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둥산 산행기
◈ 일시: 2013년 11월 2일 토요일
◈ 장소: 민둥산 1119m / 강원 정선 남면
◈ 코스: OK 주차장 → 시루봉 옛길 → 밭구덕 → 민둥산 → 임도 → 거북이 약수터 →
OK 주차장
◈ 시간: 2시간 36분
07:46 오늘은 정선에 있는 가리왕산 산행을 하는 날이다. 큰 딸 선영이네 가족이 강원도 정선에 있는 펜션을 예약했으니 함께 가자고 해서 집을 떠나게 되었는데 나는 산행을 하고 아내는 선영이네 가족과 정선 오일장에 들렀다가 펜션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오창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 대소갈림목에서 평택제천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세계조정대회 때문에 서둘러 충주까지만 먼저 개통한 이 고속도로가 처음에는 한산했는데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이제는 도로를 달리는 차들이 많다.
중부내륙고속도로 북충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충주호 조정지댐 옆에 있는 중앙탑 휴게소에 들어갔다. 중부지방에 비소식이 있어 그런지 하늘은 잔뜩 흐려있다. 휴게소 옆을 흐르는 남한강에 눈길을 한 번 주고 출발, 가흥교차로에서 38번 국도에 올라섰다. 제쳔, 영월, 태백을 거쳐 삼척으로 이어지는 38번 국도는 하도 많이 다녀서 이제는 눈에 아주 익숙하다. 정선군 남면에서 59번 국도를 따라 정선읍까지 온 후 동해와 평창을 연결하는 42번 국도를 타고 평창 쪽으로 달렸다.
용탄삼거리에서 424번 지방도를 따라 가리왕산 휴양림 쪽으로 올라갔다. 휴양림 매표소에 차를 세우고 안내원에게 산에 갈 거라고 하니까 11월 1일부터 산불예방 때문에 출입금지가 되었다고 한다. 아뿔싸, 이걸 생각 못했네. 혹시나 해서 하산길로 이용하려던 중봉 쪽으로 올라가 보았더니 역시 초소에서 감시원이 지키고 있었다. 계획이 완전히 틀어져 버렸네.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 억새꽃 축제가 열리는 민둥산으로 가자. 오늘 묵을 드위트리 펜션에서도 가까운 곳이니 괜찮을 것 같다.
▲ 중앙탑 휴게소에서 바라본 조정지댐 [08:54]
▲ 중앙탑 휴게소에서 바라본 남한강 [08:54]
12:35 민둥산 산행 들머리 중 하나인 증산초등학교 아래 도착해 보니 억새꽃 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두 군데의 주차장이 모두 빈 곳이 없어 421번 지방도를 따라 고개를 하나 넘었더니 오른쪽에 'OK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거의 빈 자리가 없는 주차장을 한 바퀴 돌다 마침 적당한 곳이 있어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했다. 민둥산은 2005년 7월 3일에 온 적이 있는데 오늘 8년 4개월만에 본의 아니게 다시 찾게 되었다. 그때에는 증산초등학교 쪽에서 올라가 발구덕을 거쳐 다시 증산초등학교로 내려왔던 기억이 난다.
차도 건너 등산로 입구 표시가 되어 있어 본격적인 산행에 나섰다. 여기서 올라가는 길은 시루봉 옛길로 민둥산 허리를 가로지르는 임도와 만나게 된다. 민둥산이 워낙 오르기에 쉬운 산이라 그런지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쭉쭉 뻗은 소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을 지나자 길은 평탄해졌는데 주변의 단풍은 그렇게 화려하지 않았다. 민둥산 능선 아래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낙엽송이 노랗게 물이 들었다. 왼쪽으로 보이는 고랭지 배추밭은 이미 수확이 끝난 상태였다.
▲ 421번 지방도 옆에 있는 OK 주차장 [12:36]
▲ 차도 건너 등산로 입구 표지가 있다 [12:37]
▲ 언덕을 오르다 내려다본 OK 주차장 [12:40]
▲ 경사가 조금 있는 산행로 [12:43]
▲ 소나무 숲 사이로 나 있는 길 [12:56]
▲ 시루봉 옛길 [13:01]
▲ 아직도 푸른 잎이 많이 남아 있다 [13:07]
▲ 시루봉 옛길과 민둥산 능선 [13:16]
▲ 거북이 약수터 안내문 [13:19]
▲ 고랭지 배추밭 위로 낙엽송 숲이 있고 그 위가 민둥산 능선 [13:21]
13:22 삼거리에서 이정표를 처음 만났는데, 지금까지 걸어온 시루봉 옛길에서 왼쪽으로 증산초교로 내려가는 길과 오른쪽으로 발구덕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거북이 약수터는 임도가 지나가는 삼거리인데 왼쪽으로 가면 임도 쉼터를 거쳐 민둥산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발구덕 쉼터를 거쳐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약수터 오른쪽에 있는 집이 눈에 익은데 2005년에 왔을 때 보았던 집이 아닌가 싶다. 임도를 따라 발구덕으로 가는 길, 가을걷이를 끝낸 밭에는 비에 젖은 황토가 붉은 빛을 토해내고 있다.
▲ 발구덕으로 가려면 직진 [13:22]
▲ 거북이 약수터에 있는 이정표 [13:24]
▲ 거북이 약수터에 있는 장승과 상여집(?) [13:24]
▲ 거북이 입에서 약수가 나온다 [13:26]
▲ 거북이 약수터 오른쪽에 있는 주택: 2005년에도 있었던 기억이 난다 [13:26]
▲ 거북이 약수터에서 발구덕으로 이어지는 임도 [13:27]
▲ 밭 한 가운데에 남아 있는 폐가 [13;29]
13:33 발구덕 쉼터 삼거리에 도착했다. 넓은 주차장이 있는 능전에서 임도를 따라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자, 이제 1km 정도만 올라가면 민둥산 정상이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널찍한 길에 들어섰는데 이런, 그렇게 꾹꾹 참았던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많이 내리는 것은 아니고 비옷을 입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게 할 정도로 애매하게 내렸다. 화암약수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정상 400m 전부터 길의 경사가 급해지고 비에 젖은 땅이 미끄러워 올라가는데 애를 먹었다. 정상부가 운무에 싸여 있는 것을 보니 오늘 억새 평전을 보기는 다 글렀다.
▲ 발구덕 쉼터 삼거리에 있는 이정표 [13:33]
▲ 발구덕 삼거리에 있는 등산 안내도 [13:34]
▲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길 [13:36]
▲ 산행로 오른쪽에 있는 이정표 [13:37]
▲ 경사가 심하지 않은 널찍한 길 [13:43]
▲ 화암약수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3:53]
▲ 비가 내리고 있어 길이 무척 미끄럽다 [13:54]
▲ 운무가 퍼지는 계단길을 오르고 있는 사람들 [14:00]
▲ 여기서도 화암약수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14:00]
▲ 꼬맹이도 올라왔네 [14:00]
14:05 해발 1119m의 민둥산 정상에 올랐다. 사람 키보다 훨씬 더 큰 정상 표지석 주변에는 설악산의 대청봉 표지석 주변 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진을 찍으려고 아우성거리고 있었다. 운무가 잔뜩 끼어 있는 정상부에서 주변을 조망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오래 머무를 이유가 전혀 없어 증산초교 쪽으로 하산을 서둘렀다. 길 좌우에 펼쳐진 억새밭 풍경은 거의 볼 수 없고, 풍경이 보인다고 해도 이미 억새꽃이 진지가 오래라 볼품없는 억새 줄기만 보였을 것이다. 내일이 억새꽃 축제가 끝나는 날인데 축제기간이라고 억새꽃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온 사람들은 실망이 컸으리라. 증산초교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급경사 길로 들어서서 걸음을 재촉했다.
▲ 민둥산 정상에 모여 있는 사람들 [14:06]
▲ 가는 비가 내리고 있는 민둥산 정상부 [14:07]
▲ 민둥산 정상에서 한 장 [14:07]
▲ 막걸리와 라면 등을 파는 간이매점 [14:07]
▲ 증산초교로 내려가는 길 [14:10]
▲ 내려가는 길 왼쪽 억새밭 [14:12]
▲ 오른쪽은 완경사길, 왼쪽은 급경사길 [14:16]
▲ 내려가는 길 오른쪽 억새밭 [14:20]
▲ 여기는 경사가 조금 급한 길 [14:23]
▲ 소나무 숲 아래로 임도가 보인다 [14:33]
14:35 임도 쉼터에 내려섰다. 여기서는 곧장 증산초교로 내려갈 수 있고 임도를 따라 거북이 약수터를 거쳐 증산초교로 내려갈 수도 있다. 물론 시루봉 옛길을 가려면 임도를 따라 거북이 약수터 쪽으로 가야 한다. 정상 능선은 억새밭이라 단풍을 볼 수가 없는데 임도 주변에는 물이 든 나무들이 자주 보인다. 거북이 약수터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곧, 증산초교로 내려가는 길과 시루봉 옛길이 갈라진다. 시루봉 옛길로 들어섰다. 비는 조금씩 계속 추적거리며 내리고 있다.
▲ 임도 쉼터에 있는 이정표 [14:35]
▲ 발구덕으로 이어지는 임도 [14:36]
▲ 임도 오른쪽 일본잎갈나무 숲 [14:37]
▲ 이름 없는 나무에도 어김없이 가을은 찾아 오고 [14:38]
▲ 호젓한 임도가 무척 평화롭게 보인다 [14:39]
▲ 수확이 끝난 고랭지 배추밭 [14:43]
▲ 시루봉 옛길로 가야 OK 주차장이 나온다 [14:46]
▲ 흙 색깔과 나뭇잎 색깔이 같네 [14:49]
14:51 작은 언덕에 올라 운무가 퍼지고 있는 민둥산 정상부를 뒤돌아 보며, 산행로가 완만해 가족들이 함께 오르기에 참 좋은 산이라는 생각과 함께 억새꽃이 한창일 때에는 장관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OK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 비에 젖은 내리막길이 보통 미끄러운 것이 아니다. 여차 하면 엉덩방아를 찧기가 쉽다. 스틱으로 바닥을 짚으며 천천히 내려와 주차장에 도착, 젖은 옷과 등산화를 갈아 입고 신은 후 오늘 하룻밤을 묵을 숙소인 드위트리 펜션으로 차를 몰았다.
▲ 언덕을 오르다 뒤돌아본 민둥산 능선 14:51]
▲ 가을은 한창인데 단풍은 별로 화려하지 않다 [14:51]
▲ 단풍나무도 색이 많아 바랬고 [14:58]
▲ 차가 많이 빠져나간 OK 주차장이 보인다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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