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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한라산 둘레길

2018.08.21. [한라산 둘레길 5] 수악길

by 사천거사 2018. 8. 21.

한라산 둘레길 / 수악길

◈ 일시: 1차 2018년 8월 21일 화요일 / 맑음 무더위  

           2차 2018년 8월 24일 금요일 / 맑음 무더위 

◈ 장소: 한라산 둘레길수악길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코스: 돈내코 탐방로 → 산정화구 → 수악안내소 → 1131번 도로 → 이승악 → 

           사려니오름 입구 

◈ 거리: 1차 7.7km / 2차 9km / 계 16.7km

◈ 시간: 1차 2시간 37분 / 2차 2시간 27분 / 계 5시간 4분


 

 

 


1차 8월 21일 화요일

 

13:31   13.5km의 동백길 걷기를 마치고 이어서 곧바로 수악길 걷기에 들어갔다. 수악길 16.7km 중에서 오늘 걸을 거리는 7.7km, 나머지 9km는 다음 기회에 사려니숲길과 함께 걸을 계획이다. 수악길에 들어선 후 곧바로 점심을 먹기 위해 길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점심 메뉴는 오메기떡 3개, 복숭아, 그리고 우유, 이런 둘레길 걷기에는 아주 적절한 메뉴였다. 점심 후 출발, 속을 채우고 나니 발걸음이 가볍다. 넓은 길도 걷고, 좁은 길도 지나고, 물이 마른 계곡도 건너며 아무도 없는 숲길을 혼자 걸어간다.  


▲ 한라산 돈내코 탐방로에서 수악길이 시작되는 지점 [13:31]

 

▲ 길 옆에서 점심을 먹고: 오메기떡, 복숭아, 우유 [13:34]

 

▲ 고압선 철탑 아래를 통과 [14:00]

 

▲ 수악길 시점에서 500m 지난 곳 이정표 [14:04]

 

▲ 역경을 이기고 살아 남은 소나무 [14:09]

 

▲ 돌이 깔려 있는 길 [14:15]

 

▲ 하천 물 속에 빠진 나무들 [14:19]

 

▲ 널찍한 길 [14:24]

 

▲ 좁은 길 [14:32]

 

▲ 물이 마른 계곡을 건너간다 [14:37]


14:38   수악길 종점 14.2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고만고만한 산길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하얀색 산수국을 만났다. 여기서 잠깐 수국에 관해서 살펴 보면, 꽃이 피기 시작한 초기의 수국은 녹색이 약간 들어간 흰 꽃이었다가 점차로 밝은 청색으로 변하여 나중엔 붉은 기운이 도는 자색으로 바뀐다. 토양이 강한 산성일 때는 청색을 많이 띠게 되고, 알칼리 토양에서는 붉은색을 띠는 재미있는 생리적 특성을 갖는다. 그런데 산수국도 마찬가지란다. 산수국 가장자리에 꽃잎처럼 피어 있는 것은 사실 꽃이 아니고 나비나 벌을 불러모으기 위한 유인화다. 이를 중성화, 무성화, 장식화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 수악길 종점 14.2km 전 이정표 [14:38]

 

▲ 삼나무 세 그루가 외롭게 서 있다 [14:46]

 

▲ 걷기 좋은 길 [14:52]

 

▲ 수악길 종점 13.2km 전 이정표 [14:55]


산수국

 

산수국이나 탐라수국은 일반 사람들이 구별하기 쉽지 않게 꽃이나 나무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들은 남보라색으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꽃 가장자리는 수국처럼 무성화가 피고, 안쪽으로는 수술과 암술을 완벽하게 갖춘 결실 가능한 작은 꽃들이 피는 것이 수국과는 다르다. 제주도 한라산 중턱 해발 1,000m쯤 되는 비교적 습기가 많은 경사면에 탐라산수국이 산재해 자라고 있다. 여름이면 남보라색 꽃과 안개에 묻혀 보일 듯 말 듯한 정상 부분의 바위산과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선경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아름답다.


▲ 산수국이 반겨주는 길 [14:58]

 

▲ 숲이 터널을 이루어 계속 그늘이다 [15:02]

 

▲ 한라산 둘레길 표지판 [15:06]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5:13]

 

▲ 걷기에 좋은 길 [15:20]


15:22   수악길 종점 11.7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한라산 둘레길 대부분은 돌길이다. 가뭄에 콩 나듯 흙길도 가끔 보이기는 하지만 99%는 돌길이라고 보아야 한다. 한라산 산행을 해 본 사람은 코스 전체가 돌길이라는 사실을 경험했을 것이다. 한라산 둘레길도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돌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평지가 나타났다. 꽤 널찍한 평지를 벗어나니 다시 돌길이다. 아니, 산중에 왜 이런 지형이 있지? 그것은 바로 산정화구호였다. 산정화구호? 쉽게 말하면 분화구란 뜻이다. 한라산에서 종종 만나게 되는 습지들은 다 분화구의 흔적이란다.


▲ 수악길 종점 11.7km 전 이정표 [15:22]

 

▲ 돌이 깔려 있는 길 [15:24]

 

▲ 햇빛이 차단되어 계속 숲그늘이 이어진다 [15:29]

 

▲ 외로운 길, 그러나 행복한 길 [15:36]

 

▲ 수악길 종점 10.7km 전 이정표 [15:39]

 

▲ 산정화구호 안내문 [15:45]

 

▲ 산정화구호란 분화구를 말한다 [15:46]

 

▲ 돌이 깔려 있는 길 [15:50]


15:56   수악길 9.7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이제 오늘 둘레길 걷기를 끝마칠 1131번 도로까지는 700m가 남았네. 마침내 1131번 도로변에 도착했다. 오늘은 여기서 걷기를 마감하고 남은 수악길 9km는 사려니숲길과 함께 다음 기회에 걸을 예정이다. 스마트폰으로 버스 시간을 확인해 보니, 1.2km 떨어진 버스정류장에 11분 후면 버스가 도착한다고 한다. 시간이 아주 빠듯하다. 하는 수 없이, 경사진 차도 갓길을 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버스가 오기 30초 전에 정류장 도착, 16시 21분 281번 버스에 올라 아파트에 무사히 귀환, 이렇게 해서 동백길과 수악길 일부분을 아우른 한라산 둘레길 걷기는 무사히 끝이 났다. 


▲ 수악길 종점 9.7km 전 이정표 [15:56]

 

▲ 작은 나무들 사이로 나 있는 길 [15:59]

 

▲ 한라산 둘레길에서 가끔 만나는 구분담 [16:02]

 

▲ 수악길 종점 9.2km 전 이정표 [16:05]

 

▲ 한라산 둘레길 입산통제 안내판: 오후 2시 이전에 입장애야 한다 [16:07]

 

▲ 한라산 둘레길 탐방안내소 [16:08]

 

▲ 1131번 도로변에 서 있는 한라산 둘레길 이정표 [16:08]

 

▲ 수악교 버스정류장으로 올라가는 길 [16:17]

 

▲ 수악교 버스정류장에 도착 [16:20]

 

▲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윤솔이 [17:20]


2차 8월 24일 금요일

 

08:20   오늘은 3일 전에 걷다 중단한 한라산 둘레길 수악길 나머지 구간과 사려니숲길을 걷기 위해 아파트를 나섰다. 원래 수악길 나머지 구간은 22일에 연속해서 걸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태풍 솔릭이 서귀포를 강타하는 바람에 그 계획은 틀어지고 말았다. 태풍 솔릭은 서귀포에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었다. 중문 지역에 가로수로 서 있는 야자수가 50그루나 부러졌다니 솔릭이 몰고온 바람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천재지변 때문에 오늘에서야 다시 수악길 걷기를 재개할 수 있었다.

 

사실 오늘은 내가 청주에 있어야 할 몸이다. 23일 청주로 가는 비행편을 예약했었지만 태풍으로 인해 22일 오후부터 24일까지 제주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비행편이 결항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25일 아침 비행편을 간신히 구해 놓고 오늘 수악길 걷기에 나서게 된 것이다. 서귀포 버스터미널에서 8시 43분에 출발하는 281번 버스에 올랐다. 35분 정도 지난 후 1131번 도로변에 있는 한라산 둘레길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이정표가 가리키는 널찍한 길을 들어서는 것으로 2차 수악길 걷기가 시작되었다.


▲ 강정동 아파트 출발 [08:23]

 

▲ 지난 이틀 동안 불어닥친 태풍 솔릭이 남긴 흔적 [08:31]

 

▲ 서귀포 버스터미널 [08:38]

 

▲ 1131번 도로에 있는 한라산 둘레길 버스정류장 [09:18]

 

▲ 한라산 둘레길 가는 길 표지판 [09:19]

 

▲ 삼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09:21]

 

▲ 수악(물오름) 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 [09:25]


09:25   수악길 입구에 도착했다. 어? 저게 뭐여? 줄에 매달린 표지판에는 빨간색으로 '전면통제'라는 네 글자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출발 전에 한라산 둘레길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결과, 태풍 때문에 어제와 그저께는 출입을 통제를 했었지만 오늘은 해제가 된 상태였다. 아마 어제 걸어 놓은 표지판을 아직 치우지 않은 모양이다. 보무도 당당하게 금줄 통과, 이제부터 일단 수악길 남은 구간 9km를 먼저 걸어가야 한다. 숲에 들어서니 화창한 날임에도 불구하고 습도가 높아 후텁지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 여러 게시문들이 나붙어 있는 수악길 입구 [09:25]

 

▲ 오늘은 해제가 되었는데 아직 제거를 안 했네 [09:25]

 

▲ 수악길 8.7km 전 이정표 [09:26]

 

▲ 처음부터 거친 돌길이 나타났다 [09:30]

 

▲ 길은 곧 순탄해졌다 [09:34]

 

▲ 국유지와 사유지의 경계에 쌓은 구분담 [09:41]

 

▲ 해가 났지만 숲속은 무척 습하다 [09:45]

 

▲ 하천 물에 파란 하늘이 비치고 [09:49]


09:52   수악길 종점 7.2km 전 이정표를 지나 잠시 걸어가자 계속 이어지는 숲길을 가로막는 돌담이 나타났다. 뭐지? 경작지나 목장이나 특별한 시설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상당히 긴 돌담이 죽 이어져 있었다. 누가, 언제, 왜 쌓은 건가? 산중에서 만난 그 돌담의 용도는 잠시 후 밝혀졌다. 이름하여 구분담, 일제강점기 때 국유지와 사유지를 구분하기 위해 쌓은 돌담이란다. 신례리 마을 사람들이 직접 돌을 날라와 쌓았다고 한다. 제주에는 일제강점기 때에 일본이 남긴 흔적이 정말 많이 남아 있다.


▲ 수악길 종점 7.2km 전 이정표 [09:52]

 

▲ 걷기 좋은 길 [09:55]

 

▲ 둘레길에서 가끔 만나는 구분담 [10:00]

 

▲ 1119번 도로로 나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 [10:04]

 

▲ 생태숲길 2코스 이정표: [10:05]

 

▲ 구분담 안내문 [10:05]

 

▲ 일제강점기 때 쌓은 구분담 [10:06]

 

▲ 물이 흐르고 있는 하천 [10:09]


10:13   이승악오름 안내도가 서 있는 게 보인다. 이승악오름을 올라가는 순환 코스도 있네. 저건 또 언제 걸어보나. 한라산 둘레길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데크 계단을 올라 잠시 걸어가자 이승이악 갱도진지, 숯가마, 화산암과 화산탄에 관한 안내문이 연달아 나타났다. 여기서 가장 관심 있게 본 것은 화산암, 화산이 분출할 때 날아와서 굳은 바위덩어리를 말한다. 그런데 이 바위덩어리를 뿌리가 감싸안은 채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어떻게 해서 저 나무들이 뿌리를 드러낸 채 바위에서 자라게 되었는지 무척 궁금하다. 


▲ 이승악오름 안내도 [10:13]

 

▲ 데크로 되어 있는 계단길 [10:15]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구간 [10:18]

 

▲ 걷기에 좋은 길 [10:21]

 

▲ 이승이악 갱도진지 안내문 [10:23]

 

▲ 숯가마 안내문 [10:23]

 

▲ 화산암과 화산탄 안내문 [10:25]

 

▲ 화산암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 [10:25]

 

▲ 화산암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에 콩란이 함께 자라고 있다 [10:27]


10:28   삼나무 군락지가 나타났다. 나중에 안 일지만, 여기서부터 수악길이 거의 끝나가는 지점까지는 거의 임도 수준의 널찍하고 평평한 길이 계속 이어졌다. 삼나무 숲길에는 태풍에 부러진 삼나무 잔가지들이 바닥을 덮고 있었다. 그래도 나무가 통채로 넘어가거나 큰 가지가 부러진 모습은 아직 보지 못했다. 길 옆에 쉼터용으로 만든 커다란 돌이 있이 물을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한라산 둘레길에서는 쉬어갈만한 벤치나 테이블 등은 기대하지 않아야 한다. 


▲ 삼나무 숲길에 진입 [10:28]

 

▲ 계속 이어지는 삼나무 숲길 [10:31]

 

▲ 지난 태풍에 부러진 삼나무 잔가지들 [10:32]

 

▲ 수악길 종점 5.2km 전 이정표 [10:36]

 

▲ 붉은색 송이가 깔려 있는 길 [10:39]

 

▲ 걷기 좋은 삼나무 숲길 [10:47]

 

▲ 물을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 쉼터 [10:53]

 

▲ 길은 거의 임도 수준이다 [11:01]

 

▲ 경사가 거의 없는 길 [11:06]


11:10   수악길 종점 3.2km 전 이정표를 지나면서 다시 삼나무 숲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거의 25분 동안이나 이어진 삼나무 숲길에는 스프링데일CC 가는 길 안내판이 계속 보였다. 아마 근처에 그 골프장이 있는 모양이다. '치유의 숲길 2코스'는 또 뭐지? 이런 저런 길이 많이 생겨나다 보니 두세 개의 길이 서로 중첩되는 구간도 많아져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복잡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길만 자꾸 만들어 놓으면 뭐 하나, 걷는 사람이 없는데...

 

수악길이 끝나는 지점에 도착했다. 여기서 1.7km 정도 걸어가면 1119번 도로에 닿게 되는데 문제는, 다니는 버스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라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느낀 점은, 둘레길 자체는 환상적인 트레킹 코스이지만 접근성에 문제가 많고 또 코스별로 체계가 잘 잡혀 있지 않다는 것이다. 수악길이 끝났는 데도 집으로 돌아가는 대중 교통수단이 없다? 그냥 웃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교통수단이 없다니 어쩔 수 있나, 이어서 사려니숲길이라도 걸어야지.


▲ 수악길 종점 3.2km 전 이정표 [11:10]

 

▲ 널찍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11:14]

 

▲ 다시 나타난 삼나무 숲길 [11:21]

 

▲ 근처에 골프장이 있는 모양이다 [11:22]

 

▲ 치유의 숲길 2코스는 또 뭐지? [11:30]

 

▲ 이제 수악길 걷기도 거의 끝나간다 [11:35]

 

▲ 산중에서 만난 연못 [10:37]

 

▲ 사유지와 국유지의 경계를 나타내는 구분담 [11:41]

 

▲ 수악길 종점 700m 전 이정표 [11:44]

 

▲ 수악길 종점 표지판 [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