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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몽골

2015.07.28. [몽골 旅行 4] 홉스굴→무릉

by 사천거사 2015. 7. 28.

 

몽골 여행기 4

 

일시: 2015년 7월 28일 화요일 오전에 개고 오후에 맑음

코스: 홉스굴 → 무릉

회원: 충북대산악부 OB회원 5명

 

 

 

 

06:00   한참 꿈나라를 헤매고 있는데 천재 후배가 몸을 흔든다. 해가 뜨고 있으니 뒷산에 올라가 홉스굴 일출 광경을 보자는 것이다. 당연히 가야지. 옷을 챙겨 입고 게르 문을 열고 나오니 홉스굴 호수 쪽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지금 뒷산으로 올라가도 제대로 된 일출 광경을 보기에는 늦었지만, 그래도 한번 올라가서 호수를 내려다 보고 싶은 마음에 천재 후배와 함께 게르 뒤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싸한 새벽 공기가 안개 퍼지듯 밀려오고 풀잎에 맺힌 이슬이 바지 자락을 적신다. 커다란 잎갈나무 사이로 나 있는 숲길이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신비의 길이 아닌가 싶다. 어느 정도 등성이에 올라선 후 오른쪽으로 트래버스를 했다. 쓰러진 나무들을 건너 뛰며 숲을 벗어나자 초원으로 이루어진 산봉우리 언덕이 나타났고 오른쪽으로 해가 떠오르고 있는 홉스굴 호수가 보였다. 수면과 같은 높이에서만 호수를 보다가 이렇게 위에서 내려다 보니 풍경이 또 다르다.

 

▲ 게르에서 바라본 홉스굴 일출 [06:28]

 

▲ 처음에는 길이 조금 애매했으나 [06:31]

 

▲ 뚜렷한 길이 나타났다 [06:36]

 

▲ 야생화가 잔뜩 피어 있는 곳 [06:45]

 

▲ 길이 그런대로 나 있다 [06:49]

 

▲ 오른쪽으로 트래버스를 한 곳 [06:54]

 

▲ 초원으로 이루어진 봉우리 아래 도착 [06:57]

 

▲ 경사진 언덕에서 바라본 홉스굴 호수 [06:58]

 

▲ 산봉우리를 올려다본 풍경 [06:59]

 

07:00   서둘러 올라온 탓에 홉스굴 호수 수면 바로 위에 떠오른 해를 볼 수가 있었다. 수평선 위로 펼쳐져 있는 금빛으로 물든 하늘에  대각선 사면 위에 서 있는 나무와 야크들의 실루엣이 오버랩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의 풍경화가 만들어졌다. 자연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위대한 화가요 최고의 예술가다. 자연이 만든 작품에는 자연의 혼이 들어 있다. 자연은 모든 것을 품고 있다. 비탈에 서 있는 저 야크도 이 자리에 서 있는 나도 자연의 일부이며 지금은 자연과 한 몸이 되어 있다.  

 

▲ 금빛 하늘과 야크 실루엣이 만든 환상적인 풍경화 [07:00]

 

▲ 언덕을 오르고 있는 나의 모습 [07:00]

 

▲ 사진을 찍고 있는 내 모습이 그림에 추가되었다 [07:00]

 

▲ 야크와 호수가 어울어진 풍경 [07:01]

 

▲ 아주 순진해 보이는 야크 [07:01]

 

▲ 홉스굴 호수의 일출 [07:02]

 

▲ 아침 햇살을 받으며 [07:05]

 

▲ 호수 위로 해가 제법 떠올랐다 [07:06]

 

▲ 주변을 조망중인 천재 후배 [07:07]

 

07:11   산봉우리로 올라갔다. 여러 군데에 어워가 자리잡고 있는 산봉우리는 조금 신비스런 기운이 감도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봉우리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가는 길, 몽골 남자 한 명이 말을 타고 올라온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말을 타고 경사진 언덕을 올라가는 모습은, 이곳 몽골에서는 흔한 모습일지 모르지만, 보기에 정말 멋지다. 야크 떼를 돌아보러 왔나? 잠시 사라졌던 말 탄 남자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더니 내가 올라온 숲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나도 슬슬 아래로 내려갈 때가 된 것 같다.

 

▲ 산봉우리에 있는 어워 [07:11]

 

▲ 멀리 천재 후배의 모습이 보인다 [07:11]

 

▲ 언덕 아래로 보이는 홉스굴 호수 [07:12]

 

▲ 언덕 아래로 보이는 홉스굴 호수 [07:18]

 

▲ 말은 탄 남자 한 명이 언덕을 오르고 있다 [07:18]

 

▲ 언덕으로 오르고 있는 말을 탄 몽골 남자 [07:19]

 

▲ 야크 떼는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고 [07:23]

 

▲ 말을 탄 남자가 다시 언덕을 내려가고 있다 [07:25]

 

07:30   언덕을 내려오는데 아침 해가 내 그림자를 길게 언덕에 새겨 놓는다. 언덕을 내려오자 제법 뚜렷한 길이 나타나 이제는 길을 따라 걷는다.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는 길, 오직 나 혼자만이 걷는 길이다. 울타리가 길을 가로 막고 있다. 넘어갈까 하다 그냥 울타리를 따라 오른쪽으로 계속 걸어갔다. 다행히도 울타리를 따라 길이 계속 나 있어 다른 데로 갈 염려는 없었다. 울타리가 끝나는 곳에서 왼쪽으로 내려오니 호숫가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천천히 우리 캠프를 향해 걸어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 언덕에 길게 드리워진 내 그림자 [07:30]

 

▲ 제법 뚜렷한 길이 나타났다 [07:48]

 

▲ 길 옆에 피어 있는 야생화 [07:51]

 

▲ 숲에서 호숫가로 내려가는 길 [08:14]

 

▲ 호숫가로 내려섰다 [08:17]

 

▲ 도로 왼쪽에 있는 캠프 [08:21]

 

▲ 도로를 따라 캠프로 돌아가는 중 [08:23]

 

▲ 우리 캠프 게이트가 보인다 [08:27]

 

09:00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어제와는 달리 화창한 날씨다. 프라이드 에그와 빵 등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은 후, 게르 앞에 있는 탁자에 모여 게르 난로에 구운 감자를 먹으며 오전에 하기로 되어 있는 승마 체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말을 주선해달라고 캠프 스텝에게 부탁을 한 후 기다리는데 말을 탄다는 게 그리 간단하지가 않았다. 낮에 관광객들을 태운 말들은 밤에 풀을 뜯어 먹으며 쉬라고 숲에 풀어 놓는데 풀어 놓은 말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승마 체험에 나설 수 있었다. 여섯 마리의 말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보니 처음 타보는 말이 두려움의 대상으로 닥아온다. 천재 후배의 설명이 이어졌다. 말은 고삐를 당기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멈출 때는 고삐를 위로 당긴다 등등. 이론이야 쉽지. 일단 말에 올라탔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자 말의 움직임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길 수 있었다. 1시간 정도 호숫가를 돌아오는 생후 처음의 승마 체험은 그렇게 얼떨결에 끝이 났다.

 

▲ 아침을 먹으러 캠프 식당으로 이동 [09:00]

 

▲ 캠프 식당 내부 [09:02]

 

▲ 게르 앞에 있는 탁자에서 구운 감자를 맛보고 [09:51]

 

▲ 우리가 탈 말들이 기다리고 있다 [13:11]

 

▲ 말을 타고 호숫가를 산책 [13:21]

 

▲ 내가 탄 말의 머리 부분 [13:40]

 

▲ 말을 타고 가는 회원들 [13:40]

 

▲ 승마 체험을 마치고 [13:59]

 

14:05   홉스굴 캠프에서의 마지막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몽골에 오기 전에는 우리나라와 다른 몽골 음식에 대해 우려의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실제로 와서 먹어 보니 큰 거부감이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점심을 먹고 그저께 오후에 들렀던 홉스굴 호숫가를 다시 찾았다. 그저께 잿빛 하늘 아래에서 보던 호수와는 달리 파란 하늘 아래에서 보는 호수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같은 호수인데 단지 날씨 때문에 그때와는 다른 모습이 펼쳐져 있는 것이다.  

 

▲ 점심을 먹으러 온 캠프 식당 [14:05]

 

▲ 호숫가 산책을 떠나기 전에 게르 앞 탁자에서 맥주 한 잔 [14:30]

 

▲ 호숫가 산책을 떠나기 전에 게르 앞 탁자에서 맥주 한 잔 [14:30]

 

▲ 그저께 오후에 왔던 홉스굴 호숫가 [15:15]

 

▲ 하늘이 맑게 개어 그저께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15:18]

 

▲ 천재 후배 호수 입수 준비 [15:20]

 

▲ 천재 후배 호수에 입수 [15:21]

 

▲ 주변을 조망중인 이규필 회원 [15:23]

 

▲ 물이 맑은 홉스굴 호수에서 [15:24]

 

▲ 그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힐링이다 [15:41]

 

▲ 홉스굴 호수를 배경으로 [15:42]

 

▲ 평화로운 홉스굴 호수 풍경 [15:42]

 

▲ 호숫가에서 회원 모두가 모여 [15:44]

 

▲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홉스굴 호수를 떠나며 [15:49]

 

16:28   이제 홉스굴에서의 여정을 모두 마치고 무릉으로 가야 할 시간이다. 짐을 챙겨 차가 대기하고 있는 곳에 이르러 보니 캠프 스텝들이 나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선 몽골 전통 복장을 한 여성이 차 바퀴에 무언가를 뿌리면서 안전 운행을 비는 이벤트가 있었고 이어 서로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2박 3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캠프 스텝들은 우리에게 순수한 마음으로 성의껏 뒷바라지를 해주었다. 우리에게 몽골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준 사람들이었다.

 

▲ 캠프를 떠나기 위해 게르에 있는 짐 정리 [16:28]

 

▲ 캠프 한쪽에 있는 NBA 농구대 [16:33]

 

▲ 차의 안전 운행을 위한 기원 행사 [16:41]

 

▲ 우리를 배웅하기 위해 캠프 스텝들이 모였다 [16:43]

 

▲ 캠프를 떠나기 전 스텝들과 함께 [16:44]

 

▲ 캠프를 떠나기 전 스텝들과 함께 [16:44]

 

▲ 하트갈에서 무릉으로 가는 길 풍경 [17:32]

 

▲ 하트갈에서 무릉으로 가는 길 풍경 [17:39]

 

▲ 하트갈에서 무릉으로 가는 길 풍경 [17:50]

 

18:07   그저께 무릉에서 홉스굴로 올 때 들렀던 휴게소 옆에 다시 차가 섰다. 그저께와는 달리 활짝 개인 날이라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푸른 초원이 잘 어울렸다. 아무데나 대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환상적인 그림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맑고 깨끗한 풍경이 생겨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공기가 깨끗하기 때문일 게다. 그 동안 다녀 본 캐나다, 뉴질랜드, 네팔, 노르웨이 등의 풍경이 이렇게 선명했는데 모두 공기가 오염되지 않도록 지극한 노력을 기울이는 나라들이다. 

 

▲ 휴게소 주변 풍경 [18:07]

 

▲ 휴게소 주변 풍경 [18:08]

 

▲ 휴게소 주변 풍경 [18:10]

 

▲ 휴게소 주변 풍경 [18:13]

 

▲ 휴게소 주변 풍경 [18:15]

 

▲ 휴게소 주변 풍경 [18:15]

 

▲ 멀리 무릉 시내가 보인다 [18:36]

 

▲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양 떼 [18:39]

 

18:45   이틀 전 무릉에 도착했을 때 점심을 먹은 호텔에 다시 도착했다. 오늘 하룻밤을 이 호텔에서 묵고 내일 오전에 울란바타르로 돌아갈 예정이다. 호텔 식당에서 저녁 주문을 하는데 복잡한 음식 이름 때문에 혼란을 겪는 해프닝이 있었다. 천재 후배와 내가 주문한 쇠고기 볶음과 닭고기 수프는 맛이 괜찮은 편이었다. 저녁을 먹고 난 시각이 8시 30분, 그런데도 해가 중천이다. 산책을 하기 위해 씨름경기장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몽골 씨름은 말타기, 활쏘기와 함께 몽골을 상징하는 중요한 문화의 한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오늘 하룻밤을 묵을 호텔 [18:49]

 

▲ 호텔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19:15]

 

▲ 소고기 볶음 요리 [20:14]

 

▲ 호텔 밖 벤취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20:39]

 

▲ 씨름경기장 가는 길, 순록 조형물 [20:45]

 

▲ 씨름경기장 앞에 있는 조형물 [20:48]

 

▲ 무릉 씨름경기장 [20:50]

 

20:51   무릉 씨름경기장 앞 광장에 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웠다. 엄청 기네. 씨름경기장을 둘러보고 옆에 있는 공원으로 갔다. 공원 한쪽에 있는 농구 코트에서 아이들 몇 명이 농구를 하고 있다. 남자회원들이 함께 어울려 아이들과 농구를 한다. 즐거워하는 몽골 아이들을 보며 어디에 살고 있든 사람은 모두 다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해가 넘어가는 10시 쯤 호텔로 돌아와 우리 방에서 천재, 병학 후배와 함께 소주 몇 잔을 기울이고 잠자리에 들었다.

 

▲ 씨름경기장 앞 광장에 드리워진 내 그림자 [20:51]

 

▲ 씨름선수 동상이 서 있는 씨름경기장 광장 [20:52]

 

▲ 꽤 유명한 씨름선수이었던 것 같다 [20:53]

 

▲ 씨름경기장 옆에 있는 공원으로 [20:58]

 

▲ 몽골 아이들과 편을 갈러 농구 시합 [21:02]

 

▲ 호텔 앞 벤취에 앉아 휴식 [21:20]

 

▲ 발정난 암캐 한 마리에 십수 마리의 수캐가 따라다니고 있다 [22:05]

 

▲ 무릉 호텔 룸에서 소주 한 잔 [2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