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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전북山行記

2018.03.03. [전북山行記 82] 전북 완주 치마산

by 사천거사 2018. 3. 3.


치마산 산행기

 

일시: 2018 3 3일 토요일 / 맑음 완연한 봄날씨

장소: 치마산 607m / 전북 완주 

 코스: 두암마을 → 용광사  장수바위 → 마애불  삼거리 → 치마산  삼거리 → 작은불재 → 동성마을 두암마을

 거리: 6.14km

 시간: 3시간 51분

 회원: 평산회원 4명






08:00   오늘은 평산회에서 완주에 있는 치마산으로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호남정맥 위에 솟아 있는 치마산은 경각산과 이웃하고 있으며 완주의 명산인 모악산을 건너보고 있다. 산행에 참가하는 3명의 회원을 픽업한 후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남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오늘, 맑게 개인 날에 기온도 많이 올라 완연한 봄날씨다. 벌곡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한 잔씩 마신 후 출발, 서전주나들목에서 호남고속도로 탈출, 이번에는 21번과 27번 국도를 따라 구이면을 향해 달려갔다.


▲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 [09:02]


10:14   두암교를 건너 구이면 두암마을 입구 공터에 차를 세웠다. 망산2구 경로당 앞을 지나 포장도로를 따라 10분 남짓 올라가자 돌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용광사였다. 마이산 탑사에 있는 돌탑을 쌓은 이갑룡 선생의 손자인 도일 스님이 창건한 용광사에는 도일 스님이 쌓았다는 여러 개의 돌탑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용광사에 있는 돌탑의 모양이, 비록 크기는 작지만, 탑사에 있는 돌탑의 모양과 아주 흡사했다. 용광사 구경을 마치고 음양수 약수를 한 잔 마신 다음 본격적인 산길 걷기에 들어갔다.


▲ 두암마을 입구 공터에 주차 [10:14]


▲ 삼천 뒤 오른쪽으로 모악산이 보인다 [10:15]


▲ 완주 항가리 마애여래좌상 이정표 [10:16]


▲ 길 오른쪽 망산2구 경로당 건물 [10:17]


▲ 용광사로 올라가는 길 [10:24]


용광사


용광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사찰로 사찰이라기보다는 산속에 위치한 작은 암자다. 이곳을 가려면 27번 구 국도를 이용해야 한다. 구이면 소재지에서 순창 방향으로 약 3km 직진하면 길 왼편으로 용광사와 두암마을 표지석이 보인다. 마을 입구로 진입해서 시멘트로 포장된 길을 약 500m 직진해 두암교를 지나면 망산마을 회관 앞에 도착할 수 있다.

용광사에는 요사와 대웅전, 작은 종각 등의 건물이 있다. 특히 대웅전 뒤로 조성된 돌탑들과 대웅전 앞에 조성된 이갑룡 선생의 석상과 그 옆으로 서있는 미륵보살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돌탑은 진안 마이산의 돌탑과 매우 비슷하다. 주민들에 따르면 용광사는 진안의 마이산 탑사를 쌓았던 이갑룡 선생의 큰 손자인 도일스님이 40여년 전에 창건했고 스님은 할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서 절의 뒤편에 돌탑을 쌓았다. 그런 이유로 이갑룡 선생의 석상이 대웅전 앞에 서 있다.  


▲ 용광사 절마당에 있는 돌탑들 [10:28]


▲ 이갑룡 선생의 손자 도일 스님이 창건했다는 용광사 [10:28]


▲ 약사여래부처님과 이갑용 산신도사상, 그리고 대웅전 [10:30]


▲ 용광사 대웅전 뒤에 있는 돌탑 앞에서 회원들 [10:32]


▲ 대웅전 풍경과 약사여래부처님 [10:33]


10:34   용광사 약수터 옆으로 산길이 나 있어 들어섰다. 그런대로 잘 나 있는 산길을 따라 10분 가까이 올라가자 한여름에도 찬바람이 나온다는 냉굴이 보이고 다시 5분 정도 올라가자 높이 15m의 장수바위가 모습을 드러냈다. 장수바위 앞 장수사 터는 잡목으로 덮여 있었다. 장수바위를 오른쪽으로 돌아가자 장수굴 입구가 나타나고 오른쪽 암벽에는 1300년 전 혜안국사가 새겼다는 마애여래좌상이 온화한 모습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장수바위, 장수굴, 마애여래좌상


용광사 약수터 옆으로 난 산길을 20여분 오르면 장군바위를 만날 수 있다. 산행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름 모를 풀들과 새소리를 감상하다보면 오래 전 장수사 터에 도착할 수 있다. 지금은 잡목이 무성해져 있다. 장수사 터는 널찍했고, 그 앞으로 커다란 바위하나가 서 있는데 바로 장군바위다. 장군바위는 사방이 폭 20여m에 높이 15m의 독립바위로 그 위용이 대단하다. 이 바위 아래에 장수굴이 있는데 장수굴에서는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솟아오르고 여름에는 찬바람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또 굴 입구에서 불을 피우면 진안군 마이산에서 연기가 나올 정도로 길이가 길다고 해서 사람들은 장수굴(長壽窟)이라고도 하고 오래전 이 곳에 장군이 살았다 해서 장군굴(將軍窟)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한국전쟁 때 빨치산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굴 대부분이 파괴되어 지금은 입구 부분만 남아 있다.


이 장군굴 입구의 벽에 약 1천300년 전에 혜안국사가 새겼다는 마애불상이 있는데 지금은 그 형태를 찾으려면 자세히 바라봐야 불상을 볼 수 있다. 이 마애불상의 정확한 이름은 ‘마애석불좌상’으로 문헌에 따르면 불상이 연꽃위에 앉아 있는 형태다. 바위에 음각으로 표현됐으며, 오랜 풍화로 마모되어 머리 부분과 어깨부분을 제외하고는 그 형태를 알아 볼 수 없다. 하지만 눈 주위는 뚜렷하게 남아 있어서 대략의 모습을 간음할 수 있었다. 코는 뭉툭하게 표현됐으며, 귀의 형태가 조금 남아 있었다. 불상 아래 좌상부분의 연꽃무늬는 볼 수 없었다. 용광사 주지였던 도일스님은 매일 이곳에 올라와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 음양수와 장군바위 유래 안내문 [10:34]


▲ 장수바위 가는 길 이정표 [10:34]


▲ 용광사 오른쪽으로 나 있는 산길에 진입 [10:34]


▲ 경사가 완만한 오르막길 [10:39]


▲ 길은 그런대로 잘 나 있는 편이다 [10:42]


▲ 냉굴을 살펴보고 있는 회원들 [10:43]


▲ 장수바위로 올라가는 길 [10:45]


▲ 1300년 전 고려말 장수사 절터 앞에 있는 장수바위 [10:48]


▲ 완주 항가리 마애여래좌상 [10:49]


▲ 장수굴 앞에 있는 돌탑: 지학근 회원 [10:49]


▲ 장수바위 옆에 있는 두꺼비바위 [10:51]


10:54   장수바위를 지나면서 경사가 아주 급한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는데 완전 너덜지대다. 길은? 가끔 모습을 드러내는 표지기를 찾으며 올라가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우리가 산에 가는 이유가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평범한 둘레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암릉, 너덜길, 급경사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이 없다면 산길을 걷는 재미는 많이 줄어들 것이다. 커다란 바위를 우회하는 것으로 너덜지대를 벗어나 능선에 진입했다.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온 기분이다.  


▲ 급경사 오르막 너덜지대에 진입 [10:54]


▲ 너덜지대를 걷고 있는 회원들 [10:56]


▲ 너덜지대를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0:59]


▲ 가끔 보이는 표지기가 길을 안내한다 [11:03]


▲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 [11:04]


▲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 [11:05]


▲ 오르막 너덜지대를 마감하고 능선에 올라섰다 [11:07]


▲ 걷기 좋은 능선길 [11:17]


▲ 다시 오르막길 시작 [11:21]


11:25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졌다.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크게 우회한 후 올라가는 길의 경사가 무척 가파르다. 다시 능선에 올라서서 조금 진행하자 표지기가 아주 많이 달려 있는 곳이 나타났다. 경각산에서 내려오는 호남정맥길과 만난 것이다. 여기서부터 치미산을 거쳐 작은불재까지 가는 길은 호남정맥길에 속한다. 완만한 능선길을 12분 정도 걸어 해발 607m의 치마산 정상에 도착했다. 치마산은 산의 생김새가 장군이 말을 타고 달려 나가는 형상이라 해서 ‘달릴 치(馳)’자와 ‘말 마(馬)’자를 붙여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 [11:25]


▲ 우회한 후 오르막 사면길에 진입 [11:27]


▲ 오르막 경사가 무척 심하다 [11:28]


▲ 다시 능선에 진입 [11:33]


▲ 표지기가 많이 달려 있는 호남정맥길 [11:38]


▲ 치마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1:43]


▲ 해발 607m의 치마산 정상에서 [11:50]


▲ 해발 607m의 치마산 정상에서 [11:50]


▲ 치마산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작은불재 쪽으로 진행 [11:50]


11:51   치마산 정상 바로 아래에 묵은 헬기장이 있어 점심상을 차렸다. 따뜻한 봄햇살을 받으며 먹는 김밥 한 줄과 소주 한 잔, 성찬이 따로 없다. 봄볕이 참 따뜻하다. 계절의 순환은 막을 수 없는 법, 그렇게 춥다고 사람들이 난리를 치던 겨울이 지나가고 드디어 봄이 찾아온 것이다.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출발, 헬기장에서 작은불재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라고 보면 된다. 정맥길이라 길도 뚜렷한 편이다. 헬기장에서 작은불재로 내려가는 데에는 35분 정도 걸렸다.


▲ 치마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헬기장 [11:51]


▲ 헬기장에 점심상을 차렸다 [11:55]


▲ 점심 먹고 출발 [12:27]


▲ 걷기 좋은 길 [12:34]


▲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 [12:40]


▲ 구이둘레산길 표지기가 보인다 [12:43]


▲ 정맥길이라 길은 확실하게 나 있다 [12:53]


▲ 잡목 사이로 나 있는 길 [12:58]


▲ 작은불재로 내려가는 길 [13:02]


13:07   작은불재에 내려섰다. 여기서 곧장 가는 길은 오봉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길이다. 동성마을은 오른쪽 사면을 따라 내려가야 하는데 길찾기가 영 만만치가 않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은 구간이라 흐릿한 길조차 보이지 않는다. 먼저 계곡쪽으로 진행을 해보았는데 덤불이 우거져 진행불가, 다시 오른쪽 사면을 가로질러 나무 사이를 뚫으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리막 경사가 심하고 바닥에는 낙엽과 잔돌이 깔려 있어 가만히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다. 아무리 힘든 일도 끝은 있는 법, 30분 가까이 비탈과 싸움을 벌인 끝에 널찍한 평지에 내려섰다.


▲ 표지판이 매달려 있는 작은불재 [13:07]


▲ 사면을 따라 계곡 쪽으로 진행 [13:12]


▲ 낡은 표지기 하나가 보이고 [13:14]


▲ 덤불 때문에 오른쪽 사면으로 이동 [13:18]


▲ 오른쪽 사면으로 이동 중 [13:20]


▲ 나무 사이로 대충 길을 만들어 내려간다 [13:26]


▲ 전망이 트이면서 바닥이 보이기 시작 [13:29]


▲ 험한 비탈길을 내려온 후 김지홍 회원 [13:30]


▲ 널찍한 공터가 나타났다 [13:35]


13:36   무슨 건물을 짓기 위해 터를 닦아 놓은 곳을 지나 오른쪽에 있는 도로에 내려선 후 동성마을을 통과해 차도로 나왔다. 이제 도로를 따라 두암마을까지 가는 일만 남았다. 동성경로당 옆에 있는 정자에서 음료수를 하나씩 마시고 출발, 삼천 오른쪽을 따라 나 있는 길을 걸어 차를 세워둔 두암마을 입구에 귀환했다. 2시 20분 출발, 아침에 왔던 길을 되짚어 달려 청주에 도착한 시각이 4시 5분, 율량동에 있는 현대수산에 들러 회를 썰어놓고 보드카와 소주, 맥주를 마시며 평산회 새봄맞이 치마산 산행을 마무리했다.


▲ 널찍하게 터를 닦아놓은 곳 [13:36]


▲ 오른쪽에 있는 도로로 내려간다 [13:37]


▲ 동성마을 통과 [13:42]


▲ 버스승강장을 지나 차도를 따라 진행 [13:43]


▲ 동성경로당 옆에 있는 정자에서 잠시 휴식 [13:43]


송죽오곡주와 송화백일주


송죽오곡주는 모악산 수왕사에서 빚어오던 술이다. 재료로는 보리, 콩, 조, 수수, 팥을 오곡과 솔잎, 댓잎, 산수유, 구기자, 오미자다. 16도짜리 발효주로, 향이 다채롭다.


송화백일주는 일명 ‘스님의 술’이다. 전북 완주의 해발 700m가 넘는 모악산 자락 암자 수왕사에서 만들기 시작한 술이다. 사찰에서 술을 만드냐고 색안경을 쓰고 볼일이 아니다. ‘곡차’라고 일컫는데, 일반 술과는 개념이 다르다. 수도승들이 수행을 위해 ‘혀에 살짝 닿을 정도로만 마시는 술’이다. 주로 해발 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절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의 고산병 예방이 목적이다. 송화백일주는 조선조 진묵대사의 제사주로도 쓰였다.


이 술은 대한민국 식품명인 1호 조영귀(67)씨가 만든다. 그는 12살에 출가해 17살에 수왕사에 들어갔다. 송화백일주의 12대 전승기능보유자인 그는 사찰법주인 송죽오곡주도 빚는다. 송화백일주의 ‘백일’은 술이 완성되는 기간을 말하는 데, 우리네 ‘100일 기도’에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다. 정성이 술에 스며들어가 있다.


38도인 송화백일주는 수왕사 암벽에서 흐르는 약수, 찹쌀, 멥쌀과 송홧가루를 넣은 누룩으로 빚는다. 3월과 10월, 1년에 두 번만 만들어 한해 2000병만 생산한다. 다 팔리면 거금을 줘도 마실 수가 없는 술이다. 한 잔 마시면 취기가 살짝 돌아 기분이 금방 좋아지지만 그 속도만큼 취기도 빨리 사라져 명주라는 평가를 받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1년 전에 청와대에 납품한 술이다.


▲ 길 오른쪽 송화양조: 송죽오곡주와 송화백일주 생산 [13:56]


▲ 삼천 오른쪽 제방도로를 따라 진행 [14:02]


▲ 삼천 위에 놓인 두암교과 모악산이 보인다 [14:06]


▲ 차를 세워둔 두암마을 공터에 귀환 [14:07]


율량동 현대수산에서 뒤풀이 [1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