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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한라산 둘레길

2018.08.24. [한라산 둘레길 6] 사려니숲길

by 사천거사 2018. 8. 24.

한라산 둘레길 / 사려니숲길

◈ 일시: 2018년 8월 24일 금요일 / 맑음, 무더위

◈ 장소: 한라산 둘레길 / 사려니숲길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제주시

◈ 코스: 사려니오름 입구 → 목장길(대체 길) 사려니숲길

           1112번 도로 사려니숲길 입구

◈ 거리: 16.3km

◈ 시간: 4시간 13분


 

 


11:46   아침나절에 한라산 둘레길 수악길 9km를 걷고 이어서 연속으로 둘레길 마지막 코스인 사려니숲길 걷기에 나섰다. 사려니숲길 코스는 원래 사려니숲 입구에서 시작해 물찻오름 입구를 거쳐 월든 삼거리에서 사려니오름 쪽으로 진행되는 길로 거리는 16km 정도 된다. 하지만 월든 삼거리에서 사려니오름으로 가는 길이 행사기간을 제외하고는 통제가 되기 때문에 부득불 월든 삼거리에서 붉은오름 입구로 이어지는 거리 10km의 단축 코스로 변경하여 시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수악길을 끝마친 사람은 연속해서 사려니숲길을 걸을 수 없단 말인가? 방법이 있다. 사려니오름을 거치지 않는 대체 길을 개설해 놓은 것이다. 이름하여 목장길, '오름목장'을 통과하기 때문에 이름을 그렇게 붙인 것 같다. 수악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10분 가까이 걸어가자 왼쪽으로 목장길 시작점이 보였다. 이제부터 목장 사이로 나 있는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가야 한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여기서부터 월든삼거리까지 이어지는 목장길은 모두 포장도로 아니면 비포장 임도였다.

 

왼쪽으로 이름도 긴 국립산림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한남시험림 표지석이 보인다. 이 시험림 지역은 통제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사려니오름을 올라갈 수 없는 것은 사려니오름이 바로 이 시험림 지역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오름목장의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들이 보인다. 어디서 많이 보았던 풍경인데... 그렇다. 스페인에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 너무나 자주 보았던 풍경이다. 목장의 규모는 그곳과 비교할 수 없지만 보여주는 풍경은 대동소이하다.   


▲ 한라산 둘레길 수악길이 끝나는 지점 이정표 [11:46]

 

▲ 포장도로를 따라 700m 정도 걸어간다 [11:52]

 

▲ 한라산 둘레길 목장길 표지판 [11:55]

 

▲ 통과해야 할 목장의 '오름목장'이다 [11:56]

 

▲ 한라산 둘레길 목장길 개념도 [11:58]

 

▲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 [12:02]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한반도 최남단 제주도에 위치한 산림 연구 기관으로써, 생물 다양성과 산림 유전자원 보존 및 자원화 연구, 개량 종자 생산 공급 및 난대 수종 무육기술 개발, 난대림의 지속 가능한 산림 경영 모델림 개발, 산림 경영 인증림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임업 경영, 조림, 산림 토양, 산림 보호, 임산물의 이용·가옥에 관한 시험·연구와 임산물의 검사, 산림의 자원 조사, 시험림 및 산림 수목원의 관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산하에 서귀포시험림과 한남시험림이 있다. 한남시험림은 서귀포시 한남읍 중간산 지역으로 400~800m 사이의 범위로 400m에서 600m까지 주로 분포하고 있으며 한라산 국립공원과 인접하며, 경사는 15°미만이 1,141.3ha[95.7%], 15~20°가 35.2ha[3.0%]를 차지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사려니오름[513m], 거인악[532m], 마분악[425m] 등 오름을 제외하면 비교적 평탄한 지역이다.


▲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한남시험림 표지석 [12:05]

 

▲ 오름 목장에 진입 [12:08]

 

▲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들 [12:10]

 

▲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 본 풍경과 똑 같다 [12:12]


12:18   머체왓숲길 삼거리에 도착했다. 들레길은 여기서부터 500m 정도 머체왓숲길과 동행을 하게 된다. 한남리에는 머체왓숲길과 머체왓소롱콧길이라는 멋진 트레킹 코스가 개설되어 있다. 조만간 걸어볼 마음을 먹고 있는 길이다. 다리가 놓여 있는 서중천을 건너 10분 정도 걸어가자 삼나무 군락지와 편백나무 군락지가 연이어 나타났다.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구별하는 법, 잎을 보면 안다. 삼나무 잎은 뾰족뾰족하고 만지면 아프다. 편백나무 잎은 넙적하며 촉감이 부드럽다. 또 하나, 삼나무는 표면이 부드러운 편이고 편백나무는 거친 편이다. 


▲ 머체왓숲길 삼거리에 있는 목장길 개념도 [12:18]

 

▲ 머체왓숲길과 머체왓소롱콧길 개념도 [12:18]

 

▲ 포장 임도를 따라 계속 진행 [12:19]

 

▲ 한남리 머체왓숲길이 갈라지는 지점 [12:23]

 

▲ 다리 위에서 바라본 서중천 [12:26]

 

▲ 계속 이어지는 포장 임도 [12:30]

 

▲ 삼나무 군락지에 진입 [12:36]

 

▲ 삼나무 잎 [12:36]

 

▲ 편백나무 잎 [12:39]


12:40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뒤섞여 자라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마침 길 옆에 평상과 벤치가 설치되어 있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점심 먹기에 딱 좋은 장소이자 딱 좋은 시간이다. 오메기떡과 우유, 달걀 등으로 점심을 먹으며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점심 먹고 출발, 민오름 삼거리까지는 계속 포장도로가 이어졌다. 민오름 삼거리에서 길은 포장도로를 벗어나 왼쪽으로 나 있는 비포장 임도와 이어졌다. 어제 태풍이 지나가자마자 오늘부터 다시 시작된 무더위, 이 놈의 무더위는 언제쯤 꺾이려나.


▲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섞여 있는 곳 [12:40]

 

▲ 평상과 벤치가 있는 쉼터: 점심을 먹은 곳 [12:41]

 

▲ 점심 먹고 출발 [12:53]

 

▲ 누리장나무가 곧 꽃망울을 터뜨릴 태세다  [12:57]

 

▲ 민오름입구 삼거리에 있는 이정표 [13:04]

 

▲ 화전마을 가는 길 이정표: 여기 또 걸을 길이 있네 [13:06]

 

▲ 오른쪽으로 보이는 민오름 [13:07]

 

▲ 민오름 삼거리: 둘레길이 포장도로에서 벗어나 왼쪽 비포장 임도로 이어졌다 [13:09]

 

▲ 비포장 임도를 따라 진행 [13:14]


13:24   차량통행이 가능한 임도가 계속 이어졌다. 오늘은 목장길에 들어선 이후로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하긴, 이 재미없는 길을 누가 걸으려고 하겠는가. 탐방안내소에서 붉은오름 입구로 이어지는 사려니숲길에 들어서면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비록 혼자 걷는 길이기는 하지만 별로 외롭지는 않다. 혼자 걷는 게 습관이 되어 그런 모양이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갈림길 지점에 도착했다. 연구소 쪽은 통행금지구역, 사려니오름으로 가는 길이지만 개방 시기에만 통행이 가능하다.


▲ 비포장 임도를 따라 계속 진행 [13:24]

 

▲ 임도라 따가운 햇볕을 고스란히 맞고 간다 [13:30]

 

▲ 다행히 곧 삼나무 숲길에 들어섰다 [13:34]

 

▲ 계속 이어지는 삼나무 숲길 [13:37]

 

▲ 근처에 있는 표고밭 출입금지 안내판 [13:44]

 

▲ 태풍에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고 있다 [13:47]

 

▲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갈림길 지점 [13:55]

 

▲ 삼나무 숲길이 다시 나타났다 [13:57]


14:04   낡아빠진 사려니숲길 개념도가 보인다. 어디 보자, 지금 위치가 어디 쯤이지? 9번이라, 그렇다면 월든삼거리까지 2km가 조금 더 남았네. 월든삼거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왼쪽으로 6.4km를 걸어가면 탐방안내소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3.6km를 걸어가면 1118번 도로 붉은오름 입구가 나온다. 사려니숲길 탐방안내소에서 월든삼거리를 거쳐 붉은오름 입구까지 이어지는 사려니숲길은 총 길이가 10km, 2015년 5월 아내와 함께 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월든삼거리에서 탐방안내소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 낡아빠진 사려니숲길 개념도 [14:04]

 

▲ 차량통행이 가능한 임도 [14:13]

 

▲ 여기도 태풍에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고 있다 [14:19]

 

▲ 걷기 좋은 비포장 임도 [14:23]

 

▲ 시련이 많을수록 인생은 빛이 난다? 글쎄... [14:29]

 

▲ 월든삼거리에 도착: 지금 걸어온 길은 12시부터 출입금지 [14:36]

 

▲ 월든삼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14:38]

 

▲ 월든삼거리에서 탐방안내소 쪽으로 진행 [14:42]


14:43   사려니숲길 서귀포시 관할 구역을 벗어나 제주시 관할 구역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사람들이 왜 이렇게 안 보이지? 2015년 5월에 왔을 때는 사람들이 꽤 많았었는데... 그렇구나. 태풍 때문에 제주공항이 마비되어 이틀 동안 관광객이 들어오지 못했으니 사람이 없을 수밖에. 월든 삼거리에서 탐방안내소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는 동안 만난 사람은 채 스무 명도 안되었다. 물찻오름 입구 걸린 현수막을 보니, 오름 훼손지 복원을 위해 올해 말까지 출입을 통제한단다.   


▲ 서귀포시와 제주시 경계지역 [14:43]

 

▲ 물찻오름 입구 1.4km 전 이정표 [14:46]

 

▲ 걷기 좋은 사려니숲길 [14:55]

 

▲ 푸른색 산수국: 산성 토양 [15:04]

 

▲ 붉은색 산수국: 알카리성 토양 [15:06]

 

▲ 물찻오름 표지석 [15:07]

 

▲ 물찻오름은 올해 말까지 출입통제 [15:07]

 

▲ 꽤 많은 물이 고여 있는 습지 [15:15]

 

▲ 조릿대 군락지 [15:16]


15:21   사려니숲길 종점 3.5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길은 여전히 조용하다. 물이 잔잔하게 흐르는 천미천을 건너 탐방안내소 앞에 도착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사려니숲길 걷기는 모두 끝이 났다. 아울러 천아숲길로 시작한 한라산 둘레길 5개의 코스 탐방도 무사히 끝이 났다. 이제 서귀포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는데... 1112번 도로변에 있는 사려니숲길 버스정류장에서 서귀포 방면 버스 편을 살펴보니, 모두 성산 쪽으로 가는 버스였다. 그렇다면 제주 방면은? 아, 한 코스만 가면 1131번 도로다. 거기서 281번 버스를 타면 되겠구나.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빈 택시 한 대가 슬금슬금 다가왔다. 어디 가세요? 서귀포 가는데요. 싸게 받을 테니 타세요, 만 원. 그냥 버스 타고 갈래요. 그럼 오 천 원만 주세요. 나에게는 합당한 가격이라고 생각되어 택시에 올랐다. 나이가 꽤 지긋한 기사분은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말을 계속 쏟아냈다. 이런 경우 마음에 안 들더라도 그냥 동의하는 척 해야 한다. 반대를 심하게 했다가는 자칫 기사분이 열을 받아 차를 험하게 몰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서귀포 중앙로타리에서 하차, 버스를 타고 아파트에 돌아오는 것으로 한라산 둘레길 마지막 코스인 사려니숲길 걷기는 무사히 끝이 났다.


▲ 사려니숲길 종점 3.5km 전 이정표 [15:21]

 

▲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사려니숲길 [15:31]

 

▲ 길 왼쪽에 있는 산악기상 관측장비 [15:33]

 

▲ 탐방안내소 2km 전 이정표 [15:42]

 

▲ 물이 살랑살랑 흐르고 있는 천미천 [15:52]

 

▲ 지난 태풍에 떨어진 나뭇잎들 [15:57]

 

▲ 사려니숲길 탐방안내소 [16:08]

 

▲ 현 문체부장관인 도종환 시인이 쓴 '사려니숲길' 시비 [16:08]

 

▲ 1112번 도로변에 있는 사려니숲 버스정류장(제주 방향) [16:24]

 

▲ 강정동 아파트에 무사히 귀환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