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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제주 올레길

2017.08.20. [제주 올레길 걷기 21] 16코스 고내포구→광령1리

by 사천거사 2017. 8. 20.


제주 올레길 16코스 걷기

  

 ◈ 일시: 2017년 8월 20일 일요일 대체로 맑으나 구름 많음

  장소: 제주 올레길 16코스

  코스: 고내포구 → 남두연대 → 구엄리 돌염전 수산봉 정상 수산저수지 항몽유적지 청화마을  광령1리사무소

 ◈ 거리: 15.7km

  시간: 3시간 52분

  




고내의 작은 포구에서 출발한 길은 해안을 따라 구엄까지 이어진다. 일부 해안길은 작은 오솔길 산책로이고, 일부는 바다와 맞닿은 길, 일부는 해안 도로를 따라 간다. 넓은 소금빌레가 펼쳐진 구엄포구를 지나면 길은 내륙으로 방향을 튼다. 봉긋하게 솟은 수산봉을 향해 마을과 밭길을 지나 수산봉 둘레를 돌면, 커다란 곰솔이 지키고 선 수산의 넓은 저수지에 이른다. 저수지 둑방 위를 가볍게 걸어 마을을 통과하면, 키 큰 나무들이 줄지어 서서 옛 토성 항파두리로 발길을 이끈다. 성을 빠져나가면 아름다운 숲길, 계곡길이 반긴다. 숲을 빠져 나온 길은 이제 마을을 보여주며 종착지 광령에 다다른다.

 

고내에서 구엄까지의 쪽빛 바다, 아직도 하얀 소금기가 햇빛에 빛나는 소금빌레, 낚시꾼들이 한가롭게 세월을 낚는 잔잔한 저수지, 키 큰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는 호젓한 숲, 삼별초가 항전을 벌였던 옛 토성, 제주의 여느 마을과 다를 바 없이 평화롭고 소박한 마을들, 돌담을 두른 밭,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이어 보여주는 길, 제주올레의 열 여섯 번째 길, 고내~광령 올레다. 

 

07:00   오늘은 어제에 이어 올레길 16코스와 17코스를 걷기로 하고 아파트를 나섰다. 오늘도 아들 차를 몰고 출발, 고내포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우주물 앞에 있는 16코스 시작점 안내판에서부터 본격적인 걷기에 들어갔다.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하늘에 구름이 많이 끼어 있어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해안도로를 따라 올레길이 이어졌다. 구름이 많이 끼어 있는 파란 하늘은 바닷물색과 어울려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 아들 아파트에서 내다본 풍경 [07:11]


▲ 고내포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08:02]


▲ 고내포구 아침 풍경 [08:03]


▲ 제주 올레길 16코스 시작점 안내판 [08:04]


▲ 제주 올레 16코스 안내판 [08:04]


▲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했다는 우주물 [08:05]


▲ 아침 햇살이 비치고 있는 고내포구 [08:08]


▲ 길 왼쪽 바다 풍경 [08:08]


▲ 비석에 적힌 글: 애월읍경은 항몽멸호의 땅 [08:11]


08:16   도로 왼쪽으로 올레길이 계속 이어졌다. 차도 옆 자전거 도로를 벗어나 해안을 따라 길이 조성되어 있어 오가는 차량에 따른 위험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괜찮았다. 경사도 별로 없는 오밀조밀한 길을 걸으면서 보는 바다 풍경이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날은 화창하지 않지만 구름이 많이 끼어 있는 하늘과 어울어진 바다 모습도 자연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풍경이다. 지역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했다는 새물이 보인다. 바닷가에 바닷물이 아닌 담수가 솟아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 해안 도로 왼쪽을 따라 계속 진행 [08:16]


▲ 작은 포구 풍경 [08:25]


▲ 제주도의 뗏목 테우 [08:27]


▲ 테우 안내문 [08:27]


▲ 길 왼쪽 바다 풍경 [08:29]


▲ 경사가 별로 없는 산책로 같은 길 [08:37]


▲ 길 왼쪽 바다 풍경 [08:50]


▲ 주민들이 식수원으로 사용했다는 새물 [08:56]


▲ 새물 안내판 [08;56]


08:57   길 왼쪽 해변을 따라 검은 현무암이 계속 펼쳐져 있는 게 보였다. 암반 끝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예전에 소금을 생산하던 구엄리 돌염전을 지나자 구엄포구다. 여기서 올레 16코스는 해안길을 벗어나 오른쪽 구엄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대부분의 제주도 시골 마을이 그렇듯이 이곳도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다. 그래도 바다가 가까운 곳에는 대개 펜션이 자리잡고 있어 사람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1132번 도로를 건너 포장이 된 임도를 따라 걸어간다.


▲ 올레길 왼쪽 해변을 따라 펼쳐져 있는 현무암 [08:57]


▲ 현무암 암반 끝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들 [09:06]


구엄리 돌염전


구엄리포구 옆 해변에는 넓은 현무암 암반이 길게 펼쳐져 있다. 구엄리 돌염전이다. 이곳의 돌염전은 고려 말 삼별초의 항쟁 때 삼별초가 애월읍 고성리 항파두리에 주둔할 당시부터 엄장포 또는 엄장이라고 불려졌던 것으로 보아 그 당시부터 소금을 생산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소금빌레’라 불리는 이 돌염전은 해안가에 널려 있는 돌 암반을 이용해 소금을 구워내던 선조들의 지혜가 배어 있는 곳이다. 이곳의 소금은 품질이 우수하고 맛이 좋은 천일염으로 산간 지역에서 나오는 농산물과 물물교환했다. 그러나 돌영전은 1950년대에 이르러 염전으로서의 역할을 더 이상 못하게 되었다니 아쉽기만 하다.


▲ 길 왼쪽 구엄리 돌염전 [09:09]


▲ 구엄리 돌염전 표지석 [09:09]


▲ 구엄포구 앞 삼거리에서 오른쪽 마을로 진입 [09:10]


▲ 구엄마을 도로를 지나간다 [09:18]


▲ 펜션인가? 아니면 주택인가? [09:20]


▲ 올레길 왼쪽 간이 매점 [09:26]


▲ 1132도로를 건너간다 [09:28]


▲ 포장이 되어 있는 임도따라 진행 [09:32]


09:32   수산봉 오름 올라가는 길 들머리에 도착했다. 경사가 조금 있는 길을 따라 꼭대기에 올라서자 시(詩)가 적힌 비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누가 쓴 시지?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와 같은 시비가 올레길을 따라 수십 개가 계속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 중 몇 명이나 그 많은 시비에 새겨져 있는 시를 읽어볼지 아주 궁금하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무용지물에 돈만 들인 것 같다. 수산봉을 내려가자 수산저수지가 나타났고 한창 열매가 익어가고 있는 감귤나무 밭 사이로 올레길이 이어졌다. 


▲ 수산봉 오름 올라가는 길 들머리 [09:32]


▲ 수산봉 오름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09:34]


▲ 수산봉 오름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09:38]


▲ 수산봉 꼭대기에 있는 시비 [09:41]


▲ 수산저수지 앞: 제주 올레 16코스 7km 지점 표지판 [09:48]


▲ 하늘과 물 색깔이 같은 수산저수지 [09:49]


▲ 수운교수산지부 입구 [09:53]


▲ 감귤나무에는 귤이 주렁주렁 [10:05]


▲ 여기도 시비가 있네 [10:11]


10:14   제주 올레 9km 지점 표지판을 지났다. 들판길을 10분 정도 걸어 예원동복지회관 앞에 도착했고 8분 후 1136 도로 예원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오른쪽으로 장수물 이정표가 보인다. 임도를 따라가던 길이 야트막한 산으로 들어갔다. 데크로 조성한 길을 따라 작은 언덕을 하나 넘으니 항파두리 항몽유적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몽고에 저항한 삼별초 군대가 머물었던 군사기지인 항파두리성은 외성과 내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금도 발굴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 제주 올레 9km 지점 표지판 [10:14]


▲ 마을을 이어주는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 [10:18]


▲ 수산리 예원동복지회관 [10:23]


▲ 물곤밭 마을 버스승강장 [10:29]


▲ 1136 도로 예원교차로 [10:31]


장수물


항파두리 토성의 서쪽에 있으며, 물이 솟아 흐르는 주변에는 바위들이 둘러져 있으며, 주변에는 소나무가 많이 있다. 장수물은 원래 횃부리 또는 횃부릿물이라고도 불려왔던 곳이다. 횃부리는 ‘화()’의 다른 소리인 ‘홰’에 ‘어떤 물건의 끝이 뾰족한 부분’을 이르는 ‘부리’가 결합된 말로 추정된다. 삼별초와 관련하여 김통정 장군이 관군에 쫓기다가 성을 뛰어넘었는데 그 때 팬 발자국에서 솟는 물이라는 전설이 남아있는 곳으로 장수발자국이라고도 불린다. 장수물 옆 남쪽에 있는 작은 물통은 아기업개가 밟은 물로서 아기발자국이라고도 한다. 현무암 암반 중앙에 가로 40㎝, 세로 60㎝, 깊이 20㎝ 정도의 신발 자국처럼 파였다. 그러나 삼별초군의 사용 여부는 확실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은 식중독의 염려로 이 물을 먹을 수 없다는 경고문이 있다.


▲ 장수물 표지판 [10:34]


▲ 임도를 따라 진행 [10:37]


▲ 데크 길 시작 [10:45]


▲ 데크 길을 따라 진행 [10:45]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항파두리성은 강화도에서 진도로, 다시 제주도로 건너와 몽고에 저항한 삼별초가 머물던 군사기지이다. 1231년 몽고가 쳐들어오자 고려 왕조는 해도입보의 전략에 따라 강화도로 천도를 하게 된다. 이후 40년 동안 원나라에 저항했으나 결국은 강화조약을 맺고 개경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삼별초는 이에 반대하고 계속 싸울 것을 주장하며 진도로 기지를 옮긴다.

진도에서 용장산성을 만들고 대항하던 삼별초는 얼마 되지 않아 여몽연합군에 의하여 패하게 되고 다시 한 번 근거지를 옮기게 되면서 선택한 곳이 제주도이다. 이를 미리 간파한 고려 조정은 제주도에 먼저 군대를 파견하였으나 삼별초의 선봉대가 이를 격파하고 내성을 비롯해 외성과 건물들을 세운 곳이 바로 항파두리성이다. 이곳에 머물며 일본을 정벌하려는 원나라의 계획을 방해하는 등 남해안의 해상권을 장악하며 항쟁을 계속하였으나 곧이어 대규모의 여몽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패하며 삼별초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삼별초가 여몽연합군에 맞서 최후의 일전을 벌이던 곳인 항파두리성에 기념비를 세우고 돌로 쌓은 내성과 흙으로 만든 외성을 복원해 놓았다.

전시관이 있어 삼별초의 역사와 이곳에서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다. 안에는 삼별초 대장 김통정 장군이 밟은 자리에서 솟아났다는 우물인 장수물이 있는데, 이야기대로 사람이 밟아서 만들어진 듯한 모양새가 눈길을 끈다. 이 우물을 마시면 장수한다는 이야기가 이 지역에 전해지고 있으나 지금은 마시지 못한다. 그 밖에도 장교들이 마셨다는 옹성물과 병사들이 마셨다는 구시물, 화살 연습할 때 표적으로 사용했다고 하는 살 맞은 돌, 건물의 주춧돌로 사용되었을 돌쩌귀 등을 볼 수 있다.


▲ 발굴작업이 진행 중인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10:48]


10:53   길 왼쪽에 넓은 코스모스 꽃밭이 펼쳐져 있다. 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는 무리지어 피어 있으면 장관을 이룬다. 그런데 문제는 코스모스의 키가 크다는 것이다. 까치발을 들어도 넓은 코스모스 꽃밭의 윗부분 일부만 보일 뿐, 꽃밭 전체가 만들어내는 멋진 풍경을 볼 수 없어 조금 안타까웠다. 몇 군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대나 단을 만들어놓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고성숲길을 지나 마을과 들판 사이로 나 있는 길을 계속 걸어간다.


▲ 길 왼쪽에 펼쳐져 있는 코스모스 꽃밭 [10:53]


▲ 제주 올레 16코스 중간 스템프를 찍는 곳 [10:55]


▲ 한적한 고성숲길 [10:59]


▲ 그림 같은 집들이 보이고 [11:07]


▲ 소나무 숲길도 지나간다 [11:10]


▲ 여기는 마을길 [11:19]


▲ 차도를 건너간다 [11:29]


▲ 들판 사이로 나 있는 길 [11:34]


11:37   청화마을 입구 버스 승강장 앞에 지났다. 향림사 앞에 제주불교 성지순례길 안내판이 서 있는 게 보였다. 우리나라에는 참 길도 많다. 각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데 문제는 관리, 처음에 의욕적으로 만들었다가 사람이 찾지 않아 관리가 엉망인 채 방치되어 있는 길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광령초등학교 옆을 지나간다. 운동장에 깔려 있는 파란 잔디가 참 보기에 좋다. 대도시에 있는 학교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풍경이다. 제주 올레 16코스 도착점이자 17코스 시작점인 광령1리 사무소 앞에 도착, 이렇게 해서 오전 일정으로 계획했던 올레길 16코스 걷기는 무사히 끝이 났다.


▲ 청화마을 입구 버스 승강장 [11:37]


▲ 소박한 분위기의 작은 제주루터교회 [11:42]


▲ 제주불교 성지순례길 중 보시의 길 안내판 [11:44]


▲ 길 왼쪽 향림사 [11:45]


▲ 제주 올레 16코스 마감 700m 전 이정표 [11:46]


▲ 천연 잔디 운동장을 갖고 있는 광령초등학교 [11:51]


▲ 광령1리사무소 앞에 있는 17코스 시작점 안내판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