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어리목-영실 산행기
◈ 일시: 2018년 8월 17일 금요일 / 비 운무 강풍
◈ 장소: 한라산 1950m / 제주도 제주시-서귀포시
◈ 코스: 어리목 → 목교 → 사제비동산 → 만세동산 → 윗세오름 → 노루샘 → 병풍바위 → 영실휴게소 → 영실 탐방안내소
◈ 거리: 11.1km
◈ 시간: 3시간 6분
어리목 탐방로
어리목탐방로는 한라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해발970m)에서 시작하여 어리목계곡, 사제비동산(해발1,423m), 만세동산(해발1,606m), 윗세오름 대피소(해발1,700m), 남벽순환로를 거쳐 남벽분기점(해발1,600m)까지 이어지는 총 6.8km의 탐방로이며 편도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돈내코와 영실탐방로로 하산 할 수 있다. 경사가 가파른 사제비동산 구간은 다소 체력이 요구되기는 하지만 만세동산에서 윗세오름 대피소를 지나 남벽분기점 까지는 완만한 평탄지형으로서 백록담 남쪽 화구벽과 한라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어리목탐방로는 사제비동산의 서어나무 극상림지대, 만세동산의 산철쭉과 털진달래 군락 그리고 화산활동의 산물인 선작지왓 현무암질 조면안산암용암류가 분포하고 있으며 사제비샘,오름샘과 방애오름샘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지만 건기 시에 샘이 마르는 경우도 있다. 이곳 탐방로에서는 노루의 출현 빈도가 높은 편이다. 남벽순환로는 고도차가 거의 없는 고산평원으로 깎아지른 수직절벽인 한라산 정상의 남벽과 세 개의 방애오름이 연이어 펼쳐진다. 어리목탐방로는 한라산을 찾는 탐방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이지만 윗세오름과 남벽순환로 일대에는 날씨변화가 심한편이어서 안개, 낙뢰, 환상보행 등의 위험요소가 발생하기 쉬운 곳이므로 탐방 전에 날씨정보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영실 탐방로
영실탐방로는 영실관리사무소(해발1000m)에서 영실휴게소(해발1,280m)까지 2.4km의 자동차도로 및 탐방로 병행구간과 영실휴게소에서 윗세오름대피소(해발1,700m )을 경유 남벽분기점(해발 1,600m) 까지 5.8km의 탐방로이며, 영실관리사무소에서 출발 시 편도 3시간15분, 영실휴게소에서 출발 시 편도 2시간30분정도 소요된다. 돈내코와 어리목탐방로로 하산 할 수 있다.경사가 비교적 급한 영실분화구 능선 (해발1300m ~1550m)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평탄지형으로 탐방이 쉬운 편이다. (영실관리사무소에서 영실휴게소까지 2.4km의 구간은 15인승이하 차량만 운행이 가능함)
영실탐방로는 영주십경 중 하나로 영실기암이 사시사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탐방객들을 맞이하고 있고 산림청에서 지정한 아름다운 소나무 숲, 아고산식물의 천국인 선작지왓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한라산 노루를 가장 근접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라산에서만자생하는 흰그늘용담과 섬바위장대, 섬매발톱나무 등이 관찰되고 선작지왓 현무암질조면안산암 용암류가 만들어낸 돌탑이 성벽을 이루며 분포하고 있어서 독특한 경관을 연출하는 곳이다.
영실계곡과 윗세오름에서 용출되는 노루샘과 방애오름샘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으나 건기 시에 마르는 경우가 있다. 남벽순환로는 고도차가 거의 없는 고산평원으로 깎아지른 수직절벽인 한라산 정상의 남벽과 세 개의 방애오름이 연이어 펼쳐진다. 영실 병풍바위 정상에서 탐방로를 이탈하면 낙석 및 실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탐방로를 따라 가야하며 선작지왓 과 남벽순환로 일대는 날씨변화가 심한 지역이므로 낙뢰, 안개, 환상보행, 저체온증 등의 위험요소가 발생하기 쉬운 곳이므로 사전에 날씨정보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07:30 오늘은 한라산 산행 코스 중에서 어리목에서 시작해 영실로 내려오는 코스를 걸어보기로 하고 아파트를 나섰다. 강정동 아파트 앞 1132번 도로에 있는 반참모르 버스정류장에서 510번 버스 승차, 중문사거리에 있는 1100도로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8시 15분에 출발하는 240번 버스에 환승했다. 첫 차라 그런지 손님이 나를 포함해 두 명뿐이다. 어제 모처럼 제주도에 비가 내렸었다. 오늘은 비소식은 없지만 아침부터 흐린 날씨, 중문사거리에서는 파란 하늘이 보였지만 고도가 높아지자 운무가 짙어지고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리목 버스정류장에 도착, 바닥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보니 여기도 비가 꽤 온 모양이다. 어리목 입구에서 탐방로가 시작되는 곳까지는 거리가 1km 정도 떨어져 있어 도로를 따라 나 있는 데크 길을 걸어가야 한다. 15분 정도 걸려 탐방로 입구에 도착, 탐방안내소 직원은 아직 출근하지 않은 상태였다. 탐방안내소 옆을 지나 숲길에 들어서는 것으로 본격적인 어리목 코스 산행에 들어갔다. 잔뜩 물기를 머금은 숲은 무척 축축한 상태였다. 숲에 들어서면서 일단 우산을 접었다.
▲ 강정동 아파트 출발 [07:35]
▲ 1132번 도로에 있는 반참모르 버스정류장 [07:40]
▲ 중문사거리에 있는 1100고지 입구 버스정류장: 흐렸던 하늘이 개었다 [08:01]
▲ 빗물이 고여 있는 어리목 입구 바닥 [08:57]
▲ 데크 길을 따라 어리목 탐방로 입구까지 진행 [09:02]
▲ 어리목에 있는 한라산 표지석 [09:13]
▲ 어리목 탐방로 들머리 [09:14]
▲ 숲길에 들어서는 것으로 본격적인 산행 시작 [09:15]
09:18 어리목 목교에 도착했다. 목교 위에서 바라보는 광령천, 바위들이 잔뜩 젖어 있을 뿐 물이 흐르지는 않는다. 목교를 건너면서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어리목 탐방로 입구의 고도가 970m, 윗세오름의 고도가 1700m, 따라서 730m 정도 해발고도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리목 코스에서는 급경사 구간이 없으며 아주 완만하게 고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산행을 하기에 아주 좋다. 예전에 북벽을 통해서 한라산 정상으로 올라갈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 걸어가는 어리목 코스를 이용했었다.
▲ 어리목 목교에 도착 [09:18]
▲ 다리 위에서 바라본 광령천: 윗세오름 근처에서 발원해 제주시 앞 바다로 흘러내려간다 [09:19]
▲ 목교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오르막길 시작 [09:21]
▲ 오르막 나무계단길 [09:27]
▲ 해발 1100m 표지석 [09:31]
▲ 재난 신고 국가지점번호판 [09:36]
▲ 해발 1200m 표지석 [09:40]
▲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길 [09:47]
▲ 해발 1300m 표지석 [09:50]
▲ 오르막 나무계단길 [09:54]
10:01 해발 1400m 지점에 도착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50분도 안 걸려 고도를 430m나 높였다. 어리목 목교를 지나면서 시작된 계단길이 끝나면서 데크 길이 나타났다. 숲길을 끝내고 평원지대로 나가는 지점이다. 평원지대에 들어서자 시야를 가리는 나무가 없어 답답한 느낌은 사라졌다. 대신 나를 반겨주는 것은 강한 바람, 한겨울과 6월에 한라산 정상에서 맞았던 강풍 못지 않은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게다가 맞바람이라 두 발짝 올라가면 한 발짝은 뒤로 물러날 정도다. 안개비를 막기 위해 우산을 펴려다 그만두었다.
▲ 해발 1400m 표지석 [10:01]
▲ 숲길에서 평원지대로 나가는 지점 [10:04]
▲ 사제비약수: 오늘은 물이 나오네 [10:06]
▲ 사제비동산 아래에 도착 [10:08]
▲ 잠깐 바람이 잦아든 틈을 타서 [10:08]
▲ 계속 이어지는 초원지대 [10:14]
▲ 해발 1500m 표지석 [10:15]
▲ 뒤돌아서서 바라본 사재비동산 [10:16]
▲ 여기는 데크 길 구간 [10:18]
10:26 만세동산 아래를 지나간다. 만세동산은 운무에 덮여 있어 형체를 알아 볼 수가 없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안개가 점점 더 짙어져 주변 사물이 흐릿하게 보인다. 악전고투 끝에 해발 1700m 윗세오름에 도착했다. 짙은 안개에 싸여 있는 휴게소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산행객들이 보인다. 머물러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 영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런,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다. 어허, 같은 산인데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 평원지대에 들어서자 바람이 조금 강하게 분다. 그런데 뒤에서 불어오는 순풍이다. 가만히 있어도 몸이 저절로 앞으로 나아간다.
▲ 만세동산 아래에 서 있는 안내도 [10:26]
▲ 뒤돌아서서 찍어 본 풍경 [10:28]
▲ 해발 1600m 표지석 [10:31]
▲ 해발 1700m 윗세오름 휴게소 앞에서 바라본 돈내코 가는 길 방향 [10:47]
▲ 윗세오름 표지판도 형체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10:48]
▲ 윗세오름에서 영실 가는 길에 진입 [10:49]
▲ 노루샘에 도착 [10:53]
▲ 평원지대 진행: 바람이 뒤에서 불어와 발걸음이 저절로 떨어진다 [10:59]
▲ 구상나무 숲길에 진입 [11:01]
▲ 내리막 데크 길 시작 [11:05]
11:08 내리막 데크 길이 계속 이어졌다. 영실 코스는 해발 1280m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 있고 산행거리도 짧은 편이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다. 그 대신에 경사는 어리목이나 돈내코 코스보다 심하다. 고도가 낮아지면서 바람도 함께 잦아들었다. 영실로 내려가는 코스에서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올라오는 사람들도 많고 내려가는 사람들도 꽤 된다. 개별적으로 온 중국 여행객들도 심심찮게 만났다. 구두나 슬리퍼 신고 올라가는 사람, 윈피스 입고 올라가는 사람도 있다. 그래? 여기는 바람이 잠잠하지만 한번 올라가 봐라. 한라산이 어떤 곳인지 제대로 경험할 것이다.
▲ 데크 계단을 따라 계속 내려간다 [11:08]
▲ 안개는 여전히 걷힐 줄 모르고 [11:15]
▲ 해발 1600m 표지석 [11:17]
▲ 계속 이어지는 내리막길 [11:28]
▲ 고도가 낮아지면서 바람이 거의 사라졌다 [11:30]
▲ 해발 1400m 표지석 [11:32]
▲ 길 옆 계곡에 폭포가 생겨났네 [11:38]
▲ 영실 소나무 군락지 [11:48]
▲ 영실 통제소 건물 [11:50]
▲ 영실 휴게소에 있는 해발 1280m 영실 표지석 [11:50]
11:50 이제 산길은 모두 끝이 났고 버스정류장이 있는 탐방로 안내소 광장까지 2.5km를 더 걸어가야 한다. 휴게소에서 안내소 광장까지 차도 왼쪽으로 보행자 도로가 설치되어 있어 걷는데 큰 문제는 없다. 산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니 바람이 불지 않아 좋다. 대신 덥다. 사람은 참 간사한 동물이다. 산 위에서 바람이 세차게 불 때는 바람이 그렇게 싫었건만 지금 후텁지근한 평짓길을 걸어가면서는 바람이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다. 하긴 세상만사가 다 그런 게 아니겠는가. 모든 일이 마음먹은 대로 척척 돌아간다면 그것도 별로 재미가 없을 것 같다.
30분 정도 걸려 영실 안내소 광장에 도착했다. 휴대전화로 240번 버스 시간을 검색해 보니, 아싸라비아! 한 시간마다 운행하는 버스인데 5분 정도 있으면 온단다. 제주도에 와서 줄곧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느낀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볼 일을 마치고 버스를 타러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얼마 안 있어서 원하는 버스가 왔을 때 바로 그때이다. 12시 28분, 240번 버스 승차, 중문초등학교 정류장에서 202번 버스 환승, 반참모르 정류장에서 내려 아파트에 귀환, 이렇게 해서 강풍 속에 이루어진 어리목-영실 한라산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 영실 휴게소 주변에 운무가 퍼지고 있다 [11:50]
▲ 휴게소 이름이 '오백장군과 까마귀'이다 [11:51]
▲ 차도 왼쪽 보행자 도로를 따라 영실 탐방안내소까지 진행 [11:54]
▲ 물기 머금은 소나무 색깔이 참 보기에 좋다 [12:03]
▲ 영실 휴게소에서 영실 매표소까지 거리는 2.5km [12:03]
▲ 하원수로길은 또 뭐여? [12:10]
▲ 영실 탐방안내소 [12:20]
▲ 영실 매표소 버스정류장 [12:22]
▲ 중문초등학교 버스정류장 [12:53]
▲ 강정동 아파트에 귀환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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