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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북山行記

2017.11.28. [경북山行記 94] 경북 문경 절산→애기암봉

by 사천거사 2017. 11. 28.

절산-애기암봉 산행기

◈ 일시: 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 흐리다 맑음, 포근한 날씨

◈ 장소: 절산 404.4m / 원통봉 668.5m / 애기암봉 746.6m  / 경북 문경

◈ 코스: 원북교 → 절산 → 원통봉 → 잣밭재 → 애기암봉 → 효충사 → 완장리 → 이강년 기념관 →

           상괴교 → 원북교

◈ 거리: 14.55km

◈ 시간: 5시간 16분


 

 

 

 


08:50   오늘은 경북 문경에 있는 애기암봉을 올라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2006년 5월 아내와 함께 완장리에서 장성봉에 오르다 눈여겨 둔 봉우리인데 차일피일 미루다 11년이 지나서야 답사에 나서게 된 것이다. 청주 출발, 미원과 청천, 송면을 거쳐 922번 지방도를 따라 가은읍으로 달려가다 상괴리에서 좌회전해 봉암사 쪽으로 들어갔다. 2006년 3월 뇌정산 산행을 할 때 뇌정산 정상에서 내려왔던 원북1리 마을 앞 원북교 옆에 차를 세우고 간단히 산행준비를 했다.

 

양산천 위에 놓인 원북교를 건너 원북1리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산행 들머리가 어디지? 마을길을 이러저리 오르내리면서 찾아보는데 도통 알 수가 없다. 하는 수 없이, 길 옆 밭에서 일을 하시는 할머니에게 물어보았다. 저,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어디에요? 저기 뒷산이요. 산으로 가는 길이요? 아무데서나 요래요래 올라가면 길이 나와요. 아무데서나 요래요래? 단 두 마디로 이루어져 있지만 엄청나게 많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말이었다.

 

그리하여 마을 맨 오른쪽에 있는 집 옆으로 오솔길이 보이기에 들어서서 요래요래 올라갔더니 번듯한 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할머니가 말씀하신 '아무데서나 요래요래'는 정확한 답변이었다. 제멋대로 구부러진 소나무 사이로 오르막길이 이어졌다. 길을 따라 출입금지용으로 사용된 하얀 끈이 계속 나타났다. 웬 끈? 소나무가 많은 지역이니 당연히 송이가 나올 것이고, 하얀 끈은 지난 가을 외부인의 송이 채취를 막기 위해 묶어놓은 것이었다. 22분 정도 산길을 걸어 낮은 봉우리에 올라섰다. 


▲ 원북교 옆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10:19]

 

▲ 양산천 위에 놓인 원북교를 건너 마을 안으로 [10:20]

 

▲ 원북1리 마을 모습 [10:22]

 

▲ 마을 맨 오른쪽 끝에 있는 주택 옆으로 올라가면 만나는 산죽 군락지 [10:30]

 

▲ 처음에는 산길이 조금 애매했으나 [10:31]

 

▲ 곧 번듯한 산길이 나타났다 [10:35]

 

▲ 송이 채취를 위한 출입금지용 하얀 끈 [10:40]

 

▲ 왼쪽에서 올라오는 널찍한 길을 끈으로 막아놓았다 [10:44]

 

▲ 절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0:50]


10:52   해발 404m의 절산 정상에 도착, 아무런 표지도 없다. 사실, 정상 표지가 없다 보니 이곳이 정상이라는 확신도 서지 않는다. 다만 근처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 정상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10분 정도 걸어가자 거의 다 허물어져 가는 무덤 하나를 만났다. 산에 다니다 보면, 능선에 있던 무덤들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닌게 아니라, 험하고 높은 곳에 있는 무덤을 찾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 내 생각으로는, 우리 다음 다음 세대 쯤에는 산속에 있는 무덤들은 거의 자취를 감출 것 같다. 


▲ 해발 404m의 절산 정상: 아무런 표지도 없다 [10:52]

 

▲ 무덤은 무덤인 것 같은데 [11:02]

 

▲ 사면을 횡단하는 길 [11:07]

 

▲ 바닥에 돌이 보이기도 하고 [11:16]

 

▲ 걷기 좋은 능선길 [11:22]

 

▲ 걷기 좋은 능선길 [11:26]

 

▲ 걷기 좋은 능선길 [11:33]

 

▲ 원통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1:40]


11:45   해발 668.5m의 원통봉 정상에 도착했다. 트랭글이 배지를 발급하는 봉우리인데도, 절산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표지도 없고 다만 삼각점 비슷한 것이 바닥에 박혀 있었다. 15분 정도 걸어가자 오른쪽에 전망 바위가 있어 올라갔다.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구왕봉과 희양산의 멋진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었다. 언제 보아도 멋진 봉우리들이다. 시간도 그렇고 해서 길 옆에 앉아 찰떡과 과자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출발, 잣밭재까지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 해발 668.5m의 원통봉 정상부 [11:45]

 

▲ 원통봉 정상에 박혀 있는 삼각점 [11:45]

 

▲ 여기는 내리막길 [11:49]

 

▲ 전망대 조망: 구왕봉과 희양산 [11:59]

 

▲ 길 옆에서 찰떡과 과자로 점심을 먹고 [12:02]

 

▲ 봉암사 가는 길 출입금지 현수막 [12:07]

 

▲ 해발 502.9m 표지기 [12:11]

 

▲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 안내판 [12:12]


12:13   잣밭재부터 애기암봉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입산금지와 추락사고 발생구간을 알리는 현수막을 지나면서 서서히 경사가 심해지더니 앞에 수십 미터의 바위벽이 나타났고 그 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하도록 산행로가 나 있었다. 가느다란 밧줄에 의지하며 낙엽 때문에 매우 미끄러운 사면을 횡단한 후 커다란 바위를 오른쪽으로 감아돌았다. 그러자 나타난 밧줄 구간, 반질반질한 암벽은 아니지만 70~80도 경사의 오르막길이 하늘을 향해 끝없이 뻗어 있었다. 발 디딜 곳도 꽤 있고 중간 중간에 손으로 잡을 나무도 있어 크게 위험한 코스는 아니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신경을 써야 할 구간이었다. 


▲ 잣밭재 위에 걸려 있는 입산금지 현수막 [12:13]

 

▲ 어허, 사망사고가 발생한 곳이라네 [12:14]

 

▲ 장독 같기도 하고 부도 같기도 하고 [12:21]

 

▲ 가느다란 밧줄이 매어져 있는 구간 [12:25]

 

▲ 커다란 암벽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 [12:29]

 

▲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 구간 [12:31]

 

▲ 커다란 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 [12:35]

 

▲ 오늘 산행에서 가장 힘들고 위험한 구간 [12:37]

 

▲ 하늘을 향해 끝없이 뻗어 있는 밧줄 [12:39]


12:49   애기암봉 산행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구간을 무사히 통과한 후 왼쪽으로 바위 전망대가 있어 잠시 들렀다. 전망대에서는 구왕봉과 희양산이 보이고 원통봉과 뇌정산도 잘 보였다. 날이 약간 흐린 것이 흠이라면 흠. 전망대를 떠나 애기암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지난 번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남아 있는 게 보였다. 해발 746.6m의 애기암봉 정상에는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은 앙증맞은 표지석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작지만 귀엽다. 애기암봉 정상에서는 나뭇가지 사이로 장성봉이 보였다.


▲ 전망대 조망: 원통봉과 뇌정산 [12:49]

 

▲ 전망대 조망: 구왕봉과 희양산 [12:49]

 

▲ 전망대 조망: 희양산과 원통봉 [12:49]

 

▲ 다시 애기암봉을 향하여 [12:50]

 

▲ 길 왼쪽으로 보이는 소나무와 바위 [12:54]

 

▲ 아직도 잔설이 있네 [12:55]

 

▲ 애기암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짧은 암릉길 [12:57]

 

▲ 표고 746.6m 애기암봉 정상 표지석 [13:01]

 

▲ 애기암봉 정상에서 바라본 장성봉 [13:01]


13:03   애기암봉 정상을 떠나 하산에 들어갔다. '추락사고 발생구간' 현수막을 지나 조금 내려가자 본격적인 암릉 하산길이 시작되는데 예전에 있었다는 밧줄을 거의 다 사라지고 없어 맨몸으로 바위벽을 타고 내려와야 했다.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이용해야 하니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다. 길도 분명하지가 않다. 그나마 가끔 모습을 드러내는 표지기가 길을 안내해 준 덕분에 다른 데로 빠지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애기암봉 정상에서 계곡까지 내려가는 데에는 45분 정도가 걸렸다.  


▲ 추락사고 발생구간 경고 현수막 [13:03]

 

▲ 가느다란 밧줄 하나가 전부 [13:13]

 

▲ 고사목을 만났다 [13:18]

 

▲ 119 구조요청 안내판 [13:20]

 

▲ 경사가 심한 내래막 암릉 구간 [13:23]

 

▲ 왼쪽으로 보이는 희양산과 원통봉 [13:28]

 

▲ 원통봉과 절산, 그리고 뇌정산 [13:28]

 

▲ 처마바위라고 해야 하나? [13:34]

 

▲ 길 왼쪽 산줄기의 암벽이 보인다 [13:39]

 

▲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13:40]


13:47   입산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는 계곡에 내려섰는데 갈수기인데다 상류지역이라 그런지 물은 전혀 흐르지 않았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 계곡 바닥을 따라 걷다가 오른쪽 사면을 따라 걷다가 다시 계곡 바닥을 걸었다. 그렇게 15분 정도 걸어가자 전망이 트이면서 폐가가 한 채 보이고 곧 이어 널찍한 임도에 도착했다. 주명산장 아래로 나 있는 길을 지나 마침내 마을에서 올라오는 시멘트 포장도로와 만났다.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니 조금 전에 올랐던 애기암봉이 눈에 들어온다. 


▲ 계곡 위에 걸려 있는 입산금지 현수막 [13:47]

 

▲ 갈수기가 그런지 계곡은 바짝 말라 있다 [13:51]

 

▲ 계곡 오른쪽을 따라 나 있는 길 [13:53]

 

▲ 다시 계곡 바닥을 따라 진행 [13:58]

 

▲ 완장리 가는 길 이정표 [14:01]

 

▲ 전망이 트이면서 만난 폐가 [14:04]

 

▲ 폐가를 지나면서 임도 시작 [14:07]

 

▲ 길 왼쪽으로 보이는 주명산장 건물 [14:12]

 

▲ 삼거리 갈림길: 오른쪽에서 내려왔다 [14:19]

 

▲ 마을길에서 바라본 애기암봉과 장성봉 [14:26]


14:27   길 왼쪽으로 '효충사'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건물이 보인다. 효충사? 나중에 알고 보니, 항일 의병장 민순호 의사의 사당이었다. 완장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을 했다. 실질적인 산행은 모두 끝이 났고 이제부터 차도를 따라 차를 세워둔 원북교까지 걸어가는 일만 남았다. 완장리는 항일 의병장 운강 이강년의 고향이다. 마을회관 옆에는 이강년 의병장의 생가지가 있고 10분 가까이 걸어가면 이강년 기념관도 있다. 이강년 기념관에 들러 잠시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효충사(孝忠祠)

 

효충사(孝忠祠)는 구한말 운강(雲崗) 이강년(李康秊 1858~1908) 선생을 도와 문경에서 전 재산을 군자금으로 삼아 항일 의병을 일으키는데 1등 공을 세운 항일 의병장 우초(愚樵) 민순호(閔舜鎬 1880~1965) 의사의 사당이다. 처음에는 선생의 호를 따라 우초사(愚樵祠)라 하였다가 효충사로 이름을 바꿨다. 그는 이강년 선생의 휘하에서 활동하면서 일본군과 정부군에 맞서 싸웠고, 운강선생창의일록을 편찬해 의병활동 기록을 남긴 공적 등으로 1968년 대통령표창과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 항일투사 민순호의 사당인 효충사 [14:27]

 

▲ 효충사 옆에 있는 민순호 소개글 [14:27]

 

▲ 들판 뒤로 완장리 마을이 보인다 [14:28]

 

▲ 도로에서 바라본 완장리 마을회관 [14:32]

 

▲ 운강 이강년 생가지 [14:34]

 

▲ 이강년 생가지 안내문 [14:34]

 

▲ 이강년 기념관 앞 도로변에 서 있는 선유동천 나들길 종합 안내판 [14:43]


운강 이강년 기념관

 

운강 기념관은 대한제국시대 구국의 일념으로 의병을 일으켜 빛나는 승리를 거둔 도창의대장 운강 이강년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곳으로 가은읍에서 선유동계곡으로 가는 길에 있다. 운강 이강년은 일제치하에서 여러 번의 전투를 해서 대승을 거둔 문경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 1908년 제천 작성전투에서 일본군의 기습을 받아 결사 항전하다 발목에 적탄을 맞아 옥고를 치르다 교수형으로 순국했다고 한다. 

2002년 4월에 개관한 기념관은 부지면적은 2만 6466㎡이며, 전시관·사당·관리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선생의 숭고한 위업을 재조명하고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념관은 유물전시관, 사당, 관리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운강 선생의 영정을 모시는 사당이 있고 사당 옆에 당시 사용했던 무기와 운강선생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유물전시관에는 선생의 의병활동 연보와 교지, 간찰을 비롯하여 활·화살·조총·화약통 등의 유품, 훈장 및 포장 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재산전투 디오라마, 영상실, 정보검색 코너 등도 마련되어 있다.


▲ 운강 이강념 기념관 표지판 [14:44]

 

▲ 운강 이강년 기념관 안으로 들어왔다 [14:44]

 

▲ 운강 이강년의 초상화 [14:46]


14:56   이강년 기념관을 나와 다시 차도 갓길을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차량통행이 많지 않아 그리 위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걷는데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양산천 위에 놓인 상괴교를 건너 봉암사 쪽으로 들어가는 길, 암봉으로 이루어진 삿갓 모양의 희양산이 계속 눈에 들어온다. 완장리에서 1시간 5분 정도 걸어 차를 세워둔 원북교 옆에 도착, 상의를 갈아입고 차에 올라 청주로 돌아온 시각이 5시, 이렇게 해서 11년 동안 기다렸던 문경의 애기암봉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 감나무에 감이 그냥 매달려 있다 [14:56]

 

▲ 완장(강남비리) 마을 버스정류장 [15:00]

 

▲ 922번 지방도를 따라 계속 진행 [15:05]

 

▲ 도로 왼쪽 가은읍 북부출장소 [15:10]

 

▲ 상괴교 건너 봉암사 쪽으로 진행 [15:12]

 

▲ 상괴교에서 바라본 희양산 [15:12]

 

▲ 상괴1리 샛담마을 표지석 [15:19]

 

▲ 상괴1리 신상괴마을 표지석 [15:27]

 

▲ 길 오른쪽, 정토수련원 가는 길 이정표 [15:31]

 

▲ 원북교 옆 차를 세워둔 곳에 귀환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