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적봉 산행기
◈ 일시: 2012년 7월 21일 토요일
◈ 장소: 취적봉 728.3m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 코스: 석공예단지 → 사모바위 → 취적봉 → 옥순봉 → 덕산기계곡 입구 → 덕산1교
◈ 시간: 1시간 57분
◈ 회원: 청주 해맑은산악회 안내 산행
07:00 오늘은 해맑은 산악회가 안내하는 정선의 취적봉을 다녀오는 날이다. 사직동 실내체육관 앞에 서 있는 버스에 오르니 박민규 선생님이 반겨준다. 크게 이름이 나 있는 산이 아니라 그런지 오늘 산행에 참가하는 회원은 모두 28명, 자리가 널널하다. 7시 10분에 출발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국도로 안 가고 고속도로로 갈 모양이다. 국도로 가는 게 더 빠르고 거리도 가까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차가 하염없이 밀리기 시작했다. 오늘부터 대부분의 학교가 방학에 들어갔으니 강원도로 피서를 가는 차량이 많을 거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인데 왜 이 길로 들어섰단 말인가. 다행히 부분 부분 소통이 되어 2시간 20분 만에 버스가 횡성휴게소로 들어갔다. 호두과자를 사서 아침으로 먹었다.
버스는 계속 고속도로를 달린다. 소통은 원활하다. 진부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가 59번 국도를 따라 정선을 향해 달린다. 아우라지와 노추산으로 가는 42번 국도가 갈라지는 나전삼거리를 지나고, 정선군소재지를 지난 다음, 덕우삼거리에서 약간 떨어진 424번 지방도 옆 석공예단지 주차장으로 버스가 들어갔다.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 4시간 10분이 걸렸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바람에 80km 거리를 더 달렸고 시간도 한 시간이 더 걸렸다고 버스 기사가 투덜거린다.
▲ 영동고속도로 횡성휴게소 [09:33]
11:25 산행들머리인 석공예단지 주차장에서 산행 준비를 한 후, 잠시 도로를 따라 걷다 어천 위에 놓여 있는 하돌목교를 건너 옥수수밭 사이로 난 길로 들어섰다. 앞을 가로막고 있는 소나무들이 멋지다. 처음부터 경사가 심한 오름길이 계속 이어졌다. 땀이 비오듯 흘러내린다. 바람은 없다. 여름 산행은 고행이다. 더위와 땀과 습기를 이겨내야 한다.
정선 석공예단지
정선 석공예단지는 정선의 특산물중 하나인 칠보석과 목문석을 가공하여 아름다운 결이 살아있는 화병, 회전구, 미석, 펜꽂이, 스탠드 등 다양한 공예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6개 회사가 한곳에서 각각 한가지씩 전문제품을 만드는데 단지 내 6개업체 운영 중이다. 미광공예사, 희방공예사, 고려공예사, 조양공예사, 도화공예사, 흥왕공영 대흥광산(정선칠보석광산)이있다. 정선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신기한 돌들이 많아서 돌을이용한 석공예단지가 생겨났고, 정선의 석공예품들은 정선을 대표하는 특산품이다. 정선에서 석공예단지까지 승용차로 약 10분정도 소요된다.
▲ 정선 석공예단지 [11:28]
▲ 어천 위에 놓여 있는 하돌목교 [11:30]
▲ 하돌목교를 건너면 만나는 이정표 [11:33]
▲ 소나무가 반겨주는 숲으로 [11:34]
▲ 오름길이 가파르다 [11:40]
▲ 사모바위 아래에 있는 이정표 [11:59]
12:14 뱀처럼 휘감아도는 어천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오름길도 막바지다. 15분 정도 걸어올라 덕산기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봉우리에 도착했다. 취적봉 정상은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떨어진 곳에 있었다.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삼거리 봉우리로 돌아오는데 회원들이 그 봉우리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한다.
나는 점심으로 떡을 가져왔기 때문에 혼자서 덕산기계곡 쪽으로 내려가다가 적당한 공터가 있어 자리를 잡고 앉아 떡을 점심으로 먹었다. 오늘 참 더운 날이다. 바람도 없다. 다시 내려가는 길, 반선정으로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이 길이 맞는 건가? 모르겠다. 계속 가보자. 어딘가가 나오겠지. 아무도 없는 산길을 혼자 걷는다.
취적봉
강원도 정선에 고향같은 덕우리 마을이 있다. 우후죽숙 석림을 에두른 덕우리 사이를 상모를 돌리듯 흐르는 동대천 어름에 피리 부는 산 취적봉(728.3m)이 일필휘지로 거드름을 피운 모양새 또한 장관이다. 연산군의 네 세자가 이곳 버드내(유천리)에 유배되어 감자로 목숨을 연명하고, 피리를 불며 고향생각을 달래다가 중종이 내린 사약을 받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하여 취적봉이라 부르게 되었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어천 [12:04]
▲ 덕산기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2:21]
▲ 취적봉에서 이어지는 능선 [12:23]
▲ 해발 728.3m의 취적봉 정상에서 [12:24]
▲ 취적봉 정상에서 박민규 선생님과 [12:25]
▲ 떡을 점심으로 먹고 내려가는 길 [12:42]
▲ 반선정으로 내려가는 길 이정표 [12:46]
12:56 덕우삼거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났다. 왼쪽을 깎아지른 절벽인데 휘감아 돌아가는 어천이 멋진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얼추 한반도를 닮은 지형도 보인다. 어천 물빛이 옥색이다. 왼쪽으로 반선정 터 위에 솟아 있는 암벽이 보이고 정면으로 '낙모암'이라는 암벽이 보인다. 흐르는 물과 솟아 있는 바위가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어놓았다. 자연은 아름답다. 자연은 위대하다.
▲ 덕우삼거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2:56]
▲ 시루떡 모양의 바위 [12:58]
▲ 휘감아 돌아가는 어천 [12:59]
▲ 어천이 만들어낸 풍경 [13:04]
▲ 한반도를 닮은 지형인가? [13:05]
▲ 옥색 물빛이 곱다 [13:07]
▲ 어천이 만들어낸 풍경 [13:09]
▲ 걸어내려 온 어천 위 암벽 [13:11]
▲ 낙모암 [13:12]
13:14 거의 바닥에 내려오자 이정표가 보인다. 왼쪽으로 가면 반선정이 있다고 해서 어렴풋한 길을 따라 가보았더니 강물에 길이 막혔다. 반선정은 어디에 있나? 물이 빠져야 가볼 수 있나? 다시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 오른쪽 덕산기계곡으로 내려섰다. 물이 많아 등산화를 벗고 건넌 다음 차도로 올라섰다. 덕산1교 다리가 보인다. 1박2일에 나왔다는 '물맑은 집'도 보인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도로를 따라 덕우삼거리까지 걸어 가? 그럴 필요가 없지. 이 무더위에 아스필트 도로 5km를 걷는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버스를 이리 오라고 하면 될 게 아닌가. 다시 계곡으로 내려가 배낭을 벗어 놓고, 등산화도 벗고 땀을 씻기 시작했다. 날이 얼마나 더운지 물이 그리 차갑지는 않다. 그런데 우리 회원들은 왜 소식이 없는 거야?
▲ 반선정 가는 길 이정표 [13:14]
▲ 원추리가 피어 있는 어천변 [13:15]
▲ 반선정 터가 왼쪽에 있다 [13:16]
덕산기 계곡
마을, 산, 계곡, 강, 도로에는 저마다 어울리는 지명을 갖고 있다. 덕산기 지명은 이들 중 어느 곳과도 연결되지 않는 신비로운 지명이다. 고양산을 끼고 도는 덕산기는 수량의 변화에 따라 고립된 오지마을로 산, 강, 계곡, 도로가 시시각각 그 모습을 변화시킨다. 덕산기가 태고의 신비를 가진 신령스러운 곳이라는 말은 태초부터의 자연의 변화를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총 연장 12km의 덕산기는 100m 이상 되는 층암절벽(뼝대) 병풍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중간부에 은둔의 땅인 덕산기마을이 있다. 대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있는 상류에는 100m 이상 되는 울창한 낙엽송 지대와 바위너래 지대가 있으며, 옥빛자갈 위로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수려한 자연경관이 자랑이다.
▲ 덕산기계곡이 시작되는 곳 [13:25]
▲ 덕산1교 [13:26]
▲ 1박2일에서 두 번이나 촬영을 했다는 안내판 [13:26]
▲ 덕산1교 옆에 있는 민박집 '물 맑은 집': 1박2일 촬영을 했던 곳 [13:27]
13:56 내가 도착한 지 40분이 지나서야 첫 번째 후미가 물가로 내려왔다. 점심을 먹느라고 늦었나? 회원들이 속속 도착을 했지만 맨 마지막은 2시 40분이 되어서야 내려왔다. 내가 내려온 시간과 비교해보면 1시가 20분이나 차이가 나는데 그 얼마 안 되는 거리를 기어서 왔단 말인가? 이렇게 해서 산악회 운영이 될까? 어쨌든 덕산기계곡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아 돼지 수육, 소주, 맥주, 수박 등으로 뒷풀이를 하고 정선5일장을 구경하러 정선읍을 향해 출발했다.
▲ 박민규 선생님과 다른 한 회원이 물가로 내려오고 있다 [13:56]
▲ 물가에서 후미를 기다리고 있는 회원들 [14:35]
▲ 암벽과 물이 어우러진 덕산기계곡 [14:41]
▲ 계곡 암벽에 붙어 자라고 있는 식물들 [14:47]
▲ 돼지 수육과 소주, 맥주, 수박으로 뒷풀이 [15:00]
▲ 시원한 계곡 그늘에서 휴식 중 [15:17]
▲ 계곡 위 도로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5:37]
▲ 덕산기계곡을 떠나며 바라본 풍경 [15:43]
16:26 정산읍내 정선 오일장터 입구에 버스가 섰다. 오늘이 장날이 아닌지 장터는 한산한 편이었다. 아케이드로 되어 있는 상설상점을 둘러본 후 노래하는 엿장수가 있어 자리를 잡고 앉아 들어보았는데 나보다 조금 실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럭저럭 시간을 떼우고 곤드레나물을 하나 산 다음 버스로 돌아왔는데 회원들이 보이지 않는다. 5시가 출발 시간인데 왜 시간을 안 지키는 거지?
▲ 정선읍 정선오일장터 입구에서 하차 [16:26]
▲ 정선오일장터 입구 [16:28]
▲ 정선장터에 판매하는 물품들 [16:29]
▲ 정선장터의 모습 [16:31]
▲ 노래하는 엿장수: 나보다 조금 못 부르는 편이다 [16:39]
▲ 정선오일장 표지판 [16:51]
▲ 정선시장 먹자골목 입구 [16:52]
17:15 버스가 청주를 향해 출발했다. 이번에는 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국도를 따라 달린다. 그래, 이게 바른 길이야. 차도 별로 없는 왕복 4차로 국도를 시원하게 달린다. 고속도로 못지 않다. 동강휴게소와 음성만남의광장 휴게소에 잠깐 들른 버스가 청주에 도착하니 8시 30분이다. 아침에 고속도로로 올 때보다 한 시간 이상 단축이 되었다. 그렇다니까. 정선의 취적봉 산행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 38번 국도변에 있는 동강휴게소 [18:16]
▲ 음성만남의광장 휴게소 [19:35]
▲ 휴게소 앞에 있는 정크 아트 작품 [19:36]
▲ 휴게소 앞에 있는 정크 아트 작품 [19:38]
▲ 휴게소 뒤로 보이는 것은 가섭산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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