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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15.08.08. [충북山行記 138] 충북 단양 어래산

by 사천거사 2015. 8. 8.

 

어래산 산행기

 

일시: 2015년 8월 8일 토요일 맑음, 오후에 소나기를 동반한 돌풍

장소: 어래산 1063.6m 충북 단양

◈ 코스: 어은동마을 입구 → 어은계곡 지능선 삼도봉  어래산 → 1014봉 → 회암령 → 송내계곡 → 송내

 시간: 3시간 23 

 회원: 청주 토요산악회 안내 산행

 

 

07:30   오늘은 청주 토요산악회에서 안내하는 어래산 산행에 참가하는 날이다. 어래산은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에 있는 산으로 근처에 김삿갓 묘와 김삿갓 기념관이 있다. 청주의료원 앞을 출발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해 평택제천고속도로를 달리다 천등산휴게소에 들른 후 중앙고속도로 남제천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버스는 다시 38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영월에서 88번 지방도를 타고 김삿갓계곡으로 온 다음 935번 지방도를 따라 의풍2리 어은동마을로 달려 간다. 

 

▲ 평택제천고속도로 천등산휴게소 [08:38]

 

10:05   의풍2리 어은동마을 입구에 버스가 섰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집이 몇 채 보이기는 하는데 아주 허름해서 사람이 살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이야 교통이 편리해져서 이 지역에 사람의 왕래가 있지만 1970년대에 의풍초등학교에 근무했던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예전에는 깡촌 중의 깡촌이었다. 사방댐이 설치되어 있는 계곡 오른쪽으로 널찍한 길이 나 있다. 사방댐 표지석 옆에 서 있는 나무에 꽃이 활짝 피었는데 무슨 꽃인지 모르겠네.

 

▲ 의풍2리 어은동마을 입구에 버스 정차 [10:05]

 

▲ 어은동마을 입구 이정표 [10:05]

 

▲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시멘트 포장도로 [10:06]

 

▲ 집이 많이 허름하다 [10:09]

 

▲ 계곡 오른쪽을 따라 나 있는 길 [10:11]

 

▲ 길은 널찍하고 정비가 잘 되어 있다 [10:11]

 

▲ 사방댐 표지석 [10:12]

 

▲ 꽃이 예쁜데 무슨 나무 꽃인지 모르겠네 [10:12]

 

10:13   오른쪽으로 임도처럼 넓은 길이 계속 이어지더니 갑자기 좁아지기 시작했다. 계류를 건너 가자 길이 점점 모호해진다. 선답자가 매달아 놓은 표지기를 지나면서 길은 더 애매해졌다. 그냥 어렴풋이 난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을 한다. 길인 듯 하기도 하고 길이 아닌 듯 하기도 한 코스를 따라 이리 저리 옮겨다니며 올라가는데 경사가 점점 급해지기 시작했다, 어쨌든 머리 위로 보이는 능선에 올라서는 것이 급선무이기에 잡목을 뚫고 가파른 사면을 올라간다. 능선에 오르면 번듯한 길이 나 있겠지. 

 

▲ 정리가 잘 된 널찍한 길 [10:13]

 

▲ 계류를 건넌다 [10:21]

 

▲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길이 괜찮은데 [10:24]

 

▲ 선답자가 매달아 놓은 표지기 [10:25]

 

▲ 길인 듯 길이 아닌 듯 애매모호하다 [10:28]

 

▲ 사면을 따라 이리 저리 이동하며 올라간다 [10:36]

 

▲ 길이 없어져 잡목을 뚫고 능선으로 [10:44]

 

10:50   천신만고 끝에 지능선에 올라섰다. 산에서 길을 잃었다가 다시 찾았을 때의 기쁨이 얼마나 큰 지는 겪어본 사람이면 다 안다. 물을 마시며 한숨을 돌리고 나서 능선 왼쪽을 따라 올라간다. 길은 확실한데 이정표가 없어 어래산 쪽 주능선으로 가는 길인지 확신은 서지 않는다. 다만 산세를 보고 방향을 잡아 나아가는 것이다. 경사가 꽤 있는 길을 30분 정도 올라가자 밧줄이 설치된 지역이 나오고 곧 외씨버선길 이정표를 만났다. 이정표에서 5분 정도 걸어가니 삼도봉 정상이다.

 

나중에 분석해 보니 상황은 이렇게 전개되었다. 아까 사방댐을 지나 계곡길에 들어섰을 때 얼마 후 길이 희미해 졌는데, 그 때 왼쪽으로 가야 할 것을 오른쪽으로 가는 바람에 어은재로 올라가는 대신 오르쪽 지능선으로 올라가게 된 것이었다. 어쨌든 지금이라도 제 길을 찾았으니 다행이다. 삼도봉은 충청북도, 경상북도, 강원도의 경계를 이루는 봉우리인데 표지판 하나가 땅에 박혀 있을 뿐, 별다른 표지석은 없다. 삼도봉에서 어래산 정상까지는 7분 거리였다.

 

▲ 천신만고 끝에 올라선 지능선 [10:50]

 

▲ 물을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10:53]

 

▲ 오늘 산행의 안내자가 되어준 표지기 [11:02]

 

▲ 밧줄이 설치된 지역 [11:22]

 

▲ 여기도 밧줄이 설치된 지역 [11:24]

 

▲ 주능선에 있는 외씨버선길 이정표 [11:24]

 

▲ 강원도, 충청북도, 경상북도가 만나는 삼도봉 정상에서 [11:30]

 

▲ 헬기장은 아니고 무덤인가? [11:36]

 

11:37   해발 1064m의 어래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은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데 표지석이 한쪽 귀퉁이에 자리잡고 있어 그냥 지나치기가 쉽다. 정상 아래 빈터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출발, 1014봉을 거쳐 회암령으로 가는 길은 외씨버선길에 속한다. 외씨버선길은 청송, 영양, 봉화, 영월 4개 군을 통과하는 트레킹 루트인데 지금 걷는 길은 열하나째길인 '마루금길'의 일부이다. 우리나라에는 산도 많고 걸을 길도 참 많다. 평생 걸어도 다 못 걸을 길이다. 

 

▲ 어래산 정상에 있는 표지석 [11:37]

 

▲ 해발 1064m의 어래산 정상에서 [11:38]

 

▲ 어래산 정상에서 회원들과 함께 [11:38]

 

▲ 어래산 정상은 헬기장을 겸하고 있다 [11:40]

 

▲ 정상 아래에서 점심 먹고 출발 [11:58]

 

▲ 잘못 매달은 표지기 회수 [12:02]

 

▲ 외씨버선길 표지기 [12:04]

 

▲ 여기는 평탄한 길 [12:16]

 

▲ 걷는 길이 그늘이기는 하지만 기온은 무척 높다 [12:21]

 

12:26   벤취가 2개 있고 외씨버선길 이정표가 서 있는 회암령에 내려섰다. 이제 송내계곡을 따라 송내마을까지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낙엽송이 빽빽하게 서 있는 곳을 지나 계곡으로 내려가다 고슴도치 한 마리를 만났다. 그림에서만 보던 고슴도치의 실물을 처음 보았는데 스틱으로 건드리자 방어를 하기 위해 몸을 잔뜩 웅크린다. 고슴도치를 애완동물로 집에서 기른다고도 하는데 글쎄... 송내계곡을 따라 나 있는 길, 날이 계속 가문 탓에 물이 조금 밖에 흐르지 않는다.

 

▲ 벤취 2개가 있는 회암령 [12:26]

 

▲ 회암령에 서 있는 외씨버선길 이정표 [12:26]

 

▲ 회암령 벤취에서 쉬고 있는 회원들 [12:28]

 

▲ 낙엽송 군락지 [12:29]

 

▲ 고슴도치와 '산에물에' 회원 [12:35]

 

▲ 몸을 잔뜩 웅크린 고슴도치 [12:35]

 

▲ 동자꽃: 꽃말은 '기다림' 또는 '동자의 눈물' [12:36]

 

▲ 물이 별로 흐르지 않는 송내계곡 [12:44]

 

▲ 칡꽃이 피었네 [13:00]

 

13:02   길 왼쪽으로 저수 탱크가 보이더니 주택이 보이고 널찍한 임도가 나타났다. 어디서 땀을 씻어야 하는데 마땅한 데가 없네. 그냥 적당한 곳에서 길 왼쪽 아래 계곡으로 내려갔다. 일단 아무도 없으니 훌렁 벗고 땀을 씻은 후 옷을 갈아입었다. 시원하다. 계곡에서 다시 길로 올라와 조금 내려가니 우리 버스가 서 있는 차도다. 회원들이 다 내려와 뒤풀이를 하는데 오늘 메뉴는 삼겹살이었다. 불판에 삼겹살을 얹어 놓고 노릇노릇하게 구워 맛있게 두 첨을 먹었을 때 예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그 일은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일이었다.   

 

뭐냐 하면, 저 멀리서 조금씩 밀려오던 먹구름에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냥 폭우만 쏟아지면 처마 밑이나 정자 아래에서 비를 피하면 되는데 돌풍을 동반한 폭우라 전혀 감당을 할 수 없었다. 불판에 물이 가득 고인 것은 물론이고 바람에 구운 삼겹살과 종이컵, 심지어 플라스틱 의자까지 날아갈 정도였으니 말해 무엇하랴! 그렇게 30분 정도 퍼부었으니 뒤풀이는 엉망이 되고 회원 모두 물에 빠진 새앙쥐 꼴이 되어 다시 옷을 갑아 입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인간은 나약하고 자연은 위대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한 사건이었다. 4시 15분에 버스 출발, 6시 15분에 청주에 도착하는 것으로 폭염 속의 어래산 산행은 무사히 막을 내렸다. 

 

▲ 길 왼쪽 저수 탱크 [13:02]

 

▲ 주택이 보이고 [13:03]

 

▲ 임도가 나타났다 [13:04]

 

▲ 땀을 씻은 길 왼쪽 아래 계곡 [13:21]

 

▲ 935번 지방도로변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3:28]

 

▲ 산행 종점에 있는 남대리 마을회관 [13:28]

 

▲ 삼겹살을 굽는 중: 여기까지는 참 좋았는데 [15:11]

 

▲ 돌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리고 있다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