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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 길

2017.04.19. [산티아고 순례길 7] 푸엔테 라 레이나→에스테야

by 사천거사 2017. 4. 19.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7

 

일시: 2017년 4 19일 수요일 맑음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스페인

 코스: 푸엔테 라 레이나 → 마녜루 → 시라우키 → 로르카 → 비야투에르타 → 에스테야

 거리: 21.8km  걸은 거리 112.5km  걸을 거리 752.1km

 시간: 5시간 34

 회원: 5





06:00   지난 밤에는 한 남자분의 코고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천둥 소리인가? 지진이 났나? 전쟁이 났나, 웬 탱크 굴러가는 소리? 알베르게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잠을 설칠 정도로 정말 소리가 컸다. 6시에 일어나 배낭을 꾸린 후 알베르게 식당에서 달걀, 사과, 빵, 카스테라 등으로 아침을 먹고 출발, 오늘 까미노는 마녜루까지 한 차례 올라가면 거의 평짓길이다. 마을을 벗어나는 길목에 푸엔테 라 레이나 다리가 있다. 아르가 강 위에 놓인 이 다리는 마을과 이름이 같으며 까미노가 지나가는 다리 중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다리다.


▲ 알베르게 아침 풍경 [06:17]


▲ 알베르게 식당에서 아침 식사 [06:44]


▲ 알베르게 옆에 있는 크루시피호 성당 [07:12]


▲ 알베르게 앞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07:14]


▲ 푸엔테 라 레이나 마을 거리 [07:17]


▲ 푸엔테 라 레이나 다리(여왕의 다리) 입구 [07:25]


▲ 푸엔테 라 레이나 다리를 건너간다 [07:25]


▲ 푸엔테 라 레이나 다리를 건너는 동서 부부 [07:26]


▲ 푸엔테 라 레이나 다리를 건너와서 [07:26]


07:28   푸엔테 라 레이나 다리가 한눈에 들어오는 지점에서 다리를 감상하며 잠깐 시간을 보냈다. 이 다리는 푸엔테 라 레이나 마을 출구에서 아르가 강 위에 순례자의 길을 따라 건축된 다리로, 11세기에 지어졌으며 까미노에서 매우 아름다운 로마네스크 양식의 다리로 알려져 있다. 일곱 개의 아치로 되어 있으나 가장 동쪽의 아치는 땅 속에 묻혀 있어 여섯 개의 아치로 된 다리로 보인다. 양 끝과 가운데에 방어용 탑이 있으며 가운데 탑에는 '푸이의 성모' 혹은 '초리의 성모'라고 하는 르네상스 양식의 성모상이 있었다.


NA-1110 도로를 건너 아르가 강 오른쪽을 따라 나 있는 까미노를 걸어갔다. NA-601 도로 아래를 통과, 경작지 사이로 나 있는 길을 20분 정도 걸어가자 까미노는 다시 산으로 접어들었다. 지금 걷고 있는 까미노 프랑스길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햇빛이 뒤에서 비춘다. 따라서 오전에는 항상 그림자가 나를 앞서 간다. 길 위에 드리워진 내 그림자가 무척이나 길다. 길이 산으로 들어섰다. 잠시 후 그리 길지는 않지만 경사가 꽤 있는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 아르가 강 위에 놓인 푸엔테 라 레이나 다리 [07:28]


▲ NA-1110 도로를 건너간다 [07:30]


▲ 푸엔테 라 레이나에서 에스테야까지의 까미노 안내판 [07:33]


▲ 십자가를 지나 왼쪽 길로 진행 [07:34]


▲ NA-601 도로 아래를 통과 [07:39]


▲ 길 왼쪽으로 보이는 아르가 강 [07:45]


▲ 등 뒤로 햇살을 받으며 걸어가는 길 [07:49]


▲ 길 위에 길게 드리워진 내 그림자 [07:58]


▲ 산길을 걷고 있는 순례자들 [08:00]


▲ 언덕 위로 올라가는 급경사 오르막길 [08:13]


08:16   A-12 고속도로와 까미노 사이에 설치되어 있는 철망에 작고 가느다란 나뭇가지로 만든 십자가들이 수없이 걸려 있었다. 까미노를 걸어간 순례자들의 작품인 모양이다. 오래된 집과 거리가 잘 보존되어 있는 마녜루 마을을 벗어나자 밀밭과 포도밭 사이로 나 있는 길이 시라우키까지 계속 이어졌다. 스페인은 프랑스, 이탈리아와 와인 생산량 1~3위를 다투고 있는 와인 강국이다. 까미노를 걷는 동안 팀원들과 매일 거의 두 병씩 레드 와인을 마셨는데 우리 입맛에 띡 맞았다. 


▲ 작은 나뭇가지 십자가들이 수없이 걸려 있는 철망 [08:16]


▲ 마녜루 마을 급수대 [08:21]


▲ 마녜루 마을 안내판 [08:21]


▲ 마녜루 마을 통과 [08:25]


▲ 밀밭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 [08:30]


▲ 마녜루 마을 공동묘지 [08:32]


▲ 우르베로에타에 있는 이정표: 에스테야 16.1km, 시라우키 2km [08:34]


▲ 새 잎이 돋아나고 있는 포도나무들 [08:39]


▲ '살모사 둥지'라는 뜻의 시라우키 마을로 가는 길 [08:54]


▲ 길 왼쪽으로 보이는 그림 같은 풍경 [08:55]


08:56   시라우키 마을에 들어섰다. 중세 성벽 일부로 둘러싸여 있고 13세기에 지어진 성당이 두 개 있다. 시라우키 마을 출구 부분에서 1세기 경 로마 시대에 건설된 도로를 볼 수 있다. 시라우키 마을을 떠난 후에는 다리를 이용해 A-12 고속도로를 건너가야 한다. 로마 도로를 벗어난지 8분만에 21세기에 건설된 고속도로를 만난 것이다. 2천 년이란 긴 세월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 바로 까미노다. 길은 다시 농경지 사이로 이어졌다. 길 옆 밭에 심어놓은 올리브 나무가 보인다. 


▲ 시라우키 마을에 들어섰다 [08:56]


▲ 시라우키 마을 안내판 [08:59]


▲ 까미노를 걷는 동안 자주 만났던 이탈리아 순례자들 [09:00]


▲ 시라우키 마을을 벗어났다 [09:05]


▲ NA-1110 도로와 A-12 고속도로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09:10]


▲ 다리를 건너면 만나는 이정표: 에스테야 12.8km, 로르카 5..3km [09:13]


▲ 올리브 나무가 보인다 [09:16]


▲ 작은 돌이 박혀 있는 길 [09:27]


▲ 농경지 사이로 나 있는 길 [09:33]


09:40   밀밭이 바람에 일렁인다. 스페인 밀은 키가 아주 작다. 바람이 센 곳이라 그런 모양이다. 벌써 이삭이 팬 것들도 있다. 까미노 걷기가 끝날 때 쯤이면 추수를 한 밀밭도 보게 될 것이다. 고속도로 아래 지하통로를 거쳐 NA-7171 도로 왼쪽을 따라 난 길에 들어섰다. 도로 위로 아야스 운하가 지나가고 있는 게 보였다. 길 왼쪽으로 살라도 강 위에 놓인 다리가 보인다. 중세시대에 지어진 다리다. 다리 입구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쉬면서 후미 팀원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팀원들 도착, 조금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 후 함께 로르카를 향해 출발했다. 다리에서 로르카까지는 17분 정도 걸렸다.  


▲ 밀밭이 만들어낸 그림 같은 풍경 [09:40]


▲ 왼쪽으로 A-12 고속도로가 보인다 [09:43]


▲ NA-7171 도로 왼쪽을 따라 간다: 위에 보이는 것은 A-12 고속도로 [09:53]


▲ 차도 위로 지나가는 아야스(Allaz) 운하 [09:57]


▲ 살라도 강 위에 놓인 중세의 다리 [10:04]


▲ 덴마크 순례자의 추모비 [10:30]


▲ 시멘트 포장도로 [10:30]


▲ 멀리 로르카 마을이 보인다 [10:35]


10:44   로르카 마을에 도착했다. 두 개의 성당이 있는 이 마을은 까미노 때문에 생겨났다고 한다. 마요르 거리가 까미노를 따라 동서로 뻗어 있다. 마요르 거리 중간에 샘이 있는 작은 정원이 있어 잠시 쉬거나 간식을 먹기에 적합하다. 로르카는 맛이 좋은 포도주와 주민들의 친절함으로 잘 알려진 마을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포도주 맛을 한번 보고 싶은데 발걸음은 멈출 줄을 모른다. 노란 유채꽃밭이 자꾸 발목을 잡는 구간을 지나 한참을 걸어가자 멀리 비야투에르타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 로르카 마을로 올라가는 길: 산 살바도르 교구 성당이 보인다 [10:44]


▲ 로르카 마을 산타 카탈리나 성당 [10:46]


▲ 로르카 마을 주택: 벽면을 아름답게 꾸며놓았다 [10:46]


▲ 순례자 모형을 이용한 광고판 [10:52]


▲ 로르카 마을을 벗어나면 만나는 이정표: 에스테야 7.5km, 비야투에르타 4.3km [10:54]


▲ 유채꽃과 밀밭이 어우러진 풍경 [11:04]


▲ 무슨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 같은데 [11:08]


▲ 노란 유채꽃이 파란 하늘을 가르고 있는 풍경 [11:11]


▲ 멀리 비야투에르타 마을이 보인다 [11:18]


11:28   지하통로 앞에 간단한 먹거리를 파는 간이매점이 보인다. 비야투에르타 마을에 들어서자 남자 아이 세 명이 좌판에 소품을 펼쳐놓고 팔고 있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립심 함양을 위한 하나의 훈련인 것 같다. 좌판에 진열해 놓은 물건 중에서 팔찌를 하나 집어들고 가격을 물었더니 10센트란다. 20센트 짜리 동전 하나를 주고 거스름돈은 가지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뛸 듯이 기뻐하면서 '생큐'를 연발한다. 그놈들 참 귀엽네. 비야투에르타 마을은 꽤 큰 마을이었다. 마을 한 가운데로는 이란추(Irantzu) 강이 흘러가고 있었다.


▲ 지하통로 앞 먹거리를 파는 간이매점 [11:28]


▲ 지하통로를 통해 바라본 비야투에르타 마을 [11:29]


▲ 비야투에르타 마을이 가까워졌다 [11:35]


▲ 비야투에르타 마을 입구에서 소품을 파는 아이들 [11:37]


▲ 비야투에르타 마을 어린이 놀이터 [11:40]


▲  비야투에르타 마을 안내판 [11:42]


▲  비야투에르타 마을 마요르 광장에 있는 꽃나무 [11:44]


▲ 비야투에르타 마을 거리 [11:48]


▲ 이란추 강 위에 놓여 있는 다리 [11:49]


▲ 비야투에르타 마을에 있는 성모 승천 성당 [11:53]


11:53   에스테야 3.2km 전 이정표가 보인다. 비야투에르타 마을을 벗어나자 다시 밀밭이 펼쳐졌다. 까미노 왼쪽으로 들판 가운데에 성당 하나가 서 있는 게 보였다. 에르미타 산 미구엘 성당인데 어째서 인가도 없는 벌판에 자리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시 한번 에가 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고 와인 공장 옆을 지난 후 작은 언덕을 하나 넘어갔다. 언덕 아래에는 순례자를 위한 급수대 옆에 십자가 하나가 서 있었다. 나중에 알아 보니, 까미노를 걷다 이곳에서 숨을 거둔 캐나다 순례자 캐서린 킴톤의 추모비라고 한다.


▲ 에스테야 3.2km 전 이정표 [11:53]


▲ 에스테야 2.4km 전 이정표 [11:59]


▲ 들판 가운데 서 있는 에르미타 산 미구엘(Ermita San Miguel) 성당 [12:03]


▲ 무슨 용도의 건물인지 모르겠네 [12:12]


▲ 에가 강 위에 놓인 다리 [12:13]


▲ 비포장도로가 계속 이어진다 [12:19]


▲ 길 왼쪽 와인 농장 [12:26]


▲ 캐나다 순례자 캐서린 킴톤의 추모비 [12:37]


▲ 순례자의 목을 축여주는 급수대 [12:37]


12:38   에스테야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안내판에 눈길을 한번 주고 에가(Ega) 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에스테야에는 여러 개의 성당이 있는데 그 중 대천사 미카엘 성당(Iglesia de San Miguel Arcangel)을 눈여겨 볼만 하다. 대천사 미카엘 성당은 현명왕 산초의 보호 아래 1187년에 건축되었다. 후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로 북쪽 문이 아름다운데, 이 문은 스페인 후기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만들어진 건축물 중 가장 화려하고 우아하며 사실적인 조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공립 알베르게에 도착, 접수를 한 후 방을 배정받았다. 이용료 6유로, 침대는 선착순으로 선택. 침대 커버만 씌우고 점심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다. 안내서에 카사노바 식당이 좋다는 추천글이 적혀 있어 주민에게 물었더니 말로 설명하기가 복잡하니 따라오라고 한다. 이렇게 고마을 데가 있나. 그랬다. 스페인 사람들은 참 친절했다. 까미노를 걸으면서 이후에도 여러 번 길을 물은 적이 있는데 주민이 직접 길을 안내해 준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마음씨 좋은 주민의 안내를 따라 10여 분 정도 걸려 카사노바 식당에 도착했다. 그분에게 고맙다고 몇 번이나 인사를 했더니 당연한 일을 한 것처럼 손을 흔들며 발걸음을 돌리셨다.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웨이터에게 음식을 주문하는데 메뉴가 스페인어로만 되어 있어 보통 힘이 드는 게 아니다. 웨이터가 선택한 최후의 수단, 우리를 주방으로 데려가 직접 음식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정말 친절의 극치다. 13유로 짜리 세트 메뉴를 대충 주문했다. 샐러드, 죽, 쇠고기, 송어, 하몽 등이 음식으로 나왔는데 모두 먹을만 했다. 와인 한 병, 빵은 덤이고 후식으로는 푸딩, 커피 등에 나왔다. 여러 모로 괜찮은 식당이었다.


에스테야(Estella)


에스테야는 바스크어로 '별'이라는 뜻으로 시의 문장에도 별이 하나 그려져 있다. 이 별은 사도 야고보가 잠들어 있는 산티아고로 우리를 인도해준다. 지금은 도시의 크기가 줄었지만 에스테야는 나바라와 스페인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과거 나바라의 왕은 왕위를 받을 때 에스테야의 성당에서 선서를 했으며 에스테야의 로마네스크 양식 궁전에서 살았다. 14세기에 유대인들을 학살한 잔인한 사건의 배경이 되기도 했으며, 카를리스타 전쟁 동안 비운의 왕자 돈 카를로스가 왕이 되길 바라는 추종자들의 본거지였다.


현대에는 에스테야 법령(Estatuto de Estella; 파이스 바스코 Pais Vasco의 첫 번째 자치 법령)이 이곳에서 입안되고, 에스테야 협정이 이곳에서 합쳐졌다. 프랑스 도시와 닮은 꼴 도시 에스테야는 나바라에 있는 작은 프랑스라고도 불리운다. 이 도시는 특히 산티아고까지 가는 프랑스 길의 또다른 시작점인 르 퓌(Le Puy)와 닮은 점매우 많다. 두 도시에 모두 푸이의 성모에게 봉헌된 성당이 언덕 위에 있고 성당에 모셔진 성모상의 피부도 모두 검으며, 두 도시의 수호성인도 모두 성 안드레아다.


또한 비슷하게 생긴 강의 구부러진 곳에 도시가 자리 잡고 있다. 게다가 두 도시의 평면도를 거울에 비친 것처럼 반대로 뒤집어서 겹쳐놓으면 도시의 배치가 똑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11, 12세기에 프랑스의 인구가 늘어나자 베즐레이 사람들이 이곳 에스테야에 정착했으며 고향을 그리워 르 퓌와 비슷하게 에스테야를 발전시켰기 때문이라고 한다. 


▲ 에스테야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안내판 [12:38]


▲ 에스테야 마을 초입에 있는 성묘 성당(Iglesia del Santo Sepulcro) [12:46]


▲ 대천사 미카엘 성당(Iglesia de San Miguel Arcangel) 북쪽 문 [12:46]


▲ 에스테야 공립 알베르게에 도착 [12:48]


▲ 알베르게 방을 배정 받고 입실 [13:00]


▲ 점심을 먹으러 거리로 나왔다 [13:15]


▲ 카사노바 식당까지 안내해 주신 주민 [13:21]


▲ 마침내 찾은 카사노바 식당 [13:26]


▲ 에스테야의 카사노바 식당 [13:29]


▲ 메인으로 나온 쇠고기 요리 [14:02]


14:50   점심을 먹고 난 후 거리 구경에 나섰다. 안내서를 보니, '에스테야는 1090년 산초 라미레스 왕이 에가 강가에 만든 계획도시였다. 왕이 주도한 개발로 인해 도시는 항상 부유했는데, 당시 번성한 상업과 수공업 때문에 에스테야는 까미노 데 산티아고에서 매우 중요한 도시가 되었다. 칼릭스티누스 사본에서는 에스테야를 가르켜 ‘좋은 빵과 훌륭한 포도주, 고기와 물고기가 풍부하고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는 모든 종류의 행복함이 있는 도시’라고 기록했다. 중세식 발코니가 있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라 루아 거리, 산 니콜라스 거리를 산책해보고, 푸에로스 광장, 산티아고 광장, 산 마르틴 광장의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도시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에가 강변의 야노스 공원을 거닐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알베르게로 돌아와 보니 정원이 16명인 우리 방이 순례자로 만원이다. 샤워와 빨래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도 알베르게 식당에서 만들어 먹기로 결정하고 5시 30분에 문을 여는 수퍼와 과일가게로 연 선생님과 처제가 장을 보러 나갔다. 7시 30분, 저녁을 먹으러 알베르게 식당으로 내려갔다. 주방을 겸한 식당은 순례자들로 붐비고 있었다. 식탁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중국라면, 파프리카, 와인, 자두 등으로 저녁을 먹었다. 중국라면 맛은 우리나라 라면 맛과 비슷했다. 아쉬운 것은 매콤한 김치가 없다는 것. 자두는 크면서도 맛이 좋았다.


9시에 침대에 누웠고 곧 잠이 들었는데 시끌벅적한 소리에 잠이 깼다. 시계를 보니 10시 25분이다. 아니 10시가 넘었는데 왜 이렇게 떠드는 거야? 잠시 후 떠드는 소리는 멈추었지만, 대신 한번 깬 잠을 다시 들게 하는 데에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 까미노 걷기를 시작한 지 오늘이 닷새 째, 이제 알베르게 생활도 많이 익숙해졌고 음식 주문하는 것도 처음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일정도 계획대로 잘 돌아가고 있으니, 몸만 제대로 따라준다면 까미노 걷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 푸에로스 광장에 있는 산 후안 성당 [14:50]


▲ 푸에로스 광장 [14:51]


▲ 아드리아노 후아니스 동상 [14:55]


▲ 에스테야 마을을 감싸도는 에가 강 [14:57]


▲ 에스테야 마을을 감싸도는 에가 강 [14:58]


▲ 공립 알베르게 간판이 특이하다 [15:02]


▲ 순례자들로 붐비는 알베르게 주방 [19:32]


▲ 알베르게 식당에서 중국라면, 파프리카, 와인, 자두 등으로 저녁식사 [19:39]


▲ 순례자들의 빨래 [20:07]


▲ 맥주와 와인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순례자들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