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산 산행기
◈ 일시: 2011년 12월 24일 토요일
◈ 장소: 작약산 경북 상주시 이안면 770m
◈ 코스: 구미리 마을회관 → 느티나무 → 작약산 → 억새밭 → 임도 → 구미리 마을회관
◈ 시간: 4시간 3분
◈ 회원: 평산회원 5명(유재철, 홍세영, 이규필, 지학근, 이효정)
07:30 오늘은 평산회에서 상주에 있는 작약산으로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 날씨를 살펴보려고 창문을 열었더니 어머나! 세상에! 밤 사이에 눈이 하얗게 내렸다. 그것도 제법 내렸다. 예상하지 못한 눈은 우리에게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데, 좋은 점은 산에 가서 눈을 밟아 볼 수 있다는 것이고 나쁜 점은 산행지까지 가는 길이 미끄러워 운행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산행에 참가하는 회원들로부터 연신 전화가 온다. 눈이 잔뜩 왔는데 산에 가는 겨? 가야지. 7시 35분에 다섯 명의 회원이 내 차를 타고 신흥고 체육관 앞을 출발했다. 차가 다니지 않은 36번 국도에는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있다. 사륜구동으로 세팅을 한 다음 앞 차와의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조심스럽게 달렸다. 증평을 거쳐 괴산으로 가는 도로에는 차가 별로 없어 운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
▲ 집결지인 신흥고 실내체육관 [07:31]
▲ 밤 사이에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다 [07:32]
08:40 괴강 옆에 있는 만남의 광장 휴게소로 들어갔다. 차도 없고 사람도 거의 없다. 나는 우동을 하나 시켜 아침으로 먹고 다른 회원들은 유재철 고문님이 가져오신 만두를 먹었다. 휴게소에서 바라보는 괴강의 겨울 풍경이 을씨년스럽다고 할까, 고즈녁하다고 할까. 연풍나들목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언제 치워놓았는지 고속도로는 눈 하나 없이 말끔하다. 그래서 눈과 관계 없이 제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 문경함창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32번 지방도를 따라 농암 쪽으로 진행을 하다 우회전해서 구미리 마을로 들어갔다.
▲ 얼음이 언 괴강 [09:04]
▲ 괴강 옛다리가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09:04]
10:12 산행 들머리인 구미리 마을회관 앞에 차를 세웠다. 산행준비를 한 다음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는데 마을 할머니 두 분이 이 눈길에 어디를 가느냐고 걱정이 태산이시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 작약산 상봉에서 소작약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상주는 원래 감골인데 몇몇 감나무에는 매달린 감들이 그냥 말라서 얼어붙어 있다. 마을회관에서 느티나무가 있는 임도까지는 계속 시멘트 포장도로였다.
▲ 산행들머리인 구미리 마을회관 앞에 주차 [10:14]
▲ 마을회관 옆에 있는 산행 안내도 [10:15]
▲ 마을회관에서 바라본 작약산 주능선 [10:16]
▲ 눈길에 산에 간다고 동네 할머니의 걱정이 태산이시다 [10:17]
▲ 감나무에 감들이 그냥 매달려 있다 [10:22]
▲ 동네에 있는 작약산 이정표 [10:23]
▲ 포장도로를 따라 걷고 있는 회원들 [10:25]
▲ 길 옆에 있는 이정표와 홍세영 회장님 [10:31]
▲ 파른 하늘과 작약산 주능선 [10:33]
▲ 포장도로가 계속 이어지고 [10:38]
10:40 수령이 500년도 넘은 것 같은 속이 빈 느티나무가 겨울바람을 맞으며 서 있고, 그 옆에는 석연암이라는 커다란 바위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길 옆에 바알갛게 녹이 슨 안내판이 서 있는데 구미리 마을 연혁과 약수터에 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느티나무 바로 위에는 임도가 지나가고 있었고 약수터에 관한 안내문이 하나 서 있었다.
안내문 왼쪽 지능선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아이젠을 착용하기가 애매할 정도의 경사가 진 오름길이 계속 이어졌다. 눈 아래에 깔려 있는 낙엽 때문에 조금 미끄럽기는 하지만 나는 그냥 버티면서 올라갔다. 대신 스틱을 적절하게 사용했다. 작약산이 700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갔더니 곧장 상봉으로 가는 길과 약수터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타났다.
▲ 석연암과 느티나무가 보인다 [10:40]
▲ 녹이 슨 구미리 연혁과 약수터 안내문 [10:41]
▲ 느티나무 옆에 있는 석연암 [10:41]
▲ 속이 비어 있는 느티나무 [10:43]
▲ 헐벗은 나무와 하얀 눈 때문에 완전 겨울분위기다 [10:44]
▲ 느티나무가 있는 곳을 출발하기 직전 [10:44]
▲ 임도 옆에 서 있는 약수터 안내문 [10:47]
▲ 무덤이 있는 곳을 지나고 [10:53]
▲ 걷기에 편안한 길도 이어지고 [11:02]
▲ 몸이 더워졌으니 겉옷을 하나씩 벗고 [11:07]
▲ 이정표와 유재철 고문님 [11:07]
11:14 삼거리 이정표를 보니 약수터까지 600m라고 적혀 있다. 8부 능선에 약수터가 있다니 안 보고 갈 수가 없지. 계곡 쪽으로 횡단을 하던 길이 계곡을 건너면서 왼쪽 급경사길로 이어졌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괜찮은데 눈바람이 불어오면 차가운 기운이 뼛속까지 파고 든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꽤 추운 날이다. 하늘은 저렇게 파란데 발밑은 또 그렇게 하얗다.
약수터가 있음직한 곳에 도착을 했는데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약수터로 가는 길이 눈에 덮여 버렸나보다. 이리 저리 궁리를 하다가 약수터 찾는 일은 포기하고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길은 건너편에 있는 능선 쪽으로 횡단을 하면서 나 있었다. 지도를 보니 아까 삼거리에서 상봉으로 곧장 올라가는 길과 만나게 되어 있었다.
▲ 이정표가 서 있는 약수터 갈림길 삼거리 [11:14]
▲ 작은 계곡을 건너 [11:23]
▲ 왼쪽 경사가 급한 길로 올라간다 [11:24]
▲ 하늘색을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까? [11:26]
▲ 잠시 쉬면서 과일을 간식으로 [11:27]
▲ 요 하늘 색깔도 만만치가 않네 [11:43]
▲ 다시 급경사길을 올라간다 [11:43]
▲ 약수터는 어디에 있는 거야? [11:46]
▲ 상봉 능선 쪽으로 횡단하는 길 [11:54]
12:01 상봉으로 곧장 올라가는 능선에 올라섰다. 이정표를 보니 약수터까지 10분 걸린다고 적혀 있다. 여기서 작약산 정상까지는 10분이 조금 더 걸리는 거리였는데, 나는 정상에서 5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거북바위를 구경한 다음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거북바위에서는 청화산, 조항산, 둔덕산 등이 보이고 그 오른쪽 가은읍 뒤로는 구왕봉, 희양산, 뇌정산, 백화산 등이 보였다.
작약의 꽃봉오리를 닮았다는 작약산 정상 표지석의 글씨가 참 보기에 좋다. 충북에서도 저런 표지석 좀 만들어 세우면 얼마나 좋을까? 정상에서는 앞으로 가야할 능선과 소작약산(시루봉)이 잘 보였다. 기념사진을 찍고 정상을 내려가면서 점심 먹을 곳을 찾는데, 눈바람을 막아주며 바닥에 눈이 없는 곳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도 걷지 않은 순백의 능선만이 계속 이어질 뿐이었다.
▲ 상봉으로 곧장 올라가는 길에 있는 이정표 [12:01]
▲ 거북바위 뒤로 청화산, 조항산, 둔덕산이 보인다 [12:15]
▲ 가은읍 뒤로 구왕봉, 희양산, 뇌정산, 백화산이 보인다 [12:15]
▲ 정상에서 내려다본 구미리 방면 [12:16]
▲ 해발 770m의 작약산 정상에서 [12:19]
▲ 작약의 꽃봉오리를 닮았다는 작약산 정상에서 [12:19]
▲ 작약산 정상에서 [12:19]
▲ 작약산 정상에서 [12:19]
▲ 작약산 정상에서 [12:20]
▲ 맨 오른쪽에 있는 봉우리가 소작약산(시루봉) [12:21]
▲ 아무도 밟지 않은 순백의 능선길 [12:34]
▲ 열심히 능선을 걷고 있는 회원들 [12:34]
12:39 작약산 임도까지 30분 거리 라고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 10분 정도 걷다가 조금 경사가 진 곳이지만 바람이 없고 눈도 없는 곳에 점심상을 차렸다. 20분 정도 점심으로 김밥을 먹은 다음 출발, 다시 능선을 따라 걷는데 어째 자꾸 길이 아래로 내려간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들어나보다. 다시 올라가기도 뭐하고 해서 그냥 하산을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점심을 먹은 곳 위 능선에서 왼쪽으로 가는 길이 있었는데 쌓인 눈 때문에 오른쪽 하산길로 접어들은 것이었다. 내려가는 길은 뚜렷하기도 했지만 표지기도 종종 붙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길인 것 같다.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났다. 그 왼쪽으로 소작약산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데, '요놈들, 내가 싫은 거야? 왜 그리로 내려갔어?' 하고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산은 참 무서운 곳이다. 능선 하나, 계곡 하나만 잘못 타도 전혀 엉뚱한 곳으로 가고 마니 말이다.
▲ 능선에 서 있는 이정표 [12:39]
▲ 비탈면에 차린 소박한 점심상 [12:50]
▲ 점심을 먹고 나서 정리를 하고 있는 회원들 [13:08]
▲ 홍세영 회장님 [13:10]
▲ 나보다 앞서 간 짐승 발자국 [13:11]
▲ 소나무 숲길 [13:26]
▲ 오른쪽 바위가 곧 떨어질 것 같다 [13:32]
▲ 양지 바른 곳에 있는 산불감시초소 [13:35]
▲ 원래 가려고 했던 소작약산(시루봉) [13:36]
13:42 이정표가 서 있는 임도에 내려섰다. 여기서는 임도를 따라 느티나무가 있는 곳까지 가서 마을회관으로 내려갈 수 있고, 임도를 건너 약간 오른쪽에 있는 능선을 따라 내려갈 수도 있다. 능선길을 걷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20분 정도 걸어 느티나무가 있는 곳에 이르렀고 다시 20분 정도 걸어 차를 세워 둔 구미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했다.
산행 후 정리를 마친 다음 3시 35분에 마을회관을 출발, 문경함창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한 다음 이번에는 상주청원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청주 쪽으로 달렸다. 문경 쪽으로 가는 것보다 거리는 좀 더 멀지만 계속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오늘처럼 도로 사정이 안 좋을 때는 시간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예상했던 대로 채 두 시간이 안 걸려서 청주의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산행에 참가했던 회원 다섯 명과 산행 후 회식에 참가한 신현대, 신영식 회원이 함께 제일수산에 모여 자연산 놀래미회를 시켜놓고 맥주와 소주를 마셨다. 한 해의 산행을 마무리하는 자리답게 그 동안의 여러 가지 산행 에피소드가 만발했고, 다가오는 새 해에는 더 열심히 산에 다니자는 새로운 각오들이 난무했다. 더 좋았던 것은, 고맙게도 회식 경비를 신영식 회원이 지불했다는 것이다.
▲ 임도에 내려서서 만난 이정표 [13:42]
▲ 느티나무가 있는 곳으로 이어지는 임도 [13:42]
▲ 느티나무에서 바라본 작약산 능선 [14:01]
▲ 아이젠을 벗고 있는 회원들 [14:01]
▲ 소작약산(시루봉)에서 뻗어내린 능선 [14:10]
▲ 마을회관으로 내려오며 바라본 능선 [14:10]
▲ 마을회관으로 내려오며 바라본 능선 [14:12]
▲ 다시 돌아온 구미리 마을회관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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