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산-함각산 산행기
◈ 일시: 2017년 3월 1일 수요일 흐림 포근한 날씨
◈ 장소: 고봉산 340m / 칠현산 387m / 개머리산 363m / 함각산 314m 대전 동구
◈ 코스: 주산동 → 고봉산 → 칠현산 → 천개동 갈림길 → 개머리산 → 효평고개 소공원 → 함각산 → 효평초등학교(폐교)
◈ 거리: 9.72km
◈ 시간: 4시간 33분
◈ 회원: 이방주, 이효정(2명)
07:00 오늘은 오랜만에 대청호 둘레산길을 걸어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대전시 동구 주산동에서 추동을 거쳐 효평동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에는 해발고도 300m가 조금 넘는 산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봉우리마다 삼국시대에 쌓았다고 여겨지는 산성의 흔적이 남아 있어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기는 장소로도 괜찮은 곳이다. 사천동 천주교회 앞에서 이 회장님을 픽업하여 신탄진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대청호는 나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2011년 대청호에 필이 꽂힌 이후로 60여 차례 넘게 대청호 주변 길과 산을 헤매고 다닌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벚꽃이 피면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변하는 대청호수로를 따라 달려가는 길, 봄기운을 담뿍 머금은 벚나무들이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뜨릴 기세다. 마산동과 추동을 지나 주산동 마을 주택 옆 공터에 차를 세웠다. 2012년 1월 대청호반길을 걸을 때 이곳에서 고봉산성을 올라간 적이 있는데 그 때 길을 잘못 든 실수를 오늘도 반복한 끝에 제 길을 찾는 해프닝이 있었다. 고봉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조금 가파른 편이지만 산뜻한 아침 공기가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 주산동 마을 주택 앞 공터에 주차 [08:09]
▲ 마을회관 주차장에 서 있는 대청호반길 이정표 [08:11]
▲ 주차장 위 언덕에 올라 바라본 주산동 마을 [08:15]
▲ 언덕에서 왼쪽으로 내려오면 만나는 임도: 이 길로 올라가야 한다 [08:18]
▲ 고봉산성 500m 전 이정표 [08:21]
▲ 고봉산성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는 이 회장님 [08:22]
▲ 조금 가파른 오르막길 [08:24]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08:30]
08:37 고봉산성 아래에 도착했다. 고봉산을 둘러싸고 있는 고봉산성은 거의 허물어진 상태고 아주 일부분에만 온전한 석축 모양이 남아 있었다. 고봉산을 떠나 임도가 지나가는 안부로 내려왔다. 임도를 건너 칠현산으로 올라가는 길, 조금 가파르다. 잠시 후 칠현산을 둘러싸고 있는 질현산성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성벽의 모습이 아주 확실하다. 해발 387m의 칠현산에 올랐다. 2010년 12월 대전둘레산길 5코스를 걸을 때 올랐던 곳이고 이곳에서부터 앞으로 가야 할 절고개까지는 대전둘레산길 5코스에 속한다.
고봉산성
1991년 7월 10일 대전광역시기념물 제21호로 지정되었다. 가양동 더퍼리에서 추동으로 넘어가는 질티고개(질현) 북쪽 봉우리에 있는 질현성(迭峴城:대전기념물 8)에서 동쪽으로 약 300m 떨어진 곳, 해발 340m의 고봉산 정상부에 축조되어 있다. 위치로 미루어 외적의 침범이나 이 고개로 통행하는 사람들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축조된 질현성의 자성(子城) 역할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성은 이 산의 테뫼식 석축산성으로 둘레는 약 250m, 면적은 151,604㎡이다. 산성의 평면형태는 타원형이며, 성벽은 거의 허물어지고 윤곽만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서벽에서 3단 정도의 석축을 볼 수 있다.
▲ 고봉산 정상 아래에 서 있는 고봉산성 안내문 [08:37]
▲ 고봉산성 석축 모습 [08:42]
▲ 고봉산 정상부 고봉산성 흔적 [08:43]
▲ 고봉산성을 살펴보고 있는 이 회장님 [08:46]
▲ 임도가 지나가는 안부가 보인다 [08:56]
▲ 임도가 지나가는 안부에 서 있는 이정표 [08:57]
질현성
대전광역시 대덕구 비래동에 있는 질현성은 질티고개 북쪽 정상의 산세를 이용하여 돌과 흙을 섞어 쌓은 산성으로, 둘레는 800m이다. 모서리를 다듬은 사각형의 돌로 성벽을 쌓았는데, 아래에서부터 약간씩 안으로 들여 쌓았고, 군데군데에는 조그만 돌을 끼워넣었다. 동·서·남벽 3곳에 문터가 남아있는데, 이중 남문터는 너비 3.8m로, 성으로 드나드는 가장 중요한 통로로 이용되었다. 남문터 주변에 특별한 시설은 없지만 10m 정도의 땅에 항상 습기가 많은 것으로 보아, 전에 연못이 있었던 자리로 생각된다.
성 안에서 백제, 신라의 토기조각과 조선시대 자기조각이 출토되어 이 성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계속해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성을 중심으로 북쪽 능선에는 6개의 작은 성이 있는데, 이것은 질현성을 보완하기 위해 쌓아진 것으로 보인다. 학계에서는 이 성을 백제부흥운동군의 거점중의 하나였던 지라성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대전광역시 기념물 제8호로 지정되어 있다.
▲ 질현산성 성벽이 보이기 시작 [09:01]
▲ 아주 온전하게 남아 있는 질현산성 성벽 [09:02]
▲ 질현산성을 탐사하고 있는 이 회장님 [09:03]
▲ 칠현산으로 올라가는 길 [09:07]
09:10 호국안민을 위한 보현사 진신사리탑을 만났다. 부처님 진신사리는 참 많기도 하다. 5층 석탑을 지나면서 나타나는 봉우리마다 테뫼식 석성의 흔적이 보인다. 질현산성 북쪽으로 6개의 봉우리에 성을 쌓은 흔적이 남아 있는데 모두 질현성을 보완하기 위한 보루로 추측된다고 한다. 이 지역이 삼국시대의 국경지대이다 보니 아무 산에나 올라가도 성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대전시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산성만 해도 26개나 되는데 거의 대부분이 백제시대에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보현사 5층석탑 [09:10]
▲ 질현산성 흔적 [09:16]
▲ 질현산성 보루를 살펴보고 있는 이 회장님 [09:17]
▲ 밭탕골 약수터 갈림길 이정표: 계족산성 쪽으로 진행 [09:19]
▲ 오르막 통나무 계단길 [09:20]
▲ 질현산성 보루 흔적 [09:26]
▲ 보루 성돌로 쌓은 돌탑들 [09:28]
▲ 걷기 좋은 길 [09:34]
09:36 가양공원 갈림길 이정표를 지났다. 2분 후에 벤치가 있는 전망대를 만났다. 왼쪽으로 계족산성과 앞으로 가야 할 개머리산이 보이고, 정면으로는 추동 동명초등학교 뒤로 펼쳐져 있는 대청호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멀리 백골산성이 있는 백골산이 보인다. 날이 흐려 그림이 뚜렷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대청호를 바라보며 가슴이 확 트이는 것만으로도 큰 만족이었다. 전망대 출발, 대전시내에서 가까운 산줄기라 그런지 산길을 걷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 가양공원 갈림길 이정표: 계족산성 쪽으로 진행 [09:36]
▲ 질현산성 보루 흔적 [09:36]
▲ 전망대 조망: 계족산성과 개머리산이 보인다 [09:38]
▲ 전망대 조망: 추동 동명초등학교 뒤로 대청호가 보인다 [09:38]
▲ 전망대 조망: 멀리 백골산성이 있는 백골산이 보인다 [09:38]
▲ 질현산성 보루 흔적 [09:42]
▲ 질현산성 보루 흔적 [09:49]
▲ 걷기 좋은 길 [09:56]
▲ 갈림길에 서 있는 솔라등 [09:57]
▲ 길 왼쪽 쉼터용 정자 [10:00]
10:02 절고개 300m 전 이정표를 지났다. 절고개까지 가지 않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나 살펴보는데 마침 뚜렷한 길이 나 있어 들어섰다. 잠시 후 내려선 임도, 이정표를 보니 추동에서 절고개로 이어지는 임도였고 그 사이로 천개동으로 내려가는 임도가 갈라지고 있었다. 널찍하면서도 경사가 완만한 임도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 천개동과 추동으로 이어지는 도로에 도착했고 이어서 개머리산으로 올라가는 맞은편 산길에 들어섰다.
▲ 절고개 300m 전 이정표 [10:02]
▲ 임도로 내려가는 길 [10:10]
▲ 임도 갈림길에 서 있는 이정표: 천개동 쪽으로 진행 [10:12]
▲ 임도 따라 진행 [10:13]
▲ 천개동과 추동으로 이어지는 차도가 보인다 [10:23]
▲ 견두산성 가는 길 입구에 서 있는 이정표 [10:25]
▲ 걷기 좋은 길 [10:31]
▲ 견두산성 290m 전 이정표 [10:40]
▲ 걷기 좋은 길 [10:43]
10:45 눈에 익은 표지기를 만났다.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산줄기에서도 종종 만나는 백계남 씨의 독특한 표지기인데 이곳도 다녀가신 모양이다. 오른쪽으로 언뜻언뜻 대청호가 보인다. 날이 좋지 않아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는 게 조금 흠이지만 대청호는 언제 보아도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해발 363m 개머리산 정상에 올랐다. 계족산성이 잘 보이는 정상 바위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산행 시작, 효평동 소공원까지 내려가는 길은 그런대로 걷기에 편했다.
▲ 눈에 익은 백계남 씨 표지기 [10:45]
▲ 오른쪽으로 보이는 대청호 [10:49]
▲ 개머리산 가는 길에 만난 바위 [10:53]
견두산성
1991년 7월 10일 대전광역시기념물 제25호로 지정되었다. 면적 185,058㎡, 성 둘레는 280m이며, 계족산성에서 동남쪽으로 1.3km 떨어져 있는 해발고도 363m인 개머리산에 테뫼식으로 쌓은 성이다. 자연암반을 이용하면서 잡석으로 쌓았으며, 남벽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성벽의 대부분이 무너져 현재 윤곽만 남아 있다. 성의 동쪽 부분은 지름 6m 정도 높게 쌓았는데, 이곳에 장대(將臺)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산성 바로 밑으로 신탄진∼옥천간 도로와 대청호가 내려다보인다. 계족산성의 자성(子城)으로 도로와 수로를 감시하기 위해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 개머리산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10:54]
▲ 개머리산 정상에서 바라본 계족산성 [10:54]
▲ 견두산성 흔적 [11:18]
▲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대청호 [11:20]
▲ 마산동 갈림길 이정표: 소공원 쪽으로 진행 [11:28]
▲ 견두산성 안내판을 살펴보고 있는 이 회장님 [11:31]
▲ 효평동 소공원으로 내려가는 길 [11:40]
11:45 효평동 소공원에 내려섰는데 자동차가 몇 대 세워져 있고 노래 테이프와 간단한 먹거리를 파는 가게도 있었다. 여기서 차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계속 가면 마산동이 나온다. 지도가 가리키는대로 차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가니 왼쪽으로 함각산 올라가는 길이 열려 있어 들어섰다. 그런데,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길은 함각산 정상을 거치지 않고 효평동 당산마을로 가는 길이었다. 함각산 정상을 거치는 능선길은 소공원에서 차도를 따라 왼쪽으로 가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자 왼쪽에 있는 함각산 정상과는 다른 쪽으로 표지기가 붙어 있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함각산 정상 쪽으로 희미하게나마 길이 나 있어 올라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그 길은 이내 끊어졌고 10분 동안 길도 없는 가파른 사면을 미끄러져가며 힘들게 오르는 수고를 감내해야 했다. 그렇게 올라간 함각산 정상에는 아무런 표지도 없었다. 그것 참! 이제 능선길을 따라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가끔 백계남 씨 표지기도 보이는 하산길은 그런대로 내려갈만 했는데, 오른쪽으로 당산마을 주택들이 보이는 곳에서부터 길이 슬쩍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찔레나무 가시에 손등을 할퀴면서 대충 길을 만들어 내려갔다.
▲ 차도가 지나가는 효평동 소공원에 내려섰다 [11:45]
▲ 효평동 소공원에 있는 간이 매점 [11:45]
▲ 차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 [11:47]
▲ 차도 왼쪽으로 길이 열려져 있어 진입 [11:49]
▲ 함각산 정상에 오르기 위해 가파른 사면길을 개척 [11:58]
▲ 아무런 표지도 없는 해발 340m 함각산 정상 [12:09]
▲ 효평동 당산마을로 내려가는 능선길 [12:11]
▲ 유명한 산꾼 백계남 씨 표지기 [12:21]
▲ 오른쪽으로 보이는 효평동 당산마을 주택들[12:27]
12:31 산길을 마감하고 아주 커다란 묘 위에 내려선 후 곧 이어 마을로 연결되는 포장도로에 도착했는데 지도를 살펴보니 효평동 당산마을 도로였다. 10분 정도 도로를 걸어 버스정류장에 도착, 표지판을 보니 현 위치가 '효평초등학교'라고 적혀 있었다. 폐교된 초등학교 명칭을 그대로 쓰고 있는 모양이다. 직동 찬샘마을에서 1시 10분에 출발한 시내버스 도착, 승차, 주산동에서 하차, 세워둔 차에 올라 청주에 돌아온 후 아파트 옆에 있는 '느티울'에서 늦은 점심으로 순대국밥을 먹으며 성(城)을 주제로 한 대청호 산줄기 걷기를 마무리했다.
▲ 산길을 마감하고 묘 위에 내려섰다 [12:31]
▲ 효평동 당산마을로 이어지는 도로 [12:33]
▲ 도로따라 버스정류장 쪽으로 진행 [12:36]
▲ 폐교된 효평초등학교 앞 버스정류장 [12:42]
▲ 주산동에 우리를 내려준 버스는 떠나고 [13:25]
▲ 차를 세워둔 주산동 마을 도로변에 귀환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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