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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전남山行記

2015.01.06. [전남山行記 36] 전남 구례 지리산 만복대

by 사천거사 2015. 1. 6.

지리산 만복대 산행기

◈ 일시: 2015년 1월 6일 화요일

◈ 장소: 만복대 1438.4m / 전남 구례

◈ 코스: 성삼재 → 작은고리봉 → 묘봉치 → 만복대 → 정령치 → 큰고리봉 → 고기삼거리

◈ 거리: 11.3km

◈ 시간: 4시간 4분

◈ 회원: 청주 화요산악회 안내 산행 


 


07:30   오늘은 청주 화요산악회에서 안내하는 만복대 산행에 참가하는 날이다. 성삼재에서 고기리까지의 오늘 걷는 코스는 백두대간에 속하는데 2007년 7월 21일 백두대간 종주를 할 때 직접 걸었던 구간이다. 만복대는 오늘 코스에서 해발 고도가 가장 높은 봉우리다. 8시 30분에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버스는 만원이다. 대전통영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에 들른 버스는 함양갈림목에서 88올림픽고속도로에 들어서 지리산 나들목에서고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화장실 때문에 뱀사골 입구에서 잠시 정차했던 버스가 861번 지방도를 따라 성삼재로 올라간다. 눈이 많이 오거나 하면 이 도로는 차량 운행이 통제되는데 오늘은 댜행히도 성삼재까지 올라갈 수 있단다. 버스가 성삼재로 올라가지 못한다면? 상위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대안이 마련되어 있다. 중간 중간 얼음과 눈이 도로에 남아 있지만 차는 거침없이 올라간다. 날은 아주 화창하다. 문제는 바람인데, 겨울 산행에서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바로 바람이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 [08:28]

 

▲ 성삼재로 오르다 뱀사골 갈림길에서 잠시 정차 [10:08]


10:44   성삼재에 있는 산행 들머리에 버스가 도착했다. 도로 오른쪽에 있는 철문을 통과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는데, 7년 6개월 전 백두대간 종주를 할 때 역시 같은 문을 통과했던 감회가 새롭다. 능선길에는 대부분 눈이 쌓여 있다. 물론 먼저 걸어 간 사람들이 많아 새롭게 눈을 다질 필요는 없지만 다져지지 않은 곳을 밟으면 무릎 가까이까지 눈 속으로 발이 들어간다. 나중에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일단 선두에 섰다. 혼자 가는 선두는 외롭다. 그래도 그게 좋으니 병이다.    


▲ 성삼재 도로변에 버스 정차 [10:47]

 

▲ 도로 오른쪽에 있는 오늘 산행 들머리 [10:47]

 

▲ 능선은 처음부터 눈길이다 [10:48]

 

▲ 당동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당동고개 [10:53]

 

▲ 눈은 있지만 경사는 별로 없다 [10:57]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1:00]

 

▲ 눈이 녹은 곳도 가끔 있고 [11:03]

 

▲ 나뭇가지 뒤로 보이는 작은고리봉 [11:09]


11:16   해발 1248m의 작은고리봉에 올랐다. 전망이 좋은 곳이라 성삼재와 노고단, 반야봉과 지리산 주능선, 앞으로 가야 할 만복대 등이 잘 보이는데 만복대 정상부에는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묘봉치로 가는 길, 예전이면 그냥 지나갔을 나뭇가지가 능선에 눈이 많이 쌓인 바람에 자꾸 머리에 부딪친다. 날씨는 아주 화창하고 아직까지는 바람도 거의 불지 않는다. 반달곰과 마주쳤을 경우 주의사항을 알리는 현수막이 가끔 보인다. 현재 지리산에는 34마리의 반달곰이 살고 있다고 한다.


▲ 표지석이 있는 작은고리봉 정상부 [11:16]

 

▲ 작은고리봉에서 바라본 성삼재와 노고단 방면 [11:16]

 

▲ 작은고리봉에서 바라본 반야봉 [11:16]

 

▲ 앞으로 가야 할 만복대 정상이 구름에 덮여 있다 [11:16]

 

▲ 해발 1248m의 작은고리봉 정상에서 [11:16]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1:21]

 

▲ 이정표가 눈에 많이 파묻혔다 [11:32]

 

▲ 구름에 덮여 있는 만복대 정상부 [11:36]

 

▲ 지리산에는 34마리의 반달곰이 살고 있다 [11:39]

 

▲ 눈이 쌓인 능선이 계속 이어진다 [11:44]


11:47   꽤 넓은 평지가 있는 묘봉치에 도착했다. 묘봉치에서는 상위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데, 원래 회원들이 모여 점심을 먹기로 한 곳이지만 시간도 이르고 혼자 먹기도 뭐하고 해서 그냥 통과하기로 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흐릿하던 상고대가 점점 확실한 모습으로 변하더니 이제는 완전히 제대로 핀 상고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상고대, 영하의 날씨와 바람과 습기가 만들어낸 자연의 걸작품이다. 눈꽃과 쌍벽을 이루는 상고대는 겨울을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인데 오늘 이렇게 맘껏 보게 되다니 엄청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 꽤 넓은 평지로 이루어진 묘봉치 [11:47]

 

▲ 묘봉치에 있는 이정표 [11:47]

 

▲ 바닥이 조금 드러나 있는 길 [12:02]

 

▲ 상고대가 피어 있는 만복대 정상부 [12:06]

 

▲ 사면을 가로질러 나 있는 길 [12:08]

 

▲ 만복대 정상 위로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12:11]

 

▲ 만복대 가는 길에 만난 상고대 [12:17]

 

▲ 만복대 가는 길에 만난 상고대 [12:17]

 

▲ 만복대 가는 길에 만난 상고대 [12:18]


12:19   뒤돌아서서 작은고리봉에서 뻗어내린 능선을 바라본다. 많이 걸어왔네. 이제 만복대 정상을 향해 걸어 올라가야 한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계속 상고대의 향연이다. 키가 큰 나무든 작은 풀잎이든 어김없이 상고대가 피어 있다. 드디어 만복대로 올라가는 평원길이 나타났다. 봄과 여름에는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는 곳인데 오늘은 상고대가 하얗게 피어 있다. 2007년 7월 21일 백두대간 종주를 할 때 이 길을 비를 흠뻑 맞으며 걸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데 바람은 왜 이렇게 세게 부는 거야.


▲ 작은고리봉에서 뻗어 내린 능선 [12:19]

 

▲ 만복대 정상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12:20]

 

▲ 만복대 가는 길에 만난 상고대 [12:22]

 

▲ 만복대 정상까지 300m가 남았다 [12:23]

 

▲ 만복대로 올라가는 평원길: 봄과 여름에는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는 곳 [12:26]

 

▲ 마른 풀잎에도 어김없이 상고대가 피었다 [12:27]

 

▲ 평원이라 바람이 심하게 불어온다 [12:29]

 

▲ 상고대 뒤로 보이는 만복대 정상부 [12:31]


12:31   해발 1438.4m의 만복대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바람 참 세다. 사진을 찍는데 강풍에 몸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주변을 둘러볼 겨를도 없이, 대충 셔터를 누르고 정상을 떠났다. 만복대를 떠나 정령치로 가는 길, 다시 상고대가 나타났다. 더없이 파란 하늘에 상고대가 핀 나뭇가지들이 서로 얽혀 있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누구도 그릴 수 없는, 누구도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을 자연은 그리고 만들어낸다. 혼자 걷는 길이 조금 외롭기는 하지만 걷는 길 주변의 모든 것들이 다정한 친구이니 아무런 상관이 없다.


▲ 해발 1438.4m의 만복대 정상 [12:31]

 

▲ 바람이 심하게 부는 만복대 정상에서 [12:32]

 

▲ 정상에 있는 이정표에 상고대가 피었다 [12:32]

 

▲ 만복대 정상을 떠나며 [12:32]

 

▲ 앞으로 가야 할 능선 [12:33]

 

▲ 정령치 가는 길에 만난 상고대 [12:36]

 

▲ 정령치 가는 길에 만난 상고대 [12:36]

 

▲ 정령치 가는 길에 만난 상고대 [12:36]

 

▲ 정령치 가는 길에 만난 상고대 [12:37]

 

▲ 정령치 가는 길에 만난 상고대 [12:39]


12:46   가야 할 길이 앞에 펼쳐져 있는데 능선 왼쪽은 온통 상고대밭이고 오른쪽은 원래의 모습이다. 상고대는 결국 바람 때문에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정령치로 가는 길도 계속 상고대의 연속이다. 그런대로 좌우가 잘 보이던 능선길이 나무 사이로 들어가면서 이제는 상고대만 보인다. 약간의 내리막 경사가 있는 길을 지나고 계단을 내려가자 시야가 확 트이면서 정령치의 넓은 주차장이 눈에 들어온다. 혹시 매점 문이 열려 있지는 않을까? 물론 불가능한 예상이다.


▲ 능선 왼쪽은 바람이 만들어낸 상고대밭 [12:46]

 

▲ 화려하게 피어 있는 상고대밭 [12:51]

 

▲ 산행로 왼쪽 풍경 [12:51]

 

▲ 정령치 가는 길에 만난 상고대 [12:51]

 

▲ 경사가 심한 곳에는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12:54]

 

▲ 상고대 뒤로 큰고리봉 가는 능선이 보인다 [12:57]

 

▲ 다시 상고대 터널 속으로 [12:59]

 

▲ 정령치로 내려가는 계단 [13:11]

 

▲ 차 한 대 없는 정령치 주차장 [13:13]


13:13   737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정령치에 내려섰다. 겨울이 되면 눈 때문에 이 도로는 차량 운행이 통제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주차장은 텅 비어 있고 예상했던 대로 휴게소 건물의 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 지리산 주능선에 눈길을 한 번 주고 휴게소 건물 문 앞에서 김밥을 점심으로 먹었다. 따뜻한 물과 함께 먹으니 그것도 괜찮다. 휴게소 건물 뒤쪽으로 큰고리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 있다. 다시 상고대를 만났다. 오늘은 상고대 때문에 눈이 크게 호강하는 날이다.


▲ 눈이 쌓여 있는 정령치 도로 [13:13]

 

▲ 정령에서 바라본 남원시 주촌면 방면 [13:13]

 

▲ 정령치에서 바라본 반야봉과 지리산 주능선 [13:15]

 

▲ 정령치 표지석 뒤로 휴게소 건물 [13:15]

 

▲ 정령치에서 큰고리봉으로 올라가는 길 들머리 [13:32]

 

▲ 정령치에서 200m 걸어 만난 이정표 [13:35]

 

▲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 [13:37]

 

▲ 상고대 뒤로 정령치와 고기리로 내려가는 도로가 보인다 [13:41]

 

▲ 큰고리봉 가는 길에 만난 상고대 [13:42]

 

▲ 상고대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큰고리봉 [13:43]


13:53   전망대에 도착했다. 지금까지 걸어온 만복대 쪽 능선, 반야봉과 지리산 주능선 등이 잘 보인다. 2분 후 해발 1305m의 큰고리봉 정상에 도착, 바래봉 쪽 능선을 조망한 후 산행 종점인 고기삼거리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큰고리봉에서의 고기리 쪽  하산길은 경사가 심하기로 유명한데 특히 오늘은 내린 눈이 쌓여 얼어붙어 있어 아이젠이 없으면 그냥 미끄러지는 상황이다. 꽤 긴 급경사의 상고대 터널 지역을 내려오자 길이 점점 부드러워지고 상고대도 사라지고 바닥의 눈도 많이 없어졌다. 같은 산인데 고도에 따라 이렇게 모양이 달라진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만복대 능선 [13:53]

 

▲ 전망대에서 바라본 반야봉 [13:53]

 

▲ 전망대에서 바라본 반야봉과 지리산 주능선 [13:54]

 

▲ 큰고리봉에서 바라본 바래봉 쪽 능선 [13:56]

 

▲ 해발 1305m의 큰고리봉에서 [13:56]

 

▲ 큰고리봉에서 고기리로 내려가는 급경사길 [13:57]

 

▲ 아래로 내려오자 상고대가 사라졌다 [14:16]

 

▲ 더 아래로 내려오자 바닥의 눈도 많이 없어졌다 [14:21]


14:23   고기삼거리까지 1.5m가 남은 지점을 지나 조금 진행하자 푸른 잎의 소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바닥의 눈과 나뭇가지에 핀 상고대만 보다가 푸른 소나무를 보니 생기가 확 돈다. 역시 대한민국의 나무는 푸른 소나무다. 이제 바닥에 눈도 없고 해서 아이젠을 벗었다. 길은 아주 부드럽다. 바람도 없다. 지금까지 보고 겪었던 화려한 상고대, 거센 찬바람, 눈 덮인 급경사 내리막길 등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인생에서 고난과 시련 뒤에 행복이 찾아오듯 산에서도 힘든 고비를 잘 넘기면 걷기에 편안한 길이 나타난다. 산행 종점인 고기삼거리에 내려섰다. 버스는? 빤히 보이는 데에 서 있다.


▲ 고기삼거리까지 1.5km가 남았다네 [14:23]

 

▲ 역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나무는 소나무다 [14:27]

 

▲ 눈도 없고 바람도 없고 길은 평탄하고 [14:38]

 

▲ 무덤 위 파란 소나무와 푸른 하늘 [14:40]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 [14:45]

 

▲ 고기삼거리로 내려가는 계단 [14:50]

 

▲ 고기삼거리 산행 날머리 [14:51]


14:53   버스가 있는 곳에 도착하는 것으로 오늘의 공식적인 산행은 모두 끝이 났다. 버스에 올라보니 주무시는 기사님 말고는 아무도 없다. 4시가 산행종료 시각인데 4시 50분이 되어서야 회원들이 모두 승차했고 곧바로 버스가 출발했다. 남원시 인월면에 있는 '청솔회관'이란 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었는데 음식맛이 꽤 좋은 편이었다. 그렇게 맛있는 저녁을 먹고 5시 50분 출발, 지리산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덕유산휴게소에 한 번 들른 후 청주까지 내쳐 달려 도착한 시각이 8시 8분, 이렇게 해서 상고대 구경을 실컷 한 지리한 만복대 능선 산행은 무사히 막을 내렸다.


▲ 고기삼거리 한쪽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4:53]

 

▲ 남원시 인월면에서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은 '청솔회관' 식당 [17:10]

 

▲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