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5. [한라산 산행 13] 어리목→돈내코

한라산 어리목-돈내코 산행기

 

◈ 일시: 2018년 9월 5일 수요일 / 맑음

◈ 장소: 한라산 1950m / 제주도 제주시-서귀포시 

◈ 코스: 어리목 탐방안내소 → 사제비동산 → 만세동산 → 윗세오름 → 남벽분기점 → 평궤대피소 → 돈내코 탐방안내소

◈ 거리: 14.3km

◈ 시간: 4시간 59분

07:56   오늘은 일주일 만에 다시 한라산을 오르기로 하고 아파트를 나섰다. 어느 코스로 가볼까. 며칠 전 어리목 탐방로 입구까지 갔다가 날씨가 좋지 않아 입산통제가 되는 바람에 발걸음을 돌린 생각이 났다. 그래, 오늘은 어리목에서 올라가 돈내코로 내려오자. 중문사거리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8시 15분에 출발하는 240번 버스에 올라 1100 고지를 넘은 후 어리목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했다. 여기서부터 탐방로 입구까지는 1km 거리, 차도 옆 데크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야 한다.

어리목 탐방로 입구에 도착, '해발 970m'라고 적힌 표지석이 반겨준다. 오늘 걸을 코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윗세오름의 해발이 1700m이니 표고 차이가 730m나 된다. 자, 그럼 슬슬 올라가 볼까.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직은 탐방객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잠시 후 도착한 어리목 목교, 다리 아래 어리목계곡을 흘러가는 광령천은 건천이라 바짝 말라 있었다. 목교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이제부터는 윗세오름까지 죽어라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

▲ 강정동 아파트 출발 [07:56]

▲ 어리목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08:59]

▲ 어리목 탐방 안내소까지 1km 정도 걸어가야 한다 09:04]

▲ 어리목 탐방로 입구에 있는 한라산 표지석 [09:11]

▲ 어리목 탐방로 입구 해발은 970m [09:12]

▲ 어리목 탐방로 입구 [09:12]

▲ 처음은 경사가 별로 없는 길이다 [09:13]

▲ 광령천 위에 놓인 어리목 목교에 도착 [09:16]

▲ 오르막 나무계단길 [09:18]

09:20   해발 1000m 표지석을 지났다. 고도를 30m 높였네. 이어서 1100m 지점 오르는데 9분, 1200m 지점 오르는데 8분, 1300m 지점 오르는데 9분이 걸렸다. 계산해 보니, 표고 300m를 높이는데 모두 26분이 걸렸다. 이 정도면 괜찮은 건가? 산행로 왼쪽에 설치되어 있는 모노레일을 타고 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윗세오름 휴게소는 폐쇄되었지만 모노레일은 계속 운행을 하나 보다. 조금 지난 후에 또 한 대가 올라갔다. 잠시 후 또 한 대, 오늘 윗세오름에 무슨 일이 있나? 

▲ 해발 1000m 표지석 [09:20]

▲ 길은 조용하고 평온하다 [09:23]

▲ 해발 1100m 표지석 [09:29]

▲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 [09:30]

▲ 경사가 심한 오르막 계단길 [09:34]

▲ 해발 1200m 표지석 [09:37]

▲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 계단길 [09:40]

▲ 해발 1300m 표지석 [09:46]

▲ 모노레일 한 대가 또 올라온다 [09:55]

▲ 길 옆 개울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09:56]

09:58   해발 1400m 표지석을 지났다. 이어서 나타난 데크 길, 나무가 시야를 가려 답답했던 숲길이 끝나고 하늘이 확 트인 초원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억새가 꽃대를 올렸다. 지난여름 그렇게 덥다고 난리를 쳤지만 다가오는 가을을 막을 수는 없나 보다. 요즘 그런대로 비가 자주 내린 덕분인지 사제비 약수도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해발 1500m 표지석을 지났다. 탐방로 입구에서는 언제 올라가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한 발 한 발 걷다 보니 또 금방이다. 

▲ 해발 1400m 표지석 [09:58]

▲ 숲길에서 벗어나는 지점 [10:00]

▲ 가을의 전령사 억새가 꽃대를 올렸다 [10:01]

▲ 사제비 약수에도 물이 잘 나오고 있고 [10:03]

▲ 사제비 동산 아래에 서 있는 이정표 [10:04]

▲ 잠시 동안 돌길이 이어진다 [10:08]

▲ 해발 1500m 표지석 [10:13]

▲ 다시 나타난 데크 길 [10:14]

▲ 아까 올라왔던 모노레일 한 대가 내려가고 있다 [10:24]

10:27   길 오른쪽에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연구' 안내판이 서 있다. 제주도 한라산에는 표고 500m에서 1900m 지역에 조릿대가 많이 자라고 있다. 문제는 조릿대의 확산으로 다른 식물들이 자라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인위적인 제거작업이나 말 방목과 같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참, 없어도 탈 너무 많아도 탈이다. 길게 뻗어 있는 데크 길을 따라 윗세오름으로 올라간다. 1600 고지가 넘었는 데도 길 옆으로 맑은 물이 콸콸 흘러가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윗세오름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데크 계단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연구 안내문: 말 방목 지역 [10:27]

▲ 해발 1600m 표지석 [10:29]

▲ 윗세오름으로 올라가는 데크 길 [10:31]

▲ 길 옆 개울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10:33]

▲ 1600고지가 넘었는 데도 물이 흐른다 [10:42]

▲ 해발 1700m 윗세오름에 도착 [10:47]

▲ 윗세오름에 서 있는 이정표 [10:48]

10:48   윗세오름에서 돈내코로 내려가는 길에 들어섰다. 안내판을 보니 오후 1시 30분이 넘으면 돈내코 코스로는 통행을 금지하고 있었다. 10분 정도 걸어가자 한라산의 남벽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늘은 날씨가 괜찮은 편이라 그 웅장한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겠구나 하고 기대했건만 정상부를 감싸고 있는 안개가 완전히 걷히지 않아 조금 흐릿하다. 다행히도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안개가 점점 사라지고 곧이어 뚜렷한 남벽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파란 하늘 아래 드러난 남벽의 모습이 참 보기에 좋다.

▲ 윗세오름에서 돈내코로 내려가는 길 입구 [10:48]

▲ 해발 1700m 표지석 [10:50]

▲ 길 왼쪽으로 보이는 구상나무 고사목 [10:51]

▲ 계곡 건너 데크 길이 보인다 [10:55]

▲ 안개 때문에 조금 흐릿한 남벽 모습 [10:58]

▲ 남벽 모습이 많이 뚜렷해졌다 [11:06]

▲ 데크 길을 따라 계속 진행 [11:07]

▲ 선명하게 드러난 남벽 무습 [11:13]

▲ 웅장한 남벽의 모습 [11:17]

11:19   오른쪽에 있는 방애오름 전망대가 보인다. 지금 걷고 있는 데크 길은 남벽통제소까지는 계속 이어진다. 남벽통제소 앞에 도착, 예전에는 이곳에서 남벽을 따라 한라산 정상으로 올라갔었다. 지금은 그 길이 폐쇄된 상태지만 조만간 개방을 할 거라는 소식도 들린다. 아닌 게 아니라 돈내코, 어리목, 영실 코스의 종점을 윗세오름이 아닌 남벽분기점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은 남벽 등산로 개방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남벽통제소부터 평궤대피소까지는 울퉁불퉁한 돌밭길이다. 이제 안개는 모두 사라지고 주변이 아주 깨끗하다.

▲ 오른쪽에 방애오름 전망대가 있다 [11:19]

▲ 남벽통제소로 내려가는 데크 길 [11:24]

▲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남벽 [11:27]

▲ 남벽통제소 건물 [11:28]

▲ 평궤대피소까지는 울퉁불퉁한 돌길 [11:30]

▲ 계속 이어지는 평원 돌길 [11:34]

▲ 남벽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고 [11:39]

▲ 계속 이어지는 평원 돌길 [11:45]

▲ 길 오른쪽 넓은드르 전망대 [11:51]

▲ 서귀포 지역이 흐릿하게 보인다 [12:01]

12:05   해발 1450m 평궤대피소에 도착했다. 이정표를 보니 돈내코까지 가야 할 거리는 5.3km, 계속 내리막길이니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만만한 거리는 아니다. 평궤대피소를 지나면서 굵직굵직한 소나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토종 소나무들이다. 제주도는 2012년부터 퍼지기 시작한 소나무 재선충과 전쟁을 벌여오고 있는 실정이다. 치사율 100%의 소나무 재선충병, 길이 1mm 내외의 작은 벌레 때문에 이 크고 아름다운 소나무가 죽어간다고 생각하니 참 가슴 아픈 일이다.   

▲ 평궤대피소 앞에 서 있는 이정표 [12:05]

▲ 해발 1450m 평궤대피소 [12:05]

▲ 슬슬 소나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 [12:13]

▲ 해발 1300m 표지석 [12:19]

▲ 보기 좋은 소나무들 [12:21]

▲ 역경을 딛고 자라난 소나무 삼형제 [12:27]

▲ 해발 1200m 표지석 [12:29]

▲ 하늘 향해 쭉쭉 뻗은 소나무들 [12:33]

▲ 해발 1100m 표지석 [12:38]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2:41]

12:46   돈내코 탐방안내소 3.5km 전 이정표를 만났다. 탐방안내소와 남벽분기점 사이의 딱 중간 지점이다. 5분 후에 해발 1000m 표지석이 있는 곳에 도착, 시간을 확인해 보니 거의 1시가 다 되었다. 배도 출출하고 하니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자. 작은 바위 위에 앉아 점심상을 차렸다. 오늘 메뉴는 뭔가 보자. 빵, 구운 달걀, 우유, 오호 키위도 있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출발, 돈내코 코스 입산 통제 시간이 지났는지 올라오는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 돈내코 탐방안내소 3.5km 전 이정표 [12:46]

▲ 경사가 완만한 길 [12:50]

▲ 해발 1000m 표지석 [12:51]

▲ 오늘의 점심 메뉴: 빵, 우유, 구운 달걀, 키위 [12:53]

▲ 길은 조용하고 사람은 없다 [13:12]

▲ 돈내코 탐방안내소 3km 전 이정표 [13:17]

▲ 해발 900m 표지석 [13:26]

▲ 산수국이 피어 있는 길 [13:29]

▲ 무슨 버섯이지? [13:33]

13:34   돈내코 탐방안내소 2.1km 전 이정표를 지나면서 해발도 800m로 많이 낮아졌다. 잠시 후 만난 한라산 둘레길 이정표, 불과 보름 전에 걸었던 길이라 그런지 이정표만 보아도 반갑다. 숲길을 벗어났다. 오른쪽 풀밭 너머로 서귀포 앞바다가 보인다. 숲섬, 문섬, 새섬, 범섬도 그런대로 잘 보인다. 돈내코 탐방안내소 앞에 도착해 보니 입산을 통제하고 있었다. 춘추절기(3, 4, 9, 10월)의 돈내코 코스 입산 가능 시간은 오전 5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이다.

탐방안내소에서 시내버스 종점인 충혼묘지 광장까지는 거리가 1km 정도 된다. 거리 양쪽에는 모두 서귀포시 공설공원묘지가 조성되어 있다. 산 사람이 살기에 아주 좋은 지역을 죽은 사람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충혼묘지 광장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도착, 버스 시간표를 살펴보니 2시 40분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었다. 15분 정도만 기다리면 되겠네. 정시에 도착한 버스에 올라 한번 환승을 한 후 아파트에 무사히 도착, 이렇게 해서 어리목에서 돈내코로 이어지는 9월 첫 주의 한라산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 돈내코 탐방안내소 2.1km 전 이정표 [13:34]

▲ 해발 800m 표지석 [13:37]

▲ 썩은 물통 [13:41]

▲ 해발 700m 표지석 [13:48]

▲ 한라산 둘레길과 만났다 [13:53]

▲ 숲길에서 벗어나자 서귀포 앞바다가 보인다 [14:04]

▲ 돈내코 코스 입산은 통제 중 [14:11]

▲ 돈내코 탐방안내소 [14:11]

▲ 천주교 공원묘지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네 [14:22]

▲ 충혼묘지광장 버스정류장: 2시 40분에 출발하는 611번 버스에 승차 [1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