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산 산행기
◈ 일시: 2013년 11월 9일 토요일
◈ 장소: 냉산 691.6m / 경북 구미
◈ 코스: 일선리 문화재마을 → 임도 → 임도 갈림길 → 산불감시초소 →
태조산성 갈림길 → 냉산(태조산) → 도리사
◈ 시간: 4시간 30분
◈ 회원: 백만사회원 8명
08:00 오늘은 백만사에서 경북 구미에 있는 냉산으로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냉산은 다른 이름으로 '태조산'이라고도 하는데 올해 9월 14일에 백만사에서 다녀온 청화산과 68번 지방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산남고 주차장에 8명이 회원이 모여 두 대의 차로 출발, 문의 나들목에서 당진영덕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조금 걱정이 되지만 지금은 하늘에 구름만 가득하다. 화서 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이제는 따뜻한 커피가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계절이 돌아왔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선산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선산읍내를 거치고 선산대교를 건넌 후 일선리 문화재마을 앞에 있는 일선교휴게소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일선리 문화재마을은 1987년 안동의 임하댐 건설로 수몰이 된 지역에 있던 전주 류 씨의 고택을 비롯한 10여 채의 문화재급 건물을 옮겨 이루어진 마을이다. 현재 전주 류 씨가 대부분인 70여 호가 이 문화재 마을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 당진영덕고속도로 화서휴게소 [09:01]
▲ 휴게소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09:06]
10:08 일선교 휴게소 주차장에서 회원들이 차에서 내린 후 도리사에 박호준 회원 차를 갖다 놓으러 휴게소를 출발했다. 도리사로 올라가는 길은 단풍이 곱게 잘 들어 멋진 경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도리사 제2주차장에 차를 세웠는데 사실 도리사 절집 아래에 있는 주차장까지 더 올라가야 했었다. 회원들이 기다리는 일선교 휴게소로 다시 돌아와 도로를 건너 문화재 마을 오른쪽 끝 지역에 있는 임도 시작 지점으로 갔다. 이 임도는 문화재 마을에서 시작하여 도리사 제1, 제2주차장을 거쳐 계속 뻗어나가는데 총길이가 26km로 MTB 코스로도 유명하다. 밭에서 무를 뽑고 있는 아저씨에게 길을 확인하고 시멘트 포장이 된 임도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 일선교 휴게소 주차장에 도착 [10:08]
▲ 도리사 제2주차장에 박호준 회원 차를 갖다 놓고 다시 휴게소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10:46]
▲ 백만사의 트레이드 마크인 발대식 [10:49]
일선리 문화재 마을
일선리 문화재 마을은 1987년 안동의 임하댐 건설로 인해 문화재 용와종택과 침간정, 대야정 등 10여 채의 고가들이 해평면 일선리로 옮겨 지면서 조성된 곳이다. 이곳의 주민들은 대부분이 전주 류 씨로서 70여 호가 수몰지역에서 이곳으로 이주하여 살아가고 있다.
대야정: 정조와 순조 때의 학자로 과거에 급제 했으나 관직에 나가지 않고 학문에 전념한 대야 류건휴 선생이 지은 정자로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54호로 지정되어 있다.
호고와종택: 이 건물은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57호로 성리학, 역학, 천문, 지리는 물론 의복제도와 음악률여까지 통달한 호고와 류휘문 선생이 지은 고택이다.
용와종택 및 침간정: 숙종 영조 때의 학자인 류승현 선생의 종택과 강학의 장소로 숙종 36년(1710년)에 세웠으며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18호로 지정되어 있다.
만령초당: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58호로 만령 류익휘 선생이 학문을 강론하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세운 건물이다.
삼가정: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50호로 가정 류봉시 선생이 두 아들과 교양수학을 위해 지은 건물이다.
수남위 종택: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5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전주 류 씨 안동군 임동면 수곡리 입향조 류성의 동생이 박곡동으로 분가하여 지은 집이다.
동암정: 동암 류장원 선생이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되어 있으며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62호이다.
근암고택: 조선 철종 때의 실학자 근암 류치덕 선생이 고종 7년경에 건축한 고택으로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55호로 지정되어 있다.
임하댁: 유학자인 수재 류정호와 그의 아들 연구가 지은 집으로 수재고택이라 부르며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53호로 지정되어 있다.
망천리 임당댁: 이 집은 종서 김규진 선생이 1775년 건립하였으며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59호로 지정되어 있다.
▲ 일선리 문화재 마을 안내도 [10:50]
▲ 문화재 마을 오른쪽 끝 지역에서 임도가 시작되고 있다 [10:55]
▲ 임도 오른쪽에 있는 영춘정 [10:55]
▲ 시멘트 포장이 된 임도를 따라 걷는 중 [10:57]
10:59 임도 왼쪽에 구미 MTB 코스 안내도가 있다. 경사가 별로 없는 임도는 걷는데 거의 힘이 들지 않는다. 그래도 몸이 더워져 얼마 가지 않아 겉옷을 하나씩 벗었다. 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하늘 탓에 햇빛도 없고 기온도 적당해서 걷기에 최고 좋은 상태다. 길 옆 나무들이 제법 단풍이 들기는 했는데 그렇게 곱지는 않다. 30분 넘게 걸은 후 임도 바닥에 주저앉아 홍시를 간식으로 먹었다. 도로변에 심어 놓은 개나리들이 철 모르게 노란 꽃을 피웠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제대로 정신을 못 차리는 놈들이 꼭 있게 마련이다.
▲ 임도변에 서 있는 구미 MTB 코스 안내도 [10:59]
▲ 여기는 비포장 임도 [11:08]
▲ 날이 더워져 옷을 하나씩 벗고 [11:13]
▲ 다시 걷습니다 [11:17]
▲ 아도화상이 다니던 옛길 안내문 [11:27]
▲ 평화로운 임도 걷기 [11:32]
▲ 임도 갈림길에서 위에 있는 길로 진행 [11:35]
▲ 임도변에 심어 놓은 개나리가 꽃을 피웠다 [11:36]
▲ 임도에 앉아 홍시를 간식으로 [11:39]
11:48 임도에서 냉산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했는데 처음부터 오르막 경사가 보통 심한 것이 아니다. 임도 걸을 때의 행복이 불행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래나 이 불행을 참고 견디면 반드시 행복이 다시 찾아올 것이다. 그래서 산행은 인생사와 같다고 하지 않는가. 오르다 힘들면 쉬고 쉴 때는 무언가를 먹고 힘이 나면 다시 또 오른다. 우리 밖에 없는 산속에서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
▲ 삼거리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 [11:48]
▲ 능선 갈림길 삼거리에서 휴식 중 [11:48]
▲ 계단을 따라 오르는 것으로 본격적인 산행 시작 [11:51]
▲ 오르막 경사가 꽤 심하다 [11:55]
▲ 힘이 들면 쉬고 [11:58]
▲ 다시 걷다가 [12:09]
▲ 또 쉬면서 먹는다 [12:12]
▲ 길 주변에는 좋은 자태의 소나무가 아주 많다 [12:14]
12:21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니 소나무 가지 사이로 낙동강과 강 주변에 펼쳐진 평야가 보이는데 꽤 넓다. 산은 높고 강은 아래를 흐르지만 각기 하는 일은 따로 있다. 이러한 산과 강은 있는 그대로 가만히 두는 것이 상책이다. 산허리를 가르고 강물을 막으면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게 되고 그러면 자연히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 위로 올라갈수록 커다란 바위가 자주 나타나고 길도 조금 험해졌다. 임도부터 계속 이어지는 경사가 끝이 날 줄을 모른다.
▲ 소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낙동강 [12:21]
▲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쉬는 중 [12:23]
▲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 [12:30]
▲ 아예 앉아서 푹 쉬는 중 [12:32]
▲ 위로 올라갈수록 바위들이 나타나고 [12:39]
▲ 바위 사이로 나 있는 길을 오르는 중 [12:40]
▲ 산불감시초소 아래에서 바라본 낙동강 [12:44]
12:45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곳에 올라서는 것으로 급경사의 오르막길은 끝이 났다. 자, 이제부터는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전망대에서 휘감아 돌아간 낙동강을 조망한 후 평탄한 능선길 걷기에 들어섰다. 잠시 후 다시 내리막길, 왼쪽으로 68번 지방도 건너 청화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금년 9월 14일에 우리 백만사 회원들이 걸었던 길이다. 안부를 지나 길은 다시 봉우리를 향하여 올라가는데 발 밑에 밟히는 낙엽이 계속 바스락거리며 발걸음에 장단을 맞추어준다.
▲ 산불감시초소 [12:45]
▲ 산불감시초소 옆에서 잠시 휴식 [12:45]
▲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 [12:49]
▲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 [12:49]
▲ 평탄한 능선길 걷기 [12:50]
▲ 68번 지방도 건너 청화산 능선 [12:56]
▲ 안부로 내려가는 중 [12:58]
▲ 안부 지나 다시 오르막길 시작 [12:59]
▲ 박호준 회원: 이름 모를 봉우리를 향하여 [13:18]
13:20 이름은 모르지만 평평한 봉우리가 있어 점심상을 차렸다. 김밥과 컵라면, 김치, 커피의 소박한 점심이었는데 정우종 회원이 빠지는 바람에 소주가 없어 조금 아쉬웠다. 점심 후 출발, 숭신산성의 흔적을 보면서 10분 정도 걸었더니 산악레포츠 공원으로 내려가는 길이 오른쪽으로 갈라지고 있다. 정상 800m 전 이정표가 서 있는 곳에서 다시 산악레포츠 공원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고, 부드러운 능선길을 따라 계속 걸었더니 돌탑이 있는 봉우리 뒤로 냉산 정상부가 보이기 시작했다.
▲ 점심상을 차리는 중 [13:22]
▲ 점심을 먹고 출발 [13:56]
▲ 숭신산성의 일부인가? [14:02]
▲ 암벽등반 등의 시설이 갖춰진 산악레포츠공원 가는 길 이정표 [14:06]
▲ 여기서도 청화산 능선이 잘 보인다 [14:16]
▲ 경사가 거의 없는 걷기에 좋은 길 [14:22]
▲ 정상 800m 전 산악레포츠 공원 갈림길 이정표 [14:30]
▲ 낙엽이 푹신하게 쌓여 있는 길 [14:47]
▲ 돌탑이 있는 봉우리 뒤로 냉산 정상이 보인다 [14:50]
14:56 해발 692m의 냉산 정상에 올랐다. 냉산은 '추운 산'이라는 뜻으로 오래전부터 불려져 왔고, 다른 이름인 태조산은 고려 왕건이 삼국통일을 위해 후백제 견훤과 싸울 때 이 산에 숭신산성을 쌓고 머물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표지석이 없고 팻말 하나가 나무에 달려 있는 정상에서 부부끼리 사진을 찍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 왼쪽으로 난 갈림길에서 도리사로 내려가는데, 잘 참았던 하늘에서 한 두 방울씩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낙엽이 쌓인 보통 미끄러운 것이 아니다. 13분 정도 내려가자 도리사 절집 지붕이 보이기 시작한다.
▲ 이용원-권명오 부부 [14:56]
▲ 박호준-김해성 부부 [14:56]
▲ 이완호-권성희 부부 [14:56]
▲ 이효정-이정희 부부 [14:57]
▲ 주능선에서 도리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5:07]
▲ 내려가는 길의 경사가 매우 급하다 [15:09]
▲ 내려가는 길에 돌탑이 가끔 보이고 [15:17]
15:20 도리사 경내에 내려서자 빗줄기가 제법 세어졌다. 예상과는 달리 도리사는 대단히 큰 절이었고 단풍나무마다 물이 잘 들어 가을 정취가 물씬 풍겨나는데 비가 내리고 있어 둘러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절 구경을 온 사람들은 꽤 있었다. 도리사에서 차를 세워둔 제2주차장까지는 상당한 거리였다. 일선교 휴게소 주차장에 가서 내 차를 다시 가져와 도리사 절집 아래에 있는 주차장으로 올라가니 회원들이 우리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4시 10분 도리사 주차장 출발, 선산 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청주까지 내쳐 달렸다. 비는 계속 내리는데 양이 그리 많지 않아 운행을 하는데 크게 지장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6시가 조금 넘어 산남고 주차장에 도착, 근처에 있는 맛나감자탕집에서 뒤풀이를 가졌는데 산행에 참가하지 못한 정우종 회원 부부가 합세하여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참고로, 다음 12월 산행은 오후에 부모산 둘레길을 걷는 것으로 일단 정했고 그렇게 해서 백만사의 11월 냉산 산행은 무사히 막을 내렸다.
▲ 도리사 경내에 단풍이 곱게 들었다 [15:20]
▲ 단풍이 곱게 든 도리사 경내 [15:20]
▲ 박호준 회원 차를 세워둔 도리사 제2주차장 [15:29]
▲ 도리사 제2주차장에 서 있는 박호준 회원 차 [15:31]
▲ 만나감자탕 집에서 뒤풀이 [18:36]
▲ 백만사를 위하여! [18:36]
▲ 산남고 주차장에서 '백만사를 위하여!'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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