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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 길

2017.04.16. [산티아고 순례길 4] 론세스바예스→수비리

by 사천거사 2017. 4. 16.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4

 

일시: 2017년 4 16일 일요일 맑음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864.6km 스페인

 코스: 론세스바예스 → 부르게테 → 에스피날 → 메스키리츠  비스카르레타 → 린트소아인 → 알토 데 에로  수비리

 거리: 21.8km  걸은 거리 46.7km  걸을 거리 817.9km

 시간: 5시간 14분

 회원: 5




06:00   지난 밤, 와인 덕분인지 일찍 잠이 들었다 깼는데 시계를 보니 새벽 2시다. 또 적막 속의 시체놀이가 시작되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잠이 들고, 또 그러다 보면 잠이 깬다. 또 잠을 청한다. 그렇게 며칠 밤을 지내다 보면 잠을 자다 중간에 깨는 횟수가 줄어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귀마개는 필수, 크고 작은 소리를 차단하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불이 켜져 있는 경우에는 안대도 필요하다.


6시 정각, 불이 켜지고 나이 지긋한 남자 한 분이 기타 반주에 맞춰 경쾌한 기상 노래를 부르며 알베르게를 돌고 있다. 정적에 잠들어 있던 알베르게가 깨어나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 침낭을 정리하는데 침대에 진드기 같은 벌레 두 마리가 기어 다니는 게 보였다. 뭐지? 베드 버그인가? 물렸나? 에라 모르겠다. 그냥 배낭을 꾸렸다. 한국에서 베드 버그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까미노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검색을 해보니 베드 버그는 그냥 단순한 벌레가 아니었다. 다행히 그 벌레가 베드 버그는 아니었는지 나에게 아무런 증상도,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다.


7시가 되어 아침을 먹으러 카페에 갔다. 바게트 빵과 오렌지주스, 커피 한 잔이 아침식사 메뉴였다. 처음에는 이렇게 조금 먹고 어떻게 매일 25km 정도를 걸어가나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점심 먹을 때까지 크게 배가 고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으며 그 결과 빵, 오렌지주스, 커피가 우리 팀의 아침식사 메뉴로 고정되었다. 아침을 먹고 나오자 날이 훤히 밝아 있었다. 오늘은 걷는 거리가 21.8km이고 커다란 산맥을 넘을 일도 없으니 어제와 비교하면 까미노 걷기가 아주 수월할 것 같다.


베드 버그 예방과 치료


여권 분실과 맞먹을 정도로 여행자에게 심각한 문제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 바로 베드 버그다. 베드 버그에 물리게 되면 극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물린 자국이 부풀어 오른다. 번식력이 강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짐을 버려야 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중간에 여행을 포기하고 귀국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최선책은 물리지 않는 것이고 물렸다면 빠른 대처로 확산을 막고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다. 베드 버그 예방과 치료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잠자리는 햇볕 드는 곳으로 정한다. 베드 버그는 야행성이라 햇볕을 싫어한다. 가능하다면 소지품도 햇볕 주위에 두는 게 좋다.

2. 베드버그 피해자와는 얼굴도 마주치지 마라. 그 사람 어디에 베드 버그가 기생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3. 나무 침대와 매트리스, 베게 등을 살펴보고 베드 버그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한다. 꼼꼼하고 야무지게 살펴보는 게 좋다.

4. 벌레 퇴치제(비오킬)를 사용한다. 침대 주변이나 방에 뿌려두고 외출하는 습관을 들여 베드 버그가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

5. 특이체질인 경우 미리 처방전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병원에 가게 되는 경우 처방전이 있으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6. 물린 경우 소지품을 모두 버리고 새로 사는 게 가장 좋다. 버릴 수 없다면, 모든 소지품에 대해 일광소독, 일광건조, 뜨거운 물로 세탁,

   고온 건조 등을 시행하여 박멸해야 한다.

 

▲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 내 침대번호 126번 [06:51]


▲ 배낭을 꾸려 나왔는데 그분은 여전히 노래를 부르고 있다 [06:54]


▲ 알베르게 밖에 나와서 [06:54]


▲ 오렌지주스와 커피, 그리고 토스트가 오늘 아침 메뉴 [07:03]


▲ 카페에서 아침식사 [07:17]


▲ 날이 훤히 밝았다 [07:27]


▲ 오늘은 날씨가 좋을 것 같다 [07:34]


▲ 까미노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는 팀원들 [07:34]


07:35   화이팅을 외친 후 에스피날까지 거리가 6.6km라는 것을 알려주는 이정표에 눈길을 한번 주고 출발, 론세스바예스가 해발 950m이고 오늘의 목적지인 수비리가 해발 550m이니, 중간에 한 번 오르막길이 있기는 하지만, 계속 내려가는 길이라고 보아도 좋다. 도로를 따라 나 있던 길이 오른쪽 숲으로 들어갔다. 숲속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길 왼쪽으로 십자가 하나가 보인다. 14세기 고딕 양식으로 만들어진 후 1880년에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까미노를 걷다 보면 다양한 모양의 십자가를 수없이 많이 보게 되는데, 까미노가 야고보 성인을 찾아가는 순례의 길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에스피날까지 거리는 6.6km [07:35]


▲ 도로 오른쪽으로 나 있는 까미노 [07:37]


▲ 담장을 따라 나 있는 길 [07:40]


▲ 길은 조용하고 평화롭다 [07:51]


▲ 길 오른쪽 풍경 [07:53]


▲ 까미노를 걷다 보면 다양한 모양의 십자가를 자주 보게 된다 [07:56]


▲ 숲길을 마감하고 부르게테 마을을 향하여 [07:57]


▲ 부르게테 마을 입구에 있는 바 [08:00]


08:01   부르게테 마을에 들어섰다. 이 마을은 론세스바예스의 옛 성이며 도로를 따라 길게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전통 나바라 식 집들이 도로 양쪽으로 흘러가는 수로와 함께 어우러져 동화 속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주택 문 위에 새겨놓은 숫자는 그 집의 건축년도인데, 대부분이 1800년도에 지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을 밖으로 나와 첫 번째 개울을 건너 목장 사이로 나 있는 길에 들어섰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날이 아주 화창하다. 미세먼지 하나 없는 파란 하늘이 아주 보기에 좋다. 


▲ 부르게테 마을 안내판 [08:01]


▲ 부르게테 마을에 진입 [08:03]


▲ 건축년도 1866년 [08:07]


▲ 부르게테 마을 통과 [08:08]


▲ 부르게테 마을 성당 [08:10]


▲ 마을을 벗어나면서 첫 번째 개울을 건너고 [08:12]


▲ 파란 하늘 아래 그림 같이 펼쳐져 있는 길 [08:16]


▲ 수비리 18km 전 이정표 [08:16]


▲ 목장 사이로 나 있는 길 [08:23]


08:27   말 여러 마리가 풀을 뜯고 있는 목장을 지났다. 지금까지 목장을 많이 지나쳤는데 어제 피레네 산맥을 넘을 때 양 떼를 본 후 오늘 처음 무리지어 있는 말을 보았다.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뉴질랜드 여행을 할 때 목장마다 양, 소, 말 등이 떼를 지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몽골 여행을 할 때도 초원에서 무리지어 풀을 뜯고 있는 소와 말, 양을 보았는데 어째서 이 스페인의 목장에는 그런 동물들이 없단 말인가. 개울을 두어 번 건너 오르막 자갈길에 들어섰다. 얕은 언덕에 올라서면서 포장도로가 시작되었고 그 도로는 에스피날 마을까지 계속 이어졌다.


▲ 말 여러 마리가 풀을 뜯고 있는 목장 [08:27]


▲ 목장에서 설치한 철조망 통과 [08:30]


▲ 풀밭 뒤로 낮게 깔려 있는 구름이 아름답다 [08:33]


▲ 수비리 가는 길 이정표 [08:37]


▲ 순레자들이 많아졌다 [08:37]


▲ 자갈길을 오르고 있는 팀원들 [08:40]


▲ 언덕에 올라서면서 포장도로를 만났다 [08:44]


▲ 포장도로를 따라 에스피날 마을로 진행 [08:46]


▲ 에스피날 마을 입구에 도착 [08:54]


08:57   전통적인 피레네 마을인 에스피날(Espinal)에 도착했다. 1269년 나바라 왕국의 테오발도 2세가 세웠다는 이 마을에는 현대식으로 지어진 성당이 있어 눈길을 끈다. 마을을 통과한 후 목장 사이로 나 있는 길을 따라 메스키리츠 언덕으로 올라갔다. 조금 경사가 있기는 하지만 13분 정도 올라가면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까미노는 해발 900m가 넘는 알토 데 메스키리츠(Alto de Mezkiritz)에서 도로와 만났다. 이곳에는 론레스바예스 성모상이 부조로 조각된 비석이 있는데 바문에 적힌 글은 다음과 같다. '이곳에서 우리 론세스바예스 성모님께 구원을 기도하라.'


▲ 에스피날 마을에 진입 [08:57]


▲ 현대식으로 지어진 에스피날 마을의 성당 [08:59]


▲ 에스피날 마을의 아름다운 주택 [09:00]


▲ 에스피날 마을 통과 [09:01]


▲ 에스피날 마을을 벗어나는 중 [09:03]


▲ 메스키리츠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09:12]


▲ 일단 언덕에 올라서면 길이 평탄해진다 [09:19]


▲ 해발 900m가 넘는 알토 데 메스키리츠(Alto de Mezkiritz) [09:24]


▲ 알토 데 메스키리츠에 있는 성모상 [09:24]


09:25   수비리 13.1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여기서부터 비스카르레타 마을까지는 내리막길이다. 해발고도가 높아 아직 잎이 돋아나지 않은 떡갈나무들 사이로 까미노가 이어졌다. 나무에 잎이 없어도 조용하고 평화로운 숲길은 걷기에 좋다. 아스팔트 도로와 만났던 까미노가 다시 오른쪽 숲길로 들어가면서 길의 모습이 바뀌었다. 콘크리트를 마치 돌인 것처럼 바닥에 깔아놓은 그런 길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콘크리트 포장길은 비스카르레타 마을을 지나서 한참까지 이어졌다.


▲ 수비리 13.1km 전 이정표 [09:25]


▲ 떡갈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09:27]


▲ 그림 같은 숲길이 계속 이어지고 [09:30]


▲ 열심히 걷고 있는 팀원들 [09:35]


▲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 다시 오른쪽 숲길로 [09:41]


▲ 콘크리트를 돌처럼 바닥에 깔아놓은 길 [09:45]


▲ 차도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 [09:53]


▲ 계속 이어지는 콘크리트 포장도로 [09:55]


▲ 멀리 비스카르레타 마을이 보인다 [10:02]


10:03   비스카르레타(Biskarreta) 마을 표지판을 지나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이 마을에는 12세기까지 순례자를 위한 병원이 있었다고 한다. 이 마을의 주택들도 건축년도가 대부분 1800년도이다. 비스카르레타 마을을 완전히 벗어나면서 콘크리트 포장도로는 끝이 났고 까미노는 자갈길과 흙길로 바뀌었다. 린트소아인(Lintzoain) 마을에 들어섰다. 순례자를 위한 서비스 시설은 거의 없고 나바라 사람들의 전형적인 주택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마을을 벗어나서도 시멘트 포장도로가 잠시 이어졌다.


▲ 비스카르레타 마을 표지판 [10:03]


▲ 순례자 병원이 있었다는 비스카르레타 마을 [10:08]


▲ 건축년도가 1862년 [10:08]


▲ 비스카르레타 마을을 벗어나는 중 [10:12]


▲ 마을을 완전히 벗어나면 콘크리트 포장도로도 함께 끝이 난다 [10:17]


▲ 나무 사이로 나 있는 자갈길 [10:18]


▲ 흙길을 걷고 있는 팀원들 [10:27]


▲ 린트소아인 마을로 들어가는 길 [10:31]


▲ 린트소아인 마을 통과 [10:38]


▲ 마을을 벗어나 다시 산길로 [10:41]


10:47   다시 시멘트 포장도로가 잠시 이어졌다 흙길로 바뀌었다. 잠시 후 오늘 걷는 까미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에로 숲길에 들어섰다. 떡갈나무, 자작나무, 송백, 소나무가 울창한 이 숲길은 옛 순례자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라 특별한 느낌이 든다. 까미노는 정지된 것이 아니라 늘 변한다. 새로 생긴 도로와 경작지, 마을 등으로 인해 바뀌고 또 바뀐다. 하지만 햇빛이 제대로 들지 않을 만큼 울창한 에로 숲길은 수십 세기 동안 한결같이 순례자들을 감싸 안아주고 있는 것이다.  


▲ 시멘트 포장도로가 잠시 이어진다 [10:47]


▲ 다시 흙길로 [10:50]


▲ 에로(Erro) 숲길에 진입 [10:53]


▲ 그림 같은 에로 숲길 [11:10]


▲ 경사가 거의 없는 에로 숲길 [11:14]


▲ 갈림길 네 거리에서 직진 [11:18]


▲ 조용하고 평화로운 에로 숲길 [11:26]


▲ 봄기운이 한창 퍼지고 있는 에로 숲길 [11:32]


▲ 알토 데 에로로 올라가는 길 [11:43]


▲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알토 데 에로(Alto de Erro) [11:46]


11:48   수비리 3.4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여기서부터 수비리 마을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해발고도로 치면 거의 300m 이상을 내려가야 한다.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반겨주는 길을 45분 넘게 걸어 수비리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수비리는 바스크 어로 '다리의 마을'이란 뜻이다. 아르가(Arga) 강 위에 놓여 있는 고딕 양식의 라비아(Rabia) 다리를 건너 수비리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수비리에서 5.6km 떨어진 라라쇼냐(Larrasoana)로 가는 순례자는 이 다리를 건너 수비리 마을로 들어갈 필요가 없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 왼쪽으로 까미노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 수비리 3.4km 전 이정표 [11:48]


▲ 수비리 마을로 내려가는 길 [12:03]


▲ 수비리 마을로 내려가는 길 [12:17]


▲ 멀리 수비리 마을이 보인다 [12:31]


▲ 수비리 마을에 진입 [12:34]


▲ 수비리 공립 알베르게 안내판 [12:34]


▲ 아르가(Arga) 강 위에 놓여 있는 라비아(Rabia) 다리 [12:36]


▲ 아르가 강: 라라쇼냐로 갈 사람은 다리를 건널 필요가 없다 [12:36]


▲ 수비리 마을 거리 풍경 [12:38]


12:41   수비리에 있는 공립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문은 닫혀 있고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순례자들이 입실을 기다리고 있었다. 입실 시간은 오후 2시, 한 시간 하고도 20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다른 순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먼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알베르게 입실 시간보다 먼저 도착한 경우 남은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점심을 먼저 먹는 것이다. 알베르게 왼쪽으로 조금 걸어가니 식당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만만한게 순례자 메뉴, 가격은 10유로, 혼합 샐러드와 닭고기, 바게트 빵, 포도주, 커피, 푸짐하다. 맛도 괜찮은 편이었다.


알베르게로 돌아와 접수를 하고 침대와 베게 커버를 씌웠다. 이용료는 8유로. 배낭에서 필요한 짐을 꺼내 정리하고, 샤워하고, 빨레를 했다. 세탁기를 한번 이용해보려고 했는데 고장이 난 상태였다. 와이파이는 주방에서만 가능했다. 우리 가족 밴드에 오늘 사진을 올리고 침대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했다. 힘들게 먼 거리를 걸은 끝에 갖는 휴식은 정말 달콤하다. 속이 좋지 않아 어제 저녁부터 계속 굶은 처제는 스페인 라면을 구해 끓여먹었다고 한다. 빨리 회복되어야 할 텐데, 걱정이다.


▲ 수비리에 있는 공립 알베르게 [12:41]


▲ 벽화가 그려져 있는 공립 알베르게 [13:25]


▲ 점심을 먹은 식당 [13:29]


▲ 식당 내부 모습 [13:38]


▲ 순례자 메뉴: 혼합 샐러드와 닭고기 [13:51]


▲ 아메리카노로 깔끔하게 마무리 [14:12]


▲ 알베르게로 돌아가는 길 [14:23]


▲ 수비리 공립 알베르게 이층 침대 [15:13]


▲ 빨렛줄에 널려 있는 순례자 빨레들 [18:03]


18:14   저녁을 먹기 위해 슬슬 움직일 때가 되었다. 점심은 알베르게 왼쪽에 있는 식당에서 먹었는데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가보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식당이 있어 메뉴를 살펴보니 피자가 있다. 그래, 오늘 저녁은 피자를 한번 먹어보자. 피자는 세계인의 음식이 아닌가. 처제는 속이 좋지 않다고 해서 빠지고 네 명의 남자가 맥주 한 잔씩과 피자 두 판을 주문했다. 피자 종류가 많지만 대충 아무거나 찍어도 토핑이 조금 다를 뿐 모두 먹을만 하다.


맥주를 마시며 먹는 피자맛도 괜찮은 편이었다. 알베르게로 돌아와 빨레를 걷고 오늘 일정을 정리했다. 아직 신체적으로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 고관절 부분이 조금 아프기는 한데 내일 한 번 더 걸어보면 확실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까미노를 걷다 보면 신체적으로 몸에 이상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는 빨리 원인을 찾아서 처치해야지 방치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자신을 위해서 혼자 걸어가는 길, 자신의 건강도 스스로 챙겨야 하는 곳이 까미노다. 오늘도 '부엔 까미노!'


▲ 조용한 수비리 마을 거리 [18:14]


▲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식당이 보인다 [18:16]


▲ 산티아고까지 728km가 남았다는 표지판 [18:18]


▲ 일단 맥주를 네 잔 시키고 [18:32]


▲ 맥주와 함께 먹는 피자맛도 괜찮은 편 [18:47]


▲ 우리가 주문한 피자 [18:49]


▲ 수비리 공립 알베르게 신발장 [19:25]


▲ 수비리 공립 알베르게에 귀환 [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