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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한라산 둘레길

2018.08.10. [한라산 둘레길 2] 천아숲길

by 사천거사 2018. 8. 10.

한라산 둘레길 천아숲길

 

◈ 일시: 2018년 8월 10일 금요일 / 맑음, 폭염

◈ 장소: 한라산 둘레길 / 천아숲길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서귀포시

◈ 코스: 천아수원지 → 임도 삼거리 → 영실 갈림길 → 돌오름

◈ 거리: 10.9km

◈ 시간: 2시간 56분


 

 

 

 


07:00   오늘은 한라산 둘레길 중에서 천아숲길을 걸어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한라산 둘레길은 글자 그대로 한라산의 해발 600~800m 지역을 횡단하는 길로 임도와 산길이 섞여 있는 힐링 트레킹 코스다. 현재 5개의 코스가 조성되어 있으며 총 길이는 80km에 달한다. 아파트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에 오른 후 중문사거리에서 내렸다. 1131번 도로를 넘어가는 240번 버스를 환승하기 위해 정류장에 갔더니 이런, 첫 차가 8시 15분에 있었다. 45분이나 남았네. 뭐 하지? 그래 240번 버스 출발지인 컨벤션 센터에나 한번 가보자.

 

야자수가 줄을 지어 서 있는 컨벤션 센터 쪽으로 걸어가는 길, 조금 이른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오가는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국제회의전문시설인 컨벤션 센터 앞에는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었다는 영문 안내판이 서 있었다. 글쎄, 일개 사설 민간단체의 사기극에 놀아났다는 것을 만천하가 다 아는데 뭐하러 저런 안내판을 세워 놓았는지 모르겠다. 8시 10분, 컨벤션 센터 앞에 있는 정류장으로 240번 버스가 들어왔다. 자, 이제 한라산 둘레길의 한 코스인 천아숲길을 걸으러 떠나볼까. 


제주 국제컨벤션 센터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뒤로는 한라산이, 앞으로는 푸르게 펼쳐진 태평양이 바라다 보이는 중문 관광단지 내에 자리하고 있다. 2003년 3월 22일 개관한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16,600여평의 대지에 자리잡은 지하2층, 지상5층 건물로써 3,500명(최대 4,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회의장과 회의실, 전시실 및 기타 관련 부대시설을 완비한 국제회의전문시설이다. 제주도와 도서섬들을 형상화 한 빼어난 외관이 주변 자연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세계 7대 자연경관(New7Wonders of Nature)은 국제사설단체인 뉴세븐원더스 재단 명의로 재단설립자인 버나드 웨버 소유의 사기업인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NOWC)이 주관한 상업성 캠페인으로, 누구나 투표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인터넷이나 전화로 무제한 중복 투표할 수 있었다. 2007년부터 440곳의 후보로 시작하여 2011년 11월 11일에 최종 후보 28곳 중에 최종 7곳이 선정되었다. 아마존 우림, 하롱 만, 이구아수 폭포, 제주도, 테이블 산, 코모도 국립공원,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 강이 바로 선정된 곳들이다.

 

조사를 주관하는 ‘뉴세븐원더스(New 7 Wonders of the World)’라는 단체는 지난 2000년 6월 스위스 중부에 있는 인구 14만4천의 슈비츠(Schwyz)주에서 버나드 웨버(Bernard Weber)라는 사람이 만든 민간단체이다. 국제기구나 스위스 정부로부터 이번 조사에 대한 어떠한 공식적인 인증도 받지 않은 개인이 운영하는 민간단체로, 인도네시아의 종합매거진 '템포'는 스위스에 주재하는 인도네시아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뉴세븐원더스’는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과 같은 타이틀을 수여할 자격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는 단체라고 보도했다.


▲ 강정동 아파트 출발 [07:08]

 

▲ 아파트 앞 1132번 도로변에 있는 반참모르 버스정류장 [07:15]

 

▲ 중문사거리 도착: 240번 버스 첫 차 시간이 8시 15분이다 [07:30]

 

▲ 제주 국제컨벤션센터로 가는 길 [07:41]

 

▲ 컨벤션센터 앞에 있는 회전교차로 [07:46]

 

▲ 컨벤션센터 앞에 있는 조형물 [07:47]

 

▲ 제주도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안내판 [07:48]

 

▲ 컨벤션센터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 [07:48]


09:02   한라산 1100고지를 넘은 버스가 어리목을 지나 한라산 둘레길 천아숲길 입구에 섰다. 버스에서 내린 사람은 나 혼자뿐, 도로 왼쪽에 한라산 둘레길 표지판이 서 있는데 출발점까지 거리가 2.2km라고 적혀 있다. 칡꽃 향기가 솔솔 풍겨오는 포장도로를 따라 28분 정도 걸어가자 천아숲길 표지판이 나타났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널찍한 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갔더니 어라? 벌통이 늘어서 있는 양봉장이다. 벌들이 난무하는 길을 지나가려고 하는데...

 

작업을 하던 늙수그레한 남자분이 말한다. 이쪽으로는 길이 없는데요. 예? 한라산 둘레길 아닌 가요? 그 길은 도로로 나가서 죽 아래로 내려가야 해요. 발걸음을 돌려 다시 도로로 나와 표지판을 살펴보았다. 아니, 화살표가 이쪽 방향인데 어디로 가란 말인가? 그랬다. 그 표지판은 잘못 놓여진 것이었다.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하라는 화살표 방향을 누군가가 틀어 놓은 것이다. 그것 참, 고얀 일일세!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자 이정표와 안내도가 서 있는 천아숲길 시작점이 나타났다. 제주시 앞바다로 흘러내려가는 광령천은 바짝 말라 있었다. 


▲ 한라산 둘레길 천아숲길 입구에서 버스 하차 [09:02]

 

▲ 한라산 둘레길 이정표 [09:03]

 

▲ 지금은 칡꽃이 피는 계절 [09:18]

 

▲ 천아숲길 이정표: 누가 이정표 방향을 틀어놓았다 [09:31]

 

▲ 길을 잘못 들어 만난 양봉장 [09:35]

 

▲ 여기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도로를 따라 진행해야 한다 [09:41]

 

▲ 이정표와 코스 안내도가 서 있는 천아숲길 시작점 [09:43]

 

▲ 한라산 둘레길 위치도 [09:43]

 

▲ 물이 없는 광령천을 건너간다 [09:44]


09:46   천아숲길 현수막이 걸린 곳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숲길 걷기에 들어갔다. 처음부터 급경사 오르막길이다. 통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은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경사가 아주 심해 탐방자의 기를 죽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오르막길이 끝나자 길은 180도로 변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 경사가 거의 없는 폭신폭신한 산길이 계속 이어졌다. 한라산 둘레길은 이정표가 아주 잘 되어 있고 중요한 곳마다 표지기나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전혀 없는 트레킹 코스였다.   


▲ 한라산 둘레길 천아숲길 안내 현수막 [09:46]

 

▲ 통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급경사 오르막길 [09:48]

 

▲ 천아숲길 표지판 [09:51]

 

▲ 천아숲길 이정표: 500m마다 설치되어 있다 [09:53]

 

▲ 경사가 거의 없는 걷기 좋은 길 [09:56]

 

▲ 돌오름길 10km 전 이정표 [10:00]

 

▲ 표고재배장 가는 길은 출입금지 [10:02]

 

▲ 물이 흐르지 않는 하천을 건너간다 [10:05]


10:08   돌오름길 9.5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잠시 후 길이 산길에서 임도로 이어졌다.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임도는 경사가 없어 걷기에 아주 좋다. 천아숲길을 걷는 사람들도 종종 보인다. 대부분이 관광객이 아니고 나이가 지긋한 주민들이다. 길 양쪽으로 삼나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삼나무는 키가 워낙 크기 때문에 다른 나무들이 함께 자라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소나무 한 그루를 만났다. 주변에 있는 삼나무보다 더 크고 가지도 더 많이 뻗었다. 생존경쟁은 인간사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 돌오름길 9.5km 전 이정표 [10:08]

 

▲ 산수국이 피었네 [10:10]

 

▲ 국유림 임도 갈림길 이정표 [10:12]

 

▲ 주변에 삼나무들이 보이기 시작 [10:13]

 

▲ 돌오름길 9km 전 이정표 [10:16]

 

▲ 임도 따라 계속 진행 [10:21]

 

▲ 삼나무 숲 사이로 나 있는 임도 [10:28]

 

▲ 생존경쟁에서 살아 남은 소나무 [10;36]

 

▲ 임도 따라 계속 진행 [10:38]


10:41   돌오름길 7.5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잠시 후 둘레길이 임도에서 벗어나 왼쪽 좁은 길로 이어졌는데 와, 이 길이 아주 명품길이었다. 한 40분 정도 삼나무 숲 사이를 이리 저리 걸어가는 맛, 힐링이 따로 없다. 2008년 10월 대마도의 아리아케와 시라타케 산행을 할 때 삼나무 숲길을 지겹도록 걸으며 부러워한 적이 있는데, 오늘 걷는 이 삼나무 숲길도 그에 못지 않게 좋은 길이었다. 찾아보면, 우리나라에도 외국에 뒤떨어지지 않는 아름다운 곳이 아주 많다.


▲ 돌오름길 7.5km 전 이정표 [10:41]

 

▲ 임도에서 벗어나 왼쪽 좁은 산길에 진입 [10:43]

 

▲ 삼나무 숲길에 들어섰다 [10:46]

 

▲ 양쪽 고사리밭: 산티아고 순례길 생각이 난다 [10:51]

 

▲ 오름 올라가는 길 입구 [10:59]

 

▲ 삼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1:03]

 

▲ 산수국이 피었네 [11:07]

 

▲ 여기도 오름 올라가는 길 입구 [11:11]

 

▲ 걷기 좋은 삼나무 숲길 [11:17]

 

▲ 울창한 삼나무 숲 [11:22]


11:25   돌오름길 4.5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10분 정도 걸어가자 표고재배장 출입금지 표지판이 또 보였다. 이 지역에는 표고재배를 하는 곳이 여러 군데인 모양이다. 경사가 별로 없는 고만고만한 산길과 임도가 계속 이어졌다. 이윽고 나타난 영실 갈림길 지점, 아직 천아숲길이 2.2km 정도 남았지만 버스를 타려면 여기서 영실 쪽으로 나가야 한다. 천아숲길이 끝나는 지점에서는 도로로 나가는 길이 없기 때문에 다시 이쪽으로 돌아오거나 아니면 계속 돌오름길을 걸어야 도로로 나갈 수 있다.


▲ 돌오름길 4.5km 전 이정표 [11:25]

 

▲ 표고재배장 가는 길은 출입금지 [11:35]

 

▲ 작은 내를 하나 건너간다 [11:37]

 

▲ 그늘이 져서 걷기 좋은 길 [11:44]

 

▲ 한라산 둘레길 표지판 [11:50]

 

▲ 포장 임도 따라 진행 [11:56]

 

▲ 영실 갈림길 지점에 있는 평상 [11:58]

 

▲ 영실 입구 버스정류소 가는 길 이정표 [11:58]

 

▲ 1139번 도로(천백도로)까지 거리는 1.6km [12:00]


12:00   영실 갈림길 지점을 지나 다시 천아숲길에 들어섰다. 앞으로 남은 거리는 2.2km, 그런데 길이 걷기에 너무나 좋다. 붉은색 송이가 깔려 있는 널찍한 길이 계속 이어졌다. 경사도 없다. 말 그대로 룰루랄라 하며 걷는 길이다. 돌오름으로 올라가는 길을 만났다. 올라가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거리가 꽤 되어 다음을 기약하고 계속 둘레길 코스에 전념했다. 어? 저게 뭐여? 삼나무 아래에 가다바리 버섯이 자라고 있는 게 보였다. 지난 7월 부산 삼각산 산행 때 채취해서 먹은 적이 있는데 맛이 아주 괜찮았던 기억이 난다. 갈림길 지점에서 40분 가까이 걸어 천아숲길 걷기를 모두 마쳤다. 이어서 이제부터는 돌오름길을 걸을 차례다.


▲ 영실 갈림길 지점에서 계속 천아숲길로 진행 [12:00]

 

▲ 붉은색 송이가 깔려 있는 길 [12:10]

 

▲ 돌오름길 1.5km전 이정표 [12:13]

 

▲ 길은 넓고 경사가 없어 걷기에 아주 좋다 [12:17]

 

▲ 삼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22]

 

▲ 돌오름 임도 안내도 [12:24]

 

▲ 삼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27]

 

▲ 삼나무 아래에 자라고 있는 가다바리 버섯 [12:32]

 

▲ 이제 천아숲길 종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12:37]

 

▲ 천아숲길 종점에 있는 돌오름길 코스 안내판 [1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