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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강원山行記

2016.06.18. [강원山行記 71] 강원 양양 설악산

by 사천거사 2016. 6. 18.

설악산 산행기

  

일시: 2016년 6월 18일 토요일 맑음

장소: 설악산 대청봉 1708m 강원 양양 

코스: 오색 → 대청봉 → 희운각 → 신선대 1275봉 → 나한봉 → 마등령삼거리 → 오세암 → 영시암 → 백담사 → 용대리

거리: 20km

시간: 10시간 30분

회원: 청주 토요산악회 안내 산행



23:00   오늘은 청주 토요산악회에서 안내하는 설악산 산행에 참가하는 날이다. 설악산은 워낙 큰 산이라 아주 다양한 코스가 개설되어 있는데 오늘은 오색에서 대청봉에 오른 후 공룡능선을 거쳐 마등령 삼거리에서 백담사로 내려오는 코스가 잡혀 있었다. 청주의료원 앞을 출발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북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무박산행은 참 오랜만이다. 될 수 있으면 당일 산행을 고수하는 입장이지만 이번 산행은 오가는 길도 멀고 코스도 만만찮아 무박산행이 불가피하다.


버스 안에서 조금이라도 눈을 붙여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그런데도 장소와 상황에 관계없이 잠을 잘 자는 사람들이 있다. 부러울 뿐이다. 비몽사몽 간에 버스가 영동고속도로 강릉대관령휴게소로 들어갔다. 화장실을 다녀오니 잠이 확 달아난다. 양양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가 이번에는 44번 국도를 따라 산행 들머리인 오색을 향해 달려가는데, 도로를 오가는 버스가 별로 없는 것을 보니 오늘은 크게 밀리지 않고 대청봉을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 영동고속도로 강릉대관령휴게소 [02:03]


03:03   산행 들머리인 오색리 도로변에 버스가 섰다. 사방이 깜깜하다. 대청봉으로 올라가는 게이트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산행들머리 오색의 해발고도가 450m 정도 되고 대청봉의 높이가 1708m이니 5km의 거리를 걷는 동안 고도를 1250m 높여야 한다. 게다가 오색에서 대청봉 정상까지는, 약간의 평짓길이 있기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경사가 만만치 않은 오르막길이다. 대신 이 길은 가장 짧은 시간에 대청봉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다.  


산행객들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없는 편도 아니어서 한 줄로 서서 올라갈 정도는 되었다. 오로지 헤드라이트 불빛에 의존한 채 돌길을 오르고 계단을 오른다. 주변의 풍경은 보이지 않고 산행로를 따라 이어지는 불빛만 반짝거릴 뿐이었다. 걸음의 속도를 빨리 해볼까 생각하다 그만 두었다. 대청봉에 오른 다음에는 또 하나의 난코스인 공룡능선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초반에 너무 힘을 많이 써버리면 나중에 고생을 많이 하게 된다. 2시간 정도 올라가자 여명이 밝아오면서 주변의 사물이 잘 보이기 시작했다.


▲ 산행 들머리인 오색리 도로변에 버스 정차 [03:03]


▲ 대청봉 가는 길 들머리 게이트 [03:03]


▲ 계단을 올라가는 산행객의 헤드라이트 불빛 [03:50]


▲ 대청봉 3.3km 전 이정표 [03:57]


▲ 대청봉 2.7km 전 이정표 [04:18]


▲ 해발 1262m에 서 있는 표지판 [05:51]


▲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04:56]


05:01   탐방로 안내도가 서 있는 오색 2쉼터에 도착하자 날이 완전히 새어 주변의 사물들이 아주 똑똑하게 보였다. 아, 빛이 얼마나 좋은가.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해주니 얼마나 좋은가. 주변의 사물이 잘 보이니 발걸음이 빨라진다. 이제까지 보이지 않던 이름 모를 꽃도 눈에 들어온다. 경사도 많이 완만해졌다. 처음 산행을 시작할 때 줄지어 가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지금은 띄엄띄엄 한두 사람씩만 보일 뿐이다. 


▲ 오색 2쉼터에 있는 탐방로 안내도 [05:01]


▲ 통나무 계단길 [05:07]


▲ 해발 1500m에 있는 표지판 [05:18]


▲ 나이가 꽤 든 자작나무 [05:22]


▲ 대청봉 500m 전 이정표 [05:30]


▲ 구상나무 열매와 야생화가 어울렸다 [05:34]


▲ 꽃개회나무가 꽃을 피웠네 [05:36]


▲ 대청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05:41]


05:45   해발 1708m의 대청봉 정상에 올랐다. 이곳에 올 때마다 정상표지석 쟁탈전이 벌어지곤 했는데 오늘은 조금 한산한 편이라서 여유있게 표지석 옆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역시 대청봉은 다르다. 불어오는 바람이 얼마나 차가운지 한여름인데도 손끝이 시릴 정도였다. 사람들은 바람막이를 꺼내 입느라고 바쁘다. 중청대피소를 지나자 한계령 갈림길이 나왔다. 서북능선이 시작되는 곳이다. 아침 햇살을 받은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을 바라보며 소청봉으로 내려갔다. 소청봉에서는 공룡능선을 갈꺼냐 말꺼냐를 결정해야 한다. 


▲ 대청봉 정상부에 서 있는 이정표 [05:45]


▲ 해발 1708m의 대청봉 정상에서 [05:48]


▲ 대청봉 정상을 떠나 중청대피소 쪽으로 [05:50]


▲ 중청대피소와 중청봉이 보이는 풍경 [05:55]


▲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중청대피소 [05:59]


▲ 한계령 갈림길 이정표 [06:02]


▲ 아침 햇살을 받은 용아장성과 공룡능선 [06:08]


▲ 소청봉과 공룡능선 신선대 [06:08]


▲ 소청봉으로 내려가고 있는 산행객들 [06:11]


06:17   봉정암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소청봉에 도착했다. 예전에 여기서 봉정암과 가야동계곡을 거쳐 백담사로 내려간 적이 있다. 오늘은 공룡능선을 걷기 위해 희운각대피소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소청봉에서 희운각으로 내려가는 길도 만만찮다. 500m 정도의 높이를 1.3km 거리를 걸어 내려가야 하는데 대부분이 돌길이기 때문에 빨리 걸을 수가 없다. 45분 정도 희운각대피소에 내려선 후 공룡능선 쪽으로 진행, 200m 정도 걸어가니 삼거리 갈림길이다. 


▲ 봉정암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소청봉 [06:17]


▲ 산목련이라고도 하는 함박꽃: 북한의 국화로 '목란'이라고 부른다 [06:22]


▲ 신선대와 공룡능선, 그리고 천화대 [06:29]


▲ 희운각으로 내려가는 계단 [06:42]


▲ 희운각으로 내려가는 돌길 [06:53]


▲ 계곡을 건너면 희운각대피소다 [07:01]


▲ 희운각대피소 [07:02]


▲ 공룡능선이 시작되는 신선대 [07:07]


07:20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무너미고개에 도착했다. 대망의 공룡능선이 시작되는 곳이다. 공룡능선은 마등령에서 신선대까지 능선을 가리키며, 영동과 영서를 분기점으로 구름이 자주 끼는 등 기상변화가 시시각각 변한다. 내설악과 외설악을 가르는 설악의 중심 능선이며, 내설악의 가야동계곡, 용아장성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외설악의 천불동계곡부터 동해 바다까지 시원하게 펼쳐진 절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무너미고개를 지나면서 마등령 삼거리까지 이어지는 4.9km의 공룡능선 걷기에 들어갔다. 공룡능선의 첫 번째 봉우리인 신선대로 올라가는 길, 돌길과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암릉길을 번갈아 걸어 24분만에 해발 1215m의 신선대에 올라섰다. 신선대는 천혜의 조망처다. 대청봉과 중청봉, 소청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앞으로 가야 할 공룡능선의 첨봉들과 천화대의 암봉들도 잘 보인다. 설악산이 명산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부드러운 큰 봉우리와 바위로 이루어진 첨봉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07:20]


▲ 대망의 공룡능선 시작 [07:24]


▲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 구간 [07:28]


▲ 오르막 돌길이 이어지다가 [07:31]


▲ 다시 밧줄 구간이 나타났다 [07:42]


▲ 신선대에 서 있는 이정표 [07:44]


▲ 신선대 조망: 왼쪽에서부터 대청봉, 중청봉, 소청봉 [07:45]


▲ 신선대 조망: 공룡능선 1275봉과 천화대 범봉 [07:46]


▲ 신선대에서 내려가는 길 [07:48]


▲ 모처럼 만난 평탄한 길 [07:59]


08:02   마등령 삼거리 3.6km 전 이정표를 지나면서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공룡능선 걷기가 힘든 이유는, 오르내리는 코스가 계속 이어지는 능선길에서 내려갔다 올라가는 길이가 꽤 긴 코스가 대여섯 군데나 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색에서 산행을 출발한 경우에는 대청봉으로 오르느라고 어느 정도 힘을 소모한 다음이라 더욱 힘이 들 수밖에 없다. 언덕을 넘자 이제는 내리막길이다. 암봉들 천지인데 그 사이 사이로 길이 나 있는 게 신기할 정도다.   


▲ 마등령 3.6km 전 이정표 [08:02]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구간 [08:03]


▲ 쓰러진 나무가 보이네 [08:09]


▲ 언덕에 올라 바라본 공룡능선 암봉과 1275봉 [08:12]


▲ 암봉 왼쪽으로 우회 [08:14]


▲ 암봉 뒤로 보이는 삼형제봉 [08:16]


▲ 커다란 바위 사이로 나 있는 길 [08:18]


▲ 공룡능선 삼형제봉 [08:19]


08:28   해발 1159m에 서 있는 표지판을 만났다. 공룡능선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1275봉이 정면으로 보인다. 작은 언덕을 하나 넘자 내리막길이 시작되고 내리막길이 끝나면서 1275봉 안부로 올라가는 급경사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암벽에 쇠말뚝을 박고 밧줄을 걸어놓았는데 단숨에 오르기가 힘들어 중간에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골라야 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바라본 풍경, 공룡능선 첨봉 뒤로 대청봉과 중청봉이 아련하게 보인다.


▲ 해발 1159m에 서 있는 표지판 [08:28]


▲ 공룡능선의 중간 쯤에 위치하고 있는 1275봉 [08:29]


▲ 내리막 돌길 [08:35]


▲  뒤돌아본 공룡능선 암봉들 [08:45]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길 [08:46]


▲ 급경사 내리막길 [08:47]


▲ 맞은편으로 1275봉으로 올라가는 산행객들이 보인다 [08:48]


▲ 1275봉으로 올라가는 암벽길 [08:49]


▲ 밧줄 구간에 이어지는 암릉 구간 [08:52]


09:02   1275봉 아래 안부에 도착했다. 여기서 약간의 암벽등반 기술을 이용하면 오른쪽에 있는 1275봉 정상을 다녀올 수도 있다. 1275봉을 떠나 이제 큰새봉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큰새봉으로 가는 길도 일단 적지 않은 거리를 내려갔다 다시 적지 않은 거리를 올라가야 한다. 멀리 큰새봉으로 올라가는 길에 개미처럼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였다.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저렇게 힘든 길을 올라가고 있을까? 나의 대답은, 그냥 걷는게 좋아서일 뿐이다.


▲ 1275봉 안부에 서 있는 이정표 [09:02]


▲ 큰새봉과 나한봉 [09:08]


▲ 오른쪽 봉우리가 큰새봉 [09:23]


▲ 마등령 삼거리까지 1.7km [09:24]


▲ 세존봉과 울산바위 [09:26]


▲ 오르막 돌계단길 [09:36]


▲ 밧줄을 잡고 내려가야 하는 구간 [09:39]


▲ 뒤돌아서서 바라본 1275봉 [09:45]


▲ 큰새봉으로 올라가는 길 [09:46]


09:51   큰새봉에 올랐다. 이정표를 보니 이제 마등령 삼거리까지 1.2km가 남았다. 공룡능선에 있는 3개의 주된 봉우리가 신선대, 1275봉, 그리고 나한봉인데 이제 마지막 남은 나한봉을 거쳐 마등령 삼거리로 내려가면 공룡능선 걷기는 끝이 난다. 암릉길과 돌길을 걸어 나한봉에 올랐다. 전망이 좋아 마등령과 세존봉, 권금성, 달마봉이 보이고 서북능선의 귀때기청봉도 보인다. 나한봉에서 마등령 삼거리로 내려가는 길은 커다란 돌이 깔려 있는 너덜길이었다.   


▲ 큰새봉에 서 있는 이정표 [09:51]


▲ 나한봉과 마등령, 그리고 세존봉 [09:53]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암릉길 [10:07]


▲ 나한봉으로 올라가는 돌길 [10:13]


▲ 세존봉과 권금성 사이로 보이는 달마봉 [10:22]


▲ 서북능선에 있는 귀때기청봉이 보인다 [10:24]


▲ 마등령과 세존봉 [10:28]


▲ 마등령 삼거리로 내려가는 돌길 [10:30]


▲ 야생화 박새 [10:36]


10:37   마침내 마등령 삼거리에 내려섰다. 4.9km의 공룡능선 걷기가 무사히 끝난 것이다. 그까짓 5km도 안 되는 능선을 걷고 뭐 그리 대단하게 구느냐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한번 걸어보라. 공룡능선 걷기의 진수는 직접 걸어보아야 안다. 마등령 삼거리에서 오세암으로 내려가는 길, 공룡능선을 걸어온 산행객들이 모두 비선대로 내려가는지 이 길로 가는 사람은 나뿐이다. 내려가는 길이라 여유가 생긴 탓인지 길가에 피어 있는 꽃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등령 삼거리에서 오세암까지 거리는 1.4km에 불과하고 게다가 계속 내리막길인데도 불구하고 체력이 많이 떨어진 탓인지 내려가는데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 마등령 삼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10:37]


▲ 야생화 산꿩의 다리 [10:42]


▲ 함박꽃(산목련)이 제 철을 만났다 [10:42]


▲ 슬슬 돌길이 시작되고 [10:47]


▲ 오세암 900m 전 이정표 [10:52]


▲ 끊임없이 이어지는 돌계단길 [10:58]


▲ 지난 5월 초에 불어닥친 강풍으로 부러진 거대한 소나무 [11:08]


▲ 내리막 돌길은 계속 이어지고 [11:11]


▲ 경사가 많이 완만해졌다 [11:22]


▲ 가야동계곡을 통해 봉정암으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1:28]


11:33   오세암 경내에 들어섰다. 원래 이름은 관음암이었는데 다섯 살짜리 동자가 관세음보살의 신력으로 살아났다는 설화에 맞추어 오세암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2003년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오세암'의 배경이기도 하다. 오세암에서는 가야동계곡을 거쳐 봉정암으로 올라갈 수 있다. 오세암을 떠나 영시암으로 가는 길, 거리는 2.5km이고 서너 번 작은 언덕을 넘어야 한다. 그리 힘든 길은 아닌데 오세암에서 영시암까지 가는 데에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 백담사의 부속암자인 오세암 [11:33]


▲ 오세암을 떠나 영시암으로 [11:36]


▲ 영시암 1.9km 전 이정표 [11:48]


▲ 돌길을 지나 [12:01]


▲ 계곡에 내려섰다 [12:12]


▲ 계곡을 따라 나 있는 길 [12:21]


▲ 봉정암 갈림길 이정표 [12:24]


▲ 영시암으로 내려가는 길 [12:27]


12:29   영시암 들러 물을 한 바가지 마시고 출발, 이제부터는 백담사까지 탄탄대로를 걸어가면 된다. 수렴동계곡 오른쪽을 따라 나 있는 평탄한 길을 걸어가는데 맞은편에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계속 몰려오고 있었다. 대부분이 여성이고 가끔 보이는 남성들, 거의 대부분이 봉정암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었다. 봉정암은 불교의 대표적 성지인 5대 적멸보궁 중 한 곳이기 때문에 순례를 하러 오는 불교신자들로 늘 붐비는 곳이다. 봉정암까지 올라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봉정암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 자체가 고행이라는 것은 하룻밤을 지내본 사람이면 다 안다.


▲ 백담사의 부속암자인 영시암 [12:29]


▲ 길 왼쪽 수렴동계곡 [12:34]


▲ 백담사로 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12:47]


▲ 길 왼쪽 수렴동계곡 [12:52]


▲ 물이 별로 흐르지 않는 수렴동계곡 [13:08]


▲ 수렴동계곡 돌탑들 [13:18]


▲ 걷기에 좋은 길 [13:22]


▲ 백담사 앞 계곡에 쌓아놓은 수많은 돌탑들 [13:32]


13:34   백담사 경내에 들어서는 것으로 실질적인 산행은 모두 끝이 났다. 새벽 3시 4분에 산행을 시작했으니 산행을 끝마치는 데에 에누리 없이 10시간 하고 30분이 걸렸다. 마등령삼거리에서 백담사까지 내려오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아무래도 대청봉을 오르고 공룡능선을 통과하느라고 힘을 많이 쏟은 탓인 것 같다. 하긴 시간이 뭐 그리 중요하랴. 무사히 산행을 마쳤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용대리로 가는 셔틀버스 주차장에 들러 2,300원을 지불하고 버스에 올라보니, 봉정암을 거쳐 내려온 회원 몇 명이 버스에 타고 있었다.


용대리 주차장에 서 있는 우리 버스에 배낭을 싣고 화장실에 들러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주차장 위에 있는 수퍼에서 캔맥주를 하나 사서 마시며 가게 의자에 앉아 있는데 산행을 마친 우리 회원들이 버스를 타고 속속 도착한다. 이윽고 회원들이 모두 도착하여 용대삼거리를 지나 매바위 인공폭포가 보이는 용대진부령식당에서 황태구이로 저녁을 먹었다. 그런데, 회원 한 명이 아직 안내려왔단다. 뭐여? 공룡능선까지 걷느라고 체력이 떨어져 늦는다고 한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다시 용대리 주차장으로 가서 그 회원을 만났다. 회원들을 그렇게 기다리게 했으면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한 마디 해야 하는데 그런 말 한 마디 없이 자리에 앉더니 공룡능선을 통과하며 본 아름다운 경치 이야기만 한다. 참 뻔뻔하고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어쨌든 5시 15분에 버스가 출발했고 이번에는 44번 국도, 중앙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를 따라 청주로 돌아왔다. 청주 도착 시각은 8시 40분, 이렇게 해서 21시간 20분에 걸친 설악산 산행 여정은 무사히 끝이 났다.


▲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 신흥사의 말사인 백담사 [13:34]


▲ 백담사에서 용대리까지는 백담계곡 [13:35]


▲ 백담사와 용대리를 오가는 셔틀버스 타는 곳 [13:36]


▲ 용대리 주차장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3:59]


▲ 용대삼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용대진부령식당 [15:59]


▲ 중앙고속도로 원주휴게소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