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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전북山行記

2017.03.06. [전북山行記 67] 전북 진안 운장산/연석산

by 사천거사 2017. 3. 6.

운장산-연석산 산행기

◈ 일시: 2017년 3월 6일 월요일 / 맑음, 바람 불어 추운 날

◈ 장소: 운장산 1125.8m / 연석산 928m / 전북 완주

◈ 코스: 정수궁마을 → 정수암 → 서봉(칠성대) 운장산(운장대) 서봉 만항재 →  

           금남정맥 정수궁마을

◈ 거리: 8.81km 

◈ 시간: 4시간 48분


 

 

 

 


09:00   오늘은 전북 진안에 있는 운장산을 다녀오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운장산은 2007년 12월 내처사동에서 산행을 시작해 동봉, 주봉, 서봉을 거쳐 활목재로 내려온 적이 있는데 아직 연석산이 미답지역이라 오늘 산행에서는 운장산과 함께 연석산을 연계하는 코스를 잡아보았다. 서청주 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남쪽으로 달려가다 소양나들목에서 익산장수고속도로를 벗어나 이번에는 26번 국도에 들어섰다. 길은 조용하다. 봉암교차로에서 26번 국도에서 내려와 오른쪽 길에 진입, 궁항저수지 쪽으로 올라갔다.

 

정수궁마을 버스종점 옆 공터에 차를 세웠다. 내 차 앞에 서 있는 차에 산불감시 깃발이 꽂혀 있고 운전석에 사람이 타고 있어 창문을 두드렸다. 저, 산에 올라갈 수 있나요? 예, 갈 수 있어요. 운장산은 어디로 가요? 저기 저 능선으로 올라가면 되요. 고맙습니다. 요즘이 산불조심기간이라 혹시 산길 출입을 막으면 어쩌나 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그래, 얼마나 좋은가. 만약 산불감시원이 출입을 통제했다면 먼 길을 달려온 나는 어째야 했을까. 산불조심기간 동안 이렇게 산불감시를 해야지 출입통제를 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버스정류장 옆에 서 있는 이정표를 보니 운장산 주봉인 운장대까지는 거리가 3.7km. 정수암 쪽으로 나 있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자 다시 산뜻한 이정표가 보였다. 곧 이어 나타난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하다 걸음을 멈추고 정수궁마을을 내려다보았다. 양지쪽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집들이 참 평화롭게 보인다. 어, 내 차도 성냥갑만 하게 보이네. 응달에 남아 있는 눈을 밟으며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했다. 운장산 정상에는 과연 어느 정도 눈이 남아 있을까, 자못 궁금하다. 


▲ 정수궁마을 버스정류장 옆 공터에 주차 [10:54]

 

▲ 버스정류장 옆에 서 있는 이정표 [10:55]

 

▲ 운장산 산행안내도와 버스정류장 [10:55]

 

▲ 새로 설치한 산뜻한 이정표 [10:58]

 

▲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 [10:59]

 

▲ 걸음을 멈추고 바라본 정수궁마을: 뒤에 보이는 산줄기는 나중에 하산할 길 [11:01]

 

▲ 응달에는 아직 눈이 남아 있다 [11:01]


11:02   운장대 3.5km 전 이정표를 지났다. 칠성대에서 뻗어내린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꽤 심했다.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길이 미끄럽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20분 정도 걸어 능선에 올라서자 길이 많이 완만해졌다. 오늘 걷는 길에는 산죽이 아주 많은 편이다. 키만한 산죽 사이를 걸어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운장대 2.2km 전 이정표를 지나 조금 올라가자 꽤 넓은 공터가 나타났고 오른쪽으로 하얀 상고대가 피어 있는 운장대 정상부가 보였다.


▲ 운장대 3.5km 전 이정표 [11:02]

 

▲ 성의 없이 만들어놓은 계단길 [11:03]

 

▲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 [11:08]

 

▲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길 [11:18]

 

▲ 칠성대에서 뻗어내린 능선길에 도착 [11:23]

 

▲ 이 산에는 산죽이 아주 많다 [11:28]

 

▲ 칠성대 1.6km 전 이정표 [11:36]

 

▲ 공터에서 바라본 운장대 정상부 상고대 [11:39]


11:49   잣나무숲 사이로 나 있는 길을 지나간다. 잣나무와 소나무는 구별하기가 조금 어려운데 가장 좋은 구별 방법은 잎을 보는 것이다. 소나는 대개 잎이 2~3개의 이루어져 있지만 잣나무는 잎이 5개다. 잣나무 숲길을 지나 20분 정도 걸어가자 전망이 트이면서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칠성대 정상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빤히 보이는데 칠성대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그리 만만치가 않았다. 철계단을 오르고 암벽을 우회한 다음 다시 가파른 길을 올라가야 했다.


▲ 잣나무 군락지 사이로 나 있는 길 [11:49]

 

▲ 나뭇가지 사이로 칠성대(운장산 서봉) 정상이 보이기 시작 [11:59]

 

▲ 통나무 계단길 [12:03]

 

▲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칠성대 정상부가 보인다 [12:08]

 

▲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운장대(운장산 주봉) [12:09]

 

▲ 칠성대로 올라가는 철계단 [12:13]

 

▲ 칠성대 정상은 암봉이다 [12:14]

 

▲ 길 왼쪽으로 바라본 연석산 [12:14]

 

▲ 칠성대 암벽을 오른쪽으로 우회 [12:15]

 

▲ 칠성대 정상이 코 앞이다 [12:21]


12:21   해발 1120m 운장산 서봉에 올랐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서봉 정상에는 사각형 표지석이 박혀 있고 겉에 '칠성대'라고 적혀 있었다. 칠성대 정상은 전망이 좋은 곳이라 사방이 아주 잘 보였다. 칠성대 정상에 올라 조망을 한 후 데크 계단을 내려와 운장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상여바위를 가운데에 두고 왼쪽에는 삼장봉(운장산 동봉), 오른쪽에는 운장대(운장산 주봉)가 봉긋하게 솟아 있는데 정상부가 하얀 것을 보니 상고대가 많이 피어 있는 모양이다. 얼른 보고 싶네.


▲ 해발 1120m 운장대 서봉(칠성대) 정상부 [12:21]

 

▲ 칠성대 주변에 피어 있는 상고대 [12:22]

 

▲ 칠성대에서 바라본 연석산 [12:22]

 

▲ 운장산 서봉에 서 있는 이정표: 운장대 쪽으로 진행 [12:24]

 

▲ 칠성대에서 내려가는 데크 계단 [12:25]

 

▲ 상여바위 왼쪽은 삼장봉(운장산 동봉), 오른쪽은 운장대(운장산 주봉) [12:25]

 

▲ 산죽 사이로 나 있는 길 [12:30]

 

▲ 운장산 주봉인 운장대 주변의 상고대가 보인다 [12:33]

 

▲ 운장대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12:36]


12:38   운장산 주봉인 해발 1126m 운장대 정상에 올랐다. 운장대 표지석과 이정표가 서 있는 정상 주변은 온통 상고대 천지였다. 3월 초에 이런 멋진 상고대를 볼 줄이야. 게다가 오늘 날씨가 오죽 좋은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상고대를 바라보니 마치 나무 전체에 하얀 꽃이 핀 것 같다. 언제 보아도 자연은 참 위대하고 아름답다. 상고대에 미련이 남아 차마 떨어지지 않은 발길을 돌려 다시 칠성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칠성대 주변에 핀 상고대도 볼만 하겠지.


▲ 운장산 주봉 운장대 정상부 [12:38]

 

▲ 운장대 표지석과 이정표가 있는 정상부 [12:39]

 

▲ 운장대 주변 상고대 [12:39]

 

▲ 운장대 정상에 있는 이정표 [12:40]

 

▲ 운장대 주변 상고대 [12:41]

 

▲ 운장대 주변 상고대 [12:41]

 

▲ 운장대 주변 상고대 [12:42]

 

▲ 운장대에서 내려와 칠성대를 향하여 진행 [12:48]

 

▲ 다시 돌아온 칠성대 정상부 [12:57]


12:57   칠성대에 다시 돌아와 연석산 방향으로 나 있는 길에 들어섰다. 여기도 주변에 피어 있는 상고대가 장관이다. 오늘 눈이 호강하는 날이네. 그런데 이게 뭐야? 팔뚝만한 밧줄이 끝도 없이 늘어져 있는 급경사 구간이 나타났고 길은 바짝 얼어 있었다. 복병이 나타났네. 상고대고 뭐고 비상이다. 일단 아이젠을 착용하고 양손으로 밧줄을 잡고 한 발 두 발 내려가는데 온 몸을 팔에 의지하다 보니 보통 힘이 드는 게 아니다. 간신히 내려와 숨을 돌리며 다시 상고대 감상에 빠졌다. 그런데 그것도 잠깐, 또 밧줄구간이 나타났다. 상고대 보랴 밧줄 잡고 급경사 얼음길 내려가랴, 도통 정신이 없다.  


▲ 칠성대에 서 있는 연석산 가는 길 이정표 [12:57]

 

▲ 칠성대 주변 상고대 [13:00]

 

▲ 칠성대 주변 상고대 [13:00]

 

▲ 칠성대 주변 상고대 [13:01]

 

▲ 첫 번째 긴 급경사 밧줄구간을 내려와서 [13:07]

 

▲ 칠성대 주변 상고대 [13:07]

 

▲ 활목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3:09]

 

▲ 칠성대 주변 상고대 [13:10]


13:17   두 번째 긴 밧줄을 타고 내려온 후 다시 숨을 돌렸다. 팔이 뻐근하다. 다시 출발, 이제 좀 편안한 길이 이어지려나?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었다. 또 다시 나타난 급경사 밧줄 구간, 하도 길어 중간지점에서 일단 멈추어 숨을 고른 후 다시 내려갔다. 길이 미끄럽지만 않다면 별로 힘든 구간이 아닌데 길이 얼어 붙어 발을 자유롭게 옮길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마침내 급경사 구간이 끝났다. 잠시 아래로 내려가던 길이 안부를 지나면서 다시 오르막으로 바뀌었다.


▲ 두 번째 긴 밧줄을 타고 내려와서 [13:17]

 

▲ 마지막 상고대를 바라보며 휴식 중 [13:18]

 

▲ 이제 길이 좋아지려나 [13:20]

 

▲ 다시 세 번째 밧줄구간 시작 [13:20]

 

▲ 중간에서 내려온 길을 바라보며 [13:27]

 

▲ 중간에서 내려갈 길을 바라보며 [13:27]

 

▲ 길 왼쪽 바위벽에 매달린 고드름 [13:32]

 

▲ 안부로 내려가는 길 [13:41]

 

▲ 잣나무숲 오른쪽을 따라 나 있는 길 [13:46]

 

▲ 전망이 트이자 나타난 연석산 정상부 [13:49]


13:56   소나무가 서 있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주변 공간도 널찍해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전망 바위에 서니 두 개의 능선 사이로 뻗어 있는 계곡에 자리잡고 있는 정수궁마을과 궁항저수지가 잘 보였다. 전망대에서 12분 정도 걸어 만항재에 내려섰다. 늦은목이라고도 하는 만항재에서는 연석산을 거치지 않고 정수궁마을로 곧장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만항재에서 20분 정도 걸어 해발 928m의 연석산 정상에 올라섰다. 이정표에 적힌 연동마을은 중봉을 거쳐 내려가는 길이다. 주차장 방향 금남정맥 길로 진행.


▲ 소나무가 서 있는 전망대 [13:56]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정수궁마을과 궁항저수지 [13:56]

 

▲ 걷기 좋은 길 [14:01]

 

▲ 만항재에 서 있는 이정표: 정수궁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진다 [14:08]

 

▲ 만항재를 떠나 연석산 정상을 향하여 [14:13]

 

▲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본 칠성대와 운장대 [14:19]

 

▲ 해발 928m 연석산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와 표지판: 주차장 쪽으로 진행 [14:29]

 

▲ 정상을 조금 지나 바라본 금남정맥 길 [14:31]


14:32   이정표를 만났다. 오른쪽은 연동마을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능선을 따라가는 길이 보룡고개로 내려가는 금남정맥 길이다. 능선을 따라 보룡고개 쪽으로 조금 내려가자 전망이 트이면서 칠성봉에서 뻗어내린 능선 아래로 정수궁마을과 궁항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23분 정도 걸어 정수궁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으로 여겨지는 곳에 도착, 정맥 길에서 벗어나 왼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길이 확실하게 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간간이 나타나는 표지기가 길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 연동마을 주차장 갈림길 이정표: 보룡고개 쪽으로 진행 [14:32]

 

▲ 산죽 사이로 나 있는 길 [14:34]

 

▲ 걷기 좋은 능선길 [14:37]

 

▲ 길 왼쪽으로 보이는 정수궁마을과 궁항저수지 [14:39]

 

▲ 정수궁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 [14:55]

 

▲ 그런대로 어렴풋이 길이 나 있다 [15:00]

 

▲ 간간이 나타나는 표지기 [15:03]

 

▲ 길인 듯 하기도 하고 길이 아닌 듯 하기도 하고 [15:10]


15:17   고난의 길이 시작되었다. 그런대로 나 있던 길이 사라진 것이다. 길이 없어졌어도 경사가 별로 심하지 않아 그냥 그냥 내려갈 수는 있는데 문제는 잘라놓은 나뭇가지들이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능선과 사면을 따라 수종에 관계없이 중간 크기의 나무들을 무작위로 잘라 아무렇게나 늘어놓았는데, 이것들이 한없이 발목을 부여잡고 발걸음을 느리게 만들고 있었다. 아, 정말 짜증나는 길이네. 길이 아닌 곳에 들어선 나도 잘못이지만 산을 왜 이따위로 만들어 놓은 거야.

 

입으로 연신 험한 말을 내뱉으며 나뭇가지와 한참 동안 전쟁을 치룬 끝에 임도 수준의 널찍한 길에 내려섰다. 휴, 고생 끝이네. 잠시 후 차도에 도착해 차를 세워둔 곳으로 올라가는 길, 정면으로 아까 올랐던 칠성대가 보인다. 산불감시원은 여전히 차에 앉아 있었다. 내가 아는 체를 하자 그 분도 고개를 끄덕여준다. 곧바로 차에 올라 출발, 아침에 왔던 길을 되짚어 달려 청주에 도착한 시각이 5시 25분, 이렇게 해서 운장산과 연석산을 연계한 상고대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 잘라놓은 나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구간 [15:17]

 

▲ 잣나무숲도 나타나고 [15:22]

 

▲ 산죽까지 합세해서 더욱 걷기 힘든 길 [15:24]

 

▲ 능선에서 벗어나 계곡 따라 진행 [15:30]

 

▲ 오른쪽으로 임도처럼 널찍한 길 발견 [15:34]

 

▲ 정수궁마을로 이어지는 차도가 보인다 [15:38]

 

▲ 차도에 내려서기 전에 바라본 칠성대 [15:38]

 

▲ 정수궁마을 차를 세워둔 곳에 귀환 [1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