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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14.10.15. [충북山行記 130] 충북 음성 함박산

by 사천거사 2014. 10. 15.

함박산 산행기

◈ 일시: 2014년 10월 15일 수요일

 장소: 함박산 340m / 충북 음성 맹동 

 코스: 군자리고개 → 함박산 → 통동마을 → 맹동댐 → 맹동저수지 둘레 임도 → 

           군자리고개

 거리: 18.6km

 시간: 3시간 54분

 회원: 아내와 함께


 

 

 


14:45   오늘은 오후에 시간이 있어 음성 맹동에 있는 함박산을 다녀오기로 하고 아내와 함께 길을 나섰다. 함박산은 한남금북정맥의 소속리산에서 뻗어나온 능선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340m에 불과하지만 바로 아래에 맹동저수지가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청주 출발, 진천을 거쳐 21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본성교차로에서 맹동면소재지로 들어간 후 면소재지가 끝나는 지점에서 오른쪽 군자리고개로 올라가는 도로에 진입했다.

 

군자리고개 왼쪽 공터에 차를 세웠다. 산행 안내도 오른쪽으로 함박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 있어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섰는데 아주 널찍하게 산행로는 대체로 정비가 잘 되어 있었다. 잠시 쉬어가라는 벤취가 있고, 약간 경사진 길에는 어김 없이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조금 여유가 있는 공터에는 운동시설도 마련되어 있고. 급히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으니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걷는다. 경사가 별로 없는 길이라 걷기에 아주 좋다. 


▲ 군자리고개 도로변에 주차 [15:36]

 

▲ 군자리고개 산행 들머리에 있는 산행로 안내판 [15:37]

 

▲ 산행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15:41]

 

▲ 벤취에 앉아서 한 장 [15:42]

 

▲ 경사진 곳 계단길 [15:44]

 

▲ 벤취와 체육시설이 있는 체육공원 [15:46]

 

▲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 장 [15:47]

 

▲ 철탑 아래를 지나는 중 [15:48]

 

▲ 철탑이 만들어낸 기하학적 구조 [15:48]


15:50   경사가 거의 없는 능선길이 계속 이어졌다. 동네 뒷산에 있는 산책로 수준의 길이라 걷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아 조용하고 평화롭기까지 하다. 힐링이 따로 있나, 이런 게 힐링이지. 해발 340m의 함박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와 이층 정자,  이정표, 표지석, 함박산 유래비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층 정자에서 간식을 먹으며 맹동저수지와 한창 건설 공사가 진행중인 충북혁신도시를 내려다본다.


▲ 걷기에 편한 평탄한 길 [15:50]

 

▲ 조금만 경사가 있어도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15:52]

 

▲ 허리돌리기 운동 한 번 하고 [15:54]

 

▲ 정자와 이정표,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함박산 정상부 [15:57]

 

▲ 함박산 정상에 있는 이정표 [15:57]

 

▲ 함박산 정상 이층 정자에서 내려다본 충북혁신도시 [15:59]

 

▲ 정상에 있는 이층 정자에서 [16:00]

 

▲ 이층 정자에서 내려다본 맹동저수지 [16:00]

 

▲ 이층 정자에서 맹동저수지를 배경으로 [16:01]


16:02   정상에서 아내와 함께 사진을 몇 장 찍고 통동리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길은 조용하고 걷기에 좋다. 충북혁신도시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을 지나 다시 능선으로 올라섰다. 말도 많던 혁신도시는 잘 진행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8분 정도 걸어 이정표를 하나 만났는데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오른쪽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추측컨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주차장 쪽으로 내려가는 모양이다. 우리는 맹동저수지 임도를 따라 군자리고개로 갈 계획이니 계속 통동 쪽으로 가야 한다.


▲ 함박산 정상에서 아내와 함께 [16:02]

 

▲ 함박산 정상에서 아내와 함께 [16:03]

 

▲ 정상에 있는 함박산 유래비 [16:04]

 

▲ 길은 조용하고 걷기에 좋다 [16:09]

 

▲ 가을빛이 살짝 내려앉았네 [16:23]

 

▲ 혁신도시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6:24]

 

▲ 임도에서 다시 능선으로 [16:25]

 

▲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6:33]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16:33]


16:40   오른쪽으로 무슨 용도인지 알 수 없는 철책이 보인다. 철책을 따라 가는데 길이 희미해지더니 사라졌다. 대충 길을 만들어 차도에 내려섰다. 여기가 어디지? 지도를 살펴 보니, 초정과 맹동을 연결시키는 515번 지방도였다. 도로를 따라 통동리 쪽으로 걸어간다. 15분 정도 도로를 걸어 통동리에 도착했다. 오른쪽에 큰 건물이 하나 있어 알아보니 장애아동 교육시설인 꽃동네학교였다. 아, 꽃동네학교가 여기에 있었구나. 도로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맹동저수지로 올라간다.


▲ 오른쪽으로 철책이 보인다 [16:40]

 

▲ 초정과 맹동을 연결하는 515번 지방도 [16:48]

 

▲ 도로로 내려오고 있는 아내 [16:48]

 

▲ 515번 지방도를 따라 통동리로 [16:54]

 

▲ 통동리에 있는 시내버스 승강장 [17:03]

 

▲ 장애아동 교육센터인 꽃동네학교 [17:06]

 

▲ 맹동저수지로 올라가는 길 [17:07]

 

▲ 통동리에서 군자리로 이어지는 임도 개설 안내문 [17:08]

 

▲ 저수지로 올라가다 바라본 통동리마을 [17:09]

 

▲ 맹동저수지로 이어지는 도로 [17:10]


17:13   맹동저수지 표지판이 서 있는 곳에서 아내와 작별을 하고 혼자 임도 걷기에 나섰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아내가 임도 걷기에 따라나서지 않은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었다. 조금씩 가을빛이 물들어가는 임도를 혼자서 걷는 기분이 쏠쏠하다. 왼쪽으로 가끔 모습을 드러내는 저수지에서 힘차게 날아오르는 물새들의 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오른쪽 숲에서 내 발자국 소리에 놀라 달아나는 산짐승 소리에 또 놀라고, 그렇게 호젓한 길을 걸어간다. 그런데 그건 낭만이었고 현실이 슬슬 제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현실, 그건 바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데 갈 길이 멀다는 것이었다. 즉, 내가 두 가지를 잘못 판단했는데 하나는 일몰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가야 할 거리였다. 정확하게 저수지 가장자리를 따라 나 있는 임도는 그 굽이가 몇 개인지 돌고 돌아도 계속 나타났다. 그렇다고 이제 되돌아갈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 그냥 가보자. 산길도 아니고 임도인데 무슨 큰 일이라도 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며 걸음을 재촉한다.


▲ 맹동저수지 표지판 [17:13]

 

▲ 맹동저수지 제방에서 아내와 헤어지고 [17:14]

 

▲ 맹동저수지 제방 오른쪽 풍경 [17:15]

 

▲ 임도 왼쪽 저수지 풍경 [17:16]

 

▲ 가을빛이 내려앉은 임도 주변 [17:18]

 

▲ 임도 왼쪽으로 모습을 드러낸 저수지 [17:25]

 

▲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임도 [17:35]

 

▲ 저수지 건너편으로 지나온 임도가 보인다 [17:40]


17:57   임도 왼쪽에 억새가 하얗게 피었다. 마음은 급한데 그림이 좋다 보니 걸음을 멈추고 셔터를 누른다. 잠시 후, 저수지 건너편으로 50분 전에 출발한 저수지 제방이 빤히 보였다. 50분 동안 임도를 돌고 돌아 왔건만 직선거리로 따져 보니 얼마 되지도 않는다. 아내에게 전화를 거는데 통화불능지역이라 연락이 안 된다. 난감하네. 잠시 후 전화 연결이 되었다. 차를 회수하는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릴 것 같으니 마을로 내려가 있으라고 하고 걸음을 재촉했다.

 

그로부터 15분 후, 아직도 갈 길은 먼데 주변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사물 식별이 거의 안 되고 임도에 남은 차량이 다닌 흔적만이 길게 뻗어 희미하게 안내를 해주고 있었다. 아내에게 연락이 왔다. 마을에 내려와 정자에서 기다리는데 날이 너무 추워 담요를 한 장 빌려 몸을 감싸고 있단다. 어허, 이거 문제네. 하는 수 없이 임도를 뛰기 시작했다. 시간을 단축하는 데에 이 방법 밖에는 없다. 뛰다가 힘이 들면 걷고 걷다가 다시 뛰고...... 그런데 도대체 이놈의 임도는 왜 이렇게 끝도 없이 긴 거야? 한 굽이 돌아가면 또 한 굽이, 돌아가면 또 한 굽이 정말 끝도 없다.

 

그렇게 어둠 속을 혼자서 걷고 뛰면서 참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왜 이렇게 뛰고 있는 거야?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다. 산다는 게 그런 거지 뭐. 답이 있으면 그게 무슨 인생이람. 얼마를 걷고 달렸을까, 희망의 불빛이 보인다. 가로등이다. 잠시 후 군자리 마을을 지나 군자리고개로 올라가는데 개 짖는 소리만 들어도 반갑다. 차를 세워둔 군자리고개에 도착해 시계를 보니 7시 31분, 맹동저수지 제방에서 아내와 헤어진지 2시간 17분이나 지났다.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아내에게 전화를 한 후 차를 몰고 방금 걸어온 임도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포장이 안 된 길이고, 대부분이 굽어진 길이라 속력을 낼 수가 없다. 종종 나타나는 산짐승이 지나가도록 속력을 낮추기도 한다. 걷고 뛰는데 2시간 17분이 걸린 길이었는데 차로 달리는 데에도 30분 가까이 걸렸다. 자동차 계기판을 보니 거리가 자그만치 13.8km! 통동리 마을에 도착, 담요로 몸을 감싸고 정자에 앉아 있는 아내를 보니 마음이 짠하다. 청주로 돌아오는 길, 간단한 산행이 판이 커져 힘든 여정으로 바뀌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다시 만난 것에 서로 고마워하며 산행을 마무리했다.     


▲ 길 옆에 억새가 하얗게 피었다 [17:57]

 

▲ 저수지 건너편으로 제방이 빤히 보인다 [18:03]

 

▲ 해가 넘어간  맹동저수지 풍경 [18:04]

 

▲ 주변은 깜깜하고 임도만 희미하게 보인다 [18:17]

 

▲ 저수지에 드리워진 저녁놀이 처연하다 [18:21]

 

▲ 군자리마을로 가는 길 입구 가로등 [19:15]

 

▲ 군자리고개로 올라가는 길 [19:19]

 

▲ 다시 돌아온 군자리고개 [19:29]

 

▲ 군자리고개에 세워둔 차 계기판 사진 [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