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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강원山行記

2012.07.07. [강원山行記 31] 강원 고성 마산(봉)

by 사천거사 2012. 7. 7.

 

마산(봉) 산행기

 

일시: 2012년 7월 7일 토요일

장소: 마산(봉) 강원 고성군  1052m

 코스: 알프스 리조트 → 마산 → 너덜지대 → 대간령 → 소간령 → 박달나무 쉼터

 거리: 10.7km

 시간: 4시간 29분

 회원: 청주 토요산악회 안내산행(홍세영, 이효정)

 

 

 

 

06:00   오늘은 청주 토요산악회에서 안내하는 마산(봉) 산행에 참가하는 날이다. 마산은 백두대간의 북쪽 마지막 구간에 속해 있는 산으로 진부령과 대간령 사이에 솟아 있다. 대간령에서 신선봉을 거쳐 미시령으로 가는 백두대간 길은 설악산국립공원의 출입금지구역이라 현재로서는 걸을 수가 없다. 지리산에서 시작한 나의 백두대간 걷기는 지금 백봉령에서 멈추었는데, 오대산과 설악산 지역에 출입금지구역이 많아 중단된 상태다. 출입금지가 언제 풀리려나.

 

6시 30분에 청주체육관 앞을 떠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어제까지 천둥번개를 치며 비가 내리던 날씨가 오늘은 활짝 개었다. 웬일인지 오늘따라 영동고속도로에도 차가 별로 없다. 중앙고속도로 원주휴게소로 버스가 들어갔다. 텅 빈 주차장 위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더 없이 곱다. 홍천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가 44번 국도를 따라 달린다.

 

예전에는 왕복 2차로의 좁은 길이었는데 지금은 왕복 4차로의 신작로라서 차들이 모두 씽씽 달린다. 한계령으로 가는 도로가 갈라지는 한계교차로에 있는 내설악광장 휴게소에 잠깐 들른 버스가 46번 국도를 따라 진부령 쪽으로 올라간다. 다시, 버스는 미시령으로 가는 56번 지방도가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 진부령 아래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알프스 리조트가 있던 곳으로 들어갔다. 

 

▲ 중앙고속도로 원주휴게소 [08:12]

 

▲ 원주휴게소의 하늘이 파랗다 [08:12]

 

▲ 한계령과 진부령 가는 길이 갈라지는 한계교차로 [09:47]

 

▲ 내설악광장 휴게소 [09:47]

 

10:25   지금은 문을 닫은 알프스 리조트 옆 도로에 버스가 섰다. 산행준비를 하고 알프스 리조트 콘도 건물 옆을 지나가는데, 10층 규모의 콘도 건물이 리모델링 공사를 하다 중단되었는지 겉만 조금 화려할 뿐 모두 폐허가 되어 있었다. 예전의 그 화려했던 모습은 다 어디로 가고 흉물만 남았단 말인가. 재개발공사도 중단된 모양인데 언제 옛 모습을 다시 찾을 것인가.

 

콘도 건물을 따라 가다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본격적인 산행에 접어들었다. 마산봉까지 1.4km 거리라고 이정표에 적혀 있다. 스키 리프트 종착지까지는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았다. 지금 내려오는 사람들은 뭔가? 아마 한밤중에 미시령을 몰래 통과해서 신선봉을 거쳐 여기까지 걸어온 사람들인 것 같다. 마산은 백두대간 북쪽의 마지막 봉우리다. 스키 리프트 종착지를 지나자 산행로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했다. 아울러 뒷다리가 팽팽해지며 땡기기 시작했다.

 

알프스 리조트

 

면적은 15만 평이다.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흘리() 해발고도 1,052m의 마산봉() 기슭에 위치한다. 일제강점기부터 스키장으로 이용되었고, 1971년부터 다시 개발되기 시작해 공식적으로는 1976년 대관령 용평리조트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개장하였다. 그 뒤 1984년 대영알프스리조트(주)에서 확대 개발해 국제 규모의 시설을 갖춘 지금의 스키장이 되었다. 그러나 경영악화로 2006년 4월에 문을 닫았고 2008년 말에 재개장을 위해 리모델링 공사 중이다.

한국의 스키장 가운데 가장 북쪽에 있어 적설량이 많고, 설질()도 뛰어나며, 3월 말까지 눈이 내리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스키장보다 적설 기간도 길다. 슬로프는 모두 8면으로, 초급자용부터 상급자용까지 갖추고 있다. 2면의 상급자용 가운데 하나만 제외하고는 모두 조명시설을 갖추고 있어 야간·새벽에도 스키를 탈 수 있다. 리프트는 모두 5기가 있다.

스키 외에 눈썰매장, 전면이 유리로 이루어진 수영장·볼링장·당구장·사우나 시설을 갖춘 스포츠센터, 첨단조명과 음향시설을 갖춘 디스코장, 6홀 규모의 골프장, 1990년 개장한 스키박물관 등이 있어 다양한 레저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그밖에 콘도미니엄·호텔·산장·음식점과 4개의 주차장(1만 4833평) 시설이 있다. 1일 수용능력은 2,500~3,800명이다.

 

▲ 알프스 리조트 옆 도로에서 하차 [10:26]

 

▲ 2006년 4월에 문을 닫은 알프스 리조트 콘도 건물 [10:26]

 

▲ 콘도 건물 왼쪽을 따라 간다 [10:31]

 

▲ 마산 산행 들머리에 있는 이정표 [10:33]

 

▲ 온갖 표지기가 잔뜩 달려 있는 철망 앞에서 홍세영 회장님 [10:37]

 

▲ 잡초 지대를 지나서 [10:38]

 

▲ 스키 리프트 종착지를 향하여 [10:40]

 

▲ 경사가 많이 급해진 산행로 [10:45]

 

▲ 회장님 힘내세요! [10:57]

 

10:58   옅은 운무가 퍼지고 있는 산행로 주변의 풍경이 환상적이다. 하늘로 뻗은 나무들의 굵기가 적당해서 더 그런 분위기가 난다. 그나 저나 운무가 걷혀야 전망이 좋을 텐데. 조금 평탄해졌던 길이 너덜지대로 변하고 다시 오름길이 이어졌다. 이윽고 다 낡은 이정표가 보이고 그 앞으로 마산 정상이 빤히 보였다. 변변한 정상석 하나 없는 마산 정상은 작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백두대간에 있는 산인데 어째서 관리가 이 모양일까? 어쨌든 정상에 올랐으니 사진을 몇 장 찍고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다시 내려와 대간령 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큰 봉우리에 올랐으니 길은 다시 내리막이다. 20분 조금 넘게 걸어 오른쪽에 있는 병풍바위 꼭대기에 올랐더니 회원들이 여기저기 모여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우리도 어디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 나무와 운무가 만들어낸 작품 [10:58]

 

▲ 산행로 왼쪽 사면 풍경 [11:04]

 

▲ 길이 조금 평탄해졌다 [11:08]

 

▲ 그리 길지 않은 너덜지대 [11:19]

 

▲ 마산봉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이정표 [11:27]

 

▲ 해발 1052m의 마산 정상에서 [11:29]

 

▲ 방향을 바꾸어서 한 장 [11:29]

 

▲ 마산 정상에서 홍세영 회장님 [11:34]

 

▲ 가지가 몇 개인지 알 수 없는 나무 [11:42]

 

▲ 병풍바위 꼭대기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회원들 [11:58]

 

12:00   병풍바위 아래 공터에 점심상을 차렸다. 나는 떡을 점심으로 준비했으니 아무데서나 어떻게 먹어도 상관이 없다. 간단히 점심을 마치고 다시 대간령을 향해서 출발, 30분 정도 숲길을 오르내리자 사방이 확 트이는 전망대가 나타났다. 신선봉 쪽은 산불이 난 듯 운무가 피어오르는데 바람에 이리저리 일렁이고 있었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전망대부터 너덜지대가 시작되었다.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커다란 바위들이 아무렇게나 널려 있는 너덜지대를 내려가는 데에는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자칫 바위 틈새에 발이라도 빠지게 되면 부러질 수도 있는 판국이었다. 너덜지대를 마감하고 계속 아래로 내려가는데 이런, 길이 끊어졌다. 하는 수 없이 왼쪽 사면을 치고 올라갔더니 능선에 제대로 된 산행로가 나 있었다.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으니 4거리 안부인 대간령이다.

 

▲ 병풍바위 아래 공터에서 점심 [12:03]

 

▲ 점심을 마치고 떠날 준비 [12:19]

 

▲ 회장님을 따라 열심히 걷는 중 [12:36]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신선봉 쪽 풍경 [12:53]

 

▲ 본격적인 너덜지대의 시작이다 [12:55]

 

▲ 신선봉 쪽은 보이지 않네 [12:56]

 

▲ 커다란 바위가 제멋대로 흩어져 있는 너덜지대 [13:00]

 

▲ 운무가 퍼지는 풍경 [13:10]

 

▲ 바위벽에 붙어 자라고 있는 양지꽃 [13:11]

 

13:23   새이령 또는 샛령이라고도 하는 대간령에 내려섰다. 대간령은 4거리 안부로 왼쪽은 도원리로 내려가는 길이고 곧장 가면 신선봉으로 가는 길이다. 신선봉을 거쳐 미시령으로 가는 백두대간 길은 설악산국립공원 출입금지구역으로 정해져 있다. 마장터로 가는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어제 내린 비 탓인지 산행로를 따라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다.

 

사면길은 곧 계곡 옆으로 난 길로 바뀌었다. 어제 내린 비로 인한 작은 폭포들이 여기 저기 만들어져 있다. 물이 흐르는 계곡을 여러 번 건너야 했는데 돌로 된 징검다리가 물에 잠겨 등산화를 벗어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여름인데 물은 얼음처럼 차갑다. 그리 넓지 않은 계곡을 건너는 데에도 피부를 파고드는 차가움이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든다.

 

▲ 대간령(새이령, 샛령)에 있는 이정표 [13:24]

 

▲ 4거리 안부인 대간령 [13:24]

 

▲ 어제 비가 온 탓에 산행로에 물이 흐르고 있다 [13:26]

 

▲ 산행로 왼쪽에서 만난 작은 폭포 [13:30]

 

▲ 하산로에는 건너야 할 물길이 많다 [13:38]

 

▲ 물살이 꽤 센 곳도 있고 [13:52]

 

▲ 여기는 아예 벗고 건너야 한다 [13:57]

 

14:07   낙엽송 사이로 난 걷기 좋은 길이 나타났다. 길은 아주 평탄하다. 오른쪽으로 통나무집이 보인다. 조금 더 진행하다 오른쪽으로 가면 마장터가 나오는데 그냥 통과했다. 그렇고 그런 계곡길이 계속 이어졌다. 어느 덧 운무가 모두 사라지고 날이 활짝 개었다. 설악산국립공원에서 세운 출입금지구역 표지판을 지나 커다란 내를 하나 건넜더니 왼쪽으로 미시령으로 가는 56번 지방도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박달나무쉼터 휴게소 건물이 보였다. 실제적인 산행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마장터

 

마장터는 인제군 북면 용대리와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를 연결하는 샛길이다. 지난 70년대초까지 진부령과 미시령이 없던 시절에는 영동과 영서를 연결하는 실크로드(무역통로)였다고 한다. 마장터를 넘는 산 이름이 지름길이라는 뜻을 가진 샛길인 샛령(해발 641m)이다. 샛령은 설악산에서도 험하기로 유명한 마산봉과 신선봉 사이를 넘는 가장 쉽고 짧은 지름길이어서 이곳을 통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장터는 고성과 양양(지금의 속초)사람들이 소금과 고등어, 이면수, 미역 등 내륙지역인 인제사람들이 좋아하는 해산물을 지게에 지고 올랐고 인제사람들은 감자와 콩, 팥 등 곡물을 지게에 지고 올라 농산물과 수산물을 교환하던 무역로였다. 마장터란 이름도 마방과 주막이 있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마장터가 왕성했던 시절에는 농산물이 수산물보다 귀해 인제사람들의 수입이 짭짤했다고 한다. 그래서 부지런했던 일부 고성과 속초사람들은 수산물값을 한푼이라도 더 받기위해 멀리있는 원통장까지 왕래하다보니 마장터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면서 마장터는 산속에도 불구하고 30가구 이상 살았던 마을로 변창했다. 해방전까지만 해도 인제군수와 양양군수가 샛령정상 성황당에서 성황제를 올렸다는 구전이 내려온다. 그러나 지난 70년대 화전정리가 시작되고 진부령과 미시령이 생기면서 마장터는 옛사람들의 추억을 간직한 전설의 고향이 됐다.

 

▲ 낙엽송 숲길이 시작되었다 [14:07]

 

▲ 경사가 거의 없는 평탄한 길 [14:16]

 

▲ 다시 또 낙엽송 숲길이 이어지고 [14:16]

 

▲ 목 마른 산행객을 위한 작은 배려 [14:26]

 

▲ 계곡을 따라 산행로는 계속 이어진다 [14;45]

 

▲ 출입금지 표지판이 서 있네 [14:48]

 

▲ 이 물길을 건너면 박달나무 쉼터가 나온다 [14:50]

 

▲ 56번 지방도 옆에 있는 박달나무 쉼터: 해발 400m [14:59]

 

▲ 56번 지방도 옆에 주차되어 있는 버스 [15:00]

 

15:00   버스에 도착했다. 물에 젖은 등산화를 벗고 슬리퍼를 신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땀에 젖은 티셔츠를 갈아 입고 버스 옆에 설치한 그늘막 아래 앉아 먼저 온 회원들과 시원한 맥주를 마셨다. 맛이 기가 막히다.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는지 회원들의 도착 시간이 자꾸 늦어지고 있다. 4시 쯤 여성회원들이 비빔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가져온 재료를 섞어 45인분의 비빔밥을 비볐는데 차가운 오이냉국과 함께 먹으니 그만이다. 안내 산행 따라와서 비빔밥은 처음 먹어본다.

 

회원들이 모두 도착하고, 비빔밥도 다 먹고, 막걸리도 다 마시고 해서 4시 50분에 버스가 출발했다. 산행의 피로가 몰려오는데다 배가 부르니 졸음이 온다. 졸며 깨며 하는 동안에 원주 휴게소에 잠깐 들른 버스가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토요일 저녁은 서울로 가는 길이 한가해서 마음껏 달릴 수 있다. 아침보다는 시간이 많이 덜 걸려 8시 10분에 청주 종합경기장 앞에 도착하는 것으로 한여름의 마산 산행은 막을 내렸다.

 

▲ 56번 지방도 미시령 방향 [15:34]

 

▲ 비빔밥을 만들고 있는 여성회원들 [15:47]

 

▲ 오른쪽 아래로 보이는 바위가 창암 [16:31]

 

▲ 중앙고속도로 원주휴게소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