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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중국 만리장성·화산

2015.03.07. [만리장성/화산 2] 중국 북경 만리장성(전구장성→모전욕장성)

by 사천거사 2015. 3. 7.

 

북경-서안 여행

 

일시: 2015년 3월 7일 토요일

장소: 만리장성 전구장성 / 모전욕장성 

 코스: 북경 호텔 66 → 전구장성 → 모전욕장성 → 왕푸징거리 → 구이지에거리 → 후통거리  북경 호텔 66

 회원: 아들과 함께

 

 

 

 

 

 

 

 

06:00   오늘은 만리장성의 일부인 전구장성과 모전욕장성을 걷는 날이다. 만리장성은 북경 관광 여행을 갈 때 반드시 들르는 곳인데, 그 관광 코스는 거대한 만리장성 중 팔달령장성이라는 극히 일부분의 구간이며 성벽이 완벽하게 복구되어 있어 걷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오늘 가려는 전구장성(젠커우장성)은 가파른 암릉에 쌓은 성벽이 무너져내린 채 있는 곳으로 만리장성 중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모전욕장성은 복구가 잘 되어 있어 일반인에게 개방을 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 걷게 될 전구장성과 모전욕장성은 둘 다 만리장성의 일부이지만 지리적 상황이나 장성의 상태가 아주 다르다고 볼 수 있다.

 

7시 5분, 호텔 앞에서 우리를 만리장성 트레킹의 들머리인 와불산장까지 데려다 줄 차량에 탑승했다. 한국에서 중국 현지여행사를 통해 예약을 했는데 기사는 젊고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조선족이었다. 원래는 전구장성으로의 접근성이 좋은 서책자촌에서 트레킹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출발지점을 와불산장으로 바꾸었다. 사실, 모전욕에서 와불산장은 얼마 안 되는 거리지만 만리장성 북쪽에 위치한 서책자촌까지는 상당히 멀다. 베이징에서 점심으로 햄버거를 구입한 후 와불산장을 향해 신나게 달려갔다. 젠커우여 기다려라! 내가 간다! 

 

▲ 호텔 룸에서 바라본 후통거리 주택 [06:55]

 

▲ 호텔 룸에서 바라본 후통거리 주택 [06:56]

 

▲ 이틀 밤을 묵은 '호텔 66' [07:03]

 

08:42   전구장성으로 올라가는 길의 들머리인 와불산장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산장 뒤를 올려다 보니 암릉이 V자 모양으로 하늘을 가르고 있는데 그 암릉을 따라 젠커우장성이 설치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자 다시 한 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와불산장 왼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걷는 것으로 본격적인 젠커우장성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도로는 국가급송어양식장으로 이어졌고 양식장 맨 위 왼쪽에 있는 계단을 올라가자 장성으로 이어지는 계곡길이 나타났다. 

 

만리장성(The Great Wall, 萬里長城)

 

‘인류 최대의 토목공사’라고 불리는 이 거대한 유적은 중국 역대 왕조들이 북방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세운 방어용 성벽이다. 지도상 연장 길이 2,700㎞이며, 중간에 갈라져 나온 지선들까지 합치면 총 길이가 약 5,000~6000㎞에 이른다. 동쪽 산하이관[]에서 서쪽 자위관[]까지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보통 만리장성의 기원을 진()나라 시황제() 때로 잡지만 그보다 훨씬 전인 춘추시대(BC 770~ BC 443)부터 북쪽 변방에 부분적으로 성벽이 건축되었다. 통일 왕국인 진나라가 들어서면서 북쪽의 흉노를 견제하기 위해 이들 성벽을 연결하고 증축한 것이다. 당시의 만리장성은 동쪽 랴오양[]에서 서쪽 간쑤성[] 민현[]까지로 지금보다 훨씬 북쪽에 있었다.

 

▲ 우리를 태워다 준 차량과 운전기사 [08:42]

 

▲ 와불산장 뒤로 만리장성의 일부인 젠커우장성 안부가 보인다 [08:43]

 

▲ 와불산장 왼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송어양식장까지 진행 [08:47]

 

순통송어양식센터(北京顺通虹鳟鱼养殖中心) 북경국가급송어양식장(北京国家级鲑鳟鱼良种场)  

 

베이징 순통송어양식센터는 베이징 화이러우의 모전욕장성과 전구장성 사이의 산자락에 위치한다. 베이징 시내에서 약 70km 떨어져 있으며, 공항에서는 40km 정도로 교통이 편리하고 무엇보다도 수질이 우수한 곳이다. 환경이 그윽하고 경치도 좋아 많은 사람들이 관광과 휴식, 그리고 맛좋은 음식을 함께 즐기러 찾는다. 이곳 송어양식센터는 국가급송어양어장으로 수많은 단체에서 인증과 표창을 받았다. 2000년에는 품질관리인증 ISO9001 인증을 획득했으며, 2004년에는 HACCP 인증을 통과했다. 이 송어양식센터는 1983년에 건립되었으며, 현재 3500 평방미터의 성어양식장을 비롯하여 가공공장, 연구소, 휴식공간 등을 갖추고 있다.

 

▲ 북경국가급송어양식장 건물 [08:52]

 

▲ 송어양식장 맨 위 왼쪽에 있는 계단이 들머리: 벽에 '山上'이라고 적혀 있다 [08:55]

 

▲ 만리장성이 지나가는 암릉이 주변을 압도하고 있다 [08:57]

 

▲ 산장인지 음식점인지 모르겠는데 사람은 없다 [08:58]

 

▲ 암릉을 줌으로 당겨 보니 능선 위에 있는 망루가 보인다 [09:03]

 

09:10   계곡길을 오르다 잠시 휴식을 취했다. 지금은 날이 화창하고 시야도 그런대로 괜찮은 편인데 장성에 올라서면 어떨지 모르겠다. 젠커우장성의 전구로 올라가는 길은 계속 계곡을 따라 나 있는데 대부분이 바윗길이다. 가끔 나타나는 표지기가 있고 바닥에 사람이 다닌 흔적이 뚜렷하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3명의 중국 청년이 장성을 향해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들이다. 젠커우장성을 걸으면서는 몇 사람이나 만날까? 자못 궁금하다. 

 

▲ 걸음을 멈추고 잠시 휴식 [09:10]

 

▲ 무너질 위험이 있으니 안전에 주의하라는 경고문 [09:11]

 

▲ 암릉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09:20]

 

▲ 노란색 표지기가 길을 안내해준다  [09:27]

 

▲ 계속 이어지는 계곡 바윗길 [09:37]

 

▲ 보기보다 암릉이 무척 가파른 편이다 [09:50]

 

▲ 아주 편안하게 앉아서 휴식 [09:58]

 

▲ 아들 또 휴식중 [10:09]

 

▲ 여기는 너덜지대 [10:14]

 

10:22   가파른 암벽에 나무 사다리가 설치된 곳에 도착했는데 소문에는 일인당 5위안의 사용료를 받는다고 했다. 그런데 아무도 없다. 아들이 '주5일제 근무를 하느라고 토요일인 오늘 쉬는 모양이다' 라고 우스개소리를 했는데 과연 그럴까? 사다리를 올라가자 바로 대망의 만리장성 성벽, 그 중에서도 젠커우장성의 성벽이 나타났고 다시 성벽 위로 올라가자 사다리 사용료를 받는 아저씨와 아줌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웬 주5일제.

 

젠커우장성의 안부인 전구에 올랐는데 여기서 서쪽으로 가는 코스에는 천제, 응비도앙, 북경결과 같은 아주 험준하고 위험한 곳들이 들어 있다. 모전욕장성은 여기서 동쪽으로 가야 한다. 이 동쪽 코스에는 두 군데 정도의 위험한 지역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성벽 위에 올라섰으니 위험이고 뭐고 간에 가는 수밖에 없다. 허물어진 성벽돌을 밟으며 성벽을 올라가는데 좌우가 절벽이라 다리가 후둘거린다. 평지라면 아무것도 아닌 길인데 고도감이 있다보니 공포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조심 조심, 한 발 한 발, 허물어진 성벽길을 올라간다.   

 

젠커우창청(箭扣长城, jiàn kòu cháng chéng, 전구장성)

 

화이러우현(회유현)의 보하이진(발해진) 내 전주촨촌(진주천촌) 서북부에 위치해 있는 젠커우장성은 명나라 시대 만리장성의 가장 험준한 구간으로 유명하며, 각종 장성 화첩에서 최고의 경관을 보이는 구간으로 장성 촬영의 최고 인기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장성 대부분이 험준한 봉우리 위에 있어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며, 장성을 거닐다 보면 폭의 변화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산 정상에 지어진 '우의각변', 칼같은 봉우리 위에 지어진 '응비도앙', '전구' 등이 있다. 젠커우장성은 남선의 산세가 거의 직벽에 가깝다시피 하기 때문에 장성을 오르다보면 로신 선생이 했다는 "세계에서 이런 길은 없을 것이다" 라는 말이 절로 생각날 정도다.

 

▲ 전구장성 바로 아래 비탈에 설치한 나무 사다리 [10:23]

 

▲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곳이라는 경고문 [10:24]

 

▲ 마침내 젠커우장성 성벽 아래에 도착 [10:25]

 

▲ 나무 사다리 이용료를 받는 아저씨: 한 사람에 5위안 [10:27]

 

▲ 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성벽길 걷기에 나서 보자 [10:27]

 

▲ 성벽길을 올라오고 있는 아들 [10:30]

 

▲ 젠커우장성 서쪽 코스를 배경으로 [10:31]

 

▲ 나도 한 장 찍고 [10:31]

 

▲ 젠커우장성 서쪽 코스 [10:34]

 

▲ 앞으로 가야 할 코스에서 4명의 트레커가 내려오고 있다 [10:35]

 

10:39   10분 넘게 성벽길을 오른 후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전망 참 좋다. 특히 서쪽으로 보이는 젠커우장성의 풍광이 압권이다. 한편 이 험한 암릉에다 어떻게 이런 거대한 산성을 쌓았는지 정말 의문이다. 사람이 쌓았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은 실제로 이곳에 와보아야 안다. 성벽길을 계속 걸어가자 몸이 차츰 차츰 적응을 하기 시작했다. 서책자촌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망루에 오르자 정면으로 무너져 내린 직벽에 가까운 성벽길이 눈에 들어왔다.

 

▲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뒤에 두고 [10:39]

 

▲ 우리가 걸어온 길 뒤로 젠커우장성이 펼쳐져 있다 [10:42]

 

▲ 오랜 세월 탓에 성벽길은 대부분 무너진 상태다 [10:46]

 

▲ 젠커우장성을 배경으로 [10:53]

 

▲ 망루 내부 모습 [10:58]

 

시자쯔춘(西栅子村, xī zhà zǐ cūn, 서책자촌)

 

서책자촌은 화이러우 옌치진에 위치하고 있으며, 화이러우에서 약 39km 떨어져 있다. 2003년 도로공사를 통해 교통 접근이 편리해졌다. 마을은 남쪽, 북쪽, 서쪽 삼면이 모두 만리장성에 둘러싸여 있으며 삼림녹화율은 거의 100%에 가깝다. 이곳은 만리장성을 비롯한 역사문물자원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이 이곳의 만리장성은 원시미, 웅장함, 험준함 등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 유명한 북경결, 하늘계단(천제), 전구, 응비도앙, 조양동 등이 바로 이곳에 속한다. 이곳의 기후 또한 독특하다. 겨울철에는 따뜻한 미풍이 불어오고, 여름철에는 상쾌한 기후가 이어진다. 일년 내내 가뭄도, 모래바람도 없다.

 

▲ 멀리 서책자촌이 아련히 보인다 [10:58]

 

▲ 왼쪽 성벽길이 무너져내려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나 있다 [10:59]

 

11:00   무너진 성벽이 거의 직벽에 가까워 무리를 하면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나 있어 그길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런 곳에서는 괜히 만용을 부릴 필요가 없다. 그런데 우회하는 길도 장난이 아니다. 잘못 삐긋하면 그대로 황천행이다. 젠커우장성에서 추락사고가 자주 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다시 장성길에 진입해서 가파른 성벽길을 몇 번 올랐다. 이제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는 길, 그런데 이게 뭐여. 왼쪽은 절벽인데 성벽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게 만만치가 않다. 어찌어찌하여 목숨을 걸고 간신히 내려오긴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간이 벌벌 떨린다. 어휴, 무서워라.

 

▲ 무너진 성벽길 대신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것이 좋다 [11:00]

 

▲ 무너진 성벽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중 [11:05]

 

▲ 또 다시 가파른 성벽길을 오르고 [11:12]

 

▲ 조금 전에 지나온 망루가 보인다 [11:15]

 

▲ 성벽길이 무너져 바닥이 다 드러났다  [11:24]

 

▲ 우리가 지나온 망루 왼쪽으로 젠커우장성 성벽길이 보인다 [11:28]

 

▲ 앞으로 가야 할 길 뒤로 정북루가 아련하다 [11:30]

 

▲ 오늘 트레킹 구간에서 가장 위험했던 곳 [11:37]

 

11:41   잔뜩 움추렸던 마음과 팔다리의 긴장했던 근육을 풀기 위해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성벽길을 오른다. 모전욕 방면에서 오고 있는 외국인 남녀 두 사람을 만났다. 그런데 사람만 오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개 한 마리가 함께 오고 있다. 아니, 개가 젠커우장성을 걸을 수 있단 말인가? 그것 참 해외 토픽에 나올 일이네. 개보다 못할 수는 없으니 다시 걸어간다. 정면으로 오늘 트레킹의 마지막 관문인 암벽을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저 절벽을 올라가야 한단 말인가.

 

▲ 긴장을 풀고 다시 성벽길을 오른다 [11:41]

 

▲ 경사진 성벽길을 오른 후 조망중 [11:44]

 

▲ 오른쪽 성벽길을 따라 망루로 올라가야 한다 [11:44]

 

▲ 외국인 남녀를 만났는데 커다란 개 한 마리를 동반하고 있었다 [11:45]

 

▲ 앞에 보이는 암벽을 올라야 한다: 뒤에 보이는 것이 정북루 [11:48]

 

▲ 우리가 걸어온 젠커우장성 성벽길 [11:59]

 

▲ 직벽을 오르기 전에 걸어온 길을 뒤로 하고 [12:00]

 

▲ 아들도 한 장 찍고 [12:00]

 

12:01   왼쪽에 있는 성벽길이 무너져내려 오른쪽에 있는 암벽을 이용해서 올라가야 하는데 거의 직벽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일단 나무 사다리를 올라가면 발을 디딜 곳이 있어 겁만 먹지 않으면 그냥 저냥 올라갈 수 있다.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 암벽을 올라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 동안에 느끼는 공포심은 대단하다. 힘들게 암벽을 오른 후 잠시 진행을 하자 그렇게 기다리던 정북루가 눈에 가까이 들어왔다. 왜 정북루를 애타게 그리워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위험한 코스가 끝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 직벽에 놓여 있는 나무 사다리 [12:01]

 

▲ 암벽을 오른 후 물 한 모금 마시고 [12:06]

 

▲ 우리가 걸어온 젠커우장성 [12:07]

 

▲ 정북루가 멀지 않다 [12:19]

 

▲ 정북루 하단으로 올라오고 있는 아들 [12:26]

 

▲ 정북루로 올라가는 사다리 [12:27]

 

12:29   마침내 정북루에 올랐다. 정북루는 젠커우장성의 최고 전망대로 암릉을 따라 서쪽으로 뻗어 있는 젠커우성벽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모전욕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대개 이 정북루까지 와서 젠커우장성의 비경을 구경하고 다시 모전욕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정북루에서 우리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젠커우장성이 참 대단하다, 그리고 그 위험한 길을 걸어온 아들과 나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자, 이제 모전욕장성으로 가자. 비록 허물어진 성벽길이지만 지금부터 걷는 길은 위험성이 전혀 없는 그런 길이다.

 

▲ 정북루에서 바라본 젠커우장성 [12:29]

 

▲ 정북루에서 아들과 함께 [12:30]

 

▲ 젠커우장성을 뒤고 하고 [12:30]

 

▲ 나도 한 장 찍고 [12:30]

 

▲ 모전욕에서 정북루까지 온 사람들 [12:31]

 

▲ 정북루를 떠나기 전에 [12:32]

 

▲ 앞으로 가야 할 장성 길이 길게 뻗어 있다 [12:36]

 

▲ 오랜 세월이 흐른 탓에 성벽길 위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12:40]

 

12:44   서책자촌으로 내려가는 길이 왼쪽으로 갈라지고 있다. 서책자촌은 삼면이 만리장성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장성 접근성이 아주 좋다. 활처럼 휜 성벽이 눈 앞에 나타났다. 꽤 높은 망루까지 올랐다 다시 급경사 내리막길을 걸어야 하는데 성벽길 바닥이 허물어져 무척 미끄럽다. 나뭇가지를 잡고, 성벽을 잡고 조심 조심 내려간다. 잠시 후, 모전욕장성의 일반인 출입금지 경고판이 서 있는 곳에 도착했다. 마침 간이매점이 바로 옆에 있어 캔맥주를 하나씩 사서 원 샷을 했다. 오매, 시원한 거!  이제 힘든 구간을 모두 마쳤으니 한숨을 돌려도 된다.

 

▲ 서책자촌으로 내려가는 길 이정표 [12:44]

 

▲ 앞으로 걸어야 할 성벽길이 활처럼 휘어져 있다 [12:48]

 

▲ 서책자촌으로 내려가는 길이 또 있네 [12:50]

 

▲ 성벽이 많이 무너졌지만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12:58]

 

▲ 멀리 보이는 망루가 정북루 [13:05]

 

▲ 내리막 경사가 심한 성벽이 뒤로 보인다 [13:27]

 

무톈위창청 (慕田峪长城,모전욕장성)

 

세계문화유산이자 국가 4A급 관광지이며 전국중점보호물로 문화, 역사, 자연풍경이 한데 어우러진 관광지이다. 베이징 시내에서 약 70km 떨어진 화이러우취(회유구)에 위치하고 있다. 명나라 때 지어진 무텐위창청은 개국 황제 주위안장(주원장) 수하의 대장군 쉬다(서달)가 지어 후에 치지광(척계광)이 이어받아 개축해서 완성시킨 것으로 지금까지 60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명나라 창청(장성) 중 보존 상태가 가장 좋은 구간 중의 하나로 1983년 복원 개발 작업을 진행해 1988년 4월에 정식으로 중국 및 외국 여행객들에게 개방했다. 개방 이후 신베이징(신북경) 16경관 중의 하나, 베이징 관광은 세계에서 최고 라는 평가를 연이어 받기도 했다.

 

▲ 일반인 통행금지 표지판이 서 있는 곳 [13:30]

 

▲ 간이매점에서 캔 맥주를 구입해 하나씩 원 샷! [13:31]

 

13:40   간이매점을 출발했다. 간이매점에서 모전욕까지 이어지는 모전욕장성은 거의 완벽하게 복구가 되어 있어 걷기에 좋고, 일반인에게 공개가 되어 있어 찾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다 하더라도 성벽의 오르내림이 가파른 데가 여러 곳이고 거리도 만만찮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모전역장성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방법은 모두 네 가지인데 도보, 케이블 카, 슬라이드 웨이, 리프트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슬라이드 웨이를 이용하기로 했다. 간이매점에서 슬라이드 웨이 출발지까지 걸어가는 데에는 1시간 25분이 걸렸다.

 

▲ 간이매점부터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13:40]

 

▲ 길이 좋다 보니 찾는 사람들도 많다 [13:51]

 

▲ 여기는 내리막 계단 경사가 매우 심한 곳 [13:53]

 

▲ 경사 심한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아들 [13:55]

 

▲ 우리가 걸어온 모전욕장성 [14:19]

 

▲ 망루 안에 성벽 낙서방지용으로 마련한 낙서판 [14:24]

 

▲ 뒤에 있는 능선에서 만리장성이 좌우로 갈라진다 [14:42]

 

▲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14:45]

 

15:07   슬라이드 웨이(Slide Way) 출발지에서 일인당 80위안을 지불하고 썰매에 올라앉았다. 슬라이드 웨이는 썰매를 타고 반원형 철판 위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것인데 썰매에 달린 레버를 이용해서 속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오히려 스릴 만점이다. 모전욕장성 매표소에서 셔틀버스 이용료 10위안을 지불하고 버스표를 끊어 하부주차장에 도착, 운전기사를 만난 후 다시 북경에 있는 호텔로 돌아오는 것으로 젠커우장성과 모전욕장성 트레킹은 무사히 막을 내렸다. 참고로, 모전욕장성 개방시간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고 입장료는 성인 45위안, 학생 23위안이다.

 

▲ 슬라이드 웨이 출발지에서 썰매 탈 차례 기다리는 중 [15:07]

 

▲ 우리말로 적힌 모전욕장성 안내문 [15:21]

 

▲ 강택민이 썼다는 '모전욕장성' 표지석 [15:24]

 

▲ 우리를 북경으로 데려다 줄 운전기사를 다시 만났다 [16:03]

 

▲ 북경에 있는 숙소 '호텔 66'에 도착 [17:35]

 

19:06   택시를 타고 우리나라의 명동과 견줄 수 있는 왕푸징 거리로 갔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이 꼬치거리, 중국은 원래 꼬치요리로 유명한데 이 거리에서는 도로를 따라 일렬로 늘어선 포장마차 같은 곳에서 각종 재료로 만든 꼬치요리를 팔고 있었다. 마침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오징어 꼬치요리를 사서 맛을 보고 차량 통행이 금지되어 있는 쇼핑거리에 들어섰다. 대형백화점과 고급 호텔, 각종 상점들이 들어차 있는 쇼핑거리는 베이징에서 가장 현대적인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그런 곳이었다.

 

왕푸징(Wangfujing Street, 王府井)

 

왕푸징은 원래 ‘왕가의 우물’이 있던 곳으로 우물이 있던 자리에는 지금도 청동 표식이 남아 있다. 쇼핑의 중심가로 거듭난 이래 한국의 명동과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남북으로 800m에 이르는 도로는 차 없는 거리로 지정돼 여행자들이 대로 한복판을 마음 놓고 활보할 수 있다. 거리 양쪽으로 커다란 쇼핑몰과 백화점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고, 그 사이사이로 역사가 오래된 상점들이 보인다. 지상에는 취안쥐더, 거우부리, 둥라이순 등 중국 전통 음식점이 늘어서 있고 지하철역과 연결된 둥팡신톈디에는 세계의 다양한 음식점이 즐비해 구경할 것이 많다. 매일 밤 홍등을 밝힌 포장마차가 장사진을 치는데 이곳에서는 베이징의 명물 꼬치음식을 맛볼 수 있다. 참새, 애벌레부터 전갈, 뱀, 불가사리까지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한 꼬치구이 시식에 도전해보자.

 

▲ 왕푸징 꼬치거리 [19:06]

 

▲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 왕푸징 꼬치거리 [19:07]

 

▲ 꼬치요리의 재료는 아주 다양하다: 우리는 오징어 다리 꼬치요리를 먹어보았다 [19:08]

 

▲ 왕푸징 거리의 명물 중 하나인 꼬치거리 [19:10]

 

▲ 우리나라의 명동과 같은 왕푸징 거리 [19:14]

 

▲ 왕푸징 거리 800m는 차량 통행이 금지되어 있다 [19:17]

 

19:20   왕푸징 간식거리에 들어섰다. 소문대로 사람 참 많다. 저녁을 먹을 시간이라 그런지 더 혼잡한 것 같다. 거리 양쪽에 줄지어 있는 상점에서는 각종 먹거리를 팔고 있는데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꼬치요리였다. 전갈, 박쥐, 불가사리, 메추리 등을 재료를 해서 만든 꼬치요리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기에 자꾸 눈이 간다. 무슨 맛일까? 한 번 먹어볼까? 참자. 오늘 우리가 먹을 음식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북경에서 꼭 먹어보아야 할 음식 중의 하나인 '마라롱샤'이다.

 

▲ 왕푸징 간식거리에 들어섰다 [19:20]

 

▲ 꼬치에 꿰인 전갈들은 모두 살아 있다 [19:21]

 

▲ 홍등이 걸려 있는 왕푸징 간식거리 [19:22]

 

▲ 박쥐와 불가사리도 먹거리에 속한다 [19:24]

 

▲ 사람들로 혼잡한 왕푸징 간식거리 [19:24]

 

▲ 사람들로 혼잡한 왕푸징 간식거리 [19:26]

 

▲ 여기는 메추리구이를 파는 곳 [19:28]

 

▲ 왕푸징 간식거리 입구 안내 간판 [19:33]

 

20:03   왕푸징을 떠나 마라롱샤를 먹으러 택시를 타고 구이지에 거리로 왔다. 마라룡샤(麻辣龙虾)는 '맵고 톡 쏜다'는 뜻의 '마라'와 민물가재를 말하는 '롱샤'가 합쳐진 말로 글자 그대로 매운 민물가재 요리를 말한다. 이 거리에서 '胡大'라는 음식점이 마라롱샤로 유명한데 찾아가보니 밖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 다른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비닐 장갑을 끼고 손으로 까먹는 마라롱샤는 맵기 때문에 맥주와 함께 먹는 것이 제격이다. 북경에서 꼭 먹어보아야 할 음식으로 북경오리, 딤섬, 마라롱샤 등이 있는데 오늘 그 중 하나를 맛보게 되었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후통거리를 따라 호텔로 돌아오는 길, 후통거리는 베이징의 옛 뒷골목을 말하는데 개발되지 않은 채 예전의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특히 스차하이 지역의 후통거리가 유명하다고 한다. 북경에서의 두 번째 날인 오늘은,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속하는 만리장성을 다녀왔고, 북경의 유명한 왕푸징, 구이지에, 후통거리을 걸으면서 음식을 먹고 거리 체험도 했기에 무척 보람 있는 하루였다. 내일은 북경에 온 지 3일 째 되는 날, 자금성과 이화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 마라롱샤 요리로 유명한 구이지에 거리(귀신 거리) [20:03]

 

▲ 마라롱샤 요리로 유명한 '胡大' 음식점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 [20:07]

 

▲ 중국 음식점에서는 식기세척을 전문업체에 맡긴다 [20:10]

 

▲ 메뉴 책자에서 메뉴를 고르는 중 [20:11]

 

▲ 민물가재로 만든 마라롱샤 요리 [20:33]

 

▲ 맥주와 함께 먹는 마라롱샤 맛이 그만이다 [21:14]

 

▲ 구이지에 거리 야경 [21:38]

 

▲ 호텔로 돌아오는 길: 후통(胡同)거리 [21:57]

 

▲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스차하이 후통(胡同)거리 [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