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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전남山行記

2013.11.16. [전남山行記 26] 전남 순천 조계산

by 사천거사 2013. 11. 16.

조계산 산행기

◈ 일시: 2013년 11월 16일 토요일

◈ 장소: 조계산 887m / 전남 순천

◈ 코스: 송광사 → 홍골 송광굴목재 장박골삼거리 장군봉 큰굴목재

           선암사골 선암사

◈ 거리: 11km

◈ 시간: 4시간 28분

◈ 회원: 청주 토요산악회 안내 산행


 

 

 


06:30   오늘은 청주 토요산악회에서 안내하는 조계산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조계산은 2009년 2월 19일 선암사에서 출발하여 장군봉에 올랐다가 작은굴목재를 거쳐 선암사로 내려온 적이 있는데, 오늘은 송광사에서 출발하여 선암사로 내려오는 코스가 잡혀 있다. 청주의료원 앞을 떠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호남고속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계속 달려간다. 창밖을 보니 안개가 계속 피어오른다. 오늘은 날이 맑으려나. 이서휴게소와 주암휴게소를 들른 버스가 송광사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18번 국도와 834지방도를 이용해서 송광사로 올라갔다.


▲ 호남고속도로 이서휴게소 [07:56]

 

▲ 호남고속도로 주암휴게소 [09:29]


09:52   송광사 주차장으로 버스가 들어갔다. 거리가 멀다 보니 청주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3시간 20분이 더 걸렸다. 주차장에 여러 대의 관광버스가 서 있는 것을 보니 오늘 조계산을 찾은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단체 사진을 찍고 송광사로 올라가는 길, 개울가에 있는 나무에는 아직 단풍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입장료 2,500원을 내고 매표소를 지나 송광사 경내를 둘러보았다. 송광사는 삼보사찰 중 하나인 승보사찰인데 그것은 고려 중기부터 조선 초기까지 16명의 국사를 배출했기 때문이다. 수박 겉핥기 식으로 둘러보았지만 송광사는 엄숙하면서도 평온한 기운이 깃들어 있는 그런 사찰이었다.


삼보사찰

 

삼보는 불교에서 귀하게 여기는 세 가지 보물이라는 뜻으로, 불보(佛寶), 법보(法寶), 승보(僧寶)를 가리킨다. 불보는 중생들을 가르치고 인도하는 석가모니를 말하고, 법보는 부처가 스스로 깨달은 진리를 중생을 위해 설명한 교법, 승보는 부처의 교법을 배우고 수행하는 제자 집단, 즉 사부대중으로, 중생에게는 진리의 길을 함께 가는 벗이다. 삼귀의가 모든 사부대중에게 삶의 지침이 되는 것처럼, 이 세 가지는 불교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믿음의 대상이다. 한국에서는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가 삼보사찰에 속하며, 이들 세 사찰을 일컬어 3대사찰이라고 부른다.

 

오대적멸보궁의 하나인 양산 통도사는 부처의 법신을 상징하는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어 불보사찰이라고 한다. 7세기 중엽 신라의 고승 자장이 당나라에서 문수보살의 계시를 받고 불사리와 부처의 가사 한 벌을 가져와, 사리는 3분하여 황룡사와 울산 태화사에 두고 나머지는 통도사를 창건하여 금강계단(국보 제290호)에 가사와 함께 안치하였다. 이로써 통도사는 불보 종찰이 되었다. 본당인 대웅전에는 따로 불상이 없고 불단만 있는데, 법당 안에서 정면을 향하면 바로 사리를 모신 보궁이 보이게 되어 있다.

 

합천 해인사는 부처의 가르침을 집대성한 고려대장경(국보 제32호)을 모신 곳이라고 해서 법보사찰이라고 한다. 고려대장경을 모신 해인사장경판전(국보 제52호)은 사찰의 가장 중요한 전각이다.

 

순천 송광사는 고려 중기의 고승 보조국사 지눌이 당시 타락한 고려 불교를 바로잡아 한국 불교의 새로운 전통을 확립한 정혜결사의 근본도량이다. 그 뒤 지눌의 제자 혜심을 비롯하여 조선 초기까지 16명의 국사를 배출했다고 해서 승보사찰이라고 불렸다. 이들 국사의 진영은 송광사국사전(국보 제56호)에 모셔져 있다. 근세 이후 부휴선수, 효봉, 구산 선사를 배출하는 등 한국 전통 불교의 승맥을 잇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 송광사 주차장에 버스가 가득하다 [09:52]

 

▲ 송광사 주차장에서 단체 사진 [10:08]

 

▲ 송광사 가는 길 단풍 [10:00]

 

▲ 승보사찰 조계산 송광사 표지석 [10:04]

 

▲ 길 왼쪽 연못에 비친 그림 [10:12]

 

▲ 조계산 송광사 입구 [10:14]

 

▲ 송광사 대웅보전 [10:15]


10:17   송광사 절집 오른쪽에 등산로 표지판이 있다. 아직 가을이 떠나지 않은 홍골 계곡길을 올라간다. 잠시 후 송광사에 들르지 않은 선두 팀을 따라 잡고 혼자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계곡을 따라 나 있는 널찍한 길에는 바윗돌 사이에 떨어진 낙엽들이 가을이 한참 깊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때가 되면 나뭇잎에 물이 들고, 때가 되면 그 나뭇잎이 땅에 떨어져 바람에 날리는 것을, 자연의 수레바퀴는 어김없이 돌아가는 것을, 살아가면서 빨리 가려고 조급해하거나 안달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


▲ 표지판 오른쪽 길로 올라간다 [10:17]

 

▲ 왼쪽 홍골을 따라 나 있는 길로 간다 [10:21]

 

▲ 돌길을 걷고 있는 회원들 [10:22]

 

▲ 무척 평화로운 길 [10:26]

 

▲ 가을 햇살에 낙엽이 빛나고 [10:29]

 

▲ 홍골 안내문 [10:30]

 

▲ 토다리 삼거리가 멀지 않았다 [10:32]


10:34   피아골을 따라 연산봉 사거리로 올라가는 길과 홍골을 따라 송광굴목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토다리 삼거리에 도착했다. 산악회 코스를 따른다면 연산봉 사거리로 가야 하는데 연산봉을 거치기 위해 송광굴목재 쪽으로 코스를 변경했다. 삼거리 홍골 계곡에 놓인 다리를 건너 굴목재로 올라가는 길은 처음부터 끝가지 돌길이 계속 이어졌다. 아무도 없는 만추의 계곡길을 혼자 걷는 기분은 걸어본 사람만이 안다. 온 세상이 다 조용하고 오직 발자국 소리만 울릴 뿐이다.


▲ 토다리 삼거리에 있는 이정표 [10:34]

 

▲ 굴목재에 가려면 이 다리를 건너 홍골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10:34]

 

▲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홍골 [10:36]

 

▲ 토다리 삼거리에서 굴목재로 올라가는 길도 대부분이 돌길이다 [10:37]

 

▲ 산행로 왼쪽에 있는 대피소 [10:54]

 

▲ 돌길은 계속 이어지고 [10:59]

 

▲ 한 나무에 두 가지 색깔 [11:03]


11:07   해발이 665m인 송광굴목재에 올라섰다. 사거리 안부라 그런지 벤취에 앉아 쉬고 있는 산행객들이 꽤 있다. 이정표를 살핀 후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연산봉으로 올라간다. 잠시 내려갔던 길이 다시 경사가 조금 있는 길로 변했고, 언덕에 오르자 전망이 트이는데 천자암봉이 보이고 장군봉에서 고동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능선도 보였다. 장쾌하다 송광굴목재에서 연화산 정상까지는 22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 송광굴목재에서 쉬고 있는 산행객들 [11:07]

 

▲ 송광굴목재에 있는 표지석 [11:08]

 

▲ 송광굴목재에서 연산봉으로 가는 길 [11:08]

 

▲ 목책 왼쪽으로 나 있는 길 [11:18]

 

▲ 천자암봉 쪽 능선 [11:25]

 

▲ 호남정맥 고동산 쪽 능선 [11:25]

 

▲ 호남정맥 고동산 쪽 능선과 천자암봉이 모두 보이는 곳 [11:26]

 

▲ 연산봉 정상이 지척이다 [11:28]


11:30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해발 825m의 연산봉 정상에 올랐다. 연산봉은 천혜의 전망대로 사방에 막힘이 없어 전망이 아주 좋다. 특히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완만한 굴곡이 인상적이다. 피아골을 거쳐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연산봉 사거리에 내려섰다. 여기서는 장군봉을 거치지 않고 작은굴목재로 바로 내려갈 수도 있다. 사거리에서 18분 정도 걸어 장박골 삼거리에 도착했다. 어떤 지도에는 '장밭골'이라고 적혀 있는데 어느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연산봉 정상부 [11:30]

 

▲ 연산봉 정상에 있는 이정표 [11:31]

 

▲ 연산봉 정상에서 바라본 장군봉 [11:31]

 

▲ 조계산 연산봉 정상에서 [11:33]

 

▲ 피아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연산봉 사거리: 작은굴목재로 바로 내려갈 수도 있다 [11:37]

 

▲ 해발 높은 곳에는 잎이 거의 다 떨어졌다 [11:48]


11:55   작은굴목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장박골 삼거리를 지났는데, 여기서부터는 경사가 거의 없는 능선길이 계속 이어졌다. 헬기장을 겸한 장박골 몬당(정상)을 지나자 바로 호남정맥인 개치로 내려가는 길이 왼쪽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장박골 몬당 아래 따뜻한 해가 비치는 곳에 앉아 가져간 빵을 점심으로 먹었다. 점심 후 출발, 조금 평탄하던 길이 슬슬 오르막 경사로 변하기 시작했다. 조계산의 주봉인 장군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니 경사가 있을 법도 하다.


▲ 장박골 삼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11:55]

 

▲ 장박골 삼거리의 억새 [11:55]

 

▲ 조계산은 길을 아주 잘 닦아 놓았다 [12:04]

 

▲ 모처럼 전망이 틔였다 [12:09]

 

▲ 해발 865m의 장박골 몬당: 몬당은 '정상'이란 뜻 [12:10]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2:11]

 

▲ 호남정맥에 있는 접치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2:12]

 

▲ 점심 후 출발 [12:26]


12:39   해발 887m의 장군봉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돌탑과 이정표, 그리고 정상 표지석이 자리잡고 있었다. 산악회 원래 운행 코스는 여기서 대각암으로 내려가는 것인데 나는 코스를 변경해서 작은굴목재 쪽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장군봉 정상에서 배바위를 거쳐 오거리 안부인 작은굴목재까지 내려가는데 20분, 작은굴목재에서 다시 큰굴목재까지 내려가는데 15분이 걸렸다. 작은굴목재에서 보리밥집으로 내려가 볼까 하다가 생각을 그만 두었다. 점심으로 빵을 두 개나 먹었으니 밥 생각이 전혀 없다.


▲ 조계산의 주봉인 장군봉 정상부 [12:39]

 

▲ 장군봉 표지석과 함께 [12:40]

 

▲ 장군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12:40]

 

▲ 작은굴목재로 내려가다 만난 배바위 [12:48]

 

▲ 작은굴목재에 있는 이정표 [13:00]

 

▲ 오거리 안부인 작은굴목재 [13:01]


13:15   사거리 안부인 큰굴목재에 내려섰다. 큰굴목재는 선암사굴목재라고도 한다. 장군봉에서 이곳까지는 호남정맥 길이고 정맥 길은 다시 고동산으로 이어진다. 이제 선암사까지 선암사골을 따라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경사가 꽤 있는 돌길이 계곡 이어졌다. 그런데 아래로 내려갈수록 단풍나무들이 곱게 물들어 반겨준다. 송광굴목재로 올라올 때 보았던 삭막한 홍골 풍경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화려한 단풍을 바라보며 얼마 남지 않은 가을 정취에 흠뻑 빠져들면서 선암사로 걸음을 재촉했다.


▲ 큰굴목재에 있는 이정표 [13:15]

 

▲ 선암사골로 내려가는 돌계단길 [13:21]

 

▲ 돌길은 끝이 없이 이어지고 [13:32]

 

▲ 선암사골의 단풍 [13:33]

 

▲ 선암사골의 단풍 [13:35]

 

▲ 선암사골의 단풍 [13:38]

 

▲ 선암사골의 단풍 [13:40]


13:46   편백림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걷는다. 편백림은 장성에 있는 축령산이 유명한데 그 외에도 남쪽에는 편백나무 숲이 여러 군데 있다. 선암사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여러 체험 및 관찰 시설을 지나 선암사로 올라갔다. 태고총림인 선암사는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조계종의 송광사와 쌍벽을 이루는 사찰이다. 절의 규모는 송광사가 크지만 주변 풍경은 선암사가 더 아름답다. 선암사 경내로 들어가 보니 휴일을 맞아 늦가을 절풍경을 보러 온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 편백나무 숲이 길 오른쪽으로 펼쳐져 있다 [13:46]

 

▲ 편백나무 숲 [13:46]

 

▲ 전망이 트이면서 왼쪽으로 장군봉이 보인다 [13:48]

 

▲ 여기는 아직도 가을이 불타고 있네 [13:52]

 

▲ 토담이 둘러쳐진 조계산 선암사 일주문 [14:02]

 

▲ 만세루 편액에 '육조고사'라고 적혀 있다 [14:03]

 

▲ 선암사 대웅전 [14:04]

 

▲ 선암사 입구에 있는 연못 [14:08]


14:10   보물 400호인 선암사 승선교가 보인다. 아취형 석교인 승선교 반원 사이로 보이는 강선루가 물이 비치는 모습이 일품인데 오늘 마침 그 모습을 보게되어 무척 기분이 좋다. 선암사 주차장에는 차가 가득한데 우리 버스가 있는 곳에 도착해보니 아직 내려온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먼저 내려온 죄로 한 시간 가량 주변을 서성이다 주차장 바로 옆에 있는 선암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돼지고기가 두어 첨 들어간 김치찌개가 그래도 그런대로 맛이 있다. 하긴 땀 흘린 산행 후에 뭐가 맛이 있지 않으랴!


▲ 보물 400호인 선암사 승선교 [14:10]

 

▲ 강선루와 승선교 [14:11]

 

▲ 강선루가 물에 비친 승선교 풍경 [14:13]

 

▲ 승선교 해체 복원 공사 안내문 [14:14]

 

▲ 승선교에 사용되었던 교체 석재 30개 [14:14]

 

▲ 선암사 주차장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4:28]

 

▲ 선암사 주차장에서 바라본 장군봉 [14:51]

 

▲ 주차장 옆에 있는 선암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고 [15:28]


16:20   버스가 선암사 주차장을 떠나 승주나들목에서 호남고속도로에 진입, 순천갈림목에서 순천완주고속도로에 들어선 후 북쪽을 향해 속력을 내어 달리기 시작했다. 휴게소를 두 군데 들른 후 남이갈림목까지는 잘 왔는데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차가 조금 밀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정체가 그리 심하지는 않아 7시 30분 경에 청주에 도착했고, 아울러 송광사와 선암사를 둘러본 늦가을의 조계산 산행은 무사히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