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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한라산 산행

2018.09.27. [한라산 산행 15] 영실→어리목

by 사천거사 2018. 9. 27.

한라산 영실-어리목 산행기

◈ 일시: 2018년 9월 29일 목요일 / 맑음, 시원한 바람

◈ 장소: 한라산 1950m / 제주도 서귀포시-제주시

◈ 코스: 영실 탐방안내소 → 영실휴게소 병풍바위 윗세오름 만세동산

           사제비동산 어리목 탐방안내소

◈ 거리: 10.62km

◈ 시간: 2시간 52분


 

 

 


09:52   가을에 접어들었는지 쾌청한 날이 종종 나타나는데 오늘도 바로 그런 날이다. 이런 날에는 한라산으로 가는 게 제격, 오늘은 영실에서 시작해 어리목으로 내려가는 산행 코스를 걸어 보기 위해 아파트를 나섰다. 중문사거리에서 10시 15분에 출발하는 240번 버스를 타기 위해 반참모르 버스정류장에서 9시 54분에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다. 정시에 출발한 240번 버스에는 나를 포함해 승객이 4명뿐이었다. 이래 가지고 영업이 되나?

 

10시 37분 영실매표소 버스정류장에 도착, 여기서부터 영실휴게소까지 2.5km 거리를 차도 오른쪽으로 나 있는 보행자 도로를 따라 걸어가야 한다. 영실매표소 차단기 뒤로 여러 대의 승용차가 줄을 지어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영 움직일 줄을 모른다. 무슨 이유지? 보행자 도로를 걸어가면서 그 의문이 풀렸다. 이유는 영실휴게소 주차장이 만차였다는 것, 따라서 휴게소에서 차량이 한 대 내려오면 매표소에서 한 대 올려 보내는 시스템이었다. 내가 2.5km 거리를 걸어 휴게소에 도착할 때까지 매표소에서 휴게소로 올라온 차량은 6대에 불과했다. 나머지 차량들은 계속 대기 상태인 모양이다. 걸어온 나보다 늦다니,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 반참모르 버스정류장 [09:52]

 

▲ 중문사거리에 있는 1100도로 입구 버스정류장 [10:12]

 

▲ 영실매표소 버스정류장 {10:37]

 

▲ 영실탐방안내소 [10:39]

 

▲ 영실휴게소 가는 길 2.5km에서 중간 지점에 도착 [11:00]

 

▲ 영실휴게소 입구에 있는 주차장 [11:13]

 

▲ 영실휴게소에 도착 [11:16]

 

▲ 영실휴게소에서 바라본 오백나한 [11:16]


11:17   해발 1280m 영실 표지석 옆을 지나가는 것으로 본격적인 한라산 산행에 들어갔다. 여러 번 온 덕분에 이제는 코스가 눈에 훤하다.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고 물소리가 들려오는 영실계곡을 지니면 영실 코스에서 가장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앞에 엄마 손을 잡고 계단을 올라가는 네댓 살 된 여자아이가 보인다. 요즘 대단한 엄마들 많다. 영실 코스의 하이라이트, 병풍바위와 영실기암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늘처럼 날씨가 좋은 날에나 볼 수 있는 멋진 풍광이다.


▲ 해발 1280m 영실 표지석 [11:17]

 

▲ 소나무 군락지 통과 [11:18]

 

▲ 나무줄기끼리 붙었으니 연리목 같은데 [11:20]

 

▲ 물이 흐르고 있는 영실계곡 [11:28]

 

▲ 엄마 손을 잡고 계단길을 오르고 있는 여자 아이 [11:35]

 

▲ 해발 1400m 표지석 [11:36]


영실기암

 

한라산 백록담 서남쪽 해발 1천 600여m의 허리에 둘레 약 3,309m, 계곡 깊이 389여m에 2천여 개의 기암으로 둘러싸인 계곡으로 한라산을 대표하는 들어서면 하늘을 찌를 듯 솟구쳐 버티어 서있는 2천여 개의 돌기둥과 절벽사이로 샘솟는 물소리, 새소리와 구슬픈 가락의 뻐꾸기 소리에 실린 안개가 절벽의 허리를 두르면 심산계곡의 극치가 되며 웅장한 대자연의 교향악이 된다. 절벽의 동쪽은 5백여 개가 넘는 형형색색의 모양을 한 1경승지이다.

 

1100도로 영실 등반로 입구에서 약 6.5㎞ 들어온 이곳은 백록담, 물장올과 함께 한라산 3대 성소 중의 하나로서 이 계곡에 0~20m의 돌기둥이 울창한 숲사이를 뚫고 서 있어 마치 장군이 서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한불상이 공대하여 서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서쪽 벽 역시 1천2백여 개의 바위기둥이 한데 붙어 서 있어 마치 장삼으로 예장한 불이 공대하여 서 있는 것 같다. 이 바위를 모양에 따라 병풍바위라 부르고 동쪽 5백여 개의 바위를 오백나한, 오백장군, 석라한, 영실기암이라 한다. 이 계곡의 웅장하고 둘러친 모습이 마치 석가여래가 불제자에게 설법하던 영산과 비슷하다 해서 영실이라고 불리워졌다고 하며, 이들 기암 괴석은 또한 억센 나한들과 같다하여 오백나한이라고 부른다.

 

동쪽 암벽에는 흰진달래, 섬바꽃, 어수리, 구상나무, 주목, 제주백회, 고채나무 등 특수 수종들이 한대성 원시림을 이루고, 서쪽 암벽에는 섬매자, 시로미, 주목, 병꽃 등 관목이 주수종을 이루면서 450여 종이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계곡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온대와 한대가 마주 보고 있는 특수 지역이기도 하다. 또, 지질학적으로도 서쪽 병풍바위는 잘 발달된 주상절리층이지만 동쪽의 기암은 모두 용암이 약대지층을 따라 분출하다가 그냥 굳어진 것으로 하나하나가 용암분출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암석은 조면질안산암이며 이 절리대를 따라 용출된 지하수가 복류하여 강정천의 발원지가 되고 있다. 그리고 영실기암은 금강산의 만물상과 같다하여 '한라의 만물상'이라고도 한다.


오백나한이러고도 불리는 영실기암 [11:43]

 

▲ 모처럼 멋진 모습을 드러낸 병풍바위 [11:46]


11:47   해발 1500m 표지석을 지났다. 병풍바위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해발 1600m 지점에 올라가자 멀리 중문 앞바다와 산방산이 보였다. 오늘 잘 하면 제주시내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구상나무 고사목 지대를 거쳐 윗세오름까지 이어지는 데크 길에 들어섰다. 이제부터는 거리낄 게 아무것도 없다. 제주 국제학교에서 아이들이 산행을 왔나 보다. 얼굴을 보면 모두 한국 아이들인데 말은 모두 영어를 쓰고 있다. 부모를 잘 만나 선택받은 아이들이다.


▲ 해발 1500m 표지석 [11:47]

 

▲ 병풍바위 위로 올라가는 계단 [11:49]

 

▲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 [11:55]

 

▲ 구상나무 고사목 지대 [11:56]

 

▲ 해발 1600m 표지석 [11:58]

 

▲ 중문 앞바다와 산방산이 보인다 [12:00]

 

▲ 구상나무 고사목 지대에 진입 [12:04]

 

▲ 윗세오름까지 이어지는 데크길에 진입 [12:14]

 

▲ 탐방로 오른쪽으로 펼쳐져 있는 선작지왓 [12:16]

 

▲ 노루샘 뒤로 한라산 서벽이 보인다 [12:21]


12:25   해발 1700m의 윗세오름에 도착했다. 데크 쉼터에는 꽤 많은 탐방객들이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돈내코 코스 쪽으로 내려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어리목 하산 코스에 들어섰다. 날씨가 좋아 만세동산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잘 보인다. 만세동산 아래에 이르자 구름 아래 자리 잡고 있는 제주시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라산에서 제주시내를 내려다보는 게 얼마만이냐. 제주시내가 내 발아래에 있구나. 주변 풍광이 좋으니 덩달아 발걸음도 가볍다. 


▲ 해발 1700m 윗세오름 표지판 [12:25]

 

▲ 윗세오름에 서 있는 이정표 [12:26]

 

▲ 윗세오름에 있는 데크 쉼터 [12:26]

 

▲ 윗세오름에서 어리목으로 내려가는 길: 왼쪽으로 만세동산이 보인다 [12:29]

 

▲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보기에 좋다 [12:33]

 

▲ 해발 1600m 표지석 [12:39]

 

▲ 만세동산 제주 조릿대 관리: 말 방복 [12:40]

 

▲ 멀리 제주 시내가 보인다 [12:44]

 

▲ 사제비동산 오른쪽으로 보이는 제주 시내 [12:50]


12:51   해발 1500m 표지석을 지났다. 윗세오름에서 어리목으로 내려가는 길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저 설렁설렁 걷다 보면 탐방안내소에 도착하는 게 어리목 코스 하산길이다. 사제비약수에 들렀다. 지난 가뭄 때는 이곳도 물이 말랐었는데 지금은 나무랄 데 없이 잘 나온다. 시원하게 한 바가지 마시고 출발, 평원지대가 끝나면서 숲길이 시작되었다. 이제부터는 나무와 돌로 이루어진 계단길의 연속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단조로운 길이다.


▲ 해발 1500m 표지석 [12:51]

 

▲ 제주는 지금 억새의 계절이다 [12:55]

 

▲ 사제비약수: 물맛이 좋다 [12:58]

 

▲ 해발 1400m 표지석 [13:02]

 

▲ 어리목 탐방로 입구까지 남은 거리는 2.1km [13:04]

 

▲ 해발 1300m 표지석 [13:10]

 

▲ 경사가 심하지 않은 나무계단길 [13:12]

 

▲ 계속 이어지는 나무계단길 [13:15]


13:21   해발 1100m 표지석을 지났다. 어리목 탐방로 입구 해발이 970m이니 이제 거의 다 내려온 셈이다. 10분 가까이 걸어 어리목 목교에 도착했고 다시 5분을 더 걸어 어리목 탐방로 입구에 도착했다. 자 이제 실질적인 한라산 산행은 끝이 났고 지금부터는 버스정류장이 있는 1139번 도로까지 1km 정도를 걸어가야 한다. 차도 왼쪽을 따라 나 있는 보행자 도로를 10분 정도 걸어 버스정류장에 도착, 버스 시간을 확인해 보니 27분 후인 2시 15분에 서귀포로 가는 240번 버스가 출발 예정이었다.

 

남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버스정류장 의장에 앉아 조금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늘 점심 메뉴는 뭔가? 빵 두 개, 구운 달걀, 그리고 치즈. 맛있게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까 정시에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에 올라 보니, 서귀포 중문과 제주시를 오가는 유일한 버스지만 승객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중문사거리에서 하차 중문초등학교 버스정류장에서 환승을 한 후 강정동 아파트에 돌아오는 것으로 쾌청한 날씨 속에 이루어진 한라산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 해발 1100m 표지석 [13:21]

 

▲ 어리목 목교 [13:30]

 

▲ 어리목 탐방안내소 산행 날머리 [13:34]

 

▲ 어리목에 있는 해발 970m 표지석 [13:34]

 

▲ 한라산 표지석 [13:35]

 

▲ 차도 왼쪽 보행자 도로를 따라 진행 [13:38]

 

▲ 어리목 버스정류장에 도착 [13:48]

 

▲ 버스정류장 의장에서 조금 늦은 점심을 먹고 [13:50]

 

▲ 강정동 아파트에 무사히 귀환 [1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