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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북쪽 길

2018.04.24. [산티아고 북쪽 길 1] 청주→베이징

by 사천거사 2018. 4. 24.


산티아고 순례길 북쪽 길 걷기 1

 

일시: 2018년 4 24일 화요일 / 흐림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북쪽 길 / 스페인

 코스: 청주 → 인천국제공항  베이징공항

 회원: 2





11:00   작년에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 길을 다녀온 후 일년 만에 이번에는 북쪽 길을 걸으러 떠나게 되었다. 까미노 걷기는 열병과 같은 것이라서 한번 잘못 걸리면 헤어나기 힘든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금 내가 그 열병을 앓고 있다. 귓전을 맴도는 '부엔 까미노', 그 말을 실제로 듣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선 것이다. 지난 해 프랑스 길 걷기에는 다섯 명의 회원이 함께 움직였는데 이번에는 연 선생님과 둘이서 일정을 함께 하게 되었다.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여정에는 늘 은근한 기대와 막연한 두려움이 공존한다. 기대와 두려움, 그것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여행가다.


어제 아내가 수영장에 다니는 친구들과 사이판으로 여행을 떠나 오전에 집안을 정리하고 배낭을 꾸리느라 정말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택시를 타고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 핫도그와 커피로 간단히 점심을 떼운 후 연 선생님을 만나 12시 30분에 출발하는 인천공항행 리무진 버스에 몸을 실었다. 아, 드디어 46일 동안의 스페인 산티아고 까미노 북쪽 길 걷기가 시작되는구나. 휴가철이나 연휴가 아니라 그런지 버스에 탑승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 청주 아파트를 떠나며 [11:33]


▲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핫도그와 커피로 점심을 먹고 [12:05]


 ▲ 인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 [12:19]

 

14:35   두 시간 남짓 걸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인천공항에 제2여객터미널이 생겼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한다. 참고로, 제2여객터미널은 대한항공, 델타항공, 에어 프랑스, KLM 네덜란드항공 이렇게 4개의 항공사가 이용하고 나머지 항공사는 모두 제1여객터미널을 이용한다.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다. 비수기라 그런지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체크 인을 하는데 직원이 돌아오는 비행기표를 끊었느냐고 묻는다. 당연지사. 인쇄한 것을 지금 가지고 있느냐? 수하물로 부친 배낭에 들어 있다. 왜 그러느냐?


이유는 이랬다. 파리공항에 도착하면 입국심사를 하는 직원이 이렇게 물어본다고 한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끊었느냐? 만약에 끊지 않았다고 하면 프랑스 입국이 거부될 수도 있다는 것. 왜? 불법체류를 할 수도 있으니까. 가능성이 전혀 없는 얘기는 아니다. 귀국 비행기 예약 내용을 휴대전화에 캡쳐해 놓았다고 하니까 그러면 인정이 된단다.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았네. 자동출국시스템을 이용해 간단히 출국심사를 받았다. 예전에는 입국에만 적용되던 것이 이제는 출국까지 적용되고 있다. 대한민국, 참 좋은 나라다.


우리가 이용할 11번 게이트를 확인한 후 시각을 체크해 보니 3시 20분이다. 탑승 시각이 5시 20분이니 2시간이나 남았다. 일단, 인천공항에 와서 시간이 남으면 늘 들르는 고래사어묵 코너에 들러 어묵우동을 한 그릇씩 먹었다. 그래도 시간이 엄청 많아 남았다. 어떻게 시간을 죽이나? 방법 없다. 탑승 대합실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를 갖고 노는 것이다. 휴대전화, 여러 모로 쓸모가 많은 만능 기기다. 지금 시각 4시 40분, 탑승 시각이 가까워지자 대합실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북경으로 가는 비행기라 중국인들이 많이 모여 든 모양이다.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는 오후 5시 50분에 출발하는 CA 126 에어 차이나(Air China) 여객기다. 탑승은 정시에 이루어졌다.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도착 [14:40]


▲ 시간이 이른지 체크 인 코너가 한산하다 [14:56]


▲ 출국심사를 마치고 탑승 대합실에 도착 [15:06]


CA 126 에어 차이나 여객기 탑승구 [15:10]


▲ 인천공항에 오면 늘 이용하는 고래사어묵 코너 [15:36]


▲ 고래사 어묵우동 [15:37]


▲ 탑승 대합실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 중 [16:01]


▲ 탑승구가 열리기를 기다리는 승객들 [17:17]


17:50   5시 50분 정시에 여객기가 인천공항 활주로를 떠났다. 비행기는 만석이었다. 창밖으로 46일 후에나 돌아올 우리나라의 산하가 펼쳐져 있는 게 보인다. 저녁으로 치킨, 볶음밥, 빵 등이 기내식으로 나왔다. 음식은 그저 그런 편이다. 포도주를 주문하니 떨어졌단다. 인천공항을 출발한지 2시간 정도 지난 7시 55분에 비행기가 베이징 공항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시차가 1시간이니 이곳 시각으로는 6시 55분이다. 공항 여객터미널에 도착, 환승심사를 받았다. 베이징공항의 환승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소문이 자자했는데 젼혀 그렇지 않았다.


파리로 가는 비행기의 탑승 게이트 E08을 확인한 후 대합실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돌렸다. 비행기 출발 시각이 내일 오전 2시 5분이니 탑승까지는 5시간 정도가 남았다. 대합실은 텅텅 비어 있었다. 그럴 수 밖에. 환승객은 우리 두 명뿐이고 비행기에 타기 전까지 5시간이나 남았으니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뭐 하나? 잠이나 자볼까? 빈 의자에 몸을 눕혔다. 잠이 오나? 안 온다. 편안하고 안정된 곳에서도 잠이 잘 안 오는데 이런 의자에, 이런 상황에 잠이 제대로 오겠는가. 그러다가 깜박 잠이 들고 말았다.  


▲ 저녁으로 기내식이 나왔다: 치킨, 볶음밥, 빵 [18:44]


▲ 여객기 내부 풍경 [19:25]


▲ 베이징 공항에 비행기 착륙 [19:08: 베이징 시각 적용 시차 -1]


▲ 베이징 공항(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 베이징 캐피탈 공항) 여객터미널 [19:11]


▲ 환승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승객들 [19:15]


▲ 환승 심사를 받고 탑승 터미널에 도착 [20:12]


▲ 중국은 역시 팬더의 나라 [20:19]


▲ 빈 의자에 누워 잠을 청해 보고 [20:52]


▲ 우리가 통과해야 할 게이트 E08 [21:04]


▲ 사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탑승 대합실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