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달산-갈곶산 산행기
◈ 일시: 2017년 8월 5일 토요일 / 맑음, 폭염
◈ 장소: 선달산 1236m / 갈곶산 966m / 강원 영월
◈ 코스: 오전약수탕 → 박달령 → 1246봉 → 선달산 → 늦은목이 → 갈곶산 →
늦은목이 → 큰터골 → 사기점 → 생달마을
◈ 거리: 14.74km
◈ 시간: 4시간 40분
◈ 회원: 청주 토요산악회 안내 산행
07:30 오늘은 토요산악회에서 안내하는 선달산 산행에 참가하는 날이다. 백두대간 위에 솟아 있는 선달산 아래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오전약수 관광지가 있다. 청주의료원 앞을 출발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북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폭염의 날씨다. 평택제천고속도로 천등산휴게소에 들른 버스가 풍기나들목에서 중앙고속도로를 벗어나 931번 지방도를 따라 달리다 소수서원 주차장에 들른 후, 다시, 931번, 915번 지방도를 따라 산행 들머리가 있는 오전약수 관광지를 향해 달려갔다.
▲ 평택제천고속도로 천등산휴게소 [08:44]
▲ 소수서원 주차장 [09:48]
10:35 오전약수 관광지 주차장에 버스가 섰다. 주차장 위 도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니 주상절리 같은 조형물 앞에 분수가 위로 솟구치고 있었다. 산행 들머리가 어딘가? 일단 조형물 왼쪽으로 나 있는 데크 계단을 따라 올라가보기로 했다. 데크 계단 위는 넓은 공간인데 무슨 공연장처럼 꾸며져 있었다. 언덕 위에 있는 주택 오른쪽으로 돌아가니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어 들어섰는데 그 길은 주택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이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없나? 발걸음을 돌려 내려오면서 왼쪽을 보니 어허, 표지기가 잔뜩 매달려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빙고! 저기가 바로 길이구나.
오전약수탕
오전약수탕이 있는 마을은 예전에 쑥밭이란 뜻에 애전(艾田)으로 불리던 곳인데 이 쑥밭이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두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이 지역이 물이 합수되는 지역이라 하천이 범람하여 항상 늪지대였기에 그런 뜻으로 수전(水田)이라 하였는데, 다른말로 쑤뱅이라 불리던 것이 쑥밭으로 변경되었다는 설이 있고, 또 하나는 이곳 약수물이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고 하여 문둥병 환자들이 약수를 먹고 몸을 씻고 이 지역에 있는 쑥으로 피부에 뜸을 뜨고 달여먹고 하여 병을 고쳤다는 말이 전해 내려오고 있어 쑥밭이라 불리웠다 한다.
전설에 의하면 오전 약수터는 물야면 오전리 후평장과 춘양 서벽장을 드나들며 장사를 하던 봇짐장수(褓負商) 곽개천이라는 사람이 서벽장을 보고 주실령을 넘어 후평장으로 가던 어느날 쑥밭에서 잠이 들었는데, 꿈에 산신령이 나와 이르기를 "네 옆에 만병을 통치할 수 있는 약수가 있다"고 하였다. 잠에서 깨어 옆을 보니 과연 약물이 솟고 있었고, 조선 제9대 성종(1469 ~ 1494)때 발견된 이 약수는 이듬해 가장 물맛이 좋은 약수를 뽑는 대회에서 전국 최고의 약수로 뽑혔다고 한다. 이 약수는 탄산성분이 많아 톡쏘는 맛이 일품이며 주요성분은 유리탄산, 망간, 마그네슘이온, 염소, 중탄산, 칼슘이온, 철분으로 위장병과 피부병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편, 오전약수탕 주변 등산로는 백두대간 구간으로 최근에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고 있고 맥반석 찜질방이 있어 약수샤워도 즐길 수 있다.
▲ 오전약수 관광지 주차장에 버스 정차 [10:35]
▲ 오전약수 관광지 표지석 [10:35]
▲ 도로 갈림길에서 왼쪽 언덕길로 진행 [10:39]
▲ 주상절리 모양의 조형물 앞에 설치되어 있는 분수 [10:42]
▲ 언덕에 올라서서 내려다본 공연장(?) [10:44]
▲ 입간판에 '맥섬석 체험실'이라고 적혀 있는데 [10:47]
▲ 낡은 산행 안내도가 보이고 [10:47]
▲ 나뭇가지에 잔뜩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0:48]
10:49 이정표를 지났다. 오전약수터까지 거리가 80m란다. 본격적인 산길에 들어섰다. 그런데 길이 조금 이상하다. 산행로가 능선 위에 나 있지 않고 양쪽 사면 사이에 만들어져 있는 것이었다. 마치 아주 좁은 계곡을 따라 걷는 것 같기도 하고 수로를 따라 걷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것 참 희안하게 생긴 길이네. 오전약수탕에서 박달령으로 올라가는 길은 계속 오르막이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오르막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 '오전약수터 80m'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 [10:49]
▲ 본격적인 산길에 진입 [10:54]
▲ 사면 사이로 나 있는 산행로 [11:04]
▲ 무슨 수로를 걸어가는 것 같다 [11:10]
▲ 사면을 가로질러 나 있는 길 [11:19]
▲ 대부분이 오르막길이다 [11:24]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구간 [11:26]
▲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길 [11:28]
11:30 이정표가 서 있는 임도에 올라섰다. 2분 후 도착한 박달령, 쉼터용 정자가 있고 거대한 표지석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오늘 산행 코스 중 박달령에서 갈곶산까지는 백두대간에 속한다. 2008년 8월 백두대간 종주를 할 때 고치령에서 도래기재까지 비를 맞으며 걸은 게 생각난다. 그게 벌써 9년 전의 일이네. 일단 박달령에 올라서면 산행은 쉬워진다. 급한 오르막도 없고 길도 잘 나 있어 건들건들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 한 마디로 신선놀음이다.
▲ 임도 위에 서 있는 이정표 [11:30]
▲ 임도 따라 박달령으로 진행 [11:30]
▲ 박달령에 서 있는 이정표 [11:32]
▲ 백두대간 박달령 표지석 [11:32]
▲ 박달령 바로 위에 있는 헬기장 [11:33]
▲ 약간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 [11:39]
▲ 긴급구조 신고 표지판 [11:51]
▲ 통나무 계단길 [11:53]
▲ 경사가 조금 있는 오르막길 [11:57]
11:58 이정표와 벤치가 있는 봉우리에 도착했는데 선달산 정상까지 3.6km가 남았다고 적혀 있다. 시간도 그렇고 해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고 상을 차렸다. 상? 김밥 한 줄과 물 한 병이 전부인데 무슨 상? 산에 오면 늘 점심으로 먹는 김밥 한 줄이지만 나에게는 더 바랄 게 없는 최고의 점심 메뉴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출발,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기는 하지만 길은 걷기에 아주 좋다. 그런데 날은 덥다. 아주 가끔 바람이 불어주기는 하지만 무척 덥다. 옷은 벌써 오래 전에 땀에 흠뻑 젖었다.
▲ 이정표와 벤치가 있는 봉우리: 점심을 먹은 곳 [11:58]
▲ 점심 먹고 출발 [12:14]
▲ 오르막 통나무 계단길 [12:19]
▲ 긴급구조 신고 표지판 [12:25]
▲ 벤치가 있는 쉼터 [12:35]
▲ 이름이 없는 봉우리 [12:45]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 [12:48]
▲ 선달산 옹달샘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2:55]
12:55 산행로 주변에 동자꽃과 이질풀꽃이 다투어 피어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여름철에 피는 야생화는 종류가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이다. 그 중에서 주황색 동자꽃과 보라색 이질풀꽃은 꽃 모양도 분명하고 색깔도 이쁘기 때문이 특히 눈에 띈다. 선달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경사가 약간 있기는 하지만 크게 힘이 드는 코스는 아니다. 해발 1236m 선달산 정상에 도착, 정상 표지석은 9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사진 찍고 정상 출발, 이제 해발 800m의 늦은목이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 동자승의 슬픈 사연이 서려 있는 동자꽃 [12:55]
▲ 경사가 약간 있는 오르막길 [12:58]
▲ 설사를 멎게 한다는 이질풀에 꽃이 피었다 [13:01]
▲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 [13:06]
▲ 선달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3:11]
▲ 해발 1236m 선달산 정상에서 [13:17]
▲ 해발 1236m 선달산 정상에서 [13:17]
▲ 경사가 없는 걷기 좋은 길 [13:21]
13:21 용운사 2.6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해발 800m의 늦은목이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30분 정도 걸려 늦은목이에 도착했는데 표지판에 여러 개 서 있는 게 보였다. 뭐지? 살펴 보니, 늦은목이부터 마구령으로 가는 길은 소백산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여러 가지 안내판을 세워놓은 것이었다. 시간적 여유도 있고 해서 1km 떨어진 곳에 있는 갈곶산을 다녀오기로 하고 다시 오르막길에 접어들었다. 늦은목이에서 해발 966m의 갈곶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데에는 22분이 걸렸다.
▲ 용운사 2.6km 전 이정표 [13:21]
▲ 계속 이어지는 내리막길 [13:28]
▲ 늦은목이 900m 전 이정표 [13:36]
▲ 늦은목이로 내려가는 길 [13:48]
▲ 해발 800m 늦은목이에 서 있는 이정표 [13:51]
▲ 늦은목이에서 마구령으로 가는 길은 소백산국립공원에 속한다 [13:51]
▲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 [13:59]
▲ 갈곶산 500m 전 이정표 [14:02]
▲ 갈곶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4:10]
14:13 해발 966m 갈곶산 정상에 올랐다. 표지석은 없고 이정표가 정상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갈곶산 정상에서는 봉황산을 거쳐 부석사로 내려갈 수 있는데 국립공원 당국에서 통행금지 구간으로 묶어놓았다. 발걸음을 돌려 다시 늦은목이로 내려왔다. 이제 오전리 생달마을로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잘 닦여진 길을 휘적휘적 걸어가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산행도 거의 끝나가겠다, 길도 좋겠다, 어찌 발걸음이 빠르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 해발 966m 갈곶산 정상에서 [14:13]
▲ 늦은목이 500m 전 이정표 [14:24]
▲ 늦은목이에 다시 내려왔다 [14:31]
▲ 생달마을을 향해 늦은목이 출발 [14:33]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구간 [14:35]
▲ 소나무 군락지 [14:37]
▲ 걷기 좋은 길 [14:38]
▲ 소나무 군락지 [14:41]
14:46 산길을 마감하고 시멘트 포장도로에 내려섰는데 왼쪽으로 용운사 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계곡을 따라 나 있는 포장도로를 계속 걸어간다. 물이 흐르고 있는 계곡에는 평평한 곳마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음식을 나눠먹으며 피서를 하고 있었다. 누구는 땀에 흠뻑 젖어 힘들게 길을 걷고 있는데 누구는 시원한 그늘에서 계곡물에 발을 담군 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고... 물론 내가 사서 하는 고생이니 뭐라고 할 말은 없지만 조금 부럽기는 하다.
30분 가까이 포장도로를 걸어 버스가 서 있는 물야저수지 앞에 도착, 배낭을 내려놓고 다리 아래로 내려가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더니 피로가 확 가시는 것 같다. 그런데 후미는 왜 이렇게 안 내려오는 거야. 우리는 갈곶산을 왕복하고도 3시 15분에 내려왔는데 5시가 지난 지금까지도 못 내려오다니... 산악회에서 뒤풀이 음식으로 제공한 닭백숙을 맛있게 먹고 6시 출발, 청주에 도착한 시각이 9시, 이렇게 해서 오전약수탕 위 백두대간에 솟아 있는 선달산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 산길을 마감하고 포장도로에 올라서면 만나는 이정표 [14:46]
▲ 외씨버선길 안내판 [14:47]
▲ 피서객이 타고 온 차량들이 보인다 [14:53]
▲ 백두대간 봉화 선달산 표지석: 선달산 정상은 영월에 속한다 [14:53]
▲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14:58]
▲ 상운사 가는 길 이정표 [15:02]
▲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 [15:09]
▲ 생달마을 물야저수지 앞 도로변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5:15]
▲ 중앙고속도로 단양휴게소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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