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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 길

2017.04.17. [산티아고 순례길 5] 수비리→팜플로나

by 사천거사 2017. 4. 17.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5

 

일시: 2017년 4 17일 월요일 맑음

장소: 산티아고 순례길 스페인

 코스: 수비리 → 라라쇼냐 → 아케레타 → 수리안 → 이로츠 → 트리니다드 데 아레 → 부르라다  팜플로나

 거리: 20km  걸은 거리 66.7km  걸을 거리 797.9km

 시간: 6시간 3분

 회원: 5

  



06:00   지난 밤도 두어 번 잠에서 깼다. 이런 저런 생각하다 잠이 들고 깨고 잠이 들고. 일단 배낭을 꾸리고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메뉴는 어제 수퍼에서 구입한 삶은 달걀, 카스테라, 사과, 바나나, 녹차 등이었는데 아침 식사로는 충분했다. 화이팅을 외치고 수비리 시내에서 다시 라비아 다리를 건너와 까미노 길에 들어섰다. 마을 입구에 있는 이정표를 보니 라라쇼냐까지는 5.5km 거리다. 마그네슘 공장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걸어갔다.


▲ 수비리 알베르게 식당에서 아침식사 [06:42]


▲ 수비리 알베르게 출발 [07:16]


▲ 힘차게 화이팅을 외치고 [07:17]


▲ 수비리 시내에서 다시 라비아 다리를 건너온다 [07:21]


▲ 라라쇼냐 5.5km 전 이정표 [07:22]


▲ 수비리-팜플로나 까미노 안내판 [07:23]


▲ 오늘도 날이 좋을 것 같다 [07:28]


▲ 마그네슘 공장 쪽으로 진행 [07:34]


▲ 마그네슘 공장 왼쪽을 따라 나 있는 길 [07:43]


▲ 오늘도 가벼운 발걸음: 우리 팀원들 [07:49]


07:52   길 왼쪽에 있는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이라라츠(Ilarratz)라는 작은 마을을 지난 후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걸어 또 하나의 작은 마을인 에스키로츠(Ezkirotz)에 도착했다. 목초지와 과수원으로 둘러싸인 이 작은 마을들은 조용한 나바라 산골마을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마을 모습이 우리나라의 시골 풍경과 비슷해 무척 친근감이 갔다. 목초지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 떼가 보인다. 땅이 넓고 목초지도 많은 곳이다 보니 풀을 뜯어먹고 자라는 소에게는 이곳이 천국과 같을 것이다. 길 오른쪽으로 제법 큰 마을이 보인다. 아르가 강 건너에 있는 라라쇼냐 마을이었다.  


▲ 길 왼쪽에 있는 계단을 따라 진행 [07:52]


▲ 오솔길처럼 나 있는 길 [07:57]


▲ 이라라츠(Ilarratz) 마을 통과 [08:00]


▲ 포장도로를 따라 에스키로츠 마을로 [08:06]


▲ 에스키로츠(Ezkirotz) 마을 입구: 라라쇼냐 2.2km 전 이정표 [08:09]


▲ 라라쇼냐 2km 전 이정표: 아레(Arre)까지는 13km [08:12]


▲ 널찍한 비포장도로 [08:21]


▲ 목장 사이로 나 있는 길 [08:23]


▲ 목장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 떼 [08:26]


▲ 까미노 오른쪽으로 보이는 라라쇼냐 마을 [08:34]


08:35   라라쇼냐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이정표가 보인다. 라라쇼냐에는 알베르게가 있다. 하지만 여기서 묵을 생각이 아니라면 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갈 필요가 없다. 까미노는 아르가 강 왼쪽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 아케레타(Akerreta) 마을을 지나자 다양한 풍경이 펼쳐졌다. 산길을 지나자 말이 풀을 뜯고 있는 넓은 목장이 나타나고, 소나무가 줄을 지어 서 있는 산길이 이어졌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나무, 소나무를 이곳에서 보게 되니 그것도 반갑네. 까미노는 다시 아르가 강변을 따라 수평으로 이어졌다.   


▲ 라라쇼냐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이정표 [08:35]


▲ 아케레타(Akerreta) 마을 통과 [08:42]


▲ 오늘은 순례자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08:47]


▲ 목장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말들 [08:50]


▲ 오른쪽으로 소나무가 나란히 서 있는 까미노 [08:53]


▲ 여기는 포장도로 [09:02]


▲ 까미노 오른쪽 아르가 강 [09:05]


▲ 계속 이어지는 아르가 강변길 [09:14]


▲ 목장을 따라 나 있는 길 [09:16]


09:21   수리안(Zurian)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이정표를 지났다. 아르가 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 수리안 마을로 들어서자 왼쪽에서 작은 바가 반겨준다. 수리안 마을을 벗어나자 까미노는 국도 왼쪽으로 따라 이어졌다. 청명한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빛이 따갑다. 다시 다리를 건너 이로츠 1km 전 이정표를 만났는데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왜냐하면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산길과 포장도로를 걸어 이로츠까지 가는데 27분이나 걸렸기 때문이다.


▲ 수리안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이정표: 팜플로나 11.3km, 자발디카 3.2km [09:21]


▲ 아르가 강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 수리안 마을로 [09:21]


▲ 국도 왼쪽으로 나 있는 까미노 [09:23]


▲ 국도 오른쪽 길로 이동 [09:29]


▲ 이로츠(Irotz) 1km 전 이정표 [09:33]


▲ 열심히 걷고 있는 처제 [09:39]


▲ 작은 마을을 지나고 [09:46]


▲ 잠시 포장도로를 걷는다 [09:52]


▲ 다시 산길에 진입 [09:56]


10:01   이로츠(Irotz)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끝에서는 길이 갈라지고 있어 선택을 해야 한다. 하나는 파세오 플루비알(Paseo Fluvial)로 팜플로나 주변에 있는 강변 산책로 겸 공원으로 조성된 길이다. 이 길을 따라 팜플로나 관문인 막달레나 다리까지 갈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자발디카(Zabaldika) 마을을 경유하는 공식적인 까미노 길이다. 어느 길로 갈 것인지 팀원들과 상의를 하기 위해 잠시 기다리며 휴식을 취했다. 팀원들 도착, 상의 결과 공식적인 까미노 길을 따르기로 했다.


차도를 건너 좁은 산길을 따라 자발디카 마을로 올라갔다. 왼쪽으로 돌아가는 길이 끝난 후 오른쪽에 서 있는 건물을 바라보니 성당이었다. 스페인에는 마을마다 대개 중앙이나 높은 지역에 성당이 자리잡고 있으며 멀리서도 높은 종탑이 보이기 때문에 쉽게 식별할 수 있다. 문이 열려 있어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나이 지긋한 여성분이 우리말로 된 까미노 격려문을 건네주며 성공을 빌어주신다. 감동! 주저하지 않고 5유로를 기부했다. 자발디카 마을을 지나면서 좁은 산길이 계속 이어졌다. 왼쪽으로 아르가 강을 따라 나 있는 파세오 플루비알이 보인다.


▲ 이로츠에서 파세오 플루비알로 가는 길 이정표 [10:01]


▲ 자발디카 마을을 거치는 공식적 까미노 이정표 [10:16]


▲ 배낭과 스틱을 내려놓고 팀원들을 기다리는 중 [10:32]


▲ 자발디카 마을로 가는 길 [10:37]


▲ 자발디카 마을에 있는 성당 내부 [10:42]


▲ 성당 안에 있는 십자고상 [10:42]


▲ 좁은 산길에 들어섰다 [10:50]


▲ 여기는 조금 널찍한 길 [10:52]


▲ 왼쪽 아래로 아르가 강 옆을 따라 나 있는 파세오 플루비알이 보인다 [11:02]


▲ 계속 이어지는 좁은 산길 [11:02]


11:18   길 왼쪽으로 펼쳐져 있는 밀밭이 보였다. 아직까지는 평원 지역이 아니라 가끔 보이지만 앞으로 지겹도록 보게 될 밀밭이다. 차도 왼쪽으로 나 있는 널찍한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갔다. 멀리 차도 건너 마을이 보이고 노란 유채꽃밭도 보인다. 울차마(Ultzama) 강 위에 눃인 아치가 6개인 다리를 건너 아레(Arre) 마을로 들어섰다. 이 마을은 아레 외에도 비야바(Villava), 아타라비아(Atarrabia)라는 이름도 갖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에 성당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가 있다.


▲ 길 왼쪽으로 펼쳐져 있는 밀밭 [11:18]


▲ 차도 왼쪽으로 나 있는 널찍한 까미노 [11:20]


▲ 차도 건너 마을이 보이고 노란 유채꽃밭도 보인다 [11:27]


▲ 울차마 강 위에 놓여 있는 아레(Arre) 다리 [11:33]


▲ 아레 다리에서 바라본 울차마 강과 아레 마을 [11:34]


▲ 아레 마을 표지판: 비야바(Villava), 아타라비아(Atarrabia)는 아레 마을의 다른 이름 [11:36]


▲ 팜플로나 4.8km 전 이정표 [11:37]


▲ 아레 마을 거리 [11:38]


▲ 아레 마을 성당 [11:41]


11:46   팜플로나 4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이곳에도 다른 곳처럼 플라타너스 나무가 많다. 특이하게도, 스페인에서는 플라타너스의 나뭇가지를 모두 잘라내고 한두 개 정도만 남긴 다음 서로 연결시킨 것들이 많았다. 여기도 마찬가지, 길 위로 마주보는 플라타너스의 나뭇가지를 아치처럼 연결시켜 놓았다. 아레 마을과 이어진 부르라다(Burlada) 마을을 지나자 팜플로나 표지판이 보였다. 아르가 강 오른쪽으로 나 있을 길을 지난 후 차도 옆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걸어가자 아르가 강 위에 놓여 있는 막달레나 다리가 보인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 회원들을 기다리며 잠시 휴식, 다리를 건넌 후 강을 따라 왼쪽으로 250m 정도 걸어가자 공립 알베르게 '파더본'(Paderborn)이 모습을 드러냈다.


팜플로나(Pamplona)


에스파냐 피레네산맥 서부의 구릉지에 있는 나바라(Navarra)주의 주도()이다. 아르가 강변의 고지대에 자리잡고 있으며, 10세기부터 16세기 초반까지 나바라 왕국의 수도로 번영을 누렸다. 도시의 면적은 23.55km²이며, 인구는 198,491명(2009년)이다. 주민의 대부분은 바스크인이며, 스페인어와 함께 바스크어가 사용된다. 인근 팜플로나 공항은 스페인 마드리드나 포르투갈 리스본 등에 취항하며, 철도와 육로는 프랑스와 스페인 주요지역으로 연결된다. 산업은 가죽·제당·제분·포도주 등의 소규모 공업과 관광산업이 대부분이다.

이 도시는 기원전 1세기경 리베리아 반도를 지배한 로마의 장군 폼페이우스에 의해 건설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이슬람교도와 서고트족에 의해 정복당해 오랜동안 영향을 받았고, 여러 민족의 침략 때문에 시가지는 성채로 둘러싸여 있다. 824년 세워진 나바라 왕국의 수도로 번성하였으며, 1513년 스페인 왕국에 복속되면서 나바라주의 주도가 되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가는 순례길이 지나는 곳으로 가톨릭 성지 순례자들과 도보 여행자들이 많이 찾으며, 번영했던 고도()의 과거를 말해주는 역사 건축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시가지는 요새처럼 성벽으로 둘러 쌓인 구시가와 아르가 강을 끼고 프린세페 데 비아나 광장을 중심으로 한 신시가로 구분된다. 카테드랄(cathédral), 나바라 미술관(Museo de Navarra), 팜플로나 시청 청사(Ayuntamiento) 등을 비롯한 많은 역사 유적과 박물관들이 있다.

팜플로나는 어네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가 오랫동안 머물며 글을 쓰기도 했고, 미국의 유명 소설가 시드니 셀던(Sidney Sheldon)의 장편소설 <시간의 모래밭(The Sands of Time)>(1996)의 무대로도 유명하다. 특히, 매년 7월 초에는 소몰이행사(El encierro)로 유명한 '산 페르민 축제(Fiesta de San Fermín)'가 열려 전 세계의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13세기부터 시작되어 온 산 페르민 축제는 3세기 말 팜플로나의 주교였고 도시의 수호 성인인 산 페르민을 기념하는 행사로, 헤밍웨이의 소설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 (The Sun Also Rises)>(1926)에 소몰이행사의 광경을 묘사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축제기간 동안 투우에 쓰일 소들이 수백명의 사람들과 뒤엉켜 산토  도밍고(Santo Domingo) 사육장에서 투우장까지의 8백미터 가량의 거리를 질주하는 모습이 하이라이트이다.


▲ 팜플로나 4km 전 이정표 [11:46]


▲ 이레 거리 플라타너스 나무들 [11:47]


▲ 부르라다(Burlada) 거리 [11:59]


▲ 팜플로나 표지판: 여러 나라 말로 환영의 문구가 적혀 있다 [12:10]


▲ 팜플로나 시내로 가는 길 [12:19]


▲ 아르가 강 위에 놓여 있는 막달레나 다리 [12:21]


▲ 막달레나 다리를 건너기 전에 잠시 휴식 [12:31]


▲ 막달레나 다리에서 바라본 아르가 강 [12:37]


▲ 막달레나 다리를 건너면 만나는 넓은 공원 [12:39]


12:45   팜플로나 공립 알베르게에 도착, 26개의 침대가 있는 작은 알베르게인데 담당 직원이 이곳에는 주방이 없다고 말을 한다. 그러면서 Jesus y Maria 알베르게를 추천해준다. 거대한 성벽 옆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프랑스 문'이라고 하는 성문을 통과해서 팜플로나 시내로 들어갔다. Jesus y Maria 알베르게를 찾는 데에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접수를 하고 방을 배정받았다. 깨끗한 룸, 주방, 세탁기, 건조기, 인터넷, 와이파이 등이 갖추어진 꽤 괜찮은 알베르게였다. 사용료 8유로, 내일 아침식사 3.5유로. 침대 옆에 배낭을 내려놓고 침낭을 침대 위에 편 후 먼저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식당은 많은데 메뉴를 잘 알 수 없으니 입맛에 맞는 곳을 골라 들어가기가 정말 어렵다.


▲ 팜플로나 공립 알베르게 파더본(Paderborn) [12:45]


▲ 성벽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진행 [12:51]


▲ 거대한 팜플로나 성벽 [12:51]


▲ 앞에 보이는 것은 '프랑스 문'이라고 불리는 성문 [12:55]


▲ 팜플로나 시내 거리 [12:57]


▲ Jesus y Maria 알베르게 도착 [13:20]


▲ 알베르게 방을 배정받고 [13:32]


▲ 점심 먹으러 팜플로나 시내로 나왔다 [13:59]


14:08   '헤밍웨이'라는 간판이 달려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팜플로나는 헤밍웨이가 오랫동안 머물면서 글을 썼던 곳이다.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라는 헤밍웨이 작품 속에는 팜플로나 산 페르민 축제의 최대 이벤트인 소몰이 행사 광경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이로 인하여 소몰이 행사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직원이 메뉴판을 가져왔다.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요리 이름과 그림을 보면서 케밥과 닭고기를 주문했다. 직원이 웃으며 양이 너무 많아서 다 먹지 못하니 한 가지만 주문하라고 한다. 그래?


그리하여 나는 케밥, 연 선배님은 닭고기, 이런 식으로 하나씩만 주문을 했다. 곁들여서 콜라와 맥주, 샐러드도 주문했다. 잠시 후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어머나 세상에, 케밥의 양이 엄청나게 많았고 닭고기는 아예 통채로 한 마리였다. 값도 저렴해서, 케밥 3개, 닭고기 3개, 샐러드 하나, 콜라 4캔, 물 한 병, 맥주 500cc 하나, 캔맥주 한 개 값이 모두 합해서 39.5유로였다. 팜플로나 헤밍웨이 식당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오랜만에 포식을 하고 배를 두드리며 알베르게로 돌아와 샤워하고 빨레하고 휴식을 취한 후 동서 부부와 함께 거리로 나와 시내구경하며 커피 한 잔 마시고 알베르게 귀환. 6시가 넘어 다시 시내로 나와 산타 마리아 성당에 들렀는데 문을 닫아서 들어갈 수는 없었다.


▲ 점심을 먹은 '헤밍웨이' 식당 [14:08]


▲ 헤밍웨이 식당의 케밥과 닭고기 요리 [14:33]


▲ 오랜만에 포식을 하고 있는 팀원들 [14:41]


▲ 팜플로나 시내 거리 [15:13]


▲ 동서 부부와 시내 구경 [16:39]


▲ 팜플로나 시내 과자점 [16:45]


▲ 기념품점에 진열되어 있는 인형들 [18:30]


▲ 산타 마리아 성당은 6시에 문을 닫았다 [18:33]


18:39   팜플로나 성벽 위로 올라갔다. 팜플로나는 여러 민족의 잦은 침략 때문에 성채로 둘러싸여 있다. 성벽 위에서 주변을 둘러본 후 성벽길을 따라 걷다가 카스티요 광장으로 내려갔다. 사방이 건물로 둘러싸여 있는 카스티요 광장은 매우 넓었다. 팜플로나에는 까미노가 지나가는 곳이라 순례자와 도보 여행자들이 많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곳이라 일반 관광객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카스티요 광장 노천 카페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점심 먹은 게 아직도 소화가 안 된 것 같아 저녁은 간단히 한국산 신라면으로 해결했다. 팜플로나가 워낙 큰 도시라 그런지 수퍼마켓에서 한국산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을 팔고 있었다. 오늘은 한국 사람들을 여럿 만났다. 수사 신부가 꿈인 미카엘 청년, 소화 데레사 부산 아줌마, 뉴질랜드에 살고 있다는 부부, 직장을 그만 두거나 휴가를 내고 왔다는 네 명의 가족, 등등. 제각기 나름대로의 목적을 가슴에 품고 까미노를 걸으러 온 사람들이었다.


까미노를 걷다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그만큼 까미노를 찾는 한국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나타낸다. 국가별 통계를 보아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그렇다. 좁은 우리나라 안에서만 돌아다닐 게 아니라 넓은 세상으로 나가 힘 닫는 데까지 걸어보자. 새로운 세상이 열릴지 누가 알겠는가. 9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밖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순례자들이 함께 어울렸나 보다. 국적에 관계없이 만나서 금방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까미노다. 까미노에는 국경이 없다.


▲ 팜플로나 성벽 위에서 내려다본 풍경 [18:39]


▲ 팜플로나 성벽 위에서 내려다본 풍경 [18:41]


▲ 팜플로나 성벽 위로 나 있는 길 [18:47]


▲ 예전에 투우장으로 사용되었다는 카스티요 광장 [19:00]


▲ 중앙에 있는 둥근 건물은 행사가 열릴 때 연주자들이 자리하던 곳 [19:00]


▲ 카스티요 광장 노천 카페 [19:02]


▲ 팜플로나 알베르게 주방 [19:50]


▲ 스페인 팜플로나 알베르게에서 신라면으로 저녁 식사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