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산행/전남山行記

2012.11.11. [전남山行記 18] 전남 담양 산성산→광덕산

by 사천거사 2012. 11. 11.

산성산-광덕산 산행기

◈ 일시: 2012년 11월 11일 일요일

◈ 장소: 산성산 603m / 전남 담양

◈ 코스: 금성산성 주차장 → 보국사터 → 산성산 → 시루봉 → 광덕산 → 옥호봉  주차장

◈ 시간: 5시간 10분

◈ 회원: 청주 메아리산악회 안내 산행


 

 


07:00   오늘은 청주 메아리산악회에서 안내하는 산성산과 광덕산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사실 이 두 산은 강천산과 이웃해 있는 산인데 강천산이 워낙 유명해서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강천산은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으로 왕자봉 아래에 있는 현수교가 유명하며, 가을에는 도로를 따라 서 있는 애기단풍나무들이 화려한 자태를 다투어 뽐내는 곳이기도 하다.

 

청주 종합운동장 앞을 떠난 버스가 서청주 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비가 조금씩 뿌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 양이 많지 않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고, 또 시간이 지나면서 날씨가 갠다고 하니 더더욱 염려할 필요가 없다. 호남고속도로를 거쳐 순천완주고속도로에 진입한 버스가 오수휴게소로 들어갔다. 비는 조금씩 계속 내린다.

 

휴게소 출발, 남원갈림목에서 버스는 88올림픽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왕복 2차로로 개설된 88올림픽고속도로는 한창 4차로 확장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순창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가 이번에는 24번 국도를 타고 담양 쪽으로 달린다. 담양이 가까워지자 이름도 유명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 모습들 드러냈다. 자연은 나무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 


▲ 순천완주고속도로 오수휴게소 [08:45]


09:52    금성산성 주차장 오른쪽에 있는 공터에 버스가 섰다. 비는 여전히 흩뿌린다. 비옷을 꺼내 입을까 하다가 그냥 윈드자켓만 걸쳤다. 이정표를 따라 널찍한 길을 따라 금성산성으로 올라간다. 옅게 낀 운무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매점이 있다. 막 문을 열었는지 별로 따끈하지 않은 어묵에 소주 한 병을 시켜 셋이서 나눠 먹고 다시 걷는다.

 

매점을 지나면서 길이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담양온천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을 지났다. 비옷을 입은 회원들이 계속 올라온다. 이 추적대는 가을비를 맞으며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저렇게 힘들여 올라가는 걸까? 나는? 멀리 금성산성 성벽이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참 성도 많다. 산에 다니다보면 야트막한 산에는 어김없이 예전에 성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금성산성 주차장에 도착 [09:53]

 

▲ 금성산성 들머리에 있는 이정표 [09:58]

 

▲ 처음은 길이 아주 널찍하다 [10:03]

 

▲ 어묵 안주로 소주를 마신 매점 [10:10]

 

▲ 금성산성 쪽으로 간다 [10:17]

 

▲ 담양온천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 [10:20]

 

▲ 경사가 조금 가파른 곳도 있다 [10:22]


10:28   금성산성의 외남문인 보국문 앞에 도착했다. 왼쪽으로 공사중인 담양호 건너 추월산이 운무때문에 흐릿하게 보인다. 보국문을 통과하자 내남문인 충용문이 보인다. 충용문을 지나자 길이 갈라졌다. 산악회에서 정한 코스는 여기서 오른쪽 산성을 따라 시루봉으로 가는 것인데 나는 조금 밋밋한 기분이 들어 왼쪽 코스를 택했다.

 

보국사터로 내려가는 길, 왼쪽에 연리목 몇 그루가 보인다. 보국사터 아래에는 허름한 집 한 채가 찬바람을 맞고 있는데 사람이 사는지 의문스러울 정도였다. 보국사터에서 서문으로 가는 길과 북문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북문 길을 택했다. 조금 가파른 오르막이 끝나면서 왼쪽으로 길이 휘어졌다. 조금씩 흩뿌리는 비가 바람을 타고 얼굴을 때린다. 그러나 차갑다기보다는 시원하다. 땀이 자꾸 나서 얇은 윈드자켓도 벗어버렸다.


금성산성

 

전라남도기념물 제52호로 지정되었다가 1991년 8월 24일 사적 제353호로 변경되었다. 삼국시대에 처음 축조하였으며 1409년(조선 태종 9)에 개축하였다. 임진왜란 후 1610년(광해군 2)에 파괴된 성곽을 개수하고 내성을 구축하였으며 1622년에 내성 안에 대장청(大將廳)을 건립하고 1653년(효종 4)에 성첩(城堞)을 중수하여 견고한 병영기지로 규모를 갖추었다.

담양군 금성면과 전라북도 순창군의 경계를 이루는 금성산(603m)에 위치한 금성산성은 호남의 3대 산성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담양읍에서는 동북쪽으로 약 6㎞ 떨어져 있다. 외성은 6,486m, 내성은 859m에 이르며 돌로 쌓았다. 성안에는 곡식 1만 6천 섬이 들어갈 수 있는 군량미 창고가 있었으며 객사, 보국사 등 10여 동의 관아와 군사 시설이 있었으나 동학농민운동 때 불타 없어졌다. 동서남북에 각각 4개의 성문터가 있는데 통로 이외에는 사방이 30여m가 넘는 절벽으로 둘러싸여 통행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금성산의 주봉인 철마봉을 비롯하여 일대의 산지는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또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성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되어 있으며 가운데는 분지여서 요새로는 완벽한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 이같은 지리적인 특성으로 임진왜란 때는 남원성과 함께 의병의 거점이 되었고 1894년 동학농민운동 때는 치열한 싸움터가 되어 성안의 모든 시설이 불에 탔다. 내성 앞에는 별장(別將)을 지낸 가선대부(嘉善大夫) 국문영(鞠文榮)의 비가 있다.

 

문루는 두 군데 남아 있다. 외남문은 정면 3칸, 측면 1칸 규모의 우진각 지붕을 얹은 누각이다. 내남문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을 얹은 중층 누각이다. 정상에 오르면 담양읍을 비롯하여 금성산성으로 오르는 평야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앞에는 무등산과 추월산이 보이고 아래로는 담양호가 펼쳐져 있다. 1994년부터 성곽복원사업을 착수하여 외남문·내남문·서문·동문을 복원하여 외남문은 보국문(補國門), 내남문은 충용문(忠勇門)이라 명명하였다.


▲ 금성산성 외남문인 보국문 [10:28]

 

▲ 공사 중인 담양호 건너 추월산이 운무에 싸였다 [10:28]

 

▲ 보국문에서 충용문으로 이어지는 금성산성 성벽 [10:29]

 

▲ 금성산성 내남문인 충용문 [10:31]

 

▲ 보국사터 갈림길 이정표 [10:32]

 

▲ 산행로 왼쪽에 있는 연리목 [10:35]

 

▲ 보국사터에 있는 주택 [10:40]

 

▲ 북문으로 올라가는 소나무 숲길 [10:53] 


10:59    금성산성 북문터에 올랐다. 바람만 세차게 불어댈 뿐 아무도 없다. 오른쪽 길을 따라 걷는다. 8분 후 강천저수지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성벽 위로 난 길을 걸어야하는데 왼쪽은 완전 낭떠러지다. 게다가 성벽 왼쪽으로 운무가 자욱하게 끼어 지형 자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다. 어디가 산성산이고, 연대봉이고, 운대봉인지 모르겠다. 그냥 성벽 위로 난 길을 오르내렸다. 앞에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 북문터에 있는 안내문과 이정표 [10:59]

 

▲ 북문터에서 산성산으로 가는 길 [11:01]

 

▲ 송락바위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이정표 [11:07]

 

▲ 운무가 퍼져 있는 산성산(연대봉) [11:11]

 

▲ 성벽 왼쪽은 완전 낭떠러지 [11:13]

 

▲ 운무가 끊임없이 피어오른다 [11:15]

 

▲ 삼각점이 있는 운대봉 [11:17]

 

▲ 북바위와 시루봉 [11:17]

 

▲ 북바위에서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11:19] 


11:22   이정표가 서 있는 북바위 아래를 통과했다. 이정표에는 운대봉이라고 적혀 있는데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금성산성 동문에 이르자 맞은편에서 광덕산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곧 가마. 가파른 암봉으로 되어 있는 시루봉 직전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광덕산으로 가는 길이다. 밧줄이 매어져 있을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급경사 지역을 벗어나 조금 걸어가니 우리 회원들 후미가 앞에 가는 모습이 보였다. 함께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걷는다.


▲ 북바위 아래에서 대기중인 산행객들 [11:22]

 

▲ 금성산성 북바위 [11:22] 

 

▲ 금성산성 동문에서 바라본 광덕산 [11:27] 

 

▲ 금성산성 동문에 있는 이정표 [11:28] 

 

▲ 해발 525.5m의 시루봉 [11:32] 

 

▲ 걷기에 아주 좋은 길 [11:37] 

 

▲ 비에 젖은 촉촉한 소나무가 길을 터주고 있다 [11:49] 

 

▲ 문암제 뒤로 혜림종합복지관 건물이 보인다 [11:55] 

 

▲ 소나무가 왼쪽으로 부러진 것이 많다 [12:01]


12:12   헬기장에 내려섰다. 여기서 왼쪽은 구장군폭포와 강천사로 내려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임도다. 광덕산은 정면으로 보이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광덕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꽤 있었다. 가파른 곳에 놓인 철계단의 경사도 만만치가 않다. 정상에 오른 후 사진 한 장 찍고 하산, 신선봉 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회원들이 널찍한 평지에서 점심을 마치고 막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나도 동행을 했던 회원 몇 명과 점심을 먹었다. 점심이래야 빵과 튀긴 닭 몇 조각이 전부다. 오디주 한 잔, 막걸리 한 잔을 얻어 마시니 최고의 성찬이다. 점심을 마치고 신선봉을 향해 출발, 이쪽으로는 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다. 이 산에는 소나무가 꽤 많은데 왼쪽으로 꺾어진 것들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지난 여름 태풍이 불 때 입은 피해인가? 바람이 얼마나 세면 소나무 가운데 줄기가 기역 자로 꺾어지나.


▲ 헬기장에 있는 이정표 [12:12]

 

▲ 광덕산으로 올라가는 계단: 오른쪽은 임도 [12:12]

 

▲ 철계단 경사가 보통이 아니다 [12:24]

 

▲ 해발 578m의 광덕산 정상에서 [12:34]

 

▲ 후미 팀이 점심을 먹는 것을 보고 출발 [13:06]

 

▲ 신선봉으로 가는 길 [13:07]

 

▲ 여기도 부러진 소나무들이 많다 [13:18]


13:24    신선봉 정상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여기서 강천사 쪽으로 내려가면 전망대 정자에 이를 수 있다. 강천사 쪽으로 내려갈까 하다 마음을 고쳐 먹고 옥호봉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지도를 보니 크게 시간을 들이지 않고서도 옥호봉을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았다. 8분 후 다시 신선봉 전망대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을 지났다. 옥호봉까지는 고만고만한 산길인데 봉우리 두어 개를 오르내려야 했다. 비는 그치고 바람도 없는 호젓한 산길을 혼자 걷는 기분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 신선봉 정상에 서 있는 이정표 [13:24]

 

▲ 신선봉 전망대 갈림길 이정표 [13:32]

 

▲ 부러진 소나무는 모두 왼쪽 방향이다 [13:33]

 

▲ 황우제골에 서 있는 이정표 [13:34]

 

▲ 소나무숲에 단풍나무 하나가 [13:42]

 

▲ 금강제골에 서 있는 이정표 [13:50]

 

▲ 망개덩굴 열매가 빨갛게 익었다 [13:55]

 

▲ 산행로 오른쪽 풍경 [14:03]

 

▲ 옥호봉 정상으로 가는 부드러운 길 [14:07] 


14:12    해발 415m의 옥호봉 정상에 올랐다. 아무도 없다. 여기서 곧장 능선을 타고 상가지역으로 내려갈 수 있고 투구봉을 거쳐 심인대계곡으로 내려갈 수도 있는데 나는 후자를 택했다. 계곡의 단풍맛을 조금이라도 보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14분 정도 걸어 데크 전망대에 내려섰다. 멀리 심인대계곡의 단풍나무 가로수길과 그 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아련히 보이고 맞은편으로 깃대봉에서 왕자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보인다. 전망대에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계단길은 경사가 아주 심했다.


▲ 해발 415m의 옥호봉 정상 [14:12]

 

▲ 관리사무소 가는 길 이정표 [14:17]

 

▲ 옥호봉에서 투구봉으로 내려가는 아름다운 길 [14:20]

 

▲ 전망 데크에서 바라본 투구봉과 심인대계곡 [14:26]

 

▲ 단풍나무 가로수가 불타고 있는 심인대계곡 [14:26]

 

▲ 전망대에서 한 장 [14:30]

 

▲ 데크 계단의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14:34]


14:39    데크로 되어 있는 숲속 산책로에 내려섰다. 산에서는 볼 수 없던 사람들이 여기는 무더기로 지나간다. 심인대계곡 건너에 있는 단풍나무 가로수길에도 사람들이 무척 많다. 마지막 단풍을 보러 전국에서 몰려들었나 보다. 계곡을 따라 나 있는 길을 걸으며 올 가을의 마지막 단풍을 미련없이 보낸다. 그래, 아쉬워할 것 없다. 내년 이맘 때면 또 화려한 자태를 선보일 테니 말이다.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차량과 사람들로 도떼기 시장을 방불케 한다. 우리 버스가 없다. 한참 아래에 있는 대형주차장에 있나 보다.


▲ 데크 산책로와 만나는 곳에 서 있는 이정표 [14:39]

 

▲ 건너편 도로에도 사람이 많다 [14:39]

 

▲ 병풍바위와 병풍폭포 [14:42]

 

▲ 심인대계곡의 단풍 [14:44]

 

▲ 심인대계곡의 단풍 [14:44]

 

▲ 심인대계곡의 단풍 [14:46]

 

▲ 심인대계곡의 단풍 [14:47]

 

▲ 심인대계곡의 단풍 [14:48]

 

▲ 버스 찾아 삼만리 [14:54]


15:00   마침내 주차장 오른쪽에 서 있는 우리 버스를 찾았다. 배낭을 차에 싣고 자리를 잡고 앉아 두부를 안주 삼아 소주를 몇 잔 마셨다. 단번에 속이 훈훈해진다. 회원들이 속속 도착하여 3시 43분에 버스가 주차장을 출발했다. 88올림픽고속도로 남원휴게소와 호남고속도로 계룡휴게소에 들른 버스가 청주에 도착한 시각은 6시 30분, 이렇게 해서 올 가을의 마지막 단풍을 본 산성산 산행은 막을 내렸다.


▲ 버스와 버스 사이에서 뒤풀이 [15:00] 

 

▲ 88올림픽고속도로 남원휴게소 [1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