하다 [15:06]
▲ 광치기해변과 성산일출봉 [15:14]
▲ 광치기해변과 성산일출봉 [15:14]
▲ 성산일출봉 서쪽 모습 [15:20]
성산일출봉
제주도 최동단인 성산포구 앞에 솟아 있다. 높이가 182m 정도이나 지름 약 400m, 넓이 2.64㎢에 이르는 넓은 분화구의 호마테(Homate)형 화산이다. 신생대 제4기층에 형성된 성산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바다 속에서 화산쇄설물들이 퇴적된 화산사암층이다. 해저에서 분출되어 이루어진 분화구가 융기하면서 침식작용을 심하게 받아 기암절벽을 이루며, 측면에는 층리가 발달되어 있다. 산 전체가 하나의 움푹한 분화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분화구의 주변에는 구구봉이라 불리는 99개의 바위들이 솟아 있다. 그 모습이 거대한 성과 같아 성산이라 하며, 일출을 볼 수 있어 일출봉이라고도 한다.
이곳에서 보는 해돋이는 성산일출이라 하여 예로부터 영주12경 가운데 제1의 절경으로 손꼽힌다. 본래는 육지와 떨어진 고립된 섬이었으나, 폭 500m 정도의 사주가 1.5㎞에 걸쳐 발달하여 일출봉과 제주도를 연결했다. 분화구 안은 넓은 초지가 발달하여 소·말·양 등의 방목지로 이용되며, 띠와 억새풀 등이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 이것들은 연료로 쓰이며, 특히 띠는 초가지붕을 잇는 데 이용되었다. 벼랑에는 풍란과 춘란을 비롯한 150여 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북서쪽 능선은 경사가 완만하여 일출봉 호텔을 비롯한 위락시설이 갖추어져 있으며, 이곳을 통해 분화구 안으로 출입한다. 현재 군에서 유료관광지로 공개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바다낚시와 성산포 일주유람선 등을 이용할 수 있다. 2000년 7월 19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2007년에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인 성산일출봉 표지석 [15:22]
▲ 성산일출봉으로 올라가는 길에 진입 [15:26]
▲ 좌우 갈림길에서 왼쪽이 등산길 [15:28]
▲ 남은 거리 208m 지점 표지판 [15:32]
▲ 성산일출봉의 기암 [15:32]
▲ 성산일출봉의 기암 [15:35]
15:36 쉼터를 겸한 전망대가 있어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성산포와 식산봉, 지미봉, 오장개, 성산포항, 우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해발 180m의 성산일출봉 정상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쉼터용 데크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들려오는 말이 대부분 중국어다. 한국어는 가뭄에 콩 나 듯 들린다. 일출봉 정상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중국인이라 중국에 온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현재 단체관광객은 오지 않고 개인 관광객만 오고 있다는 데도 제주도에서 중국인들 만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어? 성산일출봉에서 내려가는 길이 새로 생겼네. 예전에는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이 하나여서 탐방객이 몰릴 때에는 심하게 정체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지자체에서는 정체 문제를 해결하고 탐방객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기존의 탐방로 오른쪽에 새로운 데크 탐방로를 2013년 6월에 개설해서 내려가는 길로 이용하고 있단다. 그렇구나. 처음 알았네. 하산로 전용인 데크 길은 폭이 넓고 계단 높이도 적당해서 내려오기에 아주 좋았다. 물론 정체현상도 없고...
▲ 성산포와 식산봉, 그리고 지미봉이 보인다 [15:36]
▲ 오정개와 성산포항, 우도가 보이는 풍경 [15:37]
▲ 해발 180m 성산일출봉 정상 표지판 [15:39]
▲ 성산일출봉 분화구 [15:40]
▲ 성산일출봉 분화구 [15:40]
▲ 성산일출봉 정상에서 쉬고 있는 탐방객들 [15:40]
▲ 일출봉을 내려오다 만난 바위 [15:45]
▲ 수마포와 우도가 보이는 풍경 [15:50]
▲ 수마포 해안이 바로 아래로 보인다 [15:52]
▲ 수마포 해안 뒤에 솟아 있는 성산일출봉 [15:53]
15:55 우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에 들렀다. 우도 가본 지도 오래되었네. 2010년 2월에 간 것이 마지막이니 8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났구나. 세월 참 빠르다. 다시 지질 트레일 표지를 만났다. 사실 여기서부터는 올레길 1코스를 역방향으로 걸어가면 된다. 오정개에 있는 이생진 시비 거리 앞에 도착, 해안을 따라 계속 돌아갈까 생각하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단축 코스를 택했다. 교문이 특이하면서도 아름다운 성산초등학교 앞을 지나고 갑문교를 건넌 후 여전히 텅 비어 있는 오조리 주차장에 도착, 이렇게 해서 오랜만에 성산일출봉을 올라 볼 기회를 가진 성산-오조 지질 트레일 걷기는 무사히 끝이 났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우도 [15:55]
▲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 표지판 [15:58]
▲ 다시 만난 지질 트레일 표지 [15:58]
▲ 올레길 1코스 역항향으로 진행 [16:00]
▲ 오정개에 있는 자연포구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16:01]
▲ 성산초등학교 교문이 아주 특이하다 [16:09]
▲ 갑문교를 건너가는 데크 길에 진입 [16:13]
▲ 오조리 마을 표지석 [16:17]
▲ 차를 세워둔 오조리 주차장에 귀환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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