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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 길

2017.05.02. [산티아고 순례길 20] 엘 부르고 라네로→만시야 데 라스 뮬라스

by 사천거사 2017. 5. 2.


산티아고 순례길 트레킹 20

 

일시: 20175 2일 화요일 맑음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스페인

 코스: 엘 부르고 라네로 → 렐리에고스 → 만시야 데 라스 뮬라스

 거리: 18.7km  걸은 거리 447.5km  걸을 거리 417.1km

 시간: 4시간 24

 회원: 5






06:00   지난 밤에는 중간에 두 번 잠에서 깼다. 오늘 걸을 까미노는 거리가 18.7km에 불과하고 고도 차이도 거의 없어 쉬어가는 날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6시 기상, 배낭을 꾸린 후 알베르게 주방에서 달걀, 우유, 카스테라, 시리얼, 사과, 토마토 등으로 아침을 먹었다. 푸짐하다. 아침을 먹고 알베르게를 나오는데 봉사자 할머니가 순례자들을 일일이 안아주면서 축복을 해주신다. 사람 살아가는 정이라는 게 이런 건가. 눈물이 핑 돈다. 오늘 걸을 까미노는 처음부터 끝까지 LE-6615 차도 왼쪽을 따라 나 있는 보행자 도로다. 아침에 구름이 많이 끼어 일출 모습은 볼 수 없었다.


▲ 알베르게 주방에서 아침 식사 [06:40]


▲ 푸짐한 아침 먹거리 [06:42]


▲ 엘 부르고 라네로 공립 알베르게 출발 [07:09]


▲ 지난 밤을 보낸 알베르게 건물 [07:09]


▲ 알베르게 앞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07:11]


▲ 길 왼쪽으로 보이는 늪지 [07:15]


▲ 만시야 데 라스 뮬라스 가는 길 이정표 [07:15]


▲ LE-6615 도로를 따라 진행 [07:17]


▲ 길 왼쪽으로 보이는 공동묘지 [07:23]


▲ LE-6615 도로 왼쪽 보행자 도로를 따라 진행 [07:28]


07:36   도로 옆에 서 있는 십자가 옆을 지났다. 까미노로 이용되고 있는 보행자 도로 왼쪽에는 플라타너스가 가로수로 심어 놓았는데 이곳 역시 동해를 입어 잎이 모두 말라버렸다. 자연이 하는 일을 인간이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플라타너스 입장에서 보면 참 황당무계한 일임에 틀림없다. 한편, 다른 나뭇잎들은 말짱한데 플라타너스 잎만 동해를 입은 것을 보면 플라타너스 잎이 그 만큼 추위에 약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봄철에도 보면 플라타너스 잎이 다른 나무의 잎보다 늦게 돋아난다. 나무는 추위에 강하다는데 잎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 까미노 왼쪽에 서 있는 십자가 [07:36]


▲ 구름 때문에 오늘 일출 광경은 별로다 [07:37]


▲ LE-6615 도로 왼쪽 보행자 도로를 따라 진행 [07:42]


▲ LE-6615 도로 왼쪽 보행자 도로를 따라 진행 [07:52]


▲ 구름 모양이 그런대로 보기에 좋다 [07:53]


▲ 비행기들이 하늘에 그어놓은 선 [07:54]


▲ LE-6615 도로 왼쪽 보행자 도로를 따라 진행 [08:07]


▲ 미류나무 군락지 [08:09]


▲ 길 왼쪽 흙으로 된 담장 [08:17]


▲ 미류나무가 서 있는 풍경 [08:28]


08:30   길 왼쪽에 까미노 순례자들을 위한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엘 부르고 라네로에서 렐리에고스까지 12.8km 구간에는 쉬어갈 만한 마을이  없어 휴식을 하려면 순례자를 위한 쉼터를 이용해야 한다. 20분 넘게 걸어 비야마르코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마을 안까지는 거리가 1.5km 정도 된다. 마을에 음식을 먹을 곳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왕복 3km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엘 부르고 라네로를 떠나기 전에 먹거리를 준비하는 게 좋다. 길 왼쪽으로 펼쳐져 있는 밀밭 사이로 열차가 지나가고 있는 게 보인다.


▲ 순례자를 위한 쉼터가 보인다 [08:30]


▲ LE-6615 도로 왼쪽 보행자 도로를 따라 진행 [08:34]


▲ 멀리 보이는 곳은 비야마르코 마을 [08:50]


▲ 비야마르코 마을 표지판 [08:52]


▲ 비야마르코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십자가 [08:52]


▲ 밀밭 뒤로 보이는 비야마르코 마을 [08:53]


▲ 수로 위에 놓여 있는 다리가 보인다 [09:04]


▲ 다리 위에서 바라본 수로 [09:05]


▲ 밀밭에 물을 뿌려주고 있는 모습 [09:10]


▲ 왼쪽으로 철로를 달리고 있는 기차가 보인다 [09:16]


09:20   NE-6615 도로 왼쪽 보행자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철도 아래를 지난 후 30분 가까이 걸어 렐리에고스 마을에 도착했다. 이 지역에는 포도주 저장고로 이용하기 위해 사람들이 파놓은 굴이 많이 남아있는데, 오늘날에는 이 지역에서 포도주를 생산하지 않아 거의 대부분 방치되어 있다. 처음 그런 굴을 보았을 때 포도주 저장고인 줄은 생각도 못하고 빈민들이 살던 집인 줄 알았다. 마을 안에서는 목재 골조에 벽돌과 흙으로 지어 아랍식 지붕을 얹은 오래된 전통 건축물을 볼 수 있다. 마을을 벗어나서도 까미노는 계속 차도 옆 길을 따라 이어졌다.


▲ LE-6615 도로 왼쪽 보행자 도로를 따라 진행 [09:20]


▲ 철도 아래를 통과 [09:22]


▲ 미류나무를 재배하는 곳 [09:27]


▲ 자전거 순례자가 까미노를 달리고 있다 [09:32]


▲ 미류나무 재배단지가 보인다 [09:33]


▲ 길 왼쪽에 서 있는 십자가 [09:43]


▲ 렐리에고스 마을 입구에 있는 알베르게 [09:48]


▲ 렐리에고스 마을에 진입: 오른쪽으로 보이는 것이 포도주 저장고 [09:50]


▲ 아주 조용한 렐리에고스 마을 거리 [09:54]


▲ LE-6615 도로 왼쪽 보행자 도로를 따라 진행 [09:59]


▲ 까미노 왼쪽 풍경 [10:03]


10:10   새로 건설하고 있는 도로 위로 새로운 차도가 생겨났다. 땅이 워낙 넓다보니 스페인도 도로 내는 일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스페인 도로를 차로 달려본 소감은? 도로 상태가 정말 좋았다. 우리나라 도로는 패인 곳을 때운 흔적이 여기 저기 있어 차가 덜컹거리는 경우가 많지만 스페인 도로는 유리알처럼 말끔해서 아주 편안했다. N-601 도로 위를 건너간 까미노가 이번에는 운하를 건너갔다. 만시야 데 라스 뮬랴스 마을이 지척이다.   


▲ 기존 도로 오른쪽으로 새로운 도로가 생겼다 [10:10]


▲ 새로 건설 중인 도로 [10:12]


▲ 밀밭용 관개 기구가 보인다 [10:17]


▲ LE-6615 도로 왼쪽 보행자 도로를 따라 진행 [10:24]


▲ 도로를 달려가고 있는 자전거 순례자들 [10:37]


▲ 길 왼쪽 밀밭 풍경 [10:42]


▲ 길 왼쪽 조형물 [10:50]


▲ 만시야 데 라스 뮬라스 마을 입구 십자가 [10:52]


▲ 운하 건너 만시야 데 라스 뮬라스가 보인다 [10:56]


11:12   만시야 데 라스 뮬랴스 입구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후미가 오기를 기다렸다. 이 마을은 농경지대와 레온 산악지대의 상인, 목축업자, 농민들의 중요한 시장이 있던 시절에는 성당이 7곳, 수도원이 2곳, 병원이 3곳이나 있던 도시다. 그러나 지금은 성당 2곳이 남아 있을 뿐이다. 11시 30분 쯤 공립 알베르게에 도착해보니 문을 여는 시간이 12시 30분이다. 알베르게 입구에 배낭을 내려놓고 시내구경에 나섰다. 마침 장날이라 그런지 광장에는 장이 펼쳐져 있었다.  


만시야 데 라스 뮬랴스(Mansilla de las Mulas)


만시야 데 라스 뮬라스를 둘러싼 포르마 평원과 에슬라 평원에는 포도밭을 포함한 온갖 종류의 과수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순례자는 며칠 동안 걸어온 불모지 같은 길의 단조로움을 벗어날 수 있다. 이 도시는 레온 왕국과 카스티야 왕국 사이에 있다는 점 때문에 중세 시대까지는 방어 도시의 역할을 했었다. 또한 아스투리나스의 산악 지역과 티에라 데 캄포스, 원래의 오래된 까미노 데 산티아고 사이에서 상업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했었다. 과거의 유산은 거의 남아 있지 않으나, 돌로 포장된 거리와 중세풍의 아름다운 발코니가 있는 집은 당시의 풍요로움을 보여준다.


이 마을에서는 매년 7월 마지막 주에 중세식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기간 동안에는 도시 전체가 옛날로 돌아가 중세식 의상을 입고 전통 음식을 먹으며 중세 기사들의 결투를 재현한다. 또한 8월의 마지막 주에는 산 페르민 축제와 함께 스페인을 대표하는 ‘토마토 축제’(Feria del Tomate)가 열린다. 이미 세계인에 널리 알려진 ‘토마토 축제’(La Tomatina)는 팔렌시아의 작은 마을인 부뇰(Bunol)이 유명하다. 그렇지만 아쉬운데로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의 토마토 축제에서도 토마토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토마토 싸움을 즐길 수 있다. 산 마르틴 축일에는 추수한 곡식으로 지역 음식을 즐기는 축제가 열린다.


▲ 만시야 데 라스 뮬라스 입구에서 후미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중 [11:12]


▲ 후미가 도착해 마을 안으로 진입 [11:24]


▲ 만시야 데 라스 뮬라스 표지판 [11:28]


▲ 만시야 시내에 있는 십자가 [11:29]


▲ 만시야 시내에 있는 성당 [11:33]


▲ 만시야에 있는 공립 알베르게 도착 [11:35]


▲ 만시야 데 라스 뮬라스 공립 알베르게 앞에 배낭 진열 [11:37]


▲ 수퍼마켓 앞에 진열되어 있는 과일들 [11:40]


11:42   장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시골장과 흡사했다. 장이 매일 서는지 아니면 우니나라처럼 정기적으로 서는지는 잘 모르겠다. 간단히 장구경을 하고 알베르게 앞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혼합 샐러드와 돼지고기, 와인 등으로 포식을 하고 알베르게로 돌아와 접수를 하고 방을 배정받았다. 이용료 5유로, 침대 선택은 선착순이었다. 샤워하고 빨레하고 오랜만에 아내, 선우와 보이스톡으로 통화를 했다. 목소리 들으니 반갑네.


오늘은 처음 보는 한국인들이 여러 명이다. 한국인 남자 한 명이 자랑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자기 친구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20일에 걷기로 하고 첫 날 생장에서 출발해 하룻만에 피레네 산맥을 넘어 팜플로냐까지 갔단다. 엥? 뭔 소리여? 생장에서 팜플로냐까지 66.7km인데 하루에 갔다고? 그러면서 자기도 오늘 사아군에서 출발했는데 레온까지 가려다 말았다고 한다. 사아군에서 레온까지는 거리가 57km 정도 된다. 가능할까? 그 말을 한 남자는 다리를 주무르며 연신 '아이구 다리야'를 연발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내가 속으로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냥 상상에 맡기기로 한다.


바(bar)에서 맥주 한 잔 하고 저녁을 먹으러 알베르게 주방으로 갔더니 세상에, 처제가 밥을 짓고 찌개를 끓이고 삼겹살을 구워놓았다. 여기에 포도주 2병, 딸기와 양파가 곁들였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오랜만에 밥과 삼겹살로 정말 맛있는 저녁을 먹고 침실로 돌아왔는데 6명이 묵는 방에 더 이상 순례자들이 들어오지 않아 우리 팀원 3명만 사용하게 되었다. 모처럼 다른 사람 눈치 안 보고 마음껏 활동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내일은 레온 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레온으로 가는 날이다. 이제 내일을 위해 침낭 속으로 들어갈 시간이다.  


▲ 만시야 시내 광장에 장이 섰다 [11:42]


▲ 무슨 채소 묘를 판매하는 중 [11:44]


▲ 여기는 과일을 판매하는 곳 [11:46]


▲ 알베르게 앞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식사 [12:17]


▲ 점심식사 메뉴: 혼합셀러드, 돼지고기, 와인, 빵, 물 등 [12:25]


▲ 알베르게 벽을 장식하고 있는 화분들 [13:48]


▲ 스페인은 과일 가격이 무척 저렴하다: 체리도 실컷 먹고 [14:06]


▲ 알베르게 마당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팀원들 [14:08]


▲ 공립 알베르게 침실 [17:24]


▲ 알베르게 식당에서 저녁식사: 밥, 삼겹살, 찌개, 포도주, 딸기, 양파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