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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남山行記

2017.03.30. [경남山行記 92] 경남 하동 구재봉→칠성봉

by 사천거사 2017. 3. 30.


구재봉-칠성봉 산행기

 

일시: 2017 3 30일 목요일 맑음 포근한 날씨

장소: 구재봉 768m / 칠성봉 900m 경남 하동 

 코스: 대축마을 입구 → 안부 → 구재봉 → 삼화실재  동점재 → 칠성봉 → 봉수대 → 814봉 → 칠성사  하신흥 마을

 거리: 13.97km

 시간: 5시간 18분

 회원: 청주 천봉산악회 안내 산행








07:30   오늘은 청주 천봉산악회에서 안내하는 구재봉과 칠성봉 연계산행에 참가하는 날이다. 악양면소재지를 가운데 두고 형제봉과 마주 보고 있는 칠성봉 능선에서는 지리산 천왕봉 조망이 가능하고, 봄철에 오면 섬진강변을 따라 피어 있는 벚꽃 감상과 함께 최참판댁을 들른 후 화개장터에서 막걸리 한 잔을 기울일 수도 있다.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한 버스가 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남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오늘도 꽃이 피어나기 좋은 화창한 봄날씨다.


벌곡휴게소와 춘향휴게소를 들른 버스가 구례나들목에서 순천완주고속도로를 벗어나더니 섬진강을 따라 나 있는 19번 국도에 들어섰다. 하동으로 이어지는 19번 국도변에는 벚나무가 줄을 지어 서 있는데 꽃봉오리만 잔뜩 매달려 있을 뿐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 하룻만에도 피어나는 게 벚꽃이니 어쩌면 저녁에 돌아올 때는 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대하소설 '토지'의 공간적 배경인 평사리를 지난 후 악양삼거리에서 좌회전한 버스가 산행 들머리인 대축마을 입구에 섰다.   


▲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 [08:31]


▲ 순천완주고속도로 춘향휴게소 [09:49]


10:41   천연기념물 제491호 문암송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는 것으로 구재봉 산행이 시작되었다. 대축마을 입구부터는 일단 지리산 둘레길 12코스를 따라 걸어가야 한다. 대봉감 정보화마을로도 알려져 있는 대축마을을 경유하며 12분 정도 걸어 문암송 앞에 도착,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는 소나무에 눈길을 한 번 주고 다시 둘레길에 진입했다. 포장도로를 따라 13분 정도 올라가자 대축마을과 미동마을을 가리키는 둘레길 이정표가 보였다.


▲ 천연기념물 제491호 문암송 가는 길 이정표 [10:41]


▲ 대축마을 입구에 서 있는 대봉감 정보화마을 표지판 [10:41]


▲ 지리산 둘레길 대축마을 표지판 [10:43]


▲ 지리산 둘레길 12코스를 따라 진행 [10:49]


하동 축지리 문암송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축지리 에 있는 수령 약 600년의 소나무다. 하동 축지리 문암송은 높이 12.6m, 가슴높이 둘레 3.2m, 가지는 남북 12.5m, 동서 방향 16.8m에 이른다. 큰 바위를 둘로 쪼개면서 뿌리가 박혀 있어 마치 남성을 상징하는 듯 기이한 형상을 하고 있다. ‘축지리 소나무’를 ‘문암송(文岩松)’으로 부르는 이유는 옛날에는 이 나무 아래에서 문인들이 모여 자주 시회(詩會)를 열었기 때문이다. 문암송은 문인들 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즐겨 찾던 곳으로, 봄철에는 동네 주민들이 악귀를 쫓는 제사를 지내고 하루 종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가무를 즐겼다고 전한다.


문암송은 경상남도 기념물 제78호로 지정되었다가, 2008년 3월 12일 천연기념물 제491호로 지정되었다. 문화재청이 문암송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근거는 “축지리 문암송은 크고 편평한 바위 위에 걸터앉아 있는 기이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특이한 생육 환경과 아름다운 수형은 식물학적·경관적으로 가치가 크기 때문”이며, “드넓은 악양 들녘이 전망되는 곳에 입지하여 경관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지역민을 중심으로 문암송계가 조직되어 보호되어 온 나무로 문화적 가치도 크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문암송은 대봉감으로 유명한 하동군 악양면 축지리 대축마을 뒷산 중턱에 위치하여 산 아래 넓은 악양 들녘을 내려다보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뒤 2010년에는 성대하게 문암송 대제를 지내기도 하였다. 옆에 정자인 문암정이 있어 문암송과 함께 마을 사람들에게 휴식을 제공한다.


▲ 천연기념물 제491호 하동 축지리 문암송 [10:53]


▲ 계속 이어지는 지리산 둘레길 12코스 포장도로 [10:55]


▲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 [11:05]


▲ 대축마을과 미동마을 갈림길 이정표 [11:06]


11:06   지리산 둘레길에서 벗어나 산길에 들어서는 것으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처음부터 오르막길이다. 경사진 길이 계속 이어지면서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는데 주변 풍경은 변화가 거의 없다. 여기가 하동이면 그래도 남쪽인데 어찌 그 흔한 진달래꽃 한 송이 안 보인단 말인가. 봄꽃은 안 보여도 봄이 왔다는 것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바람이 불어도 차갑지가 않고 시원하게 느껴진다. 글자 그대로 훈풍이다. 훈풍에 실려오는 봄기운이 곧 잠들어 있는 꽃들을 깨우겠지.


▲ 지리산 둘레길을 버리고 산길에 진입 [11:07]


▲ 날은 따뜻하고 바람은 별로 없다 [11:12]


▲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는 회원들 [11:15]


▲ 오르막길에 이어 [11:24]


▲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길 [11:35]


▲ 커다란 바위를 우회 [11:37]


▲ 활공장으로 올라가는 길 [11:40]


11:42   전망이 확 트인 활공장에 도착했다. 섬진강 오른쪽에 펼쳐져 있는 평사리 들판과 그 뒤에 솟아 있는 형제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형제봉 능선 오른쪽 끝으로는 아직도 희끗한 눈이 쌓여 있는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 왼쪽은 어떤가, 광양 백운산 정상에서 좌우로 뻗어 내린 장쾌한 능선이 보기에 좋다. 산 아래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풍광, 산에 올라야만 볼 수 있는 풍광들이다. 활공장에서 구재봉으로 가는 길,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몇 번 이어졌다.


▲ 전망이 좋은 활공장 [11:42]


▲ 활공장 전망: 섬진강과 평사리 들판 [11:42]


▲ 활공장 전망: 형제봉과 지리산 천왕봉 [11:42]


▲ 활공장에서 산꾼과 송산 [11:44]


▲ 활공장에서 구재봉 가는 길 들머리 [11:45]


▲ 여기는 내리막길 [11:58]


▲ 여기는 오르막길 [12:07]


▲ 해발 760m 구재봉 삼거리 [12:09]


▲ 구재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2:09]


12:12   해발 768m 구재봉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산행안내도와 이정표가 서 있고 전망대용 정자를 짓기 위한 용도로 보이는 화강암 기둥들이 둥그렇게 세워져 있었다. 정상에는 표지석도 있는데 양면에 새겨놓은 한자가 서로 달랐다. 한쪽 면에는 '거북 구'요 반대쪽 면에는 '비둘기 구'다. 거북이와 비둘기가 서로 싸우다 결판이 안 났나? 구재봉 삼거리에서 점심을 먹었다. 김밥 한 줄이 전부인 소박한 점심, 먹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이면 충분하다.


▲ 구재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12:12]


▲ 구재봉 정상에 있는 화강암 기둥들 [12:12]


▲ 해발 768m 구재봉 정상에서 송산 [12:14]


▲ 구재봉 삼거리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회원들 [12:33]


▲ 휴양관 갈림길 이정표 [12:36]


▲ 상신대 갈림길 이정표 [12:45]


▲ 휴양관 갈림길 이정표 [12:53]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3:07]


▲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산길로 [13:09]


13:16   동점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동점재에 도착했다. 구재봉에서 꽤 많이 온 것 같은데 칠성봉까지는 아직도 3.2km나 남았다. 소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는 조망처에 도착했다. 오른쪽으로 흘러 내려가는 산줄기가 보인다. 저 산줄기의 종착지는 과연 어디일까? 고만고만한 능선길을 30분 정도 걸어 깔끔하게 정비가 된 헬기장에 도착했다. 30분 넘게 걸어 다시 나타난 전망대, 왼쪽으로 형제봉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칠성봉 정상은 칠성봉 삼거리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 동점재에 서 있는 이정표 [13:16]


▲ 소나무 한 그루가 주변을 압도하고 있다 [13:22]


▲ 길 오른쪽 작은신대봉 표지 [13:25]


▲ 왼쪽 사면 가로질러 나 있는 길 [13:33]


▲ 걷기 좋은 능선길 [13:48]


▲ 정비가 잘 되어 있는 헬기장 [13:52]


▲ 여기는 오르막길 [14:05]


▲ 혼자 하는 그림자 놀이 [14:15]


▲ 길 왼쪽으로 바라본 형제봉 능선 [14:24]


▲ 해발 880m 칠성봉 삼거리 [14:30]


14:34   해발 900m 칠성봉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특이하게도 원통 모양의 표지석이 자리잡고 있었다. 다시 칠성봉 삼거리로 돌아와 이번에는 배티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정상 표지석처럼 원통 모양을 한 봉수대 표지석을 지나 16분 정도 걸어가니 814봉이다. 지도상에 814봉에서 금봉사로 내려가는 길이 왼쪽으로 갈라지고 있고 또 우리가 내려가야 할 길도 그 길이기 때문에 이리저리 살펴보았으나 뚜렷한 길을 찾을 수 없었다.


조금 고민을 하다 배티재 쪽으로 내려가보기로 했다.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기 위해서였는데 맞은편에서 회원 3명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니, 왜 돌아오세요? 길이 없어요, 선두 팀도 우왕좌왕하고 있어요. 그래서 814봉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다시 생각해보았다. 부산일보에서 만든 지도에 길이 나와 있다면 분명이 길이 있을 것이다. 814봉으로 돌아와 왼쪽 능선을 따라 조금 내려갔더니 희미한 길이 나타나고 이어서 표지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빙고! 그러면 그렇지. 길 같지 않은 길이 계속 이어졌다. 내리막 경사도 보통이 아니다.


▲ 해발 900m 칠성봉 정상 표지석 [14:34]


▲ 원통 모양의 봉수대 표지석 [14:38]


▲ 여기는 내려가는 구간 [14:40]


▲ 금봉사 하산길이 갈라지는 814봉 [14:54]


▲ 배티재 쪽으로 가다 다시 발걸음을 돌린 지점 [14:59]


▲ 814봉에서 일단 길이 확실하지 않은 왼쪽 능선으로 진행 [15:03]


▲ 마침내 만난 부산일보 표지기 [15:11]


▲ 길 같지 않은 길을 따라 계속 하산 [15:25]


15:29   표지기가 또 모습을 드러냈다. 제대로 길을 따라 내려가고 있는 모양이다. 고도가 낮아지면서 활짝 핀 진달래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매화, 산수유, 개나리, 목련에 이어 진달래꽃도 피었으니 이제 정녕 봄은 왔나보다. 예전에 금봉사라고 불리던 칠성사를 지나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 붉은 동백꽃이 보이고 '해를 여는 나무'라는 의미를 가진 히어리 나무에 매달린 꽃도 보이고, 끝물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매화꽃도 보인다. 봄은 말 그대로 만물이 피어 나는 계절이다.  


▲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낸 표지기 [15:29]


▲ 진달래꽃이 활짝 피었다 [15:32]


▲ 칠성사로 내려가는 길 [15:36]


▲ 예전에 금봉사로 불리던 칠성사 [15:39]


▲ 길 오른쪽 붉은 동백꽃 [15:41]


▲ 대한불교 조계종 칠성사 이정표 [15:45]


▲ 길 왼쪽 히어리 나무에도 꽃이 피었다 [15:46]


▲ 매화꽃도 한창이다 [15:47]


15:51   고사리밭 건너편으로 2014년 5월에 다녀온 형제봉 능선이 보인다. 그런데 버스는 어디에 서 있는 거야? 버스는 한참을 더 내려가 하신흥마을 정자 옆에 서 있었다. 시계를 보니 3시 59분, 마감시간인 4시에 1분이 못 미치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선두 팀은 왜 안 보이지? 선두 팀은 이쪽으로 내려오지 않고 계속 배티재까지 진행해 스타렉스가 데리러 갔단다. 버스 안에서 옷을 갈아입고 후미를 기다리는데 5시가 넘었는데도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리하여 전화를 했더니 814봉을 지나 그 다음 봉우리에서 산불이 난 지역을 따라 내려오면서 길을 헤매고 있단다. 아니, 814봉에서 내려오라고 나무로 길을 막고 휴지에 화살표로 표시도 했는데 왜 그리로 간 거야? 이유야 어찌되었건, 스타렉스로 이리 저리 다니며 후미를 모두 데려온 시각이 5시 45분, 스타렉스에서 내리는 회원들 얼굴에 고생한 흔적이 역력하다. 5시 55분 버스 출발, 아침에 왔던 길을 되짚어 달려 청주에 도착한 시각이 9시 10분, 이렇게 해서 구재봉가 연계한 새봄맞이 칠성봉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 길 오른쪽 고사리밭 뒤로 보이는 형제봉 능선 [15:51]


▲ 길 왼쪽 하늘땅번지 영농법인 주차장 [15:52]


▲ 길 왼쪽 노란 산수유꽃 [15:54]


▲ 악양면 신흥리 하신흥마을 [15:58]


▲ 악양면 하신흥 마을 정자 옆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5:59]


▲ 버스 옆에서 뒤풀이 [16:41]


▲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 [1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