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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중국 만리장성·화산

2015.03.09. [만리장성/화산 4] 중국 서안 화산

by 사천거사 2015. 3. 9.

 

서안 화산 산행기

 

일시: 2015년 3월 9일 월요일

장소: 화산 중국 섬서성 화음시  2154.9m

◈ 코스: 화음시 주차장 → 북봉 케이블 카  북봉 → 중봉 → 동봉 → 남봉 → 서봉 → 서봉 케이블 카  셔틀버스 주차장

 회원: 아들과 함께

 

 

 

 

 

07:00   달리는 열차에 누워 밤을 보냈지만 그런대로 잠을 잘 잤다. 열차가 종착지인 서안역에 도착했다. 섬서성의 성도인 서안은 진시황릉과 병마용갱, 화청지 등의 역사적 유물로 유명한데 또 하나 빼놓울 수 없는 게 바로 중국의 오악 중 서악이라 불리는 화산이다. 오늘은 화산 산행을 하는 날이다. 열차에서 내려 왼쪽으로 가면 화산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데, 왕복 요금이 60위안이다. 우리는 왕복표를 끊었는데,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잘못된 생각이었다. 좌석이 모두 차자 버스가 출발했다. 서안에서 화음까지는 120km, 쉬지 않고 달렸는 데도 2시간 가까이 걸렸다.     

 

▲ 열차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중 [07:54]

 

▲ 서안역에 열차 도착 [07:59]

 

▲ 서안역에 내리자 서안성벽이 보인다 [08:07]

 

▲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서안역 [08:13]

 

▲ 섬서성의 성도인 서안 열차역 [08:31]

 

▲ 서안에서 화산이 있는 화음을 오가는 버스 [08:34]

 

▲ 화산 가는 버스에서 출발 기다리는 중 [08:35]

 

11:05   화산이 있는 화음市에 도착, 화산 산행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곳에 들렀는데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어 곧바로 나왔다. 일단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길 옆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가 국밥 비슷한 것을 시켜 먹고 도로를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자 왼쪽으로 주차장 표지판이 보였다. 이 주차장에는 화산 입장권을 판매하는 곳까지 무료로 운행하는 셔틀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셔틀 버스를 타고 입장권 매표소에 도착, 입장료 180위안을 지불하고 입장권을 끊었다. 180위안이면 3만 원이 넘는 돈인데 중국의 명승지 입장료는 대개가 많이 비싼 편이다.  

 

화산(華山)

 

화산(華山华山Huà Shān)은 중국 오악(五岳) 중 서악(西岳)이다. 시안 시 동쪽으로 약 120 km, 시안(西安)과 정저우(鄭州)의 중간인 '화인 시(华阴市)'에 위치하고 있는데, 고속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서안에서 1시간 3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높이 2,437m의 험준한 바위산으로 조양봉(동봉, 2,090m), 낙안봉(남봉, 2160m), 연화봉(서봉, 2,080m), 운대봉(북봉, 1,614m), 옥녀봉(중봉)의 다섯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으며, 험준한 산길과 가파른 계단길, 철난간이 걸려 있는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곳을 지나 산정에 이르면 위하평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화산'이라는 이름은 정상의 다섯 봉우리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다섯 꽃송이'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길을 따라 절과 도교의 사원들이 세워져 있으며 폐허가 된 궁궐도 있다. 화산의 다양한 볼거리에는 귀가 닿는 절벽, 천 길 낭떠러지, 하늘 사다리, 해와 달 절벽, 해 봉우리, 도끼가 깨지는 바위, 운명의 절벽 등이 있다. 좁고 가파른 길을 올라갈 생각에 무릎이 후들거린다면 정상까지 설치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도 있다.

 

▲ 화산 관광객들을 모아 놓고 설명하는 중 [11:05]

 

▲ 도로 오른쪽 늦은 아침을 먹은 음식점 [11:16]

 

▲ 국밥 비슷한 것을 아침으로 먹고 [11:29]

 

▲ 도로 언덕 위 왼쪽으로 주차장 이정표가 보인다 [11:41]

 

▲ 화산 입장권 매표소를 오가는 무료 셔틀 버스 [11:46]

 

▲ 화산 입장권을 판매하는 곳: 평일이고 날씨가 좋지 않아 한산한 편이다 [11:56]

 

▲ 도로 왼쪽 화산 안내도 [11:56]

 

12:03   케이블 카 승강장까지 왕복하는 셔틀 버스를 타는 곳에 도착했다. 화산에는 케이블 카 승강장이 두 군데 있는데 하나는 북봉으로 올라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서봉으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먼저 북봉을 올라 중봉, 동봉, 남봉, 서봉을 거쳐 다시 북봉으로 돌아올 예정이기 때문에 북봉 케이블 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셔틀 버스 요금은 20위안, 케이블 카 이용 요금은 왕복 150위안이었다. 북봉으로 내려올 예정이라 케이블 카 왕복표를 끊었는데 서안에서 화산 올 때 왕복표를 끊은 것처럼 이것 역시 잘못된 판단이었다. 이유를 먼저 말하자면, 돌아가는 버스표와 케이블 카를 모두 이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케이블 카 승강장을 오가는 셔틀 버스 주차장에 도착 [12:03]

 

▲ 북봉 케이블 카 승강장으로 가는 셔틀 버스 [12:04]

 

▲ 셔틀 버스 차창 밖으로 바라본 화산의 암벽 [12:28]

 

▲ 북봉까지 걸어 올라갈 수 있는 도보용 계단 [12:34]

 

▲ 케이블 카에 오르다 [12:44]

 

▲ 북봉으로 올라가는 계단길이 보인다 [12:47]

 

▲ 북봉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뚜렷하다 [12:48]

 

12:53   케이블 카에서 내려 본격적인 화산 산행에 나섰다. 해발 1615m의 북봉 정상에 오르자 '화산논검'이란 표지석과 '비설연천사백록 소서신협의벽원'이라고 쓴 표지석이 나란히 있다. 중국의 무협소설 작가인 김용의 작품 속에 나오는 '화산논검', 그리고 김용의 대표 작품들의 첫 글자를 딴 '비설연천사백록 소서신협의벽원'을 돌에 새겨 놓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북봉 정상에서는 앞으로 가야 할 암릉길이 잘 보이는데 아무리 보아도 만만하지가 않다.

 

화산논검과 비설연천사백록 소서신협의벽원

 

김용의 소설 '영웅문'에서 무림고수 다섯 명이 이곳 화산에서 무림비서인 '구음진경'을 놓고  천하제일을 다툰다. 이것을 '화산논검'이라 하며 전진교 왕중양, 동사 황약사, 서독 구양봉, 부개 홍칠공, 남제 단황야 5명이 겨뤄 이 중에서 전진교 '왕중양'이 천하제일의 칭호를 얻는다. 화산(華山)은 실제 ‘화산파’의 활동무대이기도 했는데 수많은 도인들을 배출하기도 했고, 도교 문화의 발상지로서 스무 곳이 넘는 도교 유적지가 있다. '비설연천사백록 소서신협의벽원'은 김용이 쓴 소설 '비호외전/설산비호/연성결/천룡팔부/사조영웅전/백마소서풍/녹정기/소오강호/서검은구록/신조협려/협객행/의천도룡기/벽혈검/원앙도'의 첫 글자를 딴 것인데 "하늘가득 날리는 눈이 흰사슴을 쏘아가고 글을 조롱하는 신비한협객은 푸른 원앙에 의지한다" 라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 케이블 카에서 내려 본격적인 산행 시작 [12:53]

 

▲ 북봉(운대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2:56]

 

▲ 왼쪽 산은 미개발 지역이다 [12:57]

 

▲ '화산논검'과 '비설연천사백록 소서신협의벽원' [13:05]

 

▲ 해발 1614.7m의 화산 북봉 정상에서 [13:05]

 

▲ 나도 한 장 찍고 [13:05]

 

▲ 북봉에서 바라본 앞으로 가야 할 암릉 [13:07]

 

▲ 바위 절벽에 버티고 있는 건물이 이채롭다 [13:11]

 

13:12   건물 안에 비교적 상세한 지도가 걸려 있어 화산의 개략적인 산행 코스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귀를 한쪽 벽에 비비면서 올라가야 하는 낭떠러지'라는 뜻의 '찰이애' 계단길을 오르자 '화산논검' 표지석이 있는 암봉이다. 중국 사람들이 대단하다는 것은 이 험준하고 가파른 암릉에 계단을 깎고 절벽에 건물을 세워 사람들을 불러모은다는 점이다. 물론, 자연을 원형대로 보존할 거냐, 아니면 적절한 시설물을 설치하여 사람들에게 개방을 할 거냐 하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어느 것이 옳다고 단정을 지을 수는 없다.   

 

▲ 어도와 창룡령을 보여주는 지도 [13:12]

 

▲ 화산의 4개 봉우리를 보여주는 지도 [13:13]

 

▲ 찰이애(귀를 한 쪽 벽에 비비면서 올라가야 하는 낭떠러지) 계단길 [13:16]

 

▲ 찰이애 계단길을 오르다 북봉을 배경으로 [13:17]

 

▲ 여기도 '화산논검'이 있네 [13:20]

 

▲ 바위 사이로 나 있는 길 [13:25]

 

▲ 바위 안을 통해 위로 올라갈 수 있다 [13:26]

 

▲ 어도가 시작되는 곳에 있는 왕모궁 [13:27]

 

13:29   어도를 따라 나 있는 계단을 밟고 위로 올라간다. 경사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크게 힘이 들지는 않는다. 어도가 끝나자 곧 이어 창룡령이 시작되었다. 창룡령은 530개의 계단으로 되어 있는데 경사가 매우 가팔라 난간을 잡고 오르내려야 한다. 예전에 계단이 없을 때는 기다시피 하면서 올랐다고 한다. 창룡령을 올라 북봉 쪽을 바라보니 우리가 걸어온 암릉, 암릉 중간 중간에 있는 건물들, 암릉을 오가는 사람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 마디로 장관이다.

 

▲ 어도를 따라 나 있는 계단 [13:29]

 

▲ 화산에는 이정표가 아주 잘 갖추어져 있다 [13:38]

 

▲ 창룡령이 시작되는 곳에 있는 안내문 [13:39]

 

▲ 경사가 매우 급한 창룡령 계단길 [13:43]

 

▲ 창룡령을 오르다 바라본 북봉 [13:44]

 

▲ 창룡령 계단의 경사가 심해 난간을 잡고 걸어야 한다 [13:46]

 

▲ 창룡령을 오르다 바라본 북봉 [13:46]

 

▲ 창룡령을 다 오른 후에 북봉을 배경으로 [13:50]

 

14:05   오운봉을 지나자 하늘이 잔뜩 흐려지면서 눈발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어, 이러면 안 되는데. 예전에 황산을 보러 왔을 때도 안개 때문에 황산 구경을 제대로 못하고 안개 속만 헤매다 말았는데. 그러나 하늘이 하는 일을 인간이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눈이 내리면서 안개는 더욱 짙어지고 주변이 온통 흐릿하다. 그런데 중봉 정상은 어디야?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마다 막아놓아 올라갈 길이 없다. 중봉 표지판이 있는 곳 옆에 봉우리가 있어 올라가 중봉이라고 생각하고 사진을 찍었다.

 

▲ 오운봉으로 올라가는 계단 [14:05]

 

▲ 잠시 휴식중 [14:10]

 

▲ 왼쪽은 급경사, 오른쪽은 조금 완경사 [14:31]

 

▲ 날히 흐려지며 눈이 내리기 시작 [14:33]

 

▲ 금쇄관을 통과한 후 [14:35]

 

▲ 중봉을 옥녀봉이라고도 한다 [14:37]

 

▲ 해발 2042m의 중봉(옥녀봉) 표지판과 안내문 [14:46]

 

▲ 중봉 정상에서 [14:49]

 

14:50   중봉 정상부에 있는 옥녀궁을 지나 동봉으로 간다. 그런데 동봉 정상을 영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혹시나 해서 커다란 탑이 있는 곳을 지나 데크길을 걸었는 데도 어디가 정상인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데크길은 살짝 내린 눈 때문에 말도 못하게 미끄러웠다. 빙판은 저리가라다. 할 수 없이 동봉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고 남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눈은 조금씩 계속 내리고 시야 확보가 안 되니 운행을 하는데 부담이 간다.

 

▲ 중봉 정상부에 있는 옥녀궁 [14:50]

 

▲ 오른쪽은 직벽 계단인데 지금은 왼쪽으로 새로운 계단이 만들어졌다 [14:58]

 

▲ 동봉 정상부에 있는 탑 [15:05]

 

▲ 눈이 살짝 내린 데크 길이 말도 못하게 미끄럽다 [15:11]

 

▲ 동봉(조양봉) 정상에서 [15:19]

 

▲ 눈이 계속 내리는 동봉 정상에서 [15:19]

 

▲ 남봉과 서봉 가는 길 이정표 [15:21]

 

▲ 동봉에서 내려오는 길 [15:24]

 

15:27   전망이 좋다는 삼공산에 올랐는데 운무 때문에 주변을 알아볼 수가 없다. 삼공산을 지나 남봉으로 가는 길, 잔공잔도로 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남천문이 보인다. 잔공잔도는 세계에서 위험한 길 1, 2위를 다투는데 1600m 위에 설치된 30cm 정도 너비의 길을 53m 왕복해야 한다. 안전시설이 있기 때문에 사고가 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걸을 때의 공포심은 대단하다고 한다. 남천문을 지나 잔공잔도 입구에 도착했는데 이런, 기상악화로 폐쇄가 되었다. 아이고, 아쉬워라. 그냥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남봉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 삼공산 정상에 있는 '화산논검' [15:27]

 

▲ 남천문을 지나면 잔공잔도로 가게 된다 [15:48]

 

▲ 길 오른쪽에 잔공잔도 안내문이 서 있다 [15:50]

 

▲ 잔공잔도가 시작되는 곳에서 [15:51]

 

▲ 운무에 싸여 있는 잔공잔도 [15:52]

 

▲ 아쉬음을 안은 채 입구에서 [15:52]

 

▲ 날씨가 허락하지 않은 잔공잔도 걷기 [15:52]

 

▲ 남봉 가는 길에 만난 금천궁 [16:09]

 

16:14   화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남봉 정상에 올랐다. 해발 2154.9m, 중국에서는 그리 높은 산이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보다 200m가 더 높다. 남봉을 떠나 서봉으로 가는 길, 눈은 그쳤는데 안개는 여전히 걷힐 줄 모른다. 모처럼 아들하고 단 둘이 온 여행인데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 좋으련만 무심한 하늘은 그저 묵묵부답이다. 그래, 이렇게 화산 꼭대기를 밟아보는 것만도 어디냐. 좋은 경치는 덤이라고 생각하자.

 

▲ 남봉 정상 아래에 있는 '화산논검' [16:14]

 

▲ 해발 2154.9m의 남봉(낙안봉) 정상에서 [16:16]

 

▲ 남봉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 [16:34]

 

▲ 숙소로 이용되는 건물 [16:39]

 

▲ 서봉으로 가는 암릉길 [16:49]

 

▲ 서봉 가는 길에 만난 취운궁 [16:57]

 

▲ 거대한 바위를 잘랐다는 도끼 [16:58]

 

▲ 서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7:00]

 

17:02   해발 2086.6m의 서봉 정상에 올랐다. 화산의 5개 봉우리를 모두 올랐으니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는데 시간적으로 보아, 여기서 다시 중봉과 북봉을 거쳐 내려가기에는 적지 않은 무리일 것 같다. 그래서 왕복으로 끊었던 북봉 케이블 카 요금에 대한 미련은 버리고 서봉 케이블 카를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서봉 케이블 카 요금은 편도가 140위안이었다. 140위안은 북봉 케이블 카 왕복 요금에 버금가는 액수인데 케이블 카를 타고 내려가 보니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정말 장엄하고 웅대하고 아름다워 요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 해발 2086.6m의 서봉(연화봉) 정상에서 [17:02]

 

▲ 나도 한 장 찍고 [17:02]

 

▲ 서봉 정상부 풍경 [17:03]

 

▲ 서봉 정상부에 있는 탑 [17:04]

 

▲ 서봉에서 내려가는 길 [17:10]

 

▲ 서봉 케이블 카 승강장에서 매표중 [17:18]

 

▲ 케이블 카에서 내려다본 화산 풍경 [17:29]

 

▲ 케이블 카에서 내려다본 화산 풍경[17:31]

 

▲ 케이블 카에서 내려다본 도보용 계단길 [17:40]

 

17:44   케이블 카 승강장에 도착, 주차장으로 내려가 40위안을 주고 셔틀 버스를 탔다. 서안 가는 버스를 타는 곳까지 운행하는 무료 셔틀 버스 주차장에 가보니 버스 운행 시간이 끝났단다. 이런? 할 수 없이 근처에 대기하고 있는 택시를 몰고 서안행 버스 정류장으로 갔는데 이런, 서안행 버스도 끊어졌다. 아이고, 왕복표를 끊었는데 시간이 늦어 버스를 못 타게 되었네. 그럼, 차선책은? 화산북역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서안으로 것이다. 문제는 열차표가 남아 있느냐이다.

 

택시기사에게 다시 화산북역으로 가자고 하니까 의아한 눈으로 쳐다 본다. 의사소통이 안 되니 이유를 말해보았자 소용이 없을 것이고, 돈을 더 지불하겠다니 곧바로 출발한다. 화산북역에 도착해 알아 보니, 30분 정도 후에 서안 가는 열차가 있고 다행히 좌석도 남아 있었다. 아이구 살았네. 화산북역에서 서안북역으로 가는 이 열차는 우리나라의 KTX와 비슷한 것이었다. 7시 36분에 열차가 출발했다. 요금은 54.5위안, 열차 속도는 평균 300km.  

 

▲ 케이블 카에서 내려 내려다본 풍경 [17:44]

 

▲ 경고문: 걸을 때는 경치를 보지 말고 경치를 볼 때는 길을 걷지 마라 [17:52]

 

▲ 서봉 케이블 카 주차장에서 매표소 주차장으로 가는 셔틀 버스 [17:57]

 

▲ 무료 셔틀 버스는 운행이 중지된 상태 [18:42]

 

▲ 화산북역 광장에 있는 빛을 이용한 조형물 [19:02]

 

▲ 서안 가는 고속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화산북역 [19:03]

 

▲ 플래트폼에서 고속열차를 기다리는 중 [19:26]

 

▲ 화산북역에서 서안북역까지 이용한 고속열차 내부 [19:42]

 

20:15   40분 남짓 달려 열차가 서안서역에 도착했다. 열차를 이용해보니, 버스보다 비용은 더 들었지만 편하고 무엇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좋았다. 아침에 버스를 이용했을 때에는 2시간 더 걸렸는데 40분 만에 왔으니 말이다. 저녁 시간을 벌게 되어 호텔에 들어가기 전에 종루와 고루를 구경하고 근처에 있는 회족거리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서안북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종루역에서 내려 조금 걸어가니 화려한 조명의 종루가 눈에 들오는데 화려하면서도 아름다운 색의 조화가 압권이다.

 

종루와 고루는 명나라 시대의 누각인데, 종루는 종을 쳐서 성문이 열리는 새벽부터 낮까지의 시각을 알리는 일을 담당했고, 고루는 북을 쳐서 성문이 닫히는 시간부터 한밤중까지의 시각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서안의 중심거리가 있는 고루와 종루 사이에는 광장이 있으며, 고루와 광장 뒷편으로는 오랜 세월 이곳에 자리 잡아온 회족거리가 있다. 옛날부터 실크로드를 통해 장사차 다니던 회족들이 이루어 놓은 이 시장거리는 서안의 또 하나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단다.

 

회족거리를 따라 걸어가다 저녁을 먹기 위해 양꼬치를 파는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이 회족거리는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이 상점이나 음식점을 운영하기 때문에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이나 술은 판매하지 않는다. 일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머리에 하얀 색 둥근 모자를 쓰고 있다. 기름이 졸졸 흐르는 구운 양꼬치는 맛이 괜찮은 편이었는데 기름기가 많아 조금 느끼했다. 팩소주를 2개 꺼내 하나씩 들고 마시면서 양꼬치를 먹는데 점원이 다가오더니 제지를 한다. 술이 아니고 음료수라고 하자 냄새를 맡아보고 지배인에게 뭐라고 말을 했는데 지배인이 보더니 그냥 놔두라고 허락을 해준다. 감사!

 

▲ 서안북역에 도착 [20:15]

 

▲ 서안 종루 야경 [20:58]

 

▲ 종루 아래 광장 [20:59]

 

▲ 광장에서 바라본 종루 야경 [21:01]

 

▲ 종루 옆에 있는 고루 야경 [21:04]

 

▲ 고루 뒤편에서 시작되는 회족거리 [21:05]

 

▲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회족거리 [21:07]

 

▲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회족거리 [21:08]

 

▲ 저녁을 먹은 회족거리 양꼬치 음식점: 점원들이 하얀 색 둥근 모자를 쓰고 있다 [21:12]

 

▲ 저녁으로 먹은 양꼬치 [21:29]

 

22:54   미리 예약한 호텔에 도착해 프론트에서 체크 인을 하려는데 예약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뭔 소리여? 예약 서류를 보고 전화를 걸고 하더니 예약한 회사가 자기 호텔과 제휴가 되어 있지 않단다. 아니, 그 회사는 제휴도 안 되어 있는 호텔을 어떻게 예약했단 말인가? 다른 방법이 없어 투숙할 방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있단다. 호텔비를 지불하고 방에 들어가 샤워를 하자 피곤이 몰려온다. 북경에서 야간열차 타고 서안까지 와서 화산 산행을 하고 12시가 다 되어서야 호텔 침대에 누웠으니 당연히 피곤하지 않겠는가.

 

▲ 예약한 호텔로 들어가는 중 [2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