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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한라산 산행

2017.06.06. [한라산 산행 7] 관음사→성판악

by 사천거사 2017. 6. 6.


한라산 관음사-성판악 산행기

 

일시: 2017 6 6일 화요일 / 비 강풍 

장소: 한라산 1950m / 제주특별자치도 

 코스: 관음사 주차장 → 삼각봉 휴게소 → 한라산 백록담 → 진달래밭 휴게소  속밭 휴게소  성판악 주차장

 거리: 18.3km

 시간: 5시간 57분





06:59   제주도에 온지 3일 째, 오늘은 한라산에 오르기로 한 날이다. 120mm의 폭우와 강풍이 예고되어 있는 날이지만 제주도에 와서 한라산을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대충 아침을 챙겨 먹고 아들 차를 몰고 관음사로 향했다. 성판악에서 한라산 정상에 오른 적은 여러 번 있었기에 오늘은 관음사에서 올라 성판악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관음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장 입구가 차로 막혀 있어 도로 옆 갓길에 차를 세웠다.


관음사 탐방로 이정표를 지나면서 산행 시작, 삼각봉 대피소를 오후 1시 이전에 통과해야 한라산 정상 산행을 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보인다. 비가 조금씩 내려 우산을 펴들었다. 내가 산행 중에 우산을 쓰는 것은 순전히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돌길과 계단길을 따라 조금씩 고도를 높이며 걸어가는데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도 가끔 보인다. 언제 어디로 올라갔기에 벌써 내려오는 거지? 산죽 사이로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은 길이 계속 이어졌다.


▲ 아들 아파트 현관문을 나섰다 [06:59]


▲ 1117번 지방도 옆 갓길에 주차 [08:11]


▲ 관음사 탐방로 이정표 [08:14]


▲ 정상에 오르려면 오후 1시 이전에 삼각봉 대피소를 통과해야 한다 [08:15]


▲ 돌길과 계단길이 이어지고 [08:20]


▲ 산죽 사이로 나 있는 길 [08:26]


▲ 관음사 출발 900m 지점 안내판 [08:30]


▲ 계곡을 건너간다 [08:33]


▲ 다시 계곡을 건너고 [08:37]


08:41   관음사를 출발해 1.5km를 지난 지점을 통과했다. 출발할 때 조금씩 내리던 비가 그쳐 우산을 접었다. 계곡을 건너고 숯가마터를 지나 탐라계곡 위에 놓인 목교 위에 올라섰다. 한라산 탐라계곡은 지리산 칠선계곡, 설악산 천불동계곡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계곡에 속해 있다. 탐라계곡이 갖고 있는 한 가지 특징은 물이 흐르지 않는다는 것, 계곡 바닥 대부분이 현무암이라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그렇다. 그나 저나 지난 6월 3일에 칠선계곡을 갔을 때 가뭄 때문에 계곡에 흐르는 물이 아주 적었는데 설악산 천불동계곡은 어떤지 모르겠다.


▲ 관음사에서 1.5km 지나온 지점 안내판 [08:41]


▲ 산죽 사이로 나 있는 돌길 [08:43]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계곡을 횡단 [08:47]


▲ 비가 그쳐 걷기에 좋다 [08:54]


▲ 길 왼쪽에 있는 숯가마터 [08:58]


▲ 산죽 사이 나무계단길 [09:05]


▲ 탐라계곡에 놓인 목교 [09:09]


▲ 목교에서 바라본 탐라계곡 [09:10]


09:14   화장실이 있는 탐라계곡 대피소를 지나 표고 1000m 지점에 도착했다. 관음사 해발고도가 620m이니 벌써 380m나 올라온 셈이다. 비는 계속 내리지 않고 있다. 하늘이 이대로 계속 참아주었으면 좋겠는데 한라산의 날씨는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예단은 금물이다. 헬기 추락사고 지점을 기리는 원점비 표지판을 지나자 한라산에서 보기 드문 소나무 군락지가 나타났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보기에 좋다. 해발 1200m 표지석이 보인다.


▲ 화장실이 있는 탐라계곡 대피소 [09:14]


▲ 산죽 사이로 나 있는 나무계단길 [09:23]


▲ 해발 1000m 표지석 [09:28]


▲ 산죽 사이로 나 있는 나무계단길 [09:34]


▲ 헬기 추락사고 지점을 기리는 원점비 안내문 [09:37]


▲ 한라산에서 보기 드문 소나무 군락지 [09:43]


▲ 산죽 사이로 나 있는 돌길 [09:49]


▲ 해발 1200m 표지석 [09:51]


▲ 산죽 사이로 나 있는 돌길 [10:02]


10:03   해발 1300m 표지석을 지나자 경사가 조금 있는 나무 계단길이 계속 이어졌다. 삼각봉 대피소가 가까워지자 그 동안 잠잠하던 하늘에서 많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도 피할 겸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삼각봉 휴게소 안으로 들어갔다. 바나나를 간식으로 먹으며 쉬고 있는데 젊은 외국인 남자 한 명이 휴게소 안으로 들어왔다. 판초를 벗는데 보니 온 몸이 흠뻑 젖었다. 그 청년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라산의 고약한 날씨를 실감하고 있었다. 대피소 출발, 비는 아까보다 더 많이 내리고 거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온다. 탐라계곡 위에 놓인 용진각 현수교를 건넜다.


▲ 해발 1300m 표지석 [10:03]


▲ 경사가 조금 있는 나무계단길 [10:08]


▲ 계속 이어지는 나무계단길 [10:12]


▲ 해발 1400m 표지석 [10:15]


▲ 삼각봉 대피소로 올라가는 길 [10:23]


▲ 해발 1500m에 있는 삼각봉 대피소 내부 [10:31]


▲ 용진각 현수교 [10:40]


▲ 지리산 칠선계곡, 설악산 천불동계곡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계곡에 속하는 탐라계곡 [10:40]


10:45   용진각 대피소 안내문이 보인다. 이곳에는 1974년에 건립된 용진각 대피소가 있었는데 2007년 불어닥친 태풍 나리의 영향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지금은 삼각봉 대피소가 예전의 용진각 대피소를 대신하고 있다. 이제부터 2.7km 정도의 거리를 걸으면서 표고를 450m 정도 높여야 된다. 평소 같으면 그냥 그냥 올라가면 되는데 비바람이 몰아치는 길이라 발걸음을 떼어놓기가 만만치 않다. 철쭉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 한라산은 지금이 철쭉꽃이 활짝 필 때지. 비에 젖은 철쭉꽃은 늘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용진각 대피소 안내문이 있는 곳에서 54분 걸어 한라산 정상에 올라섰다. 아, 그런데 바람, 한라산의 명품 바람이 바와 함께 몰아치는데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다. 올해 1월 한라산 산행을 할 때 강풍 때문에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는데 오늘도 그 때와 버금가는 바람이다. 빗줄기가 얼굴을 때릴 때마다 마치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따끔따끔하다. 그래도 정상 사진은 남겨야 했기에 우산을 쓰고 간신히 백록담 표지석  사진을 찍었는데 그와 함께 카메라의 수명도 끝나고 말았다. 빗물이 들어가면서 작동이 멈춘 것이다. 42일 동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 늘 함께 했던 카메라인데 한라산 정상에서 장렬하게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제 한라산 정상을 떠나 성판악으로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성판악 쪽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가끔 보인다. 모두 몰아치는 비바람과 맞서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었다. 비에 젖은 종아리가 불어오는 찬바람에 얼어붙는 기분이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어 밧줄을 잡고 한 발 한 발 내려갔다. 한라산 정상부를 벗어나자 바람이 한층 누그러져 걷기가 편하다. 대신 미끄러운 돌길이 신경에 쓰였다. 사진 찍을 일도 없으니 발걸음을 빨리해서 앞에 가는 사람들을 계속 따라잡았다.


12시 30분,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해 보니 기상악화로 한라산 산행을 통제하고 있었다. 다시 내려가는 길, 1시 15분 속밭대피소 도착, 2시 8분 성판악 도착. 산행에 걸린 시간을 계산해 보니, 관음사에서 한라산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3시간 28분, 한라산 정상에서 성판악까지 내려오는데 2시간 29분 걸려 총 산행 시간은 5시간 57분이었다.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택시를 이용해 차를 세워둔 관음사 입구에 도착, 차에 올라 폭우가 쏟아지는 1139번 도로를 타고 아들 아파트에 도착한 시각이 3시 40분, 이렇게 해서 폭우와 강풍 속에 강행한 한라산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 추억 속의 용진각 대피소 안내문 [10:45]


▲ 경사가 급한 데크 계단길 [10:51]


▲ 계속 이어지는 데크 계단길 [10:55]


▲ 한라산 철쭉이 제철을 만났다 [11:03]


▲ 해발 1700m 표지석 [11:07]


▲ 비에 젖어 길이 무척 미끄럽다 [11:17]


▲ 해발 1800m 표지석 [11:20]


▲ 한라산 정상에 있는 백록담 표지석 [11:39]


▲ 한라산 산행을 마치고 통과한 성판악 산행로 입구 [1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