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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중국 운남성·쑤이창

2015.08.13. [중국 운남성 / 쑤이창 4] 아들 여행기: 호도협→샹그릴라

by 사천거사 2015. 8. 29.

 

아침에 일어나니 상쾌하다. 한국에서는 알러지성 결막염을 달고 살았는데 운남성에 온 이후로 싹 없어졌다. 신기하다. 오늘은 호도협을 내려와 티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짐을 맡겼던 제인 게스트하우스로 이동 후 샹그릴라행 버스를 타고 샹그릴라에 도착할 예정이다.

 

아침 8시에 출발

 

구름을 옆에 두고 나란히 걷는다. 산 사이사이 구름이 끼어 있으니 더 멋지다.

 

한 시간 반 정도 걸어 중도객잔에 도착했다. 체력이 되거나 시간이 되는 사람들은 첫 날 차마객잔이 아닌 여기까지 와서 잠을 잔다. 그래야 다음 날 하산 후 이동하는데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중도객잔에서 계란토마토 국수를 아침 겸 점심으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중도객잔 손님들도 모두 한국 사람이다. 형형색색의 아웃도어 브랜드 옷을 입고 사진 찍기에 바쁘다.

 

화장실에서 바라본 호도협: 중도객잔이 유명한 이유는 화장실이다. 화장실에서 바라보는 뷰가 멋지다. 그냥 벽을 뻥 뚫어 놓았다. 전 세계 어디에도 이런 뷰를 가진 화장실은 없을 것 같다. 나도 배가 아픈 것을 참고 중도객잔 화장실에서 볼일을 봤다.

 

햇빛이 산을 넘어오고 있다.

 

 

자세히 보면 내가 보인다. 길 옆은 낭떠러지다. 한번 발을 잘못 디디면 하늘나라도 갈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주의하고 가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

 

점점 더위에 지칠 때 쯤 폭포를 만났다. 어제 차마객잔에서 만났던 운남성 자유 여행을 하고 있는 아주머니 2명을 다시 만나 서로 사진을 찍어주었다.

 

신발이 젖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 돌다리 같은 것을 만들어 놓아 신발이 젖지는 않는다. 아, 시원하다.

 

 

아, 드디어 오늘의 트레킹 목적지 티나 게스트하우스에 다 와간다. 티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점심을 먹고 짐을 찾으러 약 20km 떨어진 제인 게스트하우스로 갔다가 다시 샹그릴라로 갈 예정이었는데, 티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어제 차마객잔에서 만났던 아저씨 3명을 다시 만났다. 우리가 샹그릴라로 간다고 했더니 자기들도 샹그릴라를 거쳐 메리설산으로 갈 예정이라면서, 시간이 되면 메리설산까지 같이 자기들 봉고 차에 타고 가자고 하신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우리 일정상 그곳까지 가기엔 시간이 모자라 샹그릴라까지만 데려다 달라고 하였다. 짐 찾는 곳까지도 가주신다고 하니 더할 나위 없이 고맙다. 그리고 가는 길에 상호도협을 구경하고 가라고 차도 세워 주셨다. 감사 감사! 아저씨들 덕분에 샹그릴라까지 아주 편하게 왔다.

 

강 건너 호랑이 석상이 있다. 찾아 보기는 조금 힘들지만. 호도협의 뜻이 호랑이가 협곡을 건너 뛰었다는 뜻인데 최근에 석상을 만든 것 같다.

 

중국 관광객이 엄청 많다. 호도협 트레킹은 아무도 안 하면서 이 물만 보러 온다. 호도협은 규모가 상당했다. 어제 밤새 비가 내린 탓에 수량이 많아진 이유도 있을 것 같다. 아래까지 내려갈 수 있지만 빨리 샹그릴라로 이동하고 싶어 대충 둘러보고 다시 봉고차에 올랐다.

 

우리 여행 일정을 이야기하니 조선족 가이드 아저씨가 어제 리장에 있는 자기 친구가 보내준 사진을 보여준다. 리장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리장고성이 물바다가 되었다고 한다. 휴, 호도협에 일찍 오길 잘 했네.

 

오후 3시 경에 샹그릴라에 도착했다. 사실 운남성 여행 중에 샹그릴라가 가장 기대되는 곳이다. 샹그릴라에는 장족이 살고 있다. 원래 이름은 중띠엔이었는데 중국 정부가 2001년 샹그릴라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는 제임스 힐튼의 '잃어버린 지평선'이라는 책에서 샹그릴라가 중국 히말라야 산맥 어딘가 자리하는 곳이라고 지칭한 다음 바꾼 것으로, 아직도 그 지역이 진짜 티벳 땅이다 아니다 말이 많다고 한다. 샹그릴라에 도착하자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약간 서늘하다 그리고 사람 생김새부터가 다르다. 중국 사람처럼 생기지 않았다. 티벳 느낌이 많이 난다. 예전에는 티벳 땅이 이곳까지였다고 하는데 그래서 티벳 느낌이 강한 것이리라.

 

우릴 태워준 조선족 가이드 아저씨 말에 따르면, 샹그릴라는 기온이 일정해 사람들이 온순하며 이곳의 특산물인 야크 고기, 야크 치즈 등 야크를 많이 먹어서 힘도 좋고 체격도 좋다고 한다. 길에 걸려 있는 수많은 타르초가 새삼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우리를 태워준 아저씨들에게 90도로 감사 인사를 드린 후 택시를 타고 우리가 묵을 고성 안에 있는 숙소로 갔다. 샹그릴라 고성은 안타깝게도 몇년 전 고성 내에서 일어난 전기 장판 화재로 80%가 불에 타버렸다. 고성에 도착하니 새로 건물을 짓기 위해 공사가 한창이다.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추운 탓에 숙소 침대에 전기 장판이 깔려 있다.

 

고성 내 티벳 탑(스투파)과 마니차: 고성은 불 타 버려 다시 공사중이고 특별히 볼 것은 없다.

 

숙소 옆에 있는 대불사: 세계에서 가장 큰 마니차가 있는 곳이다.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타르초는  빨간 색, 노란 색, 파란 색, 초록 색, 하얀 색의 다섯 가지 색깔 천에 티벳 불교의 불경을 깨알 같이 적어 놓은 것이다. 바람을 타고 깃발이 펄럭이면 깃발에 적힌 불경들이 세상에 널리 널리 퍼진다는 생각이 들어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마니차: 혼자서는 죽어도 못 돌린다 너나 할 것 없이 자리가 나면 달라붙어 돌린다. 마니차를 한 바퀴 돌리면 불경을 한번 읽은 것과 같다고 한다. 티벳 사람들이 문맹률이 높아 불경을 읽지 못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타르초도 같은 의미이다. 타르초에 적힌 불경이 바람에 의해 전달되도록 만들었단다. 어쨌든 나도 한 바퀴 돌려보았는데 제법 힘이 든다.

 

 

 

대불사에서 바라본 샹그릴라고성

 

대불사 앞에는 큰 광장이 있다. 이곳에 중국 개(티베탄 마스티프, 일명 사자개)와 사진을 찍게 하고 돈을 받는다. 그래서 몰래 찍어야 다. 혈통좋은 녀석은 6억까지 값이 나간다고 한다. 야크도 여러 마리 있고 사진을 찍게 하고 돈을 받는다. 감시가 철저해 야크 사진은 찍지 못했다.

 

불타 버린 고성의 신축공 사가 한창이다. 분명히 신축 공사인데 만들어 놓은 것을 보니 100년은 지난 것 같다. 대단하다.

 

샹그릴라는 야크가 유명해 온통 야크 식당, 야크 우유, 야크 치즈 파는 곳 천지다. 그래서 오늘 우리도 야크 갈비찜에 도전하였다. 고기맛은? 그냥 소고기맛이다. 저 하얀 빵 같은 것을 겉어내면 야크 갈비가 있다. 빵과 함께 싸먹으니 맛있다. 이곳을 간다면 꼭 맛보라고 권하고 싶다. 오늘도 고맥과 함께.

 

이곳 샹그릴라 맥주도 역시 알콜 농도 2도 밖에 안 되어 싱거웠다. 맛은 흑맥주 맛이 약간 났다.

 

저녁을 먹고 산책하러 나갔다. 낮과 다르게 대불사 야경이 멋지다. 마니차가 반짝 반짝 빛이 난다.

 

여느 중국 공원과 같이 노래를 틀어 놓고 동네주민들이 나와 단체로 춤을 춘다. 우리도 소화시킬 겸 같이 따라 춤을 춘다. 동작이 어렵지 않아 쉽게 따라할 수 있었다. 고산지대라 그런지 30분 정도 춤을 추자 숨이 차고 머리가 아파왔다.

 

▲ 아름다운 대불사 야경

 

흔히 볼 수 있는 야크 고기 전문식당: 야크로 만든 모든 것을 판다.

 

춤을 추니 배가 고파져 다시 동네 탐방에 나섰다. 우리의 사랑 꼬치집을 찾아내 2차로 간단히 고맥을 마시고 잤다. 아직까지는 둘 다 고소증세가 없어 다행이다. 내일은 송찬림사와 납파해를 갈 예정이다. 이제 여행도 막바지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