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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북쪽 길

2018.05.02. [산티아고 북쪽 길 9] 마르키나→게르니카

by 사천거사 2018. 5. 2.


산티아고 순례길 북쪽 길 트레킹 9

 

일시: 2018년 5 2일 수요일 / 맑음 비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북쪽 길 / 스페인

 코스: 마르키나 → 이루수비에타  볼리바르 → 시오르차 → 무니티바르 → 올라베 → 아라추 마르미스 게르니카

 거리: 25.08km / 걸은 거리 162.25km / 걸을 거리 835.45km

 시간: 5시간 57

 회원: 2







06:00   지난 밤에도 세 번 정도 잠에서 깼다. 며칠 동안 관찰해 보았더니 이게 어느 정도 패턴이 있는 것 같다. 대충 밤 12시, 3시, 5시 언저리에 잠이 깬다. 왼쪽 발에 생겼던 물집은 완전히 말라붙었고 한국을 떠나 올 때부터 걱정했던 오른쪽 무릎도 그런대로 잘 버텨주고 있다. 6시 30분 기상, 배낭을 꾸린 후 알베르게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으러 갔다. 아침 식사 메뉴는 토스트, 커피, 버터, 잼 등으로 아주 소박했지만 아침 한 끼로는 충분한 양이었다. 아침식사 비용은 기부금으로.


7시 10분, 알베르게 문을 열고 나가는 것으로 오늘의 까미노 걷기가 시작되었다.  오늘 걸을 거리는 약 25km, 보통 수준이다. 해발고도는 100m에서 시작해 350m 정도까지 올랐다가 다시 0m로 내려오는 코스다. 아르티바이 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넌 후 다목적 체육관 옆으로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걸어간다. 아침 공기가 조금 쌀쌀한 편이지만 걷기에는 아주 좋다. BI-633 도로 아래에 있는 지하도를 지나자 로터리가 나타났다.   


▲ 마르키나 알베르게 식당 [06:55]


▲ 아침 식사 메뉴: 토스트, 커피, 버터, 잼 등 [06:57]


▲ 알베르게 신발 보관장소 [07:08]


▲ 마르키나 알베르게 출입문 [07:11]


▲ 아르티바이(Artibai) 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간다 [07:14]


▲ 이루수비에타(Iruzubieta) 3.3km 전 이정표 [07:15]


▲ BI-633 도로 왼쪽을 따라 나 있는 산책로 [07:17]


▲ BI-633 도로 아래를 지나는 지하통로 통과 [07:21]


07:24   이루수비에타 2.9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길은 아르티바이 강 옆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데 목장을 지나가기도 하고, 강 왼쪽으로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가기도 한다. 강에서 잠시 멀어졌던 길이 다시 강 옆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까미노 치고는 꽤 좁은 길이다. 늘 널찍하게 잘 나 있는 까미노만 걷다 좁은 산길을 걸으려니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든다. 길은 다시 널찍해졌다. 강변길에서 벗어난 후 BI-2224 도로를 거쳐 이루수비에타 마을로 들어갔다.


▲ 이루수비에타(Iruzubieta) 2.9km 전 이정표 [07:24]


▲ 목장 진입: 문을 꼭 닫아주세요 [07:27]


▲ 이루수비에타 2.2km 전 이정표 [07:33]


▲ 강 왼쪽 산책로를 따라 진행 [07:35]


▲ 이루수비에타 1.5km 전 이정표 [07:41]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07:44]


▲ 아르티바이 강 오른쪽으로 나 있는  좁은 길 [07:46]


▲ 길이 다시 넓어졌다 [07:52]


▲ 이루수비에타 가는 길: 왼쪽으로 진행 [07:54]


08:00   이루수비에타 마을에 들어섰다. BI-2224 도로와 BI-633 도로가 만나는 곳이다. 아르티바이 다리를 건너 BI-633 도로를 따라 잠시 가다 오른쪽 두 채의 집 사이로 나 있는 완만한 경사의 흙길에 들어섰다. 소나무 사이로 이어지던 길이 목장길로 바뀌었다. 잠시 후 펼쳐진 그림, 양 떼가 풀을 뜯고 있는 목장과 야생화가 피어 있는 초지, 그리고 적갈색 지붕의 집들이 전형적인 목가적 풍경을 그려내고 있었다. 내리막 포장도로가 나타났다.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그 길은 이루수비에타 마을에서 헤어졌던 BI-2224 도로와 다시 이어졌다.  


▲ 이루수비에타(Iruzubieta) 마을에 진입 [08:00]


▲ 이루수비에타 마을: 왼쪽으로 BI-2224 도로가 갈라지고 있다 [08:02]


▲ 이루수비에타에 있는 아르티바이(Artibai) 다리 [08:02]


▲ 비포장 산길에 진입 [08:04]


▲ 완만한 경사의 소나무 숲길 [08:14]


▲ 양들이 풀을 뜯고 있는 목장 [08:19]


▲ 목장과 주택이 만들어낸 목가적인 풍경 [08:20]


▲ 야생화가 피어 있는 길 [08:23]


▲ BI-2224 도로로 내려가는 길 [08:25]


▲  BI-2224 도로와 다시 만났다 [08:27]


08:29   볼리바르 500m 전 이정표를 지났다. 잠시 후 볼리바르 마을 입성, 이 마을의 이름은 해방자 볼리바르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고 한다. 시몬 볼리바르 광장에는 17~18세기에 지어진 산토 토마스 교회와 오래된 시청사, 볼리바르 하우레기(Bolibar Jauregui) 주택, 시몬 볼리바르 기념물, 독립전쟁 당시 게릴라 지도자였던 룽가(Longa)를 기리는 작은 기념물 등이 있다. 볼리바르에서 시오르차로 가는 길에는 돌로 포장 된 중세의 길이 있다. 가운데에 경계석이 이는 이 길은 18세기 말에 보수가 되었다고 한다. 보존상태는 양호한 편이었다.


시몬 볼리바르(Simon Bolibar)


라틴아메리카에는 볼리비아라는 나라가 있다. 이 나라의 이름은 바로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자(리베르타도르, El Libertador)였던 시몬 볼리바르를 기리기 위해 명명된 것이다. 베네수엘라 태생으로 독립운동가이자 군인인 그는 산마르틴과 함께 라틴아메리카를 스페인으로부터 해방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다. 즉,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콜롬비아, 에콰도르, 파나마, 베네수엘라를 해방시킨 후, 이 나라들을 하나로 통합하여 그란 콜롬비아를 세웠다.


▲ 볼리바르(Bolibar) 500m 전 이정표 [08:29]


▲ 볼리바르(Bolibar) 마을에 들어왔다 [08:32]


▲ 시몬 볼리바르(Simon Bilibar) 광장에 있는 산토 토마스(Santo Tomas) 교회 [08:36]


▲ BI-4401 도로를 건너 다시 산길에 진입 [08:38]


▲ 돌로 포장된 중세의 길을 따라 진행 [08:40]


▲ 전형적인 산골 마을 풍경 [08:43]


▲ 앞서 가는 순례자들이 여러 명 보인다 [08:48]


▲ 돌로 포장된 중세의 길을 따라 진행 [08:50]


▲ 시오르차(Ziortza) 200m 전 이정표 [08:52]


08:55   시오르차에 있는 시토 수도원에 도착했다. 예전에 콜레히아타(교회, 성당)이었는데 지금은 수도원으로 사용되고 있단다. 15세기에 지어진 이 교회는 지붕이 있는 회랑을 통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내부에는 후안 데 아얄라와 기요 드 보그랑의 작품인 로마네스크 양식의 제단 뒤 장식벽이 있고 고딕 양식의 성모 마리아 상도 있다. 이제 시오르차를 떠나 무니티바르로 간다. 커다란 나무 사이로 널찍한 비포장 도로가 계속 이어졌다. 해가 나지 않아 걷기에 아주 좋다.


▲ 시오르차에 있는 시토 수도원에 도착 [08:55]


▲ 수도원 앞에 서 있는 십자가 [08:55]


▲ 시토 수도원의 지붕이 있는 회랑 [08:57]


▲ 제단 뒤 로마네스크 양식의 장식벽: 후안 데 아얄라와 기요 드 보그랑의 작품 [08:59]


▲ 고딕 양식의 성모 마라아 상 [08:59]


▲ 무니티바르 4.5km 전 이정표 [09:02]


▲ 걷기 좋은 널찍한 길 [09:08]


▲ 커다란 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09:15]


▲ 무니티바르(Munitibar) 2.6km 전 이정표 [09:20]


09:28   길 옆에 순례자를 위한 급수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게 보였다. 지금은 물이나 음식을 보충할 수 있는 바나 카페를 까미노에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예전에는 그런 장소가 없었으니 작은 급수시설이 하나라도 순례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긴 나무계단을 걸어 포장도로에 내려섰다. 길 옆에는 미나리아제비꽃잉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BI-3231 도로변에 있는 안드라마리아 성당을 지나 무니티바르 마을로 들어갔다. 이 마을에는 집들이 꽤 많이 자리잡고 있었다.    


▲ 길 옆에 있는 급수시설 [09:28]


▲ 팔자가 늘어진 소들 [09:34]


▲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길 [09:37]


▲ 길 옆에 미나리아제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09:43]


▲ BI-3231 도로에 내려서면서 만난 안드라마리아(Andramaria) 성당 [09:51]


▲ 무니티바르 마을에 진입 [09:53]


▲ 무니티바르 마을 헤리코(Herriko) 광장에 있는 급수대 [09:56]


09:57   게르니카 14.2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잠시 후 무니티바르 마을을 벗어나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해가 나지 않아 걷기에 괜찮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길을 15분 정도 걸어 언덕 꼭대기에 올라섰다. 오른쪽으로 산티아고 성당이 있는데 그냥 멀리서 보기만 했다. 벌목지역이 나타났다. 벌목지역에 가장 많이 자라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렇다. 스페인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고사리다.


▲ 게르니카 14.2km 전 이정표: 오른쪽에 산비센테 성당이 있다 [09:57]


▲ 언덕을 오르다 뒤돌아본 무니티바르 마을 [09:59]


▲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 [10:04]


▲ 야생화가 피어 있는 초원 [10:07]


▲ 스페인에도 불두화가 있네 [10:11]


▲ 사과나무꽃인가? [10:12]


▲ 산티아고 성당(Ermita de Santiago: Done Jakue) 갈림길 이정표: 엘레할데-아라추(Elexalde-Arratzu)까지 거리는 7km [10:15]


▲ 벌목지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0:32]


▲ 스페인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사리 밭 [10:38]


10:46   엘레할데-아라추 4.5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비포장 산길이 계속 이어졌다. 고이아코 개울 옆으로 나 있는 길을 지나 BI-3224 도로에 내려섰다. 올라베로 가는 도로였다. 그런데 도로 표지판에 조금 특이한 내용이 있어 소개한다. 뭐냐하면, 자전거 통행이 가능한 이 도로에서는 차량을 운전할 때 자전거와의 거리를 적어도 1.5m 이상 띄워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도 그렇듯이, 스페인에서도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가 차량 이용자보다 우선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 엘레할데-아라추 4.5km 전 이정표 [10:46]


▲ 가이아코(Goiako) 개울 옆으로 나 있는 길 [10:54]


▲  BI-3224 도로에 있는 엘레할데-아라추 3.2km 전 이정표 [11:01]


▲ BI-3224 도로에 내려섰다 [11:01]


▲ 엘레할데-아라추 2km 전 이정표 [11:11]


▲ 올라베에 있는 안디케체 아테르페체아 [11:14]


▲ 올라베(Olabe)에 있는 산페드로(San Pedro) 성당 [11:16]


▲ 산페드로 성당 벽에 있는 안내판 [11:16]


11:19   엘레할데-아라추 1.4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15분 정도 산길을 걸어 만난 아르추비 다리, 중세에 만들어진 아치형의 이 다리는 세월의 흐름을 반영하는 듯 전체가 풀로 덮여 있었다. 잠시 후 엘레할데-아라추에 있는 산토 토마스 데 아라추 성당 앞에 도착했다. 성당 문은 잠궈져 있었다. 마르미스 800m 전 이정표를 지났다. 계속 이어지는 비포장 산길, 북쪽 길은 프랑스 길보다 찾는 사람이 적어 그런지 오늘은 길에서 순례자들을 별로 만나지 못했다.


▲ 엘레할데-아라추 1.4km 전 이정표 [11:19]


▲ 길 옆에 피어 있는 야생화 [11:20]


▲ 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1:31]


▲ 중세에 만들어진 아르추비(Artzubi) 다리: 골라(Gola) 강 위에 놓여 있다 [11:34]


▲ 엘레할데-아라추에 있는 산토 토마스 데 아라추(Santo Tomas de Arratzu) 교회 [11:38]


▲ 예전에 사용하던 농기구 [11:41]


▲ 마르미스 800m, 아항히스 3.6km, 게르니카 5.4km 전 이정표 [11:45]


▲ 산책로 같은 오솔길을 따라 진행 [11:46]


▲ 길 옆에 피어 있는 야생화 [11:49]


▲ 마르미스(Marmiz)로 가는 길 [11:54]


11:59   BI-3224 도로가 지나가는 마르미스에 도착했다. 게르니카 4.5km 전 이정표가 서 있는 곳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부르고가나(Burgogana) 산 정상으로 올라간다. 정상에서는 멀리 아라추 교회가 보였다. 계속해서 게르니카를 향해 소나무 숲을 내려가자 길이 다시 좁아졌다. 게르니카는 아직 멀었나? 그러다가 전망이 트이면서 많은 집들이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디지? 게르니카였다. 목적지가 눈에 보이자 발걸음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간다.  


▲ 마르미스(Marmiz)에 있는 게르니카 4.5km 전 이정표 [11:59]


▲ 길 오른쪽으로 바라본 산골 마을 풍경 [12:02]


▲ 최근에 만들어진 도로 같기도 하고 [12:10]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17]


▲ 전형적인 산골 마을 풍경 [12:23]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2:33]


▲ 오늘의 목적지 게르니카가 보인다 [12:36]


▲ 주택 뒤로 보이는 아항히스 교회 첨탑 [12:38]


12:40   BI-3224 도로 옆에 있는 아항히스 교회를 지나 18분 정도 산길을 걸은 후 다시 BI-3224 도로에 내려섰다. 게르니카 마을에 진입, 이정표를 보니 까미노는 왼쪽 길인데 알베르게는 오른쪽으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게르니카 사립 알베르게에 도착하여 안내문을 보니, 1시 30분에 문을 열고 숙박료는 아침 식사와 담요 대여 포함 18유로였다. 접수를 하고 침대를 배정받았다. 호스텔은 배낭을 따로 보관하고 필요한 짐만 룸으로 가져가게 하는 곳이 많은데 이 호스텔도 그런 곳이었다. 대충 정리를 하고 우선 점심을 먹으러 시내로 나갔다.


▲ BI-3224 도로 옆에 있는 아항히스(Ajahgis) 교회 [12:40]


▲ 멀리 게르니카 마을이 보인다 [12:42]


▲ 초지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 한 마리 [12:50]


▲ 변전소 앞을 지나가는 BI-3224 도로와 또 만났다 [12:58]


▲ 게르니카 시내는 왼쪽으로, 알베르게는 오른쪽으로 [13:03]


▲ 게르니카 사립 알베르게 [13:07]


▲ 알베르게 오픈 시각은 1시 30분, 숙박료는 아침, 담요 포함해 18유로 [13:08]


▲ 점심을 먹으러 시내로 나왔다 [13:53]


▲ 시내에서 만난 동상 [14:00]


14:01   점심을 먹으러 시내로 나갔다. 게르니카는 바스카 지방의 자유와 자치의 상징이었다고한다. 알베르게에서 조금 떨어진 기차역 옆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오늘은 '마드리드의 날'로 어제 근로자의 날에 이어 공휴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식당 안은 빈 테이블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전채로 수프와 믹스트 샐러드를 주문했고, 본식으로는 직원이 맛있다고 권하는 것을 시켰는데 실제로 나온 것을 보니 간 요리였다. 맛은? 괜찮았다.


식당 안으로 들어오던 순례자들이 아는 체를 한다. 이번 북쪽 길을 걸으면서 몇 번 만났다 헤어지고 한 사람들이다. 북쪽 길에서는 한국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없기 때문에 동양인인 우리가 금방 식별이 되는 모양이다. 후식으로 푸딩을 먹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떨어지고 있었다. 이 지역의 날씨는 정말 변화무쌍하다. 알베르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빨레를 했다. 마침 난방기가 작동되어 뜨끈하기에 빨레를 걸쳐놓았는데 얼마 후 난방기는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이런! 밤 사이에 빨레가 마를지 모르겠네.


휴식을 취한 후 7시 30분쯤 저녁을 먹으러 나가려고 문을 열어 보니 아까부터 내리던 비가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로비에 있는 임자 없는 우산을 하나 들고 점심을 먹은 식당으로 갔다. 어허? 셔터를 내렸네. 그리하여 영업을 하는 식당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문을 연 식당을 하나 찾았는데 카페 영업은 하지만 식당 영업은 하지 않는단다. 내가 추리한 바로는 이렇다. 오늘로 연휴가 끝났으니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갔을 테고 따라서 저녁을 먹으러 올 사람들이 없을 거니까 저녁식사 영업은 하지 않는다. 맞는 건가?


하는 수 없이, 피자나 햄버거 먹을 곳을 찾아 보았는데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머리를 굴리다 결국 빵집에 들어가 빵 몇 가지와 커피로 간단히 저녁을 때운 후 수퍼에 들러 과일과 맥주를 사들고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알베르게에 돌아온 시각이 9시경인데 룸에 불이 꺼져 있었다. 보통 10시가 소등 시각이지만 저녁잠 많은 나이 드신 순례자분들이 일찍 잠자리에 든 모양이다. 알베르게 룸에서는 대세를 따르는 게 현명한 처사다. 잠시 휴대폰을 들여다보다 9시 40분쯤 잠자리에 들었다.


▲ 점심을 먹은 볼리냐 엘 비에호 식당 [14:01]


▲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14:07]


▲ 믹스트 샐러드 [14:08]


▲ 전채 상차림 [14:11]


▲ 본식은 간요리 [14:26]


▲ 알베르게로 돌아오는 길에도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14:54]


▲ 빵집에서 빵과 커피로 저녁 식사 [20:13]


▲ 저녁을 먹은 빵집 풍경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