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명산 산행기
◈ 일시: 2011년 9월 25일 일요일
◈ 장소: 봉명산 697m / 경북 문경 문경읍
◈ 코스: 인공암벽 → 팔각정 → 전망대 → 정상 → 김해 김씨 묘 → 우무실 마을 →
인공암벽
◈ 시간: 5시간 38분
◈ 회원: 백만사회원 9명
봉명산(697m)은 문경읍 마원리 우무실마을에 있는 문경읍의 앞산이어서 올라서면 문경읍이 한눈에 들어오고 주흘산, 조령산, 백화산, 성주봉이 문경읍을 빙둘러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던 과거 석탄과 흑연을 생산하던 봉명광업소가 있던 곳이며, 금학사라는 절도 있었으나 지금은 절터만 남았다. 과거에는 산 아래에 정기적으로 물이 솟는 조천이란 샘이 있었다고 전하나 지금은 찾을 길이 없다. 정상에서 탁 트인 조망은 일품이다. 정상 부근에는 강대바위와 촛대바위가 있고, 산 앞으로는 조령천이 흐른다. 아래 등산로에 시루떡을 닮은 바위가 셋이 있는데 제일 위의 시루떡 바위에 불상이 새겨져 있다. 문경온천과 한눈에 조망되는 주흘산 모습이 좋아 등산객이 많이 찾고 있으며 매년 등산객이 늘어나고 있다.
09:05 오늘은 백만사에서 문경에 있는 봉명산으로 산행을 가는 날이다. 굳이 문경으로 방향을 잡은 이유는 문경시 동로면에 가서 오미자를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작년에 국사봉을 들렀다가 동로면에서 산지 오미자를 구입했는데 엑기스를 내려 차로 마시니 맛이 일품이었다. 사전 정보에 의하면 금년에는 오미자 가격이 많이 올랐단다. 생산량은 늘었는 데도 수요가 워낙 많다보니 물량이 딸려 가격이 오른 모양이다.
두 대의 차로 신동아아파트를 출발, 증평에서 34번 국도로 따라 괴산 쪽으로 달렸다. 날은 더 없이 화창하다. 9시 55분에 괴강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바깥에는 차가 많은데 어째 건물 안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연풍에서 3번 국도를 따라 문경읍으로 들어갔다. 내비게이션에 문경온천이라고 찍고 갔는데 온천 바로 앞 조령천 건너에 인공암벽이 있었다.
▲ 괴강휴게소에서 [10:13]
▲ 괴강을 배경으로 [10:14]
10:48 인공암벽 오른쪽에 있는 공터에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했다. 무슨 의도에서 만든 인공암벽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거의 사용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백만사의 트레이트 마크인 발대식을 하고 출발, 산행안내도 옆 계단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계단의 경사가 가파르다. 처음부터 장딴지에 힘이 들어간다. 가파른 경사길은 5분 거리의 팔각정까지 계속 이어졌다.
▲ 산행들머리에 있는 인공암벽 [10:49]
▲ 백만사의 트레이트 마크인 발대식 [10:50]
▲ 산행들머리에 있는 계단을 향하여 [10:52]
▲ 들머리 계단 옆에 있는 봉명산 안내도 [10:52]
▲ 들머리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0:52]
10:57 팔각정은 전망이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왼쪽으로 백화산에서 황학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하늘을 가르고 있고, 이화령 오른쪽으로 문경읍내를 내려다보고 있는 주흘산 암릉이 파란 하늘 하얀 구름 아래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주흘산, 참 여기서 봐도 멋진 산이다. 우리가 팔각정 안으로 들어가자 안에서 쉬고 있던 할아버지 두 분이 자리를 뜨신다. 괜히 자리를 뺏었나? 인절미와 포도즙을 간식으로 먹고 난 후 출발, 밧줄이 매어져 있는 경사가 급한 길을 따라 걸음을 계속 옮겼다.
▲ 들머리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팔각정 [10:57]
▲ 팔각정에서 바라본 문경읍내와 주흘산 암릉 [10:59]
▲ 아름다운 주흘산 암릉 [10:59]
▲ 백화산에서 황학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11:00]
▲ 팔각정에서 인절미를 간식으로 [11:04]
▲ 팔각정을 떠나 숲으로 [11:10]
▲ 밧줄이 있는 오름길 [11:18]
11:20 한 고비 급경사 길을 오른 다음 무덤 옆에서 휴식을 취했다. 다시 출발, 오늘 처음 이정표를 만났다. 마고산성, 봉명산 방향으로 계속 걸어가는데 아무래도 마을로 내려가는 길 같다. 다시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 오른쪽으로 나 있는 희미한 산길을 따라 걸어 올랐다. 잠시 후 제법 뚜렷한 형태를 갖고 있는 석축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고산성인 모양이다.
석축을 오른쪽으로 감아돌았더니 전망이 확 트이면서 앞에 과수원이 펼쳐져 있고 그 뒤로 봉명산 정상부가 보였다. 그런데 어디가 길이야? 아무래도 왼쪽에 있는 능선으로 올라붙어야 할 것 같다. 과수원 옆 둔덕길을 따라 걷다가 능선으로 올라갔더니 다시 왼쪽으로 주흘산과 성주봉 쪽 전망이 펼쳐졌다. 바위손이 붙어 있는 바위벽을 내려간 다음 좌우로 길이 나 있는 안부를 지났다.
마고산성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마원리 정곡마을 뒷산에 있는 석성(石城)으로 북쪽의 가파른 절벽을 이용하여 동쪽과 서쪽, 남쪽에만 성벽을 쌓았다. 길이는 약 750m이며 높이 2~4m, 폭 3~5m이다. 성 밖에서 보는 성벽의 높이는 보통 6~20m 정도이며 20m가 넘는 곳도 있다. 남쪽에 있는 성문 부근에는 높이 6m, 길이 12m의 수직 성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성마루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문경새재, 계립령, 이화령 고개가 바라다 보이며 조령천이 감싸고 흐르는 문경읍도 내려다보인다. 성 안에 있는 밭에서는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백자조각 등 각종 토기류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오래전부터 성 안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삼국시대 때에 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 무덤 옆에서 휴식 [11:22]
▲ 오늘 처음 만난 이정표 [11:27]
▲ 보호 목책이 설치되어 있는 길 [11:28]
▲ 마고산성 석축이 보인다 [11:34]
▲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는 마고산성 [11:34]
▲ 뒤에 보이는 것이 봉명산 [11:36]
▲ 과수원 가장자리로 올라오고 있는 회원들 [11:39]
▲ 하얀 구름을 이고 있는 주흘산 [11:41]
▲ 들판 오른쪽으로 보이는 성주봉 [11:41]
▲ 과수원에서 내려오고 있는 회원들 [11:42]
11:48 안정된 산길로 접어들어 휴식을 취했다. 정우종 회원이 사과를 꺼내 놓는다. 우리 백만사의 특징은 쉴 때마다 무언가를 먹는다는 것이다. 먹고 나서 잠시 걷다가 또 쉰다. 이번에는 권성희 회원이 오이를 나누어준다. 먹고 나서 걷다가 또 쉬는데 이번에는 이용원 회원이 가져온 소보루빵과 커피가 돌아간다. 점심으로 가져온 김밥은 언제 먹나? 걷기 좋은 평원길이 나타났다. 길 옆 바위에 붉은 페인트로 진행방향을 알려주는 화살표를 그려 놓았다.
▲ 쉬고 [11:49]
▲ 걷다가 [11:58]
▲ 쉬면서 먹고 [12:08]
▲ 쉬면서 또 먹고 [12:18]
▲ 다시 걷다가 [12:23]
▲ 또 쉬고 [12:57]
▲ 바위에 붉은 페인트로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13:03]
13:07 임도가 갈라지고 있다. 화살표가 왼쪽으로 올라가라고 되어 있어 꺾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길은 여전히 임도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던 임도 옆 바위에 왼쪽 산사면으로 올라가라는 붉은 페인트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길이 아닌 것 같은데 가야 하나? 모르겠다, 일단 가보자. 나무가 별로 많지 않은 사면을 따라 올라갔더니 암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지형적으로 보아 암벽을 오른쪽으로 우회해야 위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아까와는 달리 경사가 급한데다 부러진 나뭇가지와 흘러내리는 흙 때문에 발이 자꾸 미끄러진다. 괜히 길을 두고 잘못 안내해서 회원들을 고생시키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 그지 없는데 회원들은 말없이 잘도 따라온다. 오른쪽으로 얼마간 트레버스를 하자 길이 나타났다. 생각해보니, 아까 화살표가 있는 곳에서 그냥 더 임도를 따라 진행을 했어야 이 길로 올라올 수 있는 것이었다. 제대로 된 길을 찾으니 발걸음이 가볍다.
▲ 임도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13:07]
▲ 걷기에 좋은 길 [13:14]
▲ 조금 구체적인 내용이 적혀 있다 [13:16]
▲ 없는 길을 만들어 올라오는 중 [13:27]
▲ 개척산행을 하고 있는 백만사회원들 [13:27]
▲ 제대로 찾은 길로 올라오는 중 [13:34]
13:44 오늘 산행의 백미,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전망바위에 올라섰다. 왼쪽으로 백화산에서 황학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 보이고, 이화령을 지나 조령산과 신선암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도 보인다. 중앙에는 주흘산 암릉이 모습 전체를 온전하게 보여주고 있고, 그 오른쪽으로 포암산에서 대미산을 거쳐 황장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도 잘 보인다. 맨 오른쪽으로는 성주봉의 암벽도 보이고. 거의 다 다녀온 산들이 빙둘러 서 있는 광경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주흘산 능선 [13:44]
▲ 전망바위: 포암산에서 대미산, 황장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오른쪽에 성주봉 [13:44]
▲ 전망바위: 이화령 오른쪽으로 조령산, 신선암봉 [13:44]
▲ 백화산에서 황학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13:45]
▲ 전망바위에서 여성회원들 [13:53]
▲ 전망바위에서 남성회원들 [13:54]
14:05 산불감시카메라가 서 있는 정상에 올랐다. 특이하게도 하얀색 표지석이 있는 정상은 그리 넓지 않았으며 잡목 때문에 조망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활공장 건물이 있는 단산 능선과 암벽이 드러나 있는 성주봉에서 운달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대미산에서 황장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은 잘 보였다.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전망바위가 있는 곳으로 내려와 점심상을 차렸다. 김밥과 김치, 누룽지밥, 달걀, 소주가 점심 메뉴이었는데, 앞이 확 트인 전망 좋은 곳에서 먹어서 그런지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았다.
▲ 봉명산 정상에 있는 산불감시카메라 [14:05]
▲ 봉명산 정상: 성주봉과 운달산이 보인다 [14:07]
▲ 봉명산 정상: 활공장이 있는 단산에서 배나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14:07]
▲ 봉명산 정상: 대미산에서 황장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 [14:08]
▲ 해발 697m의 봉명산 정상에서 [14:09]
▲ 봉명산 정상에서 남성회원들 [14:09]
▲ 전망바위에서 점심 먹기 전: 백만사를 위하여! [14:24]
▲ 화기애애한 분위기 [14:53]
14:55 점심을 먹은 후 서서히 하산 모드에 접어들었다. 올라올 때는 못보았던 밧줄이 매어져 있는 곳을 내려가 임도에 도착했고 오른쪽으로 계속 운행을 해서 임도 삼거리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올라올 때와 반대쪽으로 나 있는 임도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꽤 이용을 많이 했던 길 같은데 지금은 잡풀이 많이 나서 그 형태가 많이 훼손되어 있었다.
임도가 능선길과 만났다. 왼쪽에 잘 다듬어진 묘가 하나 있는데 지도에 나오는 김해 김씨 묘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여기서 왼쪽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얘긴데 정상에서 내려올 때 그 길을 왜 발견하지 못했을까? 모르겠다. 아뭏든 정상을 다녀왔으면 되지 뭐. 오른쪽으로 나 있는 능선길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걷기에 아주 좋은 부드러운 소나무 숲길이다. 날은 덥지만 나무가 계속 햇볕을 가려줘 큰 다행이었다.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주흘산 암릉 [14:55]
▲ 밧줄이 매여져 있는 곳 [15:11]
▲ 너덜지대를 내려오고 있는 정우종 회원 [15:19]
▲ 임도를 걷고 있는 이방주 회장님 [15:27]
▲ 김해 김씨 묘 [15:40]
▲ 내려가는 길 소나무숲 [15:41]
▲ 마을 가까이서 본 백화산-황학산 백두대간 능선 [15:51]
16:08 마원3리 우무실 마을 도로에 내려섰다. 조용한 산밑 마을이다. 도로 오른쪽 과수원에 사과가 한창 따끈한 가을볕에 익어가고 있다. 마원3리 마을회관을 앞을 지나 조령천을 따라 나 있는 포장도로를 걷다가 오른쪽 서울대연수원 부지로 꺾어들었다.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피어 있는 연수원 부지 오른쪽으로 계단이 있는데 살펴보니 '다라니절'로 올라가는 계단이었다.
▲ 마원3리 우무실 마을 [16:08]
▲ 마을 도로로 내려서는 곳 [16:09]
▲ 사과가 한창 익어가고 있다 [16:11]
▲ 마원3리 마을회관 건물 [16:12]
▲ 갈대가 피어 있는 조령천 [16:13]
▲ 조령천을 따라 나 있는 도로 [16:14]
▲ 다라니절로 올라가는 계단 [16:20]
▲ 서울대연수원 부지에 핀 코스모스 [16:21]
▲ 사설 야생화 연구소 [16:23]
16:30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에 다시 돌아왔다. 산행을 하는데, 쉬기도 많이 쉬었지만, 시간도 꽤 많이 걸렸다. 차에 올라 901번 지방도를 타고 동로면으로 달렸다. 여우목고개를 넘어 생달리로 들어가자 '오미자마을'이란 간판이 나타나고 도로 양쪽으로 오미자밭이 즐비했다. 일단 작년에 오미자를 구입했던 동로초등학교 옆 가게로 갔는데 물량이 30kg 정도 밖에 없고 게다가 주인이 보통 퉁명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오미자 때문에 돈을 벌더니 엉뚱한 배짱이 생겼나보다.
차를 돌려 다시 생달리 쪽으로 오면서 수확을 하는 곳을 들렀는데, 간신히 세 번째 수확장에서 80kg을 거의 뺏어오다시피 했다. 내일 택배로 보내야 한다는 것을 사정반 강제반으로 10kg에 구만 원씩 주고 구입을 했다. 다시 한 곳에서 30kg을 구입했는데 이곳은 십만 원이었다. 다른 곳에서 구만 원에 샀다고 하니까 그럼 그곳에 가서 사란다. 야, 언제부터 오미자 파는 사람의 목이 이렇게 뻣뻣해졌나.
어쨌든 사려고 했던 오미자를 모두 확보해서 차에 싣고 청주로 달렸다. 추분이 지나서 그런지 낮이 많이 짧아졌다. 어두운 밤길을 달려 청주 인터넷고등학교 건너편에 있는 '원당한우촌'에 도착하니 8시가 다 되었다. 산행에 참석하지 못한 이완호 회원을 불러 회원 전체가 한우 최고급 부위와 소주로 회식을 했다. 봉명산에서 받은 정기가 회식장에서 면면히 뿜어져나오는 그런 저녁이었다.
▲ 다시 돌아온 산행들머리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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