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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 길

2017.05.07. [산티아고 순례길 25] 라바날 델 까미노→폰페라다

by 사천거사 2017. 5. 7.


산티아고 순례길 트레킹 25

 

일시: 20175 7일 일요일 맑음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스페인

 코스: 라바날 델 까미노 → 폰세바돈  만하린 → 엘 아세보 → 리에고 데 암브로스 → 몰리나세카 폰페라다

 거리: 32.7km  걸은 거리 568.7km  걸을 거리 295.9km

 시간: 8시간

 회원: 5





06:00   지난 밤은 0시 30분 쯤 잠이 깨어 뒤척이다 다시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6시 10분이다. 침실 밖에서 배낭을 정리하고 알베르게 앞에서 화이팅을 외친 후 마음을 단단히 먹고 출발, 오늘은 400m 정도 해발고도를 높인 후 다시 900m 정도를 내려가야 한다. 게다가 오늘 걸어야 할 거리가 32.7km로 꽤 길다. LE-142 도로를 따라 가던 까미노가 오른쪽으로 나 있는 산길로 바뀌었다. 오솔길 수준의 산길이 계속 이어졌다. 순례자 쉼터가 보인다. 작은 배려의 장소이지만 지친 순례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곳이다.


▲ 적막이 감돌고 있는 라바날 마을 알베르게: 해발고도 1150m  [06:49]


▲ 알베르게 앞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출발 [06:51]


▲ 라바날 데 까미노 마을을 벗어나는 지점 [06:55]


▲ 라바날 마을 쪽에서 해가 떠오르고 있다 [06:57]


▲ LE-142 도로를 따라 진행 [07:03]


▲ 까미노 왼쪽 수로 [07:18]


▲ 순례자 쉼터 [07:28]


▲ 까미노 왼쪽으로 LE-142 도로가 함께 가고 있다 [07:32]


▲ 까미노 오른쪽 순례자 추모비 [07:33]


▲ 햇살이 비치고 있는 까미노 [07:48]


08:01   폰세바돈 마을에 들어섰다. 해발 1439m에 있는 마을이다. 마을 앞에서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왼쪽은 마을로 들어가는 길 오른쪽은 LE-142 도로, 여기서 마을로 들어가는 길을 택했어야 했는데 그만 오른쪽 차도를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고 말았다. 사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마을길과 차도는 나중에 서로 만나게 되어 있었다. 문제는, 차도를 따라가다 오른쪽으로 널찍한 비포장도로가 나 있기에 지름길처럼 보여 선뜻 들어선 것이다.


비포장도로를 따라 잠시 걷다 보니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든 것 같다. 성급히 발걸음을 돌려 왼쪽 사면을 따라 차도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곧 차도 위에 내려섰고 왼쪽으로 폰세바돈 마을을 거쳐 걸어오고 있는 순례자들이 보였다. 휴, 다행이네.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는 말이 그냥 생겨난 게 아니다. 잠시 후 프랑스 까미노 코스에서 아주 높은 곳이라 할 수 있는 해발 1490m, 철 십자가가 서 있는 곳에 도착했다. 고향에서 가져온 돌을 내려놓는 곳이라는데 나는 무엇을 내려놓아야 할까? 질투, 멸시, 미움, 욕심, 시기, 나태, 자만 등등, 내려놓을 게 너무나 많다.  


폰세바돈(Focebadon)


가스트리요 데 로스 폴바사레스를 나와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폰세바돈이 나온다. 오래전부터 버려진 집으로 가득했던 이 마을은 순례자의 수가 증가하며 점점 회복하기 시작해서 몇몇 알베르게가 생겼다. 산속의 위치한 작은 마을이지만 중세 레온의 왕 라미로 2세가 10세기에 회의를 개최했던 곳이었고, 수도원이 만들어지기도 했었다. 그 후 11세기에 수도원장이었던 가우셀모가 순례자를 위한 병원을 세웠고, 그의 이름을 따서 병원과 성당, 수도원의 이름을 바꾸었다. 분수와 종탑 이외에는 현재 남아 있는 것은 없다.


▲ 폰세바돈 마을에 들어섰다: 왼쪽은 마을 길, 오른쪽은 LE-142 도로 [08:01]


▲ 폰세바돈 마을을 벗어나는 지점 [08:07]


▲ LE-142 도로를 따라 올라오고 있는 연 선생님 [08:11]


▲ LE-142 도로를 따라 진행 [08:17]


▲ 도로 왼쪽 풍경 [08:20]


▲ 차도 오른쪽 널찍한 비포장도로에 진입: 길을 잘못 들어섰다 [08:25]


▲ 다시 LE-142 도로에 내려섰다 [08:35]


철 십자가(Cruz de Hierro)


폰세바돈을 지나는 언덕의 정상에 올라가면 가장 상징적인 기념물 중 하나인 철 십자가상이 나타난다. 십자가는 심플한 형태로 오래되어 녹이 잔뜩 슬어 있고, 5미터 정도 높이의 지주에 올라가 있다. 원래 이 언덕의 정상은 선사시대의 제단이 있었고 로마 시대에 길과 교차로의 신이자 죽음의 신인 메르쿠리우스를 모시는 사제들의 제단이 있었다. 로마 여행자들은 메르쿠리우스에게 자칼을 제물로 바쳤고 이 풍습은 갈리시아인들에게 그대로 전해져서 당시 그들이 카스티야를 여행할 때도 자칼을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그 후 가우셀모 수도원장이 이곳에 첫 번째 십자가를 세우면서 중세의 순례자들은 십자가에 경배하며 고향에서 가져온 돌을 봉헌했다. 현대의 순례자들은 고향의 돌을 가져오곤 했던 옛날의 관습을 바꿔서 자신의 물건이나 사진, 쪽지, 기념물 등을 가져온다.


▲ 철 십자가 앞에 모여 있는 사람들 [08:43]


▲ 해발 1490m에 서 있는 철 십자가 [08:43]


▲ 철 십자가 옆에 있는 소성당 [08:46]


08:50   철 십자가를 떠나 만하린으로 내려가는 길, LE-142 도로 옆으로 나 있는 길이 도로와 가까와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한다. 27분 정도 걸려 만하린에 도착했다. 템플 기사단의 깃발로 장식이 되어 있는 사설 알베르게가 반겨준다. 만하린은 해발 1460m에 위치하고 있고 이제 까미노 프랑스길에서 가장 높은 해발 1500m까지 올라가야 한다. 커다란 통신탑이 서 있는 정상에 오르면 시야가 터지면서 주변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오르막은 모두 끝났고 이제부터는 폰페라다까지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 LE-142 도로 오른쪽으로 나 있는 까미노 [08:50]


▲ 비포장길을 따라 내려간다 [09:06]


▲ 길 왼쪽으로 멀리 눈이 덮인 산봉우리가 보인다 [09:12]


▲ 까미노 왼쪽 풍경 [09:12]


만하린(Manjarin)


만하린에서 순례자를 반겨주는 것은 폐허가 되어버린 건물들이다. 이 길을 지나던 오스피탈레로가 폐허가 된 집을 재건하여 순례자용 숙소로 만들었다. 이 숙소는 템플 기사단을 상징하는 장식물로 꾸며져 있다. 숙소 이외에 만하린은 황량한 폐허에 가깝다. 그래서 슬프게 보이는 십자가를 볼 수 있다. 만하린에서 나오는 길 즉, 현재의 고속도로 아래에는 옛날의 까미노가 있는데 바위와 방어벽으로 덮여 있으며 일부만 발굴된 상태다.


▲ 템플 기사단 깃발로 장식된 만하린 마을 사설 알베르게 [09:17]


▲ 물이 나오는 수로 [09:25]


▲ 해발고도가 높아 아직 나무에 잎이 나지 않았다 [09:31]


▲ LE-142 도로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 [09:39]


▲ 까미노 프랑스길에서 가장 높은 해발 1500m에 서 있는 통신탑 [09:44]


09:59   언덕배기 조금 넓은 터에 쉼터를 겸한 간이매점이 있어 간단히 아침을 먹고 가기로 했다. 메뉴가 많지 않아 샌드위치와 커피 주문,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파란 하늘 아래서 먹는 샌드위치와 커피 맛이 일품이다. 차도 오른쪽으로 나 있는 까미노에 들어섰다. 엘 아세보 마을로 내려가는 산길은 그야말로 야생화 천국이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가 까미노 양쪽으로 끝없이 피어 있는데 글자 그대로 꽃길이 따로 없었다. 멀리 보이는 산사면도 온통 꽃으로 덮여 있는 게 보인다.  


▲ 도로 왼쪽 공터에 있는 간이매점에서 샌드위치로 아침식사 [09:59]


▲ 폰페라다 가는 길: 왼쪽은 차도, 오른쪽이 까미노 [10:10]


▲ 까미노 왼쪽 야생화 꽃밭 [10:18]


▲ 도로 건너 먼 산에도 야생화가 덮여 있다 [10:24]


▲ 길 오른쪽에 피어 있는 야생화 [10:29]


▲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 꽃밭 [10:30]


▲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 꽃밭 [10:35]


▲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 꽃밭 [10:41]


▲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 꽃밭 [10:41]


▲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 꽃밭 [10:43]


10:47   야생화 꽃밭이 계속 펼쳐져 있다. 멀리 보이는 산꼭대기에는 눈이 덮여 있는 게 보인다. 눈도 보고 꽃도 보고, 오늘은 눈이 호강을 하는 날인가 보다.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엘 아세보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을 벗어나는 지점에 있는 공동묘지에는 자전거 모양의 추모비가 있느데, 만하린에서 자전거로 내려오다 사고를 당한 독일인 순례자를 추모하는 것이라고 한다. 잠시 도로를 따라 가던 까미노가 다시 산길로 접어들었다. 계속 내리막길이다. 


▲ 계속 모습을 드러내는 야생화 꽃밭 [10:47]


▲ 앞서 걸어가고 있는 남녀 순례자 [10:54]


▲ 눈도 보고 꽃도 보고 [10:59]


▲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엘 아세보 마을 [11:07]


엘 아세보(El Acebo)


엘 아세보의 이름은 켈트의 영향을 받은 이름이다. 이라고 골짜기에서 내려가는 곳에 위치해 있고, 테라스에서 아름다운 경관을 보며 발을 뻗고 쉴 수 있기도 하다. 돌과 석판 지붕으로 만든 전통 집에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발코니가 있으며, 목재로 만든 테라스에서 돌계단을 통해 소박하고 예쁜 길로 내려갈 수도 있다. 엘 아세보는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이어서 지친 순례자를 편히 쉬게 해준다. 엘 아세보는 몇 백 년 동안 가톨릭 왕에 의해 세금과 군대 징집을 면제받았다. 대신 그들은 산티아고로 가는 순례자들이 가는 산 속 길이 눈으로 사라졌을 때 골짜기에 길을 표시하는 말뚝 400쌍을 박아놓아야 했다.


▲ 엘 아세보 마을에 진입 [11:09]


▲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엘 아세보 거리 [11:10]


▲ 엘 아세보 마을을 벗어나는 지점 [11:16]


▲ 도로 위에 적혀 있는 격려의 글 [11:21]


▲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11:30]


▲ 산허리를 따라 뻗어 있는 널찍한 산길 [11:34]


11:38   리에고 데 암브로스 마을 표지판을 지나 산길을 10분 정도 걸어 리에고 마을에 도착했는데 전형적인 산골 마을답게 목가적인 풍경이 물씬 풍겨났다. 우리나라처럼 스페인의 농촌마을이나 산골마을에서도 사람을 찾아보기가 아주 힘들었다. 젊은 사람들은 다 도시로 떠나고 나이 든 사람들만 남아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폐허가 된 집이 많이 보이는 것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다. 리에고 데 암브로스 마을을 지나 몰리나세카로 가는 길, 우리나라에 어디에나 지천으로 피어 있는 애기똥풀 꽃이 보인다. 반갑네.


리에고 데 암브로스(Riego de Ambros)


리에고 데 암브로스는 울창한 밤나무 숲 사이에 있는 전형적인 산속 마을로 목가적인 풍경이 살아있다. 순례자들은 숲에서 더위를 식히고 샘 옆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마을에는 아직까지도 아름다운 전통 시골 건축이 많이 남아 있는데, 목재로 만든 발코니는 엘 아세보에서 본 것과 비슷하다. 마을을 나가는 길을 가다 보면 메루엘로 시내 위에 16세기의 다리가 있다.


▲ 리에고 데 암브로스 마을에 진입 [11:38]


▲ 꼭대기에 눈이 덮여 있는 산봉우리가 계속 보이고 [11:44]


▲ 리에고 데 암브로스 마을에 진입 [11:48]


▲ 산타 마리아 막달레나 교구 성당 [11:51]


▲ 시골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리에고 마을 거리 [11:53]


▲ 스페인 마을에도 애기똥풀이 피었네 [11:58]


▲ 비포장도로를 따라 진행 [12:03]


▲ 잠시 차도를 따라 걷다 [12:11]


▲ 다시 산길에 들어섰다 [12:21]


12:22   왼쪽에 작은 돌로 동그란 모양을 만들어 놓은 게 보인다. 그냥 단순히 만들어 놓은 건가? 작은 언덕을 올라서자 왼쪽으로 산허리를 감아돌아 뻗어 있는 LE-142 도로가 보인다. 몰리나세카 마을 표지판을 지났다. 이제부터는 도로 옆길이다. 산 니콜라스 데 바리 교구 성당을 지나고 메루엘라 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폰페라다까지 가는 길이 멀다고 느껴지는 순례자는 이 역사적인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다. 

 

▲ 길 왼쪽 작은 돌로 만들어 놓은 모양 [12:22]


▲ 앞서 가는 순례자의 모습이 정겹다 [12:31]


▲ 산허리를 감아돌아 나 있는 LE-142 도로 [12:32]


▲ 멸리 몰리나세카 마을이 보인다 [12:37]


몰리나세카(Molinaseca)



까미노 프란세스에서 중세의 외관과 분위기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마을이다. 다리, 문장으로 장식된 집이 많은 마요르 거리와 궁전, 전통 건축 때문에 몰리나세카는 자연스럽게 산티아고 가는 길에 손꼽히는 명소가 되었다. 마요르 거리에는 중세에 만들어진 다리와 까미노 데 산티아고의 분위기를 간직한 발코니와 문장이 있는 전통 건축과 발보아의 저택, 16세기에 만들어진 순례자 병원 등이 모여 있다. 또한 다리가 있는 곳에 자연을 그대로 활용한 수영장이 있어서 이곳 주민과 순례자들이 여름동안 이용할 수도 있다. 여름에 순례를 떠난다면 꼭 수영복을 챙기길 바란다.


이 지역 음식은 식도락을 즐기는 순례자라면 충분히 별 다섯 개를 주고도 남을 정도다. 몰리나세카를 대표하는 여섯 가지 음식이 있다. 포도주, 만사나 레이네타(Manzana Reineta; 사과), 피미엔토(Pimiento; 고추), 보티요(Botillo; 소시지 종류), 세시나(Cecina; 육포), 피라(Pera; 배)가 그것이다. 레스토랑과 선술집에서는 비에르소의 여러 음식들을 즐길 수 있다. 소시지, 육포, 돼지족, 다양한 엠파나다, 구운 고추, 붉은 고기, 양과 염소 고기, 송어, 비에르소식 수프, 이곳 과수원에서 키운 야채, 비에르소 식 문어 요리 등이 유명하다. 또 후식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은 견과류, 로스까 빵, 군밤, 시럽에 재운 밤, 사과파이, 시럽에 재운 무화과, 치즈 등이 있다. 또한 순례자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술로는 비에르소 포도주나 지역에서 빚는 아구아르디엔테(Aguardientes; 증류주의 일종)를 곁들이면 좋다.


▲ 몰리나세카 마을에 진입 [12:47]


▲ 산 니콜라스 데 바리 교구 성당 [12:49]


▲ 안구스티아스 성모의 성소가 보인다 [12:50]


▲ 메루엘라 강 위에 놓여 있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다리 [12:51]


▲ 몰리나세카 마을 거리 [12:54]


▲ 몰리나세카 마을에 있는 십자가상 [12:56]


▲ 몰리나세카 마을 끝부분에 있는 순례자상 [12:57]


13:04   이정표가 보인다. 캄포까지 3km, 폰페라다까지 7km다. LE-142 도로 왼쪽과 오른쪽을 따라 걸어간다. 태양이 내리쬐는 단조로운 길을 걸어가기가 쉽지가 않다. 이미 25km 정도를 걸었고 그늘도 없고 해발고도가 650m 정도라 그런지 무척 덥다. 경사가 조금 있는 언덕을 넘어서자 길이 좌우로 갈라지는데 왼쪽은 캄포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캄포를 거치지 않고 폰페라다로 곧장 가는 길이다. 왼쪽 길에 들어섰다. 오른쪽으로 오늘의 목적지인 폰페라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 캄포 3km, 폰페라다 7km 전 표지판 [13:04]


▲ 도로 왼쪽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는 예쁜 주택들 [13:07]


▲ LE-142 도로 옆을 따라 진행 [13:16]


▲ LE-142 도로 옆을 따라 진행 [13:25]


▲ 캄포와 폰페라다 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 [13:28]


▲ 도로 오른쪽 건물 담쟁이덩굴과 제라늄꽃 [13:31]


▲ 포도나무 뒤로 보이는 주택들 [13:38]


▲ 비포장도로를 따라 진행 [13:40]


▲ 멀리 오늘의 목적지 폰페라다 시내가 보인다 [13:41]


13:44   캄포 마을에 들어섰다. 엘 비에르소 지방의 수도로 풍부한 금광을 보유해 로마시대부터 큰 도시였던 폰페라다의 위성마을이지만 사람을 별로 찾아볼 수 없는 조용한 마을이었다. 도로 위로 양 떼가 지나간다. 우리나라 같으면 자동차가 경적을 울리고 난리일 텐데 여기서는 일상적인 일인지 자동차가 서행을 하면서 양 떼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주었다. 대도시에서나 시골지역에서나 스페인 운전자들에게서 배울 점이 참 많았다. 보에사 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 폰페라다 시내로 들어갔다.


▲ 캄포 마을 표지판 [13:44]


▲ 한적한 캄포 마을 거리 [13:46]


▲ 집 앞에 놓여 있는 화분들: 대부분 제라늄을 기른다 [13:53]


▲ 도로를 활보하고 있는 양 떼 [13:56]


▲ 도로 오른쪽 드론 비행장 [14:05]


폰페라다(Ponferrada)


'철로 만들어진 다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폰페라다는 산업 도시이며 비에르소 지방의 경제적 수도다. 상대적으로 온화한 기후 탓에 농산물 생산이 좋고, 도시에 필요한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현재 도시의 중심지는 로마 시대 이전의 주거지 위에 세워졌다. 폰페라다는 11세기 아스토르가의 주교가 순례자들이 실 강과 보에사 강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다리를 건설하면서부터 발전했다. 페르난도 2세는 순례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이 도시를 템플 기사단에게 맡겼고, 폰페라다는 산티아고로 가는 순례자들을 보호하고 돌보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 때문에 도시에는 템플 기사단의 성벽이 세워졌다.


폰페라다는 마법과 아름다운 풍경, 역사로 가득한 땅인 비에르소 지방을 맛보기에 가장 좋다. 비에르소 지방의 음식은 스페인에서도 아주 훌륭한 편이다. 그리고 비에르소의 수도인 폰페라다는 이 음식을 즐기기에 알맞은 곳이다. 밤 크림으로 구운 쇠고기, 고추를 곁들인 쇠고기, 비에르소식 소시지가 폰페라다를 대표하는 요리이며 여기에 비에르소에서 생산되는 포도주와 후식으로 사과파이를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 오늘의 목적지 폰페라다에 진입 [14:17]


▲ 보에사 강 위에 놓여 있는 다리를 건너간다 [14:20]


▲ 도로 아래 지하도 통과 [14:25]


▲ 중세에 세워진 성 안드레스 성당 [14:29]


14:30   왼쪽으로 템플 기사단의 성(Castillo de los Templarios)이 보인다. 이 성은 12~13세기에 지어진 템플 기사단의 요새다. 이 성은 8000평방미터에 달하는데 일정하지 않은 형태로 총안과 방어용 망루, 맹세의 탑 등이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알베르게는 어디에 있는 거야? 성벽을 따라 올라가도 알베르게는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구글맵을 켜고 알베르게를 찾아갔더니 어라? 팀원들이 벌써 도착해 있었다. 알고 보니, 캄포를 들르지 않고 곧바로 폰페라다로 들어왔단다. 8개의 침대가 있는 방을 배정받아 짐을 정리하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템플 기사단


폰페라다에서 가장 커다란 유산은 기사단의 성채다. 당시 기사들은 세 겹의 성벽에서 세 번의 맹세를 해야 했다. 성벽에 있는 열두 개의 탑은 별자리를 의미했다. 기사단의 가장 중요한 보물인 성배와 성궤에는 전통에 따라 후세의 기사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고 전해진다. 또한 템플 기사단의 기도문 속에는 이 두 보물의 위치를 알려주는 비밀스런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고 전해진다. 페라다에서는 매년 7월 중순 여름의 첫 번째 보름달이 뜰 때 중세의 템플 기사단을 기리며 밤을 보내는 축제를 벌인다. 중세식 복장을 한 사람들이 템플라리오 광장부터 성채까지 행진을 하고, 템플 기사들에게 성배와 성궤를 헌납하는 모습을 재현한다.


▲ 템플 기사단의 성 [14:30]


▲ 템플 기사단의 성 [14:31]


앤시나 바실리카 성모 성당



르네상스 시대에 지어진 라틴 십자가 평면의 성당이다. 1573년 로마네스크 양식 성당이 있던 자리에 다시 지어졌다. 성당의 내부에는 13세기 고딕 양식의 그리스도상이 있다. 수많은 순례자들과 신자들이 성당을 찾는 이유는 이 성당이 떡갈나무의 성모와 템플기사단의 전설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성당 안에는 16세기에 만들어진 비에르소의 수호성인인 엔시나의 성모상이 있다.


▲ 템플 기사단의 성과 앤시나 바실리카 성모 성당 [14:31]


▲ 템플 기사단의 성 [14:36]


▲ 종탑 아래를 통과 [14:36]


▲ 공립 알베르게에 도착 [14:51]


▲ 8명이 함께 사용하는 알베르게 침실 [15:19]


▲ 폰페라다 공립 알베르게 '산 니콜라스 데 플루에' [15:20]


▲ 알베르게 주변 풍경 [15:25]


15:29   시청 광장(Ayuntamiento Plaza)으로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광장 한쪽에 '킹 도네르 케밥 바'라는 터키 음식점이 있어 들어간 후 통닭을 주문했다. 구운 통닭 한 마리가 통채로 나왔는데 맥주 두 잔을 곁들이니 금상첨화다. 오랜만에 포식을 했다. 점심을 먹고 알베르게 앞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했다. 해발고도가 낮아서 그런지 해가 따갑고 날이 덥다. 눈을 들어보니 주변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참 보기에 좋다. 세계 어디에서든 자연이 만들어낸 그림은 모두 명작이다. 알베르게에 들어가보니 처제 부부가 무사히 도착해 있었다.


▲ 터키 음식점 킹 도네르 케밥 바 [15:29]


▲ 폰페라다 시청 건물 [15:41]


▲ 터키 음식점 내부 모습 [15:46]


▲ 점심 메뉴는 통닭 한 마리에 맥주 두 잔 [15:53]


▲ 광장에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는 연 선생님 [16:51]


▲ 주차장 뒤로 보이는 알베르게 [16:56]


▲ 주차장 주변 구름이 낀 하늘 풍경 [16:56]


▲ 주차장 주변 구름이 낀 하늘 풍경 [16:56]


▲ 알베르게 옆에 있는 성당 [16:58]


20:06   시청 광장(Ayuntamiento Plaza)으로 다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점심시간을 지나서 조금 많은 양의 점심을 먹은 탓에 저녁은 간단한 단품으로 먹으려고 했으나, 내용을 모른 채 주문한 음식의 양은 꽤 많았다. 내가 주문한 음식은 스크램블 에그에 햄과 버섯을 넣은 것, 결국 다 먹지 못하고 조금 남겼다. 오랜만에 노천 광장에서 먹은 저녁은 맛도 좋고 분위기도 괜찮아 만족스러웠다. 지금 시각이 9시 30분인데도 노천 광장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가로등이 켜 있는 일을 따라 알베르게로 돌아와 침대에 누우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 알베르게에서 바라본 주택들 [20:06]


▲ 시청 광장에 있는 조형물과 함께 [20:23]


▲ 시청 광장에 있는 조형물 [20:26]


▲ 광장 노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20:41]


▲ 스크램블 에그에 햄과 버섯을 넣은 요리 [21:05]


▲ 식사를 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와인 [21:06]


▲ 늦은 저녁인데도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광장 [21:26]


▲ 저녁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알베르게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