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오백리길 12구간 걷기
◈ 일시: 2012년 8월 17일 금요일
◈ 장소: 대청호 오백리길 12구간 푸른들비단길
◈ 코스: 청마리 아자학교 → 윗청동 → 아랫청동 → 가덕 → 평촌 삼거리 → 미산 → 종미리 → 안남면사무소
◈ 거리: 13km
◈ 시간: 4시간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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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마리 마을에 있는 이정표: 12구간 출발지 [13:00]
▲ 청마리 말티마을 표지석 [13:00]
▲ 대청호 오백리길 표지기 [13:05]
▲ 언덕을 오르다 바라본 청마리 마을 [13:07]
▲ 임도가 산사태로 막혔다 [13:11]
▲ 멀리 금강 위에 놓인 청마교가 보인다 [13;23]
▲ 비 내리는 고갯마루에 배롱나무 한 그루가 꽃을 피웠다 [13;26]
▲ 윗청동 마을의 폐가들이 보인다 [13:39]
13:40 윗청동마을에 오르니 폐허가 된 집 두 채가 보이고 그 언덕배기에 번듯하게 지은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아, 바로 농부 소설가 김봉난 할머니의 집이구나. 이 김봉난 할머니의 이야기가 '친정 엄마'라는 뮤지컬로 공연이 되었다는데. 개 두 마리가 짖어대는 소리를 듣고 할머니가 문을 열고 나오신다. 비가 오는데 좀 앉았다 가요. 비는 그쳤는 데요. 아랫청동은 어디로 가요? 왔던 길로 조금 내려가면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요. 고맙습니다.
아까 올라올 때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는데 그곳을 말하나 보다. 할머니가 일러주신 대로 왼쪽 길로 내려갔다. 개인이 만든 정자가 있고 농장식으로 울타리가 쳐져 있는데 길을 찾을 수가 없다. 두세 번 오르내리며 길을 찾아보았으나 허사였다. 다시 임도로 올라와 처음에 왔던 기로 다시 가보는데 아무래도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없는 것 같다. 하는 수 없이 할머니에게 길을 물으러 다시 윗청동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맞은편에서 낫을 든 중년 남자가 오고 있다. 아랫청동은 어디로 가나요? 예, 요 아래 정자 있는 데로 내려가면 되는 데요. 그쪽은 울타리로 막혀 길이 없던 데요. 저 꼭대기에 있는 집 옆으로 내려가면 안 되나요? 아, 우리 집에 갔다 왔군요. 그 남자는 김봉난 할머니의 아들이었다. 우리 집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도 되는데 길이 무척 험하거든요. 하면서 이러쿵 저러쿵 길을 일러주는데 도무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잘, 알겠습니다. 라고 인사를 하고 다시 윗청동 김봉난 할머니 집으로 올라갔다. 집에는 할머니도 안 계시고 개도 없었다. 상사화가 곱게 핀 집 옆길을 따라 비닐하우스가 있는 곳에 이른 후 조금 널찍한 길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풀이 발목을 덮지만 걸을 만 하다. 그러다가 길이 좁아지며 희미해졌다. 그리고 길게 뻗은 복분자 줄기가 길 위에 이리저리 엉켜 있어 헤쳐나가기가 보통 힘든 것이 아니었다.
대청호 오백리길 관리자들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인가? 코스를 만들어 놓았으면 길 정비를 해야할 것이 아닌가? 이건 무슨 정글대탐험도 아니고 어떻게 걸으란 말인가? 가시에 찔리고 가지에 부딪치며 20분 이상 동안 사투를 벌인 끝에 그 정글을 벗어날 수 있었다.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온 기분이다. 그런데 이 길이 맞기는 맞는 거야?
▲ 농부 소설가 김봉난 할머니 집 [13:40]
▲ 왼쪽 정자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3:47]
▲ 개인이 만든 사설 정자 [13:48]
▲ 여기서 다시 발길을 돌렸다 [14:09]
▲ 김봉난 할머니 집 옆에 피어 있는 상사화 [14:21]
▲ 김봉난 할머니 집에서 내려오는 길 [14:21]
▲ 아주 희미한 길을 따라 걷는다 [14:24]
▲ 오른쪽에 펼쳐진 대나무숲 [14:29]
▲ 표지기가 있는 것을 보니 길이 맞기는 한 모양인데 [14:32]
▲ 오른쪽 계곡에 물이 흐르고 있다 [14:42]
▲ 세 개씩 돌을 쌓아 만든 세 개의 돌탑 [14:44]
▲ 바람이 세게 불어도 괜찮은가? [14:44]
▲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피어오른다 [14:47]
▲ 벼가 익어가는 논 뒤로 아랫청동 마을이 보인다 [14:55]
▲ 아랫청동 마을에 서 있는 이정표 [14:56]
▲ 멀리 가덕교가 보인다 [15:21]
▲ 금강 위에 놓여 있는 가덕교 [15:24]
▲ 가덕교에서 바라본 금강: 안남 방면 [15:25]
15:27 가덕교를 건너 왼쪽 길로 들어섰다. 여기부터는 예전에 대청호 둘레길을 할 때 걸었던 곳이다. 금강변을 따라 걷는 길,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만 있을 뿐 사람은 전혀 없다. 구름이 많이 끼었는 데도 날은 덥다. 오른쪽 산 언덕에서 물이 흘러내리기에 머리는 드리 밀고 한참을 있었다. 뜨끈뜨끈하던 머리가 단번에 서늘해졌다. 그러고 또 걷는다.
등나무가든을 지나고, 해탈교를 지나고, 평촌삼거리를 지나자 아까 지나온 아랫청동마을이 금강 너머로 보였다. 조금 전부터 슬슬 들여오던 천둥소리가 잦아지더니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흩뿌리더니 점점 많이 내린다. 억수같이 내린다. 걷는 데에는 문제가 좀 있지만 시원해서 좋다. 그래, 어디 한 번 내려봐라. 왼쪽에 있는 붉은 수수밭에 비가 내린다. 온 천지에 비가 내린다.
▲ 가덕교를 건너면 만나는 이정표 [15:27]
▲ 금강 표지판 [15:27]
▲ 도로 오른쪽에 있는 등나무가든 [15:51]
▲ 해탈교 뒤로 연관사 절집이 보인다 [16:00]
▲ 평촌 삼거리에 서 있는 이정표 [16:01]
▲ 1박2일 촬영지 안내판 [16:03]
▲ 아까 내려왔던 아랫청동 마을이 금강 건너로 보인다 [16:05]
▲ 금강변을 걷다가 한 장 [16:10]
▲ 비가 내리고 있는 금강 [16:25]
▲ 요즘 보기 드문 붉은 수수밭 [16:36]
16:41 미산 마을에 도착했다. 왼쪽으로 감아돌자 충북유형문화재 제192호인 경률당이 보인다. 그런데 비는 왜 이렇게 오는 거야. 작은 개울을 건너 오른쪽 종미리 가는 길로 들어섰다. 비가 조금 그치는 듯 하더니 또 내린다. 종미리 마을을 지나 2차로 차도에 올라섰다. 왼쪽으로 둔주봉 능선이 보인다. 차도를 따라 안남면사무소로 가는 길, 해가 쨍쨍한데 비는 내린다. 여우가 시집을 가나, 호랑이가 장가를 가나?
연주교를 건너 안남면사무소 앞에 도착하는 것으로 대청호 오백리길 12구간 걷기가 끝났다. 오늘 두 코스를 걷는 데에 꽤 힘이 들었는데 무엇보다도, 무더위가 문제였다. 더위에 좀 강하다는 나 자신이 맥을 못출 정도니 말해 무엇하랴. 슈퍼에서 시원한 물을 하나 사면서 옥천 가는 버스 시간을 물어 보니 6시에 있단다. 워메, 35분이나 남았네.
비가 그치니 습도가 높아지면서 온도가 올라간다. 덥다. 하릴 없이 40분이란 시간을 보내고서야 옥천 가는 버스가 왔다. 손님도 별로 없다. 옥천에 도착하여 차에 오른 다음 에어컨을 트니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오늘 참 많이 걸었다. 오늘 걷는 데에 가장 큰 적은 역시 더위였다. 35도를 넘나드는 기온은 여러 면에서 걷는 것을 힘들게 만들었다. 어쨌든 조금 고생은 했더라도 무사히 걷기를 마쳤으니 그것으로 만족이다. 빨리 집에 가서 샤워하고 시원한 맥주라도 한 잔 해야겠다.
▲ 미산 마을에 서 있는 이정표 [16:41]
▲ 충북유형문화재 제192호인 경률당 [16:43]
▲ 향수 100리길 이정표 [16:49]
▲ 종미리 마을로 들어가는 길 [16:53]
▲ 대추나무에 대추가 주렁주렁 [16:58]
▲ 멀리 보이는 산이 둔주봉이다 [16:59]
▲ 종미리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이정표 [17:00]
▲ 연주교를 건너 [17:15]
▲ 대청호 오백리길 12구간 종착지 안남면사무소 앞 이정표 [17:17]
▲ 옥천읍 시내버스 터미널 옆에 다시 돌아왔다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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