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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15.08.24. [충북山行記 142] 충북 괴산 대왕봉→백악산

by 사천거사 2015. 9. 1.

 

대왕봉-백악산 산행기

 

일시: 2015년 8월 24일 월요일 갬 바람 많이 붐

장소: 대왕봉 819m / 백악산 857m 충북 괴산

 코스: 망개나무 자생지 표지석 → 중대방래 별장 → 공주폭포 → 대왕봉 → 백악산 → 밤티  망개나무 자생지 표지석

 시간: 6시간 33분

 

 

 

10:23   오늘은 괴산군 청천면에 있는 대왕봉을 거쳐 상주시 화북면과 경계에 있는 백악산을 둘러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백악산은 이전에 두어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오늘은 중대방래에서 공주폭포를 거쳐 대왕봉에 오른 후 백악산을 들러 성현농장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았다. 미원과 청천을 거쳐 공림사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사담에서 조금 올라가니 왼쪽에 사담 망개나무 자생지 표지석이 있고 꽤 넓은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차를 세웠다.     

 

여기서 윗대방래까지는 차량 통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산 예정 지점인 성현농장 입구까지 차를 몰고 가도 되는데 도로 입구에 차량통행을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어 그냥 여기서부터 걸어가기로 했다. 도로에 들어서자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망개나무에 번호를 적은 패찰이 달려있는 게 보인다. 망개나무가 천연기념물이라 관리를 하고 있나 보다. 하산 예정 지점인 성현농장 입구를 지나 계속 올라간다. 중대방래에 있는 주택이 왼쪽으로 보이고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 왼쪽으로 비닐하우스가 보이기 시작했다.

 

망개나무

 

학명은 Berchemia berchemiaefolia (MAK.) KOIDZ.이다. 가지는 적갈색이고 작은 피목(皮目)이 산재한다. 잎은 어긋나며 긴 타원형 또는 난상 긴 타원형이고, 길이 7∼12㎝, 너비 3∼5㎝로서 표면에 털이 없으며, 뒷면은 분백색으로서 털이 없거나 엽액 근처에 털이 있다.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뚜렷하지 않은 파상의 톱니가 있다. 6월에 황색이 도는 양성화가 피며 열매는 타원형으로 8월에 붉게 성숙한다. 높이 15m, 지름 40㎝까지 자라며, 수평적으로는 충청북도 속리산·화양동계곡, 경상남도 주왕산 등에 자란다. 수직적으로는 높이 400m 이하의 계곡변에 자생한다.

 

내한성이 강하여 전국 어느 곳에서든지 월동이 가능하다. 토심이 깊고 물기가 있는 토양을 좋아하며, 어려서는 내음력도 다소 있어 다른 나무 밑에서도 자랄 수 있다. 각국에서 희귀한 종류로 취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수피가 독특하고 열매가 곱고 잎이 아름다워 관상가치가 높은 수종이다. 속리산 법주사 앞에 있는 망개나무는 껍질을 벗겨 달인 물을 먹으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속신 때문에 수난을 당하여 죽고 말았다.

 

▲ 사담 망개나무 자생지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1:22]

 

▲ 천연기념물 제266호인 사담 망개나무 자생지 표지석 [11:23]

 

▲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 [11:23]

 

▲ 사담리 망개나무에 패찰이 달려 있다 [11:24]

 

▲ 성현농장 들어가는 길 표지석 [11:42]

 

▲ 도로 오른쪽 주목재배단지 [11:45]

 

▲ 중대방래 주택 옆에 있는 비닐하우스: 오른쪽으로 대왕봉 가는 수레길이 나 있다 [12:00]

 

12:01   뼈대만 남아 있는 비닐하우스 오른쪽으로 수레길이 나 있다. 수레길을 따라 조금 걸어 들어가니 강아지풀로 뒤덮인 묵밭이 나타났다. 묵밭은 대개 쑥이나 개망초 차지인데 여기는 강아지풀이 차지하고 있다. 계곡 왼쪽 사면을 따라 나 있는 길을 걷다 계류를 건넌 후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 이윽고 도착한 공주폭포, 최근에 비가 내리지 않은 탓인지 바위벽만 간신히 적실 정도의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공주폭포 위에 있는 대왕폭포로 올라갔다. 결과는 마찬가지, 공주폭포가 그 지경이니 그 위에 있는 대왕폭포에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대왕봉 산행 들머리 [12:02]

 

▲ 강아지풀이 묵밭을 뒤덮었다 [12:05]

 

▲ 사면을 가로질러 나 있는 길 [12:07]

 

▲ 작은 계류를 건너고 [12:11]

 

▲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12:17]

 

▲ 물이 말라버린 공주폭포 [12:19]

 

▲ 공주폭포 상단부 [12:25]

 

▲ 공주폭포 위에 있는 대왕폭포도 당연히 물이 말라 있다 [12:27]

 

▲ 약초꾼들의 보금자리인가? [12:28]

 

12:30   능선길에 올라섰다. 오르막 경사가 있는 길을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자 왼쪽으로 하얀 암벽을 드러낸 대왕봉 정상이 뚜렷하게 보인다. 다시 15분 정도 올라가자 이번에는 운흥리 용화마을 뒤로 속리산 능선이 하늘을 가르고 있는 풍경이 오른쪽으로 보였다. 노란 원추리꽃이 반겨주는 길, 참나무류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길을 계속 걸어간다. 오른쪽으로 전망이 트이면서 앞으로 가야 할 돔형바위봉과 백악산 정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 대왕폭포에서 오른쪽에 있는 능선에 올라섰다 [12:30]

 

▲ 왼쪽으로 보이는 대왕봉 정상 [12:46]

 

▲ 아름다운 소나무가 서 있는 길 [12:52]

 

▲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속리산 능선 [13:01]

 

▲ 운흥리 용화마을 뒤로 보이는 속리산 능선 [13:10]

 

▲ 원추리꽃이 반겨주는 길 [13:13]

 

▲ 걷기에 좋은 길 [13:17]

 

▲ 오른쪽으로 돔형바위봉과 백악산 정상이 보인다 [13:27]

 

13:34   돌탑이 자리를 잡고 있는 해발 819m의 대왕봉 정상에 올랐다. 앞으로 가야 할 돔형바위봉과 백악산 정상이 잘 보인다. 정상 한쪽에 있는 바위에 앉아 가져간 김밥을 점심으로 먹었다. 나 혼자만의 공간에서 누리는 아주 평화로운 시간이다. 자, 이제 백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가야 한다. 제법 뚜렷하게 나 있는 길을 따라 내려갔더니 이런 헬기장인 듯한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든 것 같다. 오른쪽 산사면을 가로질렀다.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걷는 데에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지만  심한 가시덤불이나 긴 바위 절벽이 없으면 새로운 재미를 얻을 수도 있다.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수안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났고 잠시 후 대왕봉 갈림길 삼거리봉에 올라섰다. 현수막을 보니 대왕봉 가는 길은 비법정탐방로로 지정되어 있다. 오늘 처음 알았네. 삼거리봉에서 돔형바위봉으로 가는 길에는 밧줄이 설치된 암릉이 있기는 하지만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다.  

 

▲ 대왕봉 정상에서 바라본 돔형바위봉과 백악산 정상 [13:34]

 

▲ 해발 819m의 대왕봉 정상에서 [13:35]

 

▲ 점심을 먹고 정상을 떠나면서 [13:49]

 

▲ 길을 잘못 들었네 [13:56]

 

▲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사면을 횡단 [13:58]

 

▲ 수안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났다 [14:06]

 

▲ 백악산과 대왕봉 갈림길 삼거리봉에 도착 [14:11]

 

▲ 대왕봉 가는 길은 비법정 탐방로라네 [14:11]

 

▲ 돔형바위봉으로 가는 길 암릉 [14:18]

 

▲ 돔형바위봉으로 올라가는 암벽 [14:31]

 

14:31   오늘의 산행의 최고 조망터인 돔형바위봉에 올랐다. 사방으로 전망이 틔였는데 백악산 정상 오른쪽으로 하늘을 가르고 있는 속리산 주능선이 압권이다. 관음봉과 묘봉이 마치 나비의 날개처럼 펼쳐져 있고 그 좌우로 다른 봉우리들이 톱날처럼 뾰족뾰족 솟아 있다. 돔형바위봉을 내려와 백악산 정상으로 가는 길, 예전에 없던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백악산이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하는데 공단측에서 설치한 모양이다. 예전에 밧줄을 타고 오르내렸는데...

 

▲ 돔형바위봉에서 바라본 대왕봉 [14:31]

 

▲ 돔형바위봉에서 바라본 백악산 정상과 속리산 능선 [14:32]

 

▲ 이쪽은 어느 방향이지? [14:32]

 

▲ 돔형바위봉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무 [14:32]

 

▲ 백악산 정상이 많이 가까워졌다 [14:44]

 

▲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구간 [14:45]

 

▲ 백악산 300m 전 이정표 [14:49]

 

▲ 언제 계단을 설치했지? [14:50]

 

▲ 계단에 올라서서 바라본 돔형바위봉 [14:52]

 

15:00   해발 857m의 백악산 정상에 올랐다. 기차바위 아래에 있는 표지석 옆에서 사진을 찍고 정상을 내려와 성현농장으로 가는 길을 찾기 시작했다. 2007년에 한 번 내려온 길인데 들머리를 영 찾을 수가 없다. 정상 주변을 두어 번 맴돌다 새로 설치한 계단을 내려가 헬기장 쪽으로 가며 오른쪽을 계속 살펴보았지만 길은 없다. 에라, 모르겠다. 오른쪽으로 조금 완만한 계곡이 보이기에 그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물론 길은 없다. 경사진 사면길을 계속 내려가는데 가끔 플라스틱 물병이 보인다. 사람들이 다녔다는 증거다. 길인 듯 하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길이 없어졌다 나타났다 한다.

 

▲ 해발 857m의 백악산 정상부 [15:00]

 

▲ 백악산 정상에서 [15:02]

 

▲ 정상 아래 비법정 탐방로 [15:06]

 

▲ 정상 아래에 있는 계단 [15:09]

 

▲ 여기서 계곡쪽으로 하산 [15:35]

 

▲ 경사가 아주 가파르지는 않다 [15:37]

 

▲ 여기는 바위가 있는 지역 [15:42]

 

▲ 길은 없지만 내려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15:49]

 

▲ 사람이 다녔다는 증거: 플라스틱 물병 [15:56]

 

16:13   물이 전혀 흐르지 않는 계곡에 내려섰다. 길 옆 소나무에 '솔잎혹파리 나무주사 방제지역'이라는 패찰을 부착해 놓은 것이 종종 보인다. 뚜렷한 계곡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자 이윽고 계곡길이 끝나고 고추밭 뒤로 집이 몇 채 보이고 그 뒤로 속리산 능선이 보였다. 여기가 어디지? 차도에 내려섰다. 도로 옆 주택 마당에 있는 아줌마에게 물었다. 여기서 공림사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되요? 공림사요? 여기서 아주 먼데... 걸어서 한 시간 더 걸려요? 용화까지 가는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려요? 버스는요? 금방 갔어요. 그런데 여기가 어디에요? 밤티에요. 그냥 손들고 차를 세워 태워달라고 하세요.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그 도로는 용화에서 밤티재를 거쳐 화북으로 가는 997번 지방도였다. 자, 이제 어떻게 하나?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밤티마을에서 차를 세워둔 곳까지는 걸어서 1시간 30분 이상 걸릴 것 같은데... 택시를 부를까? 히치하이킹을 해? 그냥 걸어가? 그래 걸어가자, 걷는 것도 운동이니까. 차도 왼쪽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도로에 다니는 차들이 별로 없어 걷는데 큰 부담은 없다. TV에 출연한 어느 의사의 명언 '걸살누죽', 무슨 말?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그만큼 걷는 게 중요하다는 말일 게다. 

 

▲ 계곡을 따라 나 있는 길에 내려섰다 [16:13]

 

▲ 솔잎혹파리 나무주사 방제지역 패찰 [16:14]

 

▲ 길 옆 소나무에 매달린 벌집 [16:21]

 

▲ 물이 바짝 마른 계곡 [16:28]

 

▲ 고추밭 뒤로 주택이 보이고 그 뒤로 속리산 능선이 보인다 [16:30]

 

▲ 밤티마을 주택 [16:33]

 

▲ 밤티마을 앞 997번 지방도 [16:38]

 

17:06   도로 왼쪽으로 화북면 중벌2리 마을회관 건물이 보인다. 도로 오른쪽으로 대왕봉에서 백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이는데 어디서 어떻게 잘못 내려왔는지 여기서는 알 수가 없다. 화북면 운흥2리 용화마을에 도착, 이번에는 37번 국도를 따라 사담 쪽으로 걸어간다. 도경계를 넘어 괴산군 지역에 들어서자 상주시의 문장대온천 개발 재추진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계속 모습을 드러낸다. 2003년과 2009년 두 번이나 대법원에서 사업허가 취소 판결을 내렸는데 다시 또 추진을 한다니 참 대단한 상주시다.

 

걷는게 조금 지겹다는 생각이 들 때 쯤에 차를 세워둔 곳에 도착했다. 청주로 돌아와서 길을 잘못든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블로그에서 2007년에 걸었던 행로를 다시 살펴보았다. 아뿔사, 백악산 정상에서 내려와 수안재 쪽으로 가야 성현농장 쪽 하산로가 있는 것을 반대쪽에서 찾았기 때문에 그런 엉뚱한 결과가 생겨난 것이었다. 모든 게 면밀하게 살펴보지 않은 나의 잘못이지만 그래도 아무 탈 없이 산행을 마쳤으니 그것으로 만족이다. 예정대로 돌아가지 않은 세상 일이 얼마나 많은가.

 

▲ 도로 왼쪽 중벌2리 마을회관 [17:06]

 

▲ 도로 오른쪽으로 대왕봉에서 백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17:18]

 

▲ 화북면 운흥2리 용화마을 [17:23]

 

▲ 화북초등학교 용화분교 [17:23]

 

▲ 도로 왼쪽 토종음식점 '대가' [17:36]

 

▲ 괴산군과 상주시의 경계 지역 [17:41]

 

▲ 상주시의 문장대온천 개발 재추진에 반대하는 현수막들 [17:44]

 

▲ 차를 세원둔 곳에 다시 돌아왔다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