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인산 산행기
◈ 일시: 2013년 9월 21일 토요일
◈ 장소: 영인산 363.6m / 충남 아산시 영인면
◈ 코스: 영인산 휴양림 입구 주차장 → 상투봉 → 닫자봉 → 영인산(신선봉) → 깃대봉 → 연화봉 →
아산향교
◈ 시간: 5시간 6분
◈ 회원: 아내와 함께
08:15 오늘은 토요일, 추석연휴는 끝났지만 여전히 주말 휴일이 이어지고 있다. 아내와 함께 산행을 할 대상지를 물색하다 청주에서 그리 멀지 않고 또 그다지 높지 않은 충남 아산에 있는 영인산이 눈에 띄었다. 영인산 자연휴양림을 감싸고 있는 영인산은 상투봉, 닫자봉, 신선봉, 깃대봉, 연화봉의 5개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 신선봉이 주봉이며 높이는 해발 363.6m이다. 영인산 자연휴양림은 수목원과 산림박물관을 갖춘는 중부권 최대의 종합산림휴양타운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청주 아파트를 출발해 오창산업단지를 지나 병천으로 가는데 공사중이던 왕복 4차로 도로가 완공되어 금방 병천까지 갈 수 있었다. 병천에서는 21번 국도를 따라 천안을 거쳐 아산까지 갔는데 여기서 우회도로를 타지 않고 시내를 통과하는 바람에 시간을 많이 허비하고 말았다. 아산 시내를 통과한 후 39번 국도를 따라 계속 달려 영인산 자연휴양림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게 뭐여! 추석 다음 다음 날이라 한산할 줄 알았는데 주차장에는 차들이 가득했고 주변 도로에도 갓길을 따라 차들이 꼬리를 물고 세워져 있었다. 추석을 지낸 사람들이 모두 여기로 모여든 모양이다.
09:40 영인산 자연휴양림 입구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산행 들머리인 휴양림 주차장 건너편에 널찍한 산길이 나 있어 일단 발걸음 가볍게 들어섰다. 여뀌가 꽃을 피워 반겨주는 산길은 처음에는 조금 경사가 있었지만 이내 완만하고 걷기 좋은 길로 바뀌었다. 상투봉에 오르기 직전까지는 계속 이런 길이라니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길에는 가족 단위로 오가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아마 추석연휴를 마치고 다시 주말을 맞아 끼리 끼리 이곳에 온 모양이다.
영인산 자연휴양림
영인산 자연휴양림은 1996년 130만㎡(지정변경 신청.39만3250평) 규모로 넓혀 1998년 개장 이후, 푸른 산림에 통나무로 만든 가족단위 숲속의 집 20동과 휴양관(집합형) 7실, 썰매장, 물놀이터, 어린이 놀이터 등 놀이 시설과 등산로, 평상 등 휴양 편익시설을 갖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피부를 자극시켜 소염, 소독, 완화 등 약리 작용과 함께 정신 안정 및 피로 해소 등 인체의 심폐기능 강화로 기관지 천식, 폐결핵 치료에 도움을 주는 산림욕의 최적시기인 초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예약이 폭주되는 등 짙은 녹음 속 뿜겨져 나오는 공기를 마시려는 도시인 관광객들로 각광받고 있다.
▲ 영인산 휴양림 입구 도로변에 주차 [09:40]
▲ 주차장 입구에 있는 영인산 휴양림 표지판 [09:41]
▲ 넓은 주차장에 이미 차가 가득 찼다 [09:42]
▲ 산행 들머리에서 준비 운동 [09:42]
▲ 여뀌가 피어 있는 산행로 [09:43]
▲ 경사가 별로 없는 산행로 [09:55]
▲ 수암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 [10:02]
10:11 오른쪽에 전망대가 있는데 영인산 정상인 신선봉과 그 오른쪽으로 깃대봉, 영광의 탑이 있는 연화봉이 잘 보였다. 10분 정도 걷자 이번에는 왼쪽으로 앞으로 올라갈 상투봉이 잘 보였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자 시야가 확 트이면서 영인산 수목원 뒤로 상투봉과 닫자봉이 잘 보인다. 수목원으로 내려가는 길 양쪽에는 가을의 전령사인 억새가 피어 가을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다. 억새라, 정녕 가을이 오고 있나보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신선봉, 깃대봉, 연화봉 [10:11]
▲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 장 [10:17]
▲ 왼쪽으로 상투봉 정상부가 보인다 [10:22]
▲ 산불감시초소가 오른쪽에 있다 [10:23]
▲ 영인산 수목원 뒤로 왼쪽에 상투봉, 오른쪽이 닫자봉 [10:26]
▲ 어느 새 억새가 피기 시작했다 [10:27]
▲ 상투봉을 뒤로 하고 [10:28]
▲ 영인산 수목원 안내도 [10:29]
10:30 영인산 수목원 습지학습지구에 놓여 있는 다리 옆 습지에 부들이 한창 피어 있다. 수목원 길 옆에 있는 벤취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올라가는데,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지만 가로수들이 적당히 단풍이 들어 원래 가지고 있던 녹색과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자연은 정말 위대한 예술가다. 가을 나무 터널을 지나 계단을 밟고 상투봉으로 올라간다. 데크로 되어 있는 상투봉 정상은 전망이 좋은 곳으로 우리가 온 능선, 염치읍 방면 들판, 닫자봉, 신선봉에서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등이 잘 보였다.
▲ 부들이 피어 있는 습지 앞 다리에 앉아 [10:30]
▲ 상투봉으로 가는 길 옆 벤취에 앉아 [10:36]
▲ 벌써 가을 분위기가 나는 길 [10:37]
▲ 상투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길 시작 [10:42]
▲ 전망이 좋은 상투봉 정상에서 [10:46]
▲ 상투봉 정상에서 [10:47]
▲ 우리가 걸어온 능선과 영인산 수목원이 보인다 [10:47]
▲ 닫자봉 뒤로 보이는 신선봉, 깃대봉, 연화봉 [10:48]
10:48 상투봉 정상을 떠났다. 닫자봉을 가려면 가파르고 긴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10분 넘게 걸어 계곡을 막은 사방댐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자 닫자봉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거의 바닥까지 내려와서 다시 내려온 만큼 올라가야 닫자봉에 이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생각대로 닫자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급한 돌길이었다. 이곳에 올 때에는 해발 363.6m의 영인산만 생각했는데 실제로 와보니 크게 오르내려야 할 봉우리가 두 개나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닫자봉으로 올라간다. 닫자봉 정상에는 작년 4월 1일에 세운 표지석이 하나 있었다.
▲ 상투봉에서 내려가는 계단 [10:48]
▲ 계곡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 [10:59]
▲ 닫자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11:00]
▲ 닫자봉을 오르다 한 장 [11:08]
▲ 닫자봉 오르는 길은 계속 돌길이다 [11:11]
▲ 힘이 들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11:21]
▲ 해발 275m의 닫자봉 정상에서 [11:30]
▲ 닫자봉 정상에서 [11:30]
11:31 닫자봉 정상을 떠났다. 상투봉에서 내려오는 길처럼 또 다시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그런데 여기는 계단도 없고 그냥 돌길이다. 물은 말라 흐르지 않고 커다란 돌만 널려 있는 계곡 바닥을 지나 강청골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날은 덥고 바람이 불지 않아 걷기가 쉽지 않다. 길 오른쪽에 있는 계곡으로 내려가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원기를 북돋우고 다시 올라가는데, 쉬엄쉬엄 한 발 한 발 오르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아무리 힘들고 먼 길이라도 걷는 자 한테는 못 당한다. 걷는 자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 신선봉에서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오른쪽으로 산림박물관이 보인다 [11:35]
▲ 급경사의 닫자봉을 내려오다가: '뭐가 그리 좋습니까?' [11:47]
▲ 가물어서 물이 흐르지 않는 계곡에 도착 [11:53]
▲ 강청골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1:56]
▲ 산행로 오른쪽 계곡에서 커피 한 잔 [12:01]
▲ 세심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2:19]
▲ 신선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급하다 [12:39]
▲ 아주 열심히 오르고 있는 아내 [12:45]
12:46 영인산 정상인 신선봉 아래 멋진 소나무가 있는 전망대에 올랐다. 정상이 바로 지척이라 힘들게 올라오느라고 지친 몸도 추스릴 겸 시간을 들여 쉬어가기로 했다. 표지석 옆에 제법 멋진 소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나무에 오르기를 워낙 좋아하는 아내가 이리 저리 자세를 취하며 사진기 렌즈를 들여다본다. 영인산의 주봉인 신선봉 정상에 올랐다. 꽤 넓은 공터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표지석은 없고 이정표를 새긴 돌판 하나가 표지석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래도 명색이 주봉인데 아담한 표지석 하나 있으면 좋을 텐데......
▲ 신선봉 소나무에 앉아 [12:47]
▲ 신선봉 소나무에 올라 [12:49]
▲ 신선봉 소나무에 올라 [12:49]
▲ 신선봉 소나무에 올라 [12:49]
▲ 멀리 세심사 절집이 보인다 [12:50]
▲ 신선봉 소나무 표지석에 앉아 [12:51]
▲ 신선봉 정상을 오르다 바라본 풍경 [12:59]
▲ 영인산 정상 신선봉에서 [13:02]
▲ 해발 363.6m의 신선봉에서 [13:02]
13:03 신선봉 정상을 떠나 깃대봉 쪽으로 간다. 나룻배 모양의 전망데크를 지나자 시멘트 계단길이 나타나고 뒤 이어 왼쪽으로 깃대봉 올라가는 길이 나 있었다. 군사시설 흔적이 남아 있는 깃대봉 정상을 내려와 연화봉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연화봉에서는 신선봉을 쉽게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길 왼쪽에 '산사랑'이라는 제목의 시비가 보인다. 산은 사랑해야 한다. 산에 대한 사랑은 인간이 자연에 베푸는 최소한의 예의다.
▲ 신선봉을 떠나 깃대봉으로 [13:03]
▲ 신선봉 정상에 있는 나룻배 모양의 전망데크 [13:04]
▲ 신선봉에서 깃대봉 쪽으로 내려가는 계단 [13:06]
▲ 군사시설 흔적이 남아 있는 깃대봉 정상부 [13:13]
▲ 깃대봉 정상에서 [13:14]
▲ 깃대봉에서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길 [13:15]
▲ 연화봉 가는 길에 만난 시비 [13:18]
13:20 민족의 시련과 영광의 탑이 서 있는 연화봉에 도착했다. 1998년에 세워진 이 탑은 민족의 역사 및 문화적 가치 재조명과 아산만 일대의 국제 무역항 건설, 공업단지 조성, 아산온천 개발에 따른 배후 휴식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세워진 탑인데 높이는 30m이며 둘레가 26m이다. 탑 아래 잔디밭에 앉아 과일과 커피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날이 덥다 보니 식욕이 별로 없다. 점심을 먹고 연화봉 표지석과 함께 사진을 찍은 후 시멘트 계단길을 따라 내려가니 오른쪽에서 내려오는 큰 길과 만나고 곧 영인산 산림박물관 앞에 내려섰다.
▲ 영광의 탑이 있는 연화봉 정상부 [13:20]
▲ 영광의 탑 아래 잔디밭에서 과일과 커피로 점심 [13:28]
▲ 연화봉 표지석 [13:48]
▲ 연화봉 표지석 [13:48]
▲ 두 마리의 학을 형상화한 민족의 시련과 영광의 탑 [13:49]
▲ 연화봉에서 내려가는 계단 [13:51]
▲ 영인산 산림박물관으로 내려가는 널찍한 길 [13:53]
13:58 영인산 산림박물관은 입장료를 받고 있어 겉모습만 보고 돌아섰다. 박물관 왼쪽으로 나 있는 산허리를 감아도는 길을 따라 걸었더니 휴양림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나왔다. 그런데 왼쪽 계곡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어디로 가는 길이지? 한 번 내려가볼까?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길은 아산향교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경사가 심하진 않은 오솔길이 계속 이어졌다. 사람도 별로 없다. 오른쪽 계곡에 흐르는 물이 정말 맑아서 등산화를 벗고 시원하게 발을 씻었다.
▲ 영인산 산림박물관 [13:58]
▲ 산림박물관에서 내려가는 길 [14:00]
▲ 아산 향교로 내려가는 길 [14:10]
▲ 경사가 별로 없는 길이 호젓하다 [14:19]
▲ 계곡물이 아주 맑아서 발을 씻고 가기로 [14:29]
▲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4:35]
▲ 아산시 문화재자료 제239호인 영인 오층석탑 [14:43]
▲ 아산시 문화재자료 제240호인 영인 석불 [14:44]
▲ 아산 향교 입구 [14:49]
14:50 아산 향교 앞에 도착하는 것으로 공식적인 산행은 모두 끝이 났다. 여기서는 관음사로 가는 길이 오른쪽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영인초등학교 앞에 있는 여민루를 지나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니 오전에 차를 세웠던 휴양림 입구 주차장이다. 3시 13분에 출발, 이번에는 아산 시내를 통과하지 않고 39번 국도와 21번 국도를 통해서만 계속 달렸더니 채 한 시간도 안 걸려 청주시에 진입했다. 차가 밀리지 않고 길이 좋다 보니 과속을 하지 않아도 아주 빨리 올 수 있었다. 내덕동 신화아파트 앞에 있는 장뜰순대에 들러 순대국밥을 먹으며 아내와 모처럼 가진 영인산 산행을 마무리했다.
▲ 향교 왼쪽으로 관음사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진다 [14:50]
여민루
충청남도 아산시 영인면 아산리에 있는 조선시대의 누각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건물이다.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7호로 긴 주초석(柱礎石) 위에 지어져 있다. 아산리는 조선시대 아산현의 현청(縣廳)이 있던 곳으로, 여민루는 아산현의 문루로 지어졌던 건물로서 현재 영인초등학교의 담장에 붙어 있다.
1411년(태종 11)에 현감 최안정(崔安正)이 퇴락한 객사건물을 수축하고, 1413년에 빈객이나 사신을 위하여 서늘한 누정을 마련할 의사가 있음을 백성들에게 밝혀 협조를 얻어 객사 동편에 지은 것이다. 하륜(河崙)의 권유로 정이오(鄭以吾)가 기문(記文)을 썼으며, 누의 이름은 하륜의 “백성을 위하는 뜻을 취하여 여민(慮民)이라 이름하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하는 의견을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 1413년에 지어진 여민루 [14:57]
▲ 영인면소재지[15:00]
▲ 차를 세워둔 곳에 다시 돌아왔다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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