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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남山行記

2012.11.03. [경남山行記 28] 경남 산청 지리산

by 사천거사 2012. 11. 3.

지리산 산행기

◈ 일시: 2012년 11월 3일 토요일

◈ 장소: 지리산 천왕봉 1915m / 경남 산청

◈ 코스: 새재마을 → 무제치기폭포 치밭목대피소 중봉 천왕봉

           장터목대피소 하동바위 백무동

◈ 거리: 16.3km

◈ 시간: 8시간 10분

◈ 회원: 청주 토요산악회 안내 산행


 


05:20   오늘은 청주 토요산악회에서 안내하는 지리산 산행에 참가하는 날이다. 지리산은 워낙 큰 산이라 코스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산행거리나 산행시간이 달라지는데, 오늘은 대원사에서 유평리를 거쳐 천왕봉에 오른 다음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내려가는 코스인데 거리는 약 19.2km 정도가 된다. 천왕봉에서 대원사까지는 대개 하산에 이용되는 코스인데 오늘은 거꾸로 올라가는 길로 잡혀 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청주 실내체육관 앞에 갔더니 홍세영 회장님이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에 올랐다. 서청주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한 버스가 대전통영고속도로에 들어서더니 어둠을 뚫고 신나게 달린다. 함양휴게소에 잠깐 들른 후 단성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가 20번 국도와 59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 대원사 쪽으로 올라간다. 산골마을의 가을 풍경이 정겹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함양휴게소 [07:06]


08:00   유평 탐방지원센터 옆 주차장에 도착해보니, 우리가 아침을 먹을 식당에서 보낸 트럭과 승합차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기념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차량에 오르는데 인원 초과로 10명 정도가 남게 되었다. 떠난 차량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대원사로 걸어 올라갔다. 늦둥이 빨간 단풍이 반겨주는 언덕배기, 큼직한 자갈이 잔뜩 깔려 있는 계곡을 보며 20분 정도 걸었더니 일주문이 보인다. 그런데 우리를 태우고 갈 차는 왜 안 내려오는 거야? 식당이 대원사나 유평리 근처가 아닌가?


▲ 유평 탐방지원센터 옆 주차장에서 단체 사진 [08:04]

 

▲ 유평 탐방지원센터 옆 주차장 [08:05]

 

▲ 대원사를 향하여 출발 [08:07]

 

▲ 도로 오른쪽에서 만난 단풍나무 [08:15]

 

▲ 맹세이골 자연관찰로 표지판 [08:24]

 

▲ 다리를 지나 [08:26]

 

▲ 계속 올라갑니다 [08:26]

 

▲ 대원사 일주문이 보인다 [08:28]


08:34   대원사 아래 도로에 이르자 우리가 타고 갈 트럭이 내려온다. 트럭 짐칸에 오르자 거침없이 달리는데 균형을 잡기가 힘들 정도다. 불어오는 바람에 얼굴과 손이 얼얼하다. 트럭이 유평리를 통과해서 계속 달린다. 어래, 어디로 가는 거야? 새재로 가나? 꼬불거리는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트럭은 신나게 달린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결국 새재마을 꼭대기였다.

 

트럭이 새재마을 꼭대기에 있는 조개골산장 마당으로 들어갔다. 먼저 온 회원들은 벌써 식사를 마치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여섯가지의 산채에 밥을 비벼 쑥국과 함께 먹은 다음 산장 바로 아래에 나 있는 산행로에 들어섰다. 잘 정비된 돌길, 통나무계단길, 돌길이 계속 이어졌다. 여기도 한라산만큼 조릿대가 많다. 이윽고 먼저 떠난 회원들 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을 만났다.


▲ 도로에서 바라본 대원사 절집 [08:34]

 

▲ 아이고 추워 [08:38]

 

▲ 아침으로 산채비빔밥을 먹은 조개골 산장 [08:47]

 

▲ 새재마을에 있는 이정표: 천왕봉까지 8.8km [09:02]

 

▲ 계곡에 놓여 있는 출렁다리 [09:05]

 

▲ 계곡 아랫쪽은 아직도 단풍이 남아 있다 [09:05]

 

▲ 오솔길처럼 나 있는 산행로 [09:11]

 

 

▲ 통나무 계단길 [09:15]

▲ 여기도 통나무 계단길 [09:32]

 

▲ 산행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09:41]

 

▲ 먼저 떠난 회원들을 따라 잡았다 [09:52]


09:59   유평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거리를 따져보니 유평리가 새재보다 1.4km 더 멀다. 자, 이제 치밭목대피소까지 1.8km를 걸어가야 한다. 아까 페이스를 조금 빨리 한 탓인지 걷는 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힘들어도 올라가야 한다. 무제치기교를 지나 무제치기 폭포를 구경하러 오른쪽으로 들어갔다. 바위벽을 타고 흐르는 무제치기 폭포는 수량이 많을 때에는 장관일 것 같다. 삼거리에서 치밭목산장까지 오르는 데에 거의 한 시간이 걸렸다.


▲ 유평리 가는 길 갈림길 이정표 [09:59]

 

▲ 조릿대와 바위가 있는 길 [10:06]

 

▲ 무제치기교 [10:11]

 

▲ 바위를 타고 흐르는 무제치기 폭포 [10:16]

 

▲ 잎이 떨어진 나무가 황량하다 [10:26]

 

▲ 잠시 휴식 중인 홍세영 회장님 [10:36]

 

▲ 치밭목 대피소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10:51]


10:55   치밭목 대피소에 도착했다.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이 코스에 있는 유일한 대피소다. 간식을 먹고 사진을 찍으며 잠깐 동안의 여유를 가져본다. 대피소 출발, 한참 경사진 길을 오르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산을 내려오는 박원순 서울시장님을 만났다. 오래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네. 천왕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중봉도 보이기 시작한다. 저렇게 보여도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따뜻한 양지에서 일단 점심을 먹기로 했다. 후배 회원이 건네주는 소주 한 잔이 혀에 감긴다.


▲ 치밭목 대피소에서 김진일 선생과 [10:55]

 

▲ 치밭목 대피소 풍경 [11:01]

 

▲ 오르막길 경사가 심한 곳이 많다 [11:12]

 

▲ 우연히 만난 박원순 서울시장님과 [11:20]

 

▲ 산이 높으니 골도 깊다 [11:49]

 

▲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 [12:05]

 

▲ 암봉 왼쪽으로 길이 나 있다 [12:06]

 

▲ 점심 먹은 곳에서 보이는 봉우리 풍경 [12:23]

 

▲ 점심을 먹고 출발 준비 중 [12:55]


12:58   점심을 먹고 중봉을 향해 출발, 계속 힘든 산행이 이어졌다. 언제 내린 눈인지 응달에는 눈이 그냥 깔려 있다. 서릿발이 비수처럼 줄을 지어 서 있는 곳도 있다. 아직도 가을이 많이 남은 것 같은데 여기는 벌써 겨울이 내려 앉았다. 출발한 후 45분 걸려서 중봉에 올랐다. 중봉 해발이 1874m이니 앞으로 41m만 더 올라가면 된다. 중봉에서 천왕봉까지는 30분이 채 안 걸렸다.


▲ 고사목과 가을 하늘 [13:22]

 

▲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13:22]

 

▲ 응달에는 내린 눈이 녹지 않았다 [13:34]

 

▲ 그냥 웃지요 [13:38]

 

▲ 능선과 골짜기가 끝이 안 보인다 [13:39]

 

▲ 해발 1874m의 중봉에서 [13:43]

 

▲ 중봉에서 홍세영 회장님과 [13:43]

 

▲ 천왕봉 다 왔어요 [14:08]

 

▲ 천왕봉 가까이서 바라본 중봉 [14:09]


14:12   해발 1915m의 지리산 천왕봉 정상에 올랐다. 지리산에 오를 때마다 참 큰 산이라는 것을 느끼는데 오늘도 꽤 힘들게 올랐다. 정상 표지석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이 보였다. 저렇게 해서라도 흔적을 남겨야 하나? 서 있는 사람들의 줄 길이를 보니 그냥 가는 게 상책이겠다. 미련없이 장터목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통천문을 통과한 후 제석봉으로 가는 길, 여전히 오르막을 걷는 데에는 힘이 든다. 제석봉을 지나면서 사방으로 시야가 트였다. 슬픈 사연이 담겨 있는 고사목지대가 길 양쪽으로 펼쳐져 있다. 죽어서 천 년이 간다는 주목들이 하얀 나신을 드러낸 채 여기 저기 아무렇게나 박아 놓은 말뚝처럼 서 있는 모습이 늦가을 오후 풍경을 더욱 애잔하게 만든다.


▲ 오른쪽은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내려가는 길 [14:14]

 

▲ 사람이 많은 지리산 천왕봉 정상부 [14:18]

 

▲ 천왕봉 정상에서 바라본 칠선계곡과 백무동계곡 [14:19]

 

▲ 천왕봉에서 제석봉으로 내려가는 길 [14:25]

 

▲ 통천문을 내려서며 [14:32]

 

▲ 해발 1814m의 통천문 이정표 [14:32]

 

▲ 제석봉으로 가는 길 [14:42]

 

▲ 해발 1808m의 제석봉 이정표 [14:51]

 

▲ 장터목 가는 길의 고사목 [14:54]

 

▲ 장터목 가는 길의 고사목 [14:55]


15:04   백무동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했다. 벌써 3시가 넘었네. 백무동까지 거리가 5.8km인데 5시까지 내려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내려가는 길은 대부분이 돌길이며 경사도 심하다. 소지봉을 지나고 물이 병아리 오줌처럼 나오는 참샘을 통과했다. 참샘에서 하동바위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매우 심하다. 게다가 돌길이다. 걸음을 조금 빨리 해서 앞서가는 사람들을 많이 따라 잡았다.


▲ 장터목대피소 건물 [15:04]

 

▲ 장터목 대피소에서 연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15:16]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5:24]

 

▲ 백무동길도 처음부터 끝까지 돌길이다 [15:43]

 

▲ 잠시 휴식중인 회원들 [15:56]

 

▲ 해발 1312m 소지봉 이정표 [16:02]

 

▲ 걷는 자만이 앞으로 나아간다 [16:08]

 

▲ 해발 1125m에 있는 참샘 [16:16]

 

▲ 하동바위로 내려가는 돌길 [16:22]

 

▲ 하동바위로 내려가는 돌길 [16:31]


16:33   하동바위 앞 계곡에 걸려 있는 출렁다리를 건넜다. 하동바위에서 백무동까지는 1.8km 거리, 서둘러야겠다. 내리막길이라 힘은 들지 않는데 모두 돌길이라 빨리 걸을 수가 없다. 백무동 계곡의 얼마 남지 않은 단풍이 가는 가을을 붙잡고 있다. 마침내 산길을 마감하고 도로에 내려섰다. 백무동 탐방지원센터와 상가 지역을 지나 주차장으로 내려가니 멀리 우리 버스가 보인다. 아이고, 다 끝났네.


▲ 출렁다리와 하동바위 [16:33]

 

▲ 하동바위 앞 이정표 [16:34]

 

▲ 백무동계곡의 단풍 [16:40]

 

▲ 백무동계곡의 단풍 [16:52]

 

▲ 백무동계곡의 단풍 [16:55]

 

▲ 하산길에 만난 대나무숲 [17:01]

 

▲ 새석대피소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7:04]

 

▲ 백무동 탐방지원센터 [17:05]

 

▲ 백무동 마을 상가 민박 지역 [17:09]


17:12   백무동 주차장 옆 도로 버스가 서 있는 곳에 도착했다. 많이 늦은 줄 알았는데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버스 옆에 마련한 자리에서 오징어국에 밥을 말아 소주를 마시며 한 그릇 비웠더니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는 기분이다. 회원들이 속속 도착하여 6시 5분에 백무동 출발, 단성나들목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인삼랜드 휴게소에 한 번 들른 버스가 8시 50분에 청주실내체육관 앞에 도착하는 것으로 늦가을 지리산 산행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 백무동 주차장 옆 도로에 주차되어 있는 우리 버스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