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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 길

2017.05.11. [산티아고 순례길 29] 트리아카스테야→사리아

by 사천거사 2017. 5. 11.


산티아고 순례길 트레킹 29

 

일시: 20175 11일 목요일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스페인

 코스: 트리아카스테야 → 산 실 → 알토 데 리오카보 → 몬탄  푸렐라 → 핀틴  칼보르  사리아

 거리: 18.5km  걸은 거리 659.6km  걸을 거리 205.0km

 시간: 4시간 45

 회원: 5





06:00   지난 밤에는 여러 번 잠에서 깨어 몸을 뒤척이게 만들었다. 5시 30분 쯤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보니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었다. 오늘도 힘든 하루가 되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침실로 돌아와 비가 조금 잦아들면 떠나자고 제안을 했다. 다행히 6시가 넘어서자 빗줄기가 약해지기 시작했고 알베르게를 떠날 때에는 가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침부터 솔솔 내리던 봄비는 오늘의 종착지인 사리아에 도착할 때까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다.


트리아카스테야 마을에서는 까미노가 두 갈래로 갈라진다. 오른쪽 길은 산 실을 지나가게 되고 왼쪽 길은 사모스를 거쳐가게 된다. 사모스 코스는 도로와 나란히 놓인 보행자 도로를 따라 가는데, 약 5km를 더 걸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갈리시아 문화의 심볼인 사모스 베네딕트회 수도원을 둘러볼 수 있다. 우리 팀은 대부분의 순례자가 택하는 오른쪽 길로 가기로 했다. 추적거리는 봄비를 맞으며 마을을 벗어나 산길에 들어섰다. 가끔 보이는 집들 사이로 길이 계속 이어졌다.


▲ 트리아카스테야 마을을 지나가는 LU-633 도로 [06:42]


▲ 가로등 불빛만 길을 밝혀주고 있고 [06:48]


▲ 갈리시아 지방 특유의 까미노 이정표 [07:01]


▲ 포장이 되어 있는 산길 [07:10]


▲ 주택 사이를 통과 [07:14]


▲ 에콜로지코 엘 베소(Ecologico El Beso) 알베르게 건물이 보인다 [07:16]


▲ 다시 나타난 주택들 [07:19]


▲ 비가 내리는 아침 산길 [07:23]


▲ 계속 이어지는 산길 [07:34]


07:36   가리비 모양의 급수대가 보인다. 목장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들도 보인다. 이 지역은 목축을 많이 하는 곳인데 그래서 그런지 산길이나 마을길을 지날 때 소똥 냄새가 진동을 한다. 정겨운 시골 냄새라고 하기에는 조금 지나칠 정도다. 주택만 몇 채 있는 산 실 마을을 지나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갔다. 해발 900m 리오카보 언덕에서 까미노는 포장도로에서 벗어나 흙길로 이어졌다. 물론 포장도로를 따라가도 된다. 길 옆으로 고사리가 즐비하다. 이곳 사람들은 고사리를 먹지 않는다.


▲ 가리비 모양의 급수대 [07:36]


▲ 목장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 [07:38]


▲ 산 실 마을에 진입 [07:42]


▲ 산 실 마을 주택들 [07:46]


▲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 [07:51]


▲ 열심히 걷고 있는 팀원들 [07:59]


▲ 자전거 순례객이 보인다 [08:06]


▲ 알토 데 리오카보 정상에서 오른쪽 흙길에 진입 [08:08]


▲ 조용하면서도 한적한 숲길 [08:09]


▲ 길 옆에 고사리가 지천이다 [08:17]


08:22   몬탄 마을 입구에 있는 산타 마리아 성당이 보인다. 지금은 폐허가 된 성당 옆에는 납공당이 설치되어 있었다. 전형적인 시골 마을인 몬탄을 지나 계속 산길을 걸어간다. 잠시 비는 그친 상태고 싸한 아침 공기만 얼굴을 간지를 뿐이다. 목축을 하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갈리시아 시골 마을인 푸렐라에 도착했다. 무척 조용하다. 마을에 하나뿐인 돌로 된 도로에서도 사람을 만나기가 힘들 정도다. 우리나라나 스페인이나 시골 상황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 몬탄에 있는 산타 마리아 성당(Igrexa de Santa Maria de Montan)  [08:22]


▲ LU-P-5602 도로와 목초지  [08:23]


▲ 몬탄 마을에 진입 [08:24]


▲ 몬탄 마을 농기구 [08:29]


▲ 숙소를 겸한 음식점 광고판 [08:37]


▲ 계속 이어지는 산길 [08:45]


▲ 순례의 길은 고독 그 자체다 [08:55]


▲ 푸렐라 마을 진입 [08:59]


▲ 정적만이 감도는 푸렐라 마을 [09:05]


09:10   푸렐라 마을을 벗어나면서 LU-P-5602 도로 오른쪽으로 따라 까미노가 이어졌다. 그런데 아침을 먹을 곳이 왜 안 나타나지? 15분 정도 걸어 핀틴 마을에 도착했는데 시네스(Cines)라는 카페에 문이 열려 있었다. 새로 지은 깨끗한 건물에서 노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는데, 늘 그렇듯이 빵, 오렌지주스, 커피를 주문했다. 배고픈 참이라 그런지 금방 뚝딱 해치웠다. 그렇게 허기를 달래고 다시 출발, 오늘은 걷는 거리가 18.5km에 불과해 아주 만만하다. 


▲ LU-P-5602 도로를 따라 진행 [09:10]


▲ LU-P-5602 도로 오른쪽을 따라 진행 [09:13]


▲ 나무가 서 있는 목초지 풍경 [09:13]


▲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 떼 [09:20]


▲ 핀틴 마을에 있는 카사 시네스(Casa Cines) 식당 [09:25]


▲ 핀틴 마을 거리 [09:25]


▲ 카사 시네스 식당에서 아침 식사 [09:29]


▲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 [09:44]


▲ 산길에서 벗어나 포장도로와 만나는 지점 [09:53]


10:03   아구이아다 마을에 들어섰다. 역시 전형적인 시골 마을인데 사람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마을을 벗어나면서 끼미노는 LU-P-5602 도로 오른쪽 보행자 도로와 이어졌다. 시골 마을을 서로 이어주는 LU-P-5602 도로는 아주 한산해서 다니는 차들이 거의 없었다. 길 양쪽으로는 목축에 사용되는 초지가 넓게 펼쳐져 있는 게 보인다. 밀밭과는 또 다른 풍경이다. 산 마메데 마을을 벗어나자 멀리 오늘의 목적지인 사리아 시가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아구이아다 마을에 진입 [10:03]


▲ 아구이아다 마을에 있는 십자가 [10:05]


▲ 아구이아다 마을 거리 [10:06]


▲ 넓게 펼쳐져 있는 목초지 [10:13]


▲ LU-P-5602 도로 오른쪽을 따라 진행 [10:14]


▲ 산 마메데 마을 표지판 [10:15]


▲ LU-P-5602 도로 뒤로 사리아 시가지가 보인다 [10:23]


▲ 넓게 펼쳐져 있는 목초지 [10:33]


▲ LU-P-5602 도로 오른쪽을 따라 진행 [10:37]


▲ 사리아 캠핑장 안내판 [10:42]


10:50   갈리시아 까미노 루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사리아에 들어섰다. 큰 도시에서는 알베르게 찾기가 만만치 않다. 우여곡절 끝에 공립 알베르게에 도착했는데 오후 1시에 문을 연다는 안내문에 출입문에 붙어 있었다. 이런! 지금 시각이 11시 30분이니 1시간 30분이나 남았네. 그래, 점심부터 먹자. 알베르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샌드위치와 오렌지주스, 맥주를 시켰다. 아침 먹은 지가 얼마 안 되어 간단한 음식을 주문한 것이다. 점심을 먹은 후 나머지 시간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놀며 보냈다.


사리아(Saria)


사리아는 가구, 농축산물 특히 밀의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또한 오랜 세월에 걸쳐 내려온 보석 같은 예술품과 아름다운 자연환경, 친절한 사람들, 다양하고 풍성한 먹거리가 있다. 아름다운 마요르 길과 평행으로 난 길에는 각종 상점이 있고, 강가의 도로에는 수많은 선술집 그리고 풀페리아 (Pulperias; 문어요리 전문 식당)가 있다. 이곳에서 순례자의 눈은 예술 작품으로, 가슴은 친절한 사람들로, 코와 혀는 향기롭고 맛있는 음식으로 즐겁다. 초리소와 하몽, 소시지류, 라쇼 엠파나다, 돼지고기 요리, 밤과 크렌베리를 넣고 요리한 노루고기 등이 유명하다.


또한 사리아에서는 풀포(Pulpo)를 빼놓을 수 없다. 문어를 구리 냄비에서 익혀 올리브유, 소금, 단 피망이나 매운 고추 등을 곁들여 먹는 요리이다. 사리아의 문어 전문 레스토랑 풀페리아는 역사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후식으로는 시럽이나 달콤한 꿀을 끼얹은 푸딩에 연한 치즈를 넣은 것이나 프레이쇼(Freixo)라고 부르는 계란과 우유로 만든 후식이 유명하다. 늦은 가을이나 겨울에 사리아를 방문하는 순례자라면 군밤을 먹어보라. 사리아의 군밤은 묵주 기도를 세 번 하는 시간만큼 충분히 구워야 맛있다고 한다.


▲ 사리아 시 입구에 서 있는 표지판들 [10:50]


▲ 사리아 거리를 걷고 있는 팀원들 [10:57]


▲ 사리아 신시가지 [11:02]


▲ 길 오른쪽에서 오리들이 놀고 있다 [11:06]


▲ 까미노와 관련이 있는 벽화 [11:08]


▲ 계단을 따라 언덕으로 올라간다 [11:11]


▲ 사리아 공립 알베르게 앞에 도착: 오후 1시에 오픈 [11:27]


▲ 알베르게 옆 카페에서 점심식사 [12:03]


▲ 스페인 특색 요리 하몽 [12:06]


13:17   1시에 문을 연 알베르게에 돌아와 접수를 하고 방과 침대를 배정받았다. 이용료는 6유로. 샤워하고 빨레하고 시내구경을 나갔다. 수퍼에 들러 포도주, 맥주, 과일, 빵, 견과류 등을 구입해 알베르게로 돌아와 식당 식탁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회식을 했다. 우리 팀원만 있으니 정말 좋다. 적당히 휴식을 취한 후 이번에는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일단 근처를 한번 돌아보기로 했는데 알베르게가 줄을 지어 있는 골목 끝에 신시가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다.

  

▲ 사리아 공립 알베르게 침실 [13:17]


▲ 중국인 상점에서 벨트 색 하나 구입 [14:43]


▲ 사리아 공립 알베르게 [15:19]


▲ 알베르게 식당 식탁에서 팀원들과 회식 [15:31]


▲ 사리아에 있는 성당 [19:08]


▲ 광고판 중앙에 태극기와 함께 '환영합니다'라는 글이 보인다  [19:14]


▲ 13세기에 만들어진 살바도르 성당 [19:15]


▲ 전망대에 있는 십자가 [19:17]


19:18   십자가가 서 있는 전망대에서는 사리아의 신시가지가 내려다보였다. 유럽에 있는 대부분의 도시에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구시가지와 새로 생겨난 신시가지가 공존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옛 시가지는 모두 사라지고 현대식 건물만 들어 차 있다. 전통?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결혼식을 예로 들어보자. 신랑과 신부는 양복과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을 올린 후에 다시 한복으로 바꿔 입고 폐백을 드린다. 서양식 결혼에 전통 혼례를 버무려서 죽도 밥도 아닌 결혼식을 탄생시켰다.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갔다. 점심을 간단히 먹었기에 저녁은 순례자 메뉴를 주문했다. 전채 요리는 믹스드 샐러드, 메인 요리는 돼지고기, 디저트는 커피, 여기에 바게트 빵과 포도주는 덤, 풍성한 음식에 맛도 좋으니 하루의 피로가 그냥 풀리는 것 같다. 알베르게로 돌아와 침대에 누우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오늘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했는데 내일도 비소식이 있다. 하늘이 하는 일을 어쩔 수는 없지만 조금만 내리기를 바라면서 10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사리아 신시가지 [19:18]


▲ 아르만디뇨스 반란으로 부너진 성곽에서 남아 있는 탑 하나가 보인다 [19:20]


▲ 사리아 시내 거리 [19:22]


▲ 저녁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 벽에 걸려 있는 포스터 [19:30]


▲ 순례자 메뉴: 믹스드 샐러드 [19:42]


▲ 순례자 메뉴: 돼지고기 [20:00]


▲ 즐겁게 식시 중인 팀원들 [20:21]


▲ 식사를 마치고 알레르게로 돌아오는 중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