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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 길

2017.04.28. [산티아고 순례길 16] 온타나스→프로미스타

by 사천거사 2017. 4. 28.


산티아고 순례길 트레킹 16

 

일시: 2017년 4 28일 금요일 맑음 추운 날씨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스페인

 코스: 온타나스 → 카스트로헤리스  푸엔테 피테로 → 이테로 데 라 베가 → 보아디야 델 까미노 프로미스타

 거리: 34.6km  걸은 거리 352.8km  걸을 거리 511.8km

 시간: 8시간 40

 회원: 5






 06:00   지난 밤은 자주 잠에서 깼다. 아침에 알아 보니, 나만 그런게 아니라 팀원들 대부분이 그랬단다. 날씨 때문인지, 음식 때문인지, 아니면 주변환경 때문이지 그 이유는 통 알 수가 없었다. 6시 기상, 배낭을 꾸린 후 어제 점심을 먹은 식당에서 다시 오늘 아침을 먹었다. 토스트와 커피가 3.5유로. 오늘도 추운 날이다. 식당 앞에 있는 전광판에 바깥 기온이 영하 2도라고 적혀 있었다. 온타나스 마을을 벗어나 흙길에 들어섰다. 길 옆 풀밭에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은 게 보인다. 춥긴 추운 모양이다.


▲ 온타나스에 있는 공립 알베르게 출발 [06:35]


▲ 어제 점심을 먹었던 식당에서 아침식사 [06:49]


▲ 식당 앞에 있는 좋은 글귀: 두 명의 순례자, 마음은 둘이지만 사랑은 하나다 [07:02]


▲ 오늘도 화이팅을 외치고 출발 [07:02]


▲ 온타나스 마을 거리 [07:05]


▲ 열심히 걸어오고 있는 팀원들 [07:12]


▲ 얼마나 추운지 밤사이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07:14]


▲ 길게 뻗어 있는 까미노 [07:18]


▲ 해가 뜨려는지 하늘이 훤해지고 있다 [07:21]


▲ 주변이 어두워서 그런지 조금 황량한 기분이 드는 까미노 [07:26]


07:29   까미노 오른쪽으로 산 빈센테 수도원의 벽체 모퉁이만 남아 있는 게 보인다. 예전에는 큰 건물이었을 텐데 저렇게 기둥처럼 건물 한 귀퉁이만 남아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해가 떠오르면서 주변이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다. 까미노가 흙길에서 포장도로로 옮겨갔다. 그 포장도로는 산 안톤 아치를 거쳐 카스트로헤리스 마을까지 계속 이어졌다. 산 안톤 아치란? 카스트로헤리스를 향해 가는 까미노에 산 안톤 수도회의 오래된 병원과 수도원 건물의 폐허가 남아 있다. 현재는 13~14세기에 만들어진 이 건물들의 일부가 보존되어 있으며, 이 중 첨두아치형 문과 순례자가 밑으로 지나가도록 되어 있는 아치가 돋보이는데, 그 아치의 이름이 바로 산 안톤 아치다.


▲ 산 빈센테 수도원 건물 흔적 [07:29]


▲ 점차 아침 햇살이 퍼지고 있는 까미노 [07:32]


▲ 숙소 안내판 옆으로 나 있는 까미노 [07:38]


▲ 해가 많이 떠올랐다 [07:50]


▲ 까미노가 흙길에서 포장도로로 이동 [07:57]


▲ 산 안톤 아치(Arco de San Anton) 아래를 지나간다 [08:09]


▲ 건물 기둥 턱에 순례자들이 글을 써서 올려놓았다 [08:10]


▲ 카스트로헤리스에서 프로미스타까지의 까미노 안내판 [08:18]


▲ 멀리 카스트로헤리스 성과 마을이 보인다 [08:31]


▲ 밀밭과 미류나무가 보이는 풍경 [08:33]


08:35   카스트로헤리스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십자가를 지났다. 이 마을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따라서 길게 뻗어 있는데, 마을 입구에 있는 산타 마리아 델 만사노 부속 성당, 마을 중간에 있는 산토 도밍고 교구 성당, 마을 끝부분에 있는 산 후안 성당 등 모두 3개의 제법 커다란 성당을 만나게 된다. 이 마을의 뒷산에는 허물어진 성벽과 성(Castillo)의 모습도 남아 있다. 이 마을에서는 화덕에 구운 새끼 양 요리가 유명하다고 한다. 언제 먹어보나.


카스트로헤리스(Castrojeriz)


메세타 위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카스트로헤리스 마을은 중세 성곽의 흔적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도시의 형태는 산티아고 길을 따라서 길게 뻗어있다.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성벽 안에는 오래된 유적과 수도원, 성당, 병원, 저택 등이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순례자를 위한 편의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까스뜨로헤리스는 오늘날까지 중세와 흡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어서 성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마을이. 카스트로헤리스 마을에서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기기 위해서는 물, 소금, 올리브유만 가지고 화덕에 구운 새끼 양 요리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카스트로헤리스 마을 근교의 바윤케라에는 12세기 후반의 로마네스크 양식 성당이 있는데, 아름다운 주두와 창문 장식, 현관 등이 남아 있다. 또한 아스투디요(Astudillo)로 가는 방향으로 약 2킬로미터를 걸으면 이네스트로사(Hinestrosa)라는 마을이 있으며,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고딕 양식 성당에는 성 토르쿠아토에게 바친 아름다운 봉헌화가 있다. 이 아름다운 봉헌화는 르네상스 양식에 바로크의 흔적도 조금 들어있다. 남쪽으로 약 12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인 발보니야(Valbonilla)엔 산 후안 성당이 14세기의 고딕 양식의 아름다운 궁륭으로 덮여 있다.


▲ 카스트로헤리스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십자가 [08:35]


▲ 카스트로헤리스 마을에 진입: 산타 마리아 델 만사노 부속 성당이 보인다 [08:36]


▲ 마을 뒷산에 있는 카스트로헤리스 성(Castillo)과 산타 마리아 델 만사노 부속 성당이 함께 보이는 풍경 [08:37]


산타 마리아 델 만사노 부속 성당(Colegiata de Santa Maria del Manzano) [08:38]


▲ 카스트로헤리스 마을 뒷산에 있는 카스트로헤리스 성(Castillo) [08:43]


▲ 카스트로헤리스 마을 거리 [08:47]


▲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산토 도밍고 교구 성당(Iglesia Parroquial de Santo Domingo) 벽의 해골 장식 [08:50]


▲ 길 옆에 있는 조형물들 [08:54]


▲ 카스트로헤리스 마을 거리 [08:58]


1990년 스페인 문화자산으로 지정된 산 후안 성당(Iglesia de San Juan) [09:00]


09:04   카스트로헤리스 마을을 벗어나면서 차도를 건넌 까미노가 다시 밀밭 사이로 들어갔다. 10분 정도 걸어가자 해발 940m의 모스텔라레스(Mostelares) 언덕이 정면에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게 보였다. 나무로 된 다리를 건너 잠시 걸어가자 모스텔라레스 언덕으로 올라가는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경사가 아주 심한 편은 아니지만 1050m 거리를 계속 올라가야 한다. 언덕을 오르며 아래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니, 정말 장관이다.


푸른 밀밭과 그 사이에 드문드문 서 있는 미류나무들, 멀리 지평선 근처에서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들이 만들어낸 그림은, 힘들게 언덕을 올라가는 순례자들에게 큰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어, 그런데 저게 뭐지?  한 여성 순례자가 유모차를 밀고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유모차 안에는 어린 아기가 가짜 젖꼭지를 입에 문 채 잠들어 있었다.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무모하다고 해야 할까? 나는 대단하다는 것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 BU-400 도로를 건너간다 [09:04]


▲ 밀밭이 만들어낸 풍경 [09:09]


▲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모스텔라레스 언덕 [09:15]


▲ 오드라 우 오디리야(Odra U Odrilla) 강 위에 놓인 목교 [09:18]


▲ 모스텔라레스 언덕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09:18]


▲ 해발 940m 모스텔라레스 언덕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 시작 [09:22]


▲ 모스텔라레스 언덕을 오르다 바라본 왼쪽 방향 풍경 [09:26]


▲ 아기를 태운 유모차를 밀고가는 순례자 [09:32]


▲ 모스텔라레스 언덕을 오르다 바라본 왼쪽 방향 풍경 [09:35]


▲ 모스텔라레스 언덕 정상이 지척이다 [09:37]


09:38   해발 940m의 모스텔라레스 언덕 정상에 올랐다. 벽돌을 쌓아 만든 조형물과 십자가가 있는 정상에는, 순례자들이 쉬어갈 수 있는 휴식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언덕 꼭대기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정말 아름답다. 저마다 다른 색깔을 한 푸른 밀밭들이 모여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고 그 사이를 한 줄기의 하얀 까미노가 지나가는 모습,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다. 까미노를 걷는 순례자들은 그 아름다운 그림 속으로 들어가 그림의 한 부분이 된다.  


▲ 해발 940m 모스텔라레스 언덕 정상 [09:38]


▲ 오늘은 같이 걸어가는 순례자들이 많다 [09:41]


▲ 언덕을 내려가면서 보게 되는 풍경 [09:45]


▲ 나도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09:48]


▲ 파란 하늘과 푸른 밀밭이 함께 만든 작품 [09:57]


▲ 파란 하늘과 푸른 밀밭이 함께 만든 작품 [09:57]


▲ 혼자 걸어가는 순례자도 있고 [09:59]


▲ 둘이 함께 걸어가는 순례자들도 있다 [10:08]


▲ 유모차를 밀고가는 여성 순례자를 또 만났다 [10:15]


10:23   순례자들을 위해 마련된 쉼터에 도착했다. 벤치가 마련되어 있고 한쪽에서는 간단한 음료수를 파는 노점도 있었다. 다시 밀밭 사이로 들어간 까미노, 오래 된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이어지더니 다시 흙길로 바뀌었다. 쉼터에서 20분 가까이 걸어 푸엔테 피테로에 있는 성 니콜라스 성당을 만났다. 예전에 순례자를 위한 병원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피수에르가(Pisuerga) 강 위에 놓인 '시작하는 사람들의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건너면 부르고스 지역에서 팔렌시아 지역으로 넘어가게 된다.


▲ 순례자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는 쉼터 [10:23]


▲ 하늘 색깔이 참 곱다 [10:26]


▲ 파란 하늘과 푸른 밀밭이 함께 만든 작품 [10:28]


▲ 공립 알베르게 광고판 왼쪽으로 진행 [10:34]


▲ 파란 하늘과 푸른 밀밭이 함께 만든 작품 [10:38]


▲ 푸엔테 피테로에 있는 성 니콜라스 성당: 순례자 병원 유적지다 [10:42]


▲ 성 니콜라스 성당 내부 [10:42]


▲ 피수에르가 강 위에 놓인 9개의 아치가 있는 돌다리 [10:44]


▲ '시작하는 사람들의 다리'라고 하는 중세의 다리를 건너고 있는 순례자들 [10:44]


▲ 다리에서 바라본 피수에르가 강 [10:46]


10:49   다리를 건너자 부르고스에서 팔렌시아 지역으로 들어왔다는 표지판과 표지석이 세 개나 보인다. 후미 팀원들이 오기를 기다리며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다. 휴식 후 출발, 20분 가까이 걸어 이테로 데 라 베가 마을에 도착했다. 시간도 그렇고, 다음 마을까지는 꽤 먼 거리가 남아 있어 이 마을에서 점심을 먹기로 결정했다. 마침 한 식당에서 순례자 메뉴를 팔고 있어 주문, 가격은 9유로. 우리와 같은 순례자들에게는 아무래도 순례자가 메뉴가 가장 만만했다.


팔렌시아(Palencia)


프랑스 출신의 낭만주의 여행가 다빌리에 남작은 “여행자들에게 익숙한 경로에 포함이 안 되어 있을뿐더러 감춰진 보물들이 알려지지 않은 도시들이 있다. 팔렌시아는 그런 지방 중 하나다” 라고 기록했다. 팔렌시아는 스페인의 잘 알려지지 않은 지방 중 하나로 다른 지역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아름다운 경관과 역사적,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팔렌시아의 까미노를 지나다 보면 수많은 역사적 유물과 오랜 시간에 걸쳐 생성된 다양한 예술 양식을 만나게 된다. 비야 데 라 올메아다에는 아킬레스의 황홀한 모자이크가 남아 로마인들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데, 이 모자이크는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모자이크 중 하나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이 지방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으며 로마네스크에서 고딕 양식으로 변천된 건축물들도 풍성하게 남아 있다. 프로미스타의 성 마르틴 성당에서 볼 수 있는 순수한 선과 정교한 부조, 비얄카사르 데 시르가의 산타 마리아 라 블랑카 성당의 아름다운 아치, 비야 무리엘의 산타 마리아 라 마요르 성당 등은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 넘어가는 양식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건축의 진짜 보물들은 평범한 마을에 숨어 있다. 특이한 모양의 비둘기 집, 굴을 파서 만든 포도주 창고, 목동들의 오두막, 아케이드가 있는 길 등이 그렇다. 특히 벽돌로 쌓은 벽과 목재로 만든 발코니가 예쁘게 꾸며진 가정집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또한 마요르 길, 마요르 광장의 모퉁이마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여러 성당들과 ‘미지의 아름다움’(La Bella Desconocida)이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대성당도 마찬가지다.


팔렌시아 또한 스페인 지방의 멋들어진 맛집을 그냥 지나칠 순 없다. 카스티야 지방의 가장 좋은 채소는 팔렌시아의 농장에서 재배된다고 할 정도로 신선한 채소가 넘쳐난다. 토르케마다의 고추, 세르베라의 고기, 양념한 메추리와 새끼비둘기 고기, 엘 세라토의 양젖 치즈, 카리온의 만테카다(Mantecadas; 버터 과자), 비욜도의 아마르기요(Amarguillos; 씁쓸한 맛이 나는 과자), 프레치야의 보요(Bollos; 크로아상 같은 빵), 아길라르 데 캄포의 비스킷과 봉봉이 팔렌시아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 팔렌시아 지역에 들어섰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지석 [10:49]


▲ 나무 터널 통과 [11:02]


▲ 멀리 이테로 데 라 베가 마을이 보인다 [11:06]


이테로 데 라 베가(Itero de la Vega)


피에수에르가 강변 기름진 평야에 있는 작은 마을인 이테로 데 라 베가는 도랑과 운하 사이의 검정버드나무 숲 주위에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시원한 버드나무 그림자가 마을로 들어가는 다리 위로 드리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마을을 찾은 순례자들은 마을 사람들의 친절한 손님 접대에 편안한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마을 출구에는 작은 움막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 이 지역에서 생산되던 포도주를 저장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 이테로 데 라 베가 마을에 진입 [11:18]


▲ 이테로 데 라 베가 마을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식사 [11:47]


▲ 이테로 데 라 베가 마을 점심을 먹은 식당 [12:33]


▲ 이테로 데 라 베가 마을 거리 [12:35]


▲ 건물 벽을 다 차지하고 있는 까미노 순례자 격려 글귀와 노란 화살표 [12:38]


▲ 이테로 데 라 베가 마을을 벗어나는 중 [12:38]


12:41   이테로 데 라 베가 마을을 벗어나면서 까미노는 다시 흙길로 변해 밀밭 사이로 들어갔다. 눈 앞에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밀밭의 향연이 펼쳐져 있다. 인적 없는 조그만 마을인 폼페드라사를 지나 피수에르가 운하만났다. 운하를 지나 광활한 티에라 데 캄포스를 지나다 보면 멀리 보아디야 델 까미노보이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작은 구릉들과 언덕의 굴곡이 끝나고 마침내 지평선까지 멀리 뻗어있는 평원이 펼쳐졌다.


띠에라 데 깜뽀스외로움과 호젓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거대한 밀밭의 평원이다. 이테로 데 라 베가에서 보아디야 델 까미노까지 8킬로미터가 넘게 끝없이 이어지는 밀밭의 지평선을 감상 할 수 있다. 그러나 레온까지 이어지는 이 아름다운 길은 한겨울의 세찬 눈보라와 여름의 지독한 태양의 뜨거움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물론, 허허벌판 사이에 나 있는 길이기 때문에 그렇다. 오늘은 해가 쨍쨍하게 났어도 기온이 낮아 걷기에 아주 좋다.


▲ 다시 흙길에 진입 [12:41]


▲ 미류나무가 서 있는 풍경 [12:47]


▲ 밀밭에 물을 뿌려주는 기구 [12:55]


▲ 피수에르가 운하 표지판 [13:01]


▲ 피수에르가 운하 [13:02]


▲ 해는 쨍쨍한데 날은 선선하다 [13:12]


▲ 잔돌이 많이 깔려 있는 까미노 [13:23]


▲ 셋이 걸어가도 좋고 [13:48]


▲ 혼자 걸어가도 좋다 [13:58]


▲ 까미노 왼쪽에 서 있는 알베르게 광고판: 산티아고까지 430km가 남았다고 적혀 있다 [14:05]


 14:08   보아디야 델 까미노 마을에 진입했다. 이 마을은 성당과 전통 가옥들은 모두 벽돌로 짓고 담을 진흙으로 만들었는데, 그것은 마을 근처에서 돌을 구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을을 떠나 20분 정도 걸어가자 유명한 카스티야 운하를 만났다. 장장 207km 거리에 달하는 이 운하는, 17세기 후반에 엔세나다의 후작이 카스티야의 각 도시들과 산탄데르 항구까지 물품을 수송하기 위해 만든 수로다. 까미노는 운하 왼쪽을 따라 프로미스타 마을 입구까지 계속 이어졌다.


보아디야 델 까미노(Boadilla del Camino)


멀리서 보아디야 델 까미노 마을을 보면 티에라 델 캄포의 수평선으로 높은 성당 건물이 보인다. 마을에는 벽돌로 지은 전통 가옥과 진흙으로 만든 담이 보존되어 있다. 이 마을 근처에서는 돌을 구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성당과 명문가의 저택도 모두 벽돌로 지어졌다고 한다. 성당의 내진부와 심판의 기둥, 중세식 발코니는 까미노에서 가장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 낸다. 보아디야 델 까미노에서는 소파스 데 아호(Sopas de Ajo; 마늘 수프)와 양젖으로 만든 치즈, 코시도(Cocido; 여러 부위의 고기를 삶은 요리), 새끼 양 구이 요리 등을 맛볼 수 있다.


▲ 보아디야 델 까미노 마을에 진입 [14:08]


16세기에 지어진 성모 승천 성당(Iglesia Nuestra Senora de la Asuncion) [14:11]


▲ 보아디야 델 까미노 마을 거리 [14:11]


▲ 마을을 벗어나 다시 흙길에 진입 [14:14]


▲ 미류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4:20]


카스티야 운하(El Canal de Castilla) 


프로미스타에는 폐쇄적이고 전통적인 스페인 역사에서 가장 근대적인 업적을 보여주는 건축물이 있다. 바로 카스티야 운하다. 이 운하는 카리온 강과 피수에르가 강의 물을 티에라 데 캄포스 평원에 고루 분배한다. 운하 공사는 18세기 중반에 시작해서 19세기 초반에 끝났다. 운하의 길이는 200킬로미터가 넘으며 카스티야 내륙 지방과 칸타브리아 해안 사이의 물류 이동을 담당했다. 이후엔 관개수가 흐르는 운하로 사용되었으며 오늘날엔 배를 타고 운하를 따라 이동한다든가 말을 타고 운하를 따라 달리는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 카스티야 운하(Canal de Castilla) [14:31]


▲ 카스티야 운하 건너 갈대밭과 외로운 미류나무 한 그루 [14:39]


▲ 카스티야 운하 왼쪽을 따라 계속 진행 [14:52]


▲ 운하 건너 건물벽에 'Canal de Castilla(카스티야 운하)'라고 적혀 있다 [15:09]


15:10   카스티야 운하 표지판이 서 있는 곳에 도착했다. 표지판 옆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4중 수문 위를 걸어 카스티야 운하를 건넌 다음 프로미스타 마을로 들어갔다. 오늘은 공립 알베르게 대신 참고 책자에서 권하는 사립 알베르게를 찾아갔다. 에스트레야 델 까미노(Estrella del Camino)라는 이름의 이 알베르게는 이용료가 10유로였다. 방을 배정받은 후 샤워하고 빨레하고 휴식을 취했다. 대낮인데도 양지는 따뜻하지만 응달은 춥다.  


▲ 카스티야 운하 표지판 [15:10]


▲ 표지판 옆 쉼터에서 잠시 휴식 [15:24]


▲ 카스티야 운하의 4중 수문 [15:25]


▲ 길이가 207km나 되는 카스티야 운하 [15:26]


프로미스타(Fromista)


프로미스타 마을은 띠에라 데 깜뽀스(Tierra de Campos)를 더욱 아름답게 해주는 마을이다. 여러 시대에 걸쳐 만들어진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있고, 놀라운 카스티야 운하와 돌에 새겨져 있는 비밀스러운 메시지, 파문 당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카스티야의 밀밭에서 태어나 뱃사람들의 수호자가 된 성인의 이야기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 프로미스타 마을에 진입 [15:28]


▲ 프로미스타 마을 거리 [15:35]


산 페드로 성당


15세기에 만들어진 고딕 양식 성당으로 아름다운 현관과 봉헌화, 패널화 등이 있다. 성당 안엔 패널에 스페인 플랑드르 양식으로 그린 종교화 29점이 소장된 작은 미술관이 있다.


▲ 산 페드로 성당(Iglesia de San Pedro) [15:39]


▲ 오늘밤을 묵을 사립 알베르게 '에스트레야 델 까미노' [15:42]


▲ 알베르게 침실 모습 [18:01]


▲ 알베르게 휴게실 모습 [18:02]


18:05   저녁을 먹으러 시내로 나왔다. 입장료 1유로를 내고 산 마르틴 성당 안을 둘러본 후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식사 메뉴는 닭고기, 감자튀김, 피자, 와인, 빵, 커피 등이었는데 맛이 괜찮은 편이었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성당에 들러 다시 한 번 실내를 둘러본 후 알베르게에 귀환, 침대에 누우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오늘 35km 가까이를 걸었더니 조금 피곤하다. 대신 내일은 채 20km가 안 되는 거리니 크게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될 것 같다.


▲ 저녁을 먹기 위해 알베르게 출발: 알베르게 이름이 '피에스타스 데 산 텔모'로도 불린다 [18:05]


▲ 프라타너스 나뭇가지를 서로 연결해 놓았다 [18:07]


▲ 산티아고 순례길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다 [18:13]


산 마르틴 성당(Iglesia de San Martin)


11세기 로마네스크 양식 성당이며 가장 순수하고 완벽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좋은 예다. 까미노를 걷는 순례자라면 반드시 가봐야 하는 성당이다. 늘씬한 탑과 문, 아치,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당나귀, 음악가, 곡예사, 여러 얼굴 등 각각 다른 장식이 되어 있는 주두와 300개가 넘는 추녀 받침이 독특하다. 또한 성당 내부의 후진 등이 완벽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작품을 구성한다. 성당 내부에는 식물, 동물, 복잡한 장식이 새겨진 주두가 있으며 13세기의 십자가상과 조각상들이 있다. 성당 내부의 주두에 새겨진 인물들은 중세 석공들의 비밀결사 장소를 가리키는 것으로 알려져 오늘날까지도 그들의 후손들에게 은밀한 장소를 알려주는 힌트라고 한다.


▲ 11세기에 지어진 산 마르틴 성당 [18:15]


▲ 성 마틴 성당 내부 [18:17]


▲ 성당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닭고기, 피자, 감자튀김, 와인, 커피 등으로 저녁식사 [18:51]


▲ 맛있게 저녁을 먹고 있는 회원들 [19:01]


▲ 성 마르틴 성당 내부 [19:50]


▲ 성 마르틴 성당 내부 [19:51]


▲ 성 마르틴 성당 내부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