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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전북山行記

2011.11.26. [전북山行記 18] 전북 완주 장군봉

by 사천거사 2011. 11. 26.

장군봉-삼정봉 산행기

◈ 일시: 2011년 11월 26일 토요일 

◈ 장소: 장군봉 735m / 삼정봉 682m / 전북 완주군 동상면  

◈ 코스: 주차장 → 대슬랩 → 장군봉 → 725봉 → 해골바위 → 주능선 → 삼정봉 → 주차장

◈ 시간: 6시간 25분

◈ 회원: 평산회원 3명


 

 


07:00   오늘은 평산회에서 전북 완주에 있는 장군봉으로 산행을 가는 날이다. 전북에는 다섯 개의 유명한 바위산이 있는데 대둔산, 구봉산, 장군봉, 고정봉, 고리봉이 바로 그것이다. 장군봉은 금남정맥이 지나가는 봉우리며 또한 특전사의 야전훈련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청주 아파트를 출발해서 신동갑 회원과 홍세영 회장님을 픽업한 다음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고속도로는 한산하다.

 

08:18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에 들렀다. 바람은 조금 찬데 춥다기보다는 시원하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 같다. 이른 시간인데도 휴게소 주차장은 거의 빈 곳이 없다. 경기가 어쩌고 저쩌고 해도 놀러 다니는 사람은 다 다닌다. 원두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출발, 익산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봉동읍을 거쳐 17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삼기교차로에서 732번 지방도에 들어서서 달리다 보니 왼쪽으로 운암산이 눈에 들어온다.

 

운암산은 작년에 아내와 함께 다녀온 곳인데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대아저수지와 동상저수지의 경관이 아주 뛰어나다. 운암산 암벽은 부사관들의 산악훈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오른쪽으로 역시 작년에 다녀온 동성산의 산행 들머리인 음수교가 보인다. 동성초등학교에서 갈라지는 55번 지방도를 따라 조금 달리다 구수마을로 좌회전해서 들어갔다. 도로 입구에 '산악 극복 훈련장'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유격훈련장도 아니고 산악 극복 훈련장이란다. 


▲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 [08:18]


09:20   구수산장에 이르기 직전 오른쪽에 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한 다음 출발, 민박집인 구수산장을 지나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갔다. 도로 양쪽에 전원주택 풍의 아름다운 집들이 몇 채 보인다. 곶감을 말리는 대형 건조시설물도 보인다. 주황색의 감들이 매달려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완주군 동상면은 상주, 영동과 함께 곶감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 장군봉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09:22]

 

▲ 주차장 왼쪽에 있는 산행 안내도 [09:24]

 

▲ 민박집 구수산장 [09:27]

 

▲ 피라칸사스와 전원주택 [09:30]

 

▲ 대형 곶감건조 시설물 [09:33]

 

▲ 멀리 장군봉 정상이 보인다 [09:34]


09:37   군훈련장으로 들어가는 길 오른쪽으로 널찍한 길이 나 있고 이정표가 장군봉 가는 길이라고 손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널찍한 길을 따라 3분 정도 올라가니 또 이정표가 있고 길은 왼쪽 숲으로 들어간다. 고만고만한 산길이 이어졌다. 오늘은 산행하기에 참 좋은 날이다. 적당한 온도에, 적당한 햇빛이 내리 쬐고, 또 적당한 바람이 불어준다. 장군봉은 이름 난 암산인데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바위가 보이지 않는다.


▲ 군훈련장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 [09:37]

 

▲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드는 곳 [09:40]

 

▲ 해발 325m에 있는 이정표 [09:44]

 

▲ 잠시 쉬어갑시다 [09:50]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0:00]


10:12   경사가 45도가 넘는 대슬랩 지역이 나타났다. '추락위험'이라는 표지판이 바위벽에 붙어 있고 그 오른쪽으로 경사가 조금 약한 곳에 쇠사슬이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슬랩 지역은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었다. 잠시 후 바위 지역이 또 나타났다. 쇠사슬과 발판 덕분에 크게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전북 5대 암산 중의 하나라는 장군봉의 위력을 슬슬 발휘하나 보다. 암벽이나 암릉으로 되어 있는 산은 나무가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전망이 좋다. 전망 좋은 곳, 아래로 구수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 경사가 45도 넘는 대슬랩 [10:13]

 

▲ 슬랩 지역을 올라선 신동갑 회원 [10:13]

 

▲ 나도 올라가고 [10:13]

 

▲ 홍세영 회장님도 올라오고 [10:14]

 

▲ 또 나타난 암벽지역 통과 [11:19]

 

▲ 쇠줄과 발판이 설치되어 있는 암벽 [10:20]

 

▲ 회장님, 올라오시지요 [10:20]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구수마을 [10:22]

 

▲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는 홍세영 회장님 [10:23]

 

▲ 바위에 올라 주변을 구경하는 중 [11:29]

 

▲ 암릉길을 올라오고 있는 회원들 [10:30]


10:43   전망대 바위에 올랐다. 운장산에서 연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맨 뒤를 가르고 있고, 그 앞으로 이름 모를 능선들이 겹겹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눈을 돌려 오른쪽을 보니, 앞으로 가야할 삼정봉 능선이 보이고 그 왼쪽으로 운암산이 아련하다. 전망대를 벗어나자 장군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본격적인 암벽 산행이 시작되었다. 특히 정상 바로 직전의 맨 꼭대기 부분은 삐끗하면 죽음과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이라 보통 긴장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 맨 뒤 운장산과 연석산 능선 [10:43]

 

▲ 연석산에서 뻗어내린 능선 [10:43]

 

▲ 삼정봉 왼쪽 뒤로 운암산이 보인다 [10:43]

 

▲ 장군봉을 향하여 한 발 한 발 [10:47]

 

▲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신동갑 회원과 [10:50]

 

▲ 장군봉 정상부의 모습 [10:51]

 

▲ 경고판이 붙어 있는 암벽 [10:55]

 

▲ 온통 바위로 되어 있는 장군봉 정상 [10:58]

 

▲ 암벽을 오르고 있는 신동갑 회원 [10:59]

 

▲ 암벽을 오르고 있는 홍세영 회장님 [11:00]

 

▲ 정상 마지막 부분: 쇠줄과 발판을 이용해서 올라야 한다 [11:01]


11:03   해발 738m의 장군봉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이정표가 있고 번듯한 표지석도 있었다. 그런데 웬 얼음이 다 있나. 주변을 조망한 다음 정상을 떠났다. 운장산 쪽 능선으로 조금 가니 사자바위가 있고 그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 있다. 거의 직벽에 가까운 암벽이 나타났다. 쇠줄과 밧줄, 발판이 설치되어 있는데도 얼음이 얼고 물이 흘러 미끄럽다. 온 몸을 다 써가며 간신히 내려왔다. 이런 곳은 조심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15분 정도 암릉을 걸어가자 또 직벽이 나타났다. 역시 온 신경을 다 써서 잔뜩 긴장을 하고 내려와야 했다. 그렇게 힘든 곳을 내려왔더니 보기 좋은 그림 하나를 보여준다. 바로 두꺼비 바위였다. 어떻게 바위 모양이 실제 모양과 저렇게 똑 같을까. 조물주의 솜씨인가? 자연의 오묘함인가? 하늘에서 장인이 내려와 멋진 조각품을 하나 남겨 놓았구나.


▲ 장군봉 정상에 있는 이정표 [11:03]

 

▲ 언제 언 얼음이 아직도 남아 있나 [11:04]

 

▲ 앞으로 가야할 능선 [11:04]

 

▲ 해발 738m의 장군봉 정상에서 [11:06]

 

▲ 정상에서 운장산 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사자바위 [11:09]

 

▲ 장군봉 정상에서 평산회원들 [11:12]

 

▲ 정상 밑 암벽 하산길: 얼음이 얼고 물이 흘러 미끄럽다 [11:20]

 

▲ 암벽을 내려오고 있는 홍세영 회장님 [11:21]

 

▲ 장군봉 정상부의 모습 [11:30]

 

▲ 직벽에 가까운 암벽을 내려온 회장님 [11:36]

 

▲ 장군봉의 명물 두꺼비바위 [11:45]


11:57   예전에 헬기장이 있었던 725봉에 올랐다. 시간도 그렇고 공간도 넓고 해서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상을 차렸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에 그냥 그냥 불어오는 바람이 신선하다. 40분 동안 느긋하게 앉아서 점심을 먹고 출발, 지금과는 전혀 다른 낙엽이 깔린 부드러운 능선길이 시작되었다. 삼각점을 하나 지나 조금 걸어가니 해골바위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705봉이다.

 

우리는 삼정봉을 거쳐 하산을 할 계획이므로 해골바위 쪽으로 내려가면 안 되지만, 장군봉의 3대 바위 중의 하나인 해골바위를 안 보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일단 배낭을 705봉에 내려놓고 해골바위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크게 위험한 곳은 없었지만 내리막 경사가 보통이 아니다. 아이구, 구경도 좋지만 이 길을 또 어떻게 올라가나?


▲ 725봉에 매달려 있는 표지기들 [11:57]

 

▲ 예전에 헬기장이었던 725봉 [11:58]

 

▲ 725봉에서 705봉으로 가는 평탄한 길 [12:39]

 

▲ 능선을 걷다 만난 삼각점 [12:40]

 

▲ 해골바위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 [12:43]


12:57   해골바위, 일명 '용 뜯어먹은 바위' 꼭대기에는 정말로 용의 비늘 같은 모양이 나 있었다. 꼭대기에서는 전망이 좋아 특히 구수마을과 앞으로 가야할 삼정봉 쪽 능선이 잘 보였다. 해골바위의 진수는 꼭대기보다 정면에서 바라보아야 느낄 수 있다. 둥그런 바위에 움푹 움푹 들어간 구멍들이 눈과 코, 입의 모양을 나타내고 있는데, 그 중 맨 아랫쪽에 있는 입부분에는 올라갈 수 있다. 해골바위를 구경하고 15분 정도 힘들게 걸어 다시 705봉으로 올라왔다. 다리가 뻐근하다. 이제 삼정봉 쪽 능선으로 가는 일만 남았다.


▲ 해골바위 꼭대기 부분 [12:57]

 

▲ 해골바위 꼭대기에서 바라본 구수마을 [12:58]

 

▲ 해골바위 꼭대기에서 바라본 삼정봉 쪽 능선 [12:58]

 

▲ 해골바위(일명 용 뜯어먹은 바위) [12:59]

 

▲ 해골바위 입 안에 들어가서 [13:02]

 

▲ 해골바위 입 안에서 한 장 [13:02]

 

▲ 해골바위 꼭대기에 올라서서 [13:06]

 

▲ 해골바위를 보고 다시 705봉으로 올라왔다 [13:23]

 

▲ 705봉에서 삼정봉 쪽으로 [13:30]


13:34   왼쪽으로 길이 갈라지고 있고 철조망에 표지기가 두어 개 달려 있다. 금남정맥과 삼정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라고 판단하고 왼쪽 길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능선을 따라 나 있던 길이 점점 희미해지더니 아예 없어지고 말았다. 지형을 살펴보니, 삼정봉으로 가는 주능선은 오른쪽으로 나 있고 지금 내려온 길은 지능선이었다. 어떻게 하나?

 

일단 계곡 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냉장고 만한 바위들이 널려져 있는 계곡에는 조릿대가 자라고 있어 우리의 발길을 계속 느리게 만들었다. 바위에 채이고 조릿대에 긁혀가며 가능한 한 오른쪽 주능선 방향으로 헤쳐나갔다. 마침내 계곡 바닥에 내려섰는데 길이 뚜렷하다. 만세! 야호! 오늘 별의 별 훈련을 다 해보는구나. 산악극복 훈련을 제대로 하는구나. 오른쪽 계곡을 따라 삼정봉 쪽 주능선으로 올라갔다.


▲ 지능선으로 내려가고 있는 신동갑 회원 [13:34]

 

▲ 힘들게 내려온 계곡길 [13:52]

 

▲ 커다란 바위와 조릿대로 덮여 있는 계곡 [13:52]

 

▲ 길 찾은 계곡에서 만난 운지버섯 [14:07]

 

▲ 계곡에서 주능선으로 올라가는 길 [14:08]


14:11   삼정봉으로 가는 주능선 안부에 올라섰다. 낙엽이 잔뜩 깔려 있는 편편한 안부는, 악전고투를 하며 방금 내려왔던 바위 천지의 조릿대 숲길과는 천양지차였다. 그래서 옛말에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 라는 말이 생겨났나 보다. 한 숨을 돌린 후 삼정봉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 봉우리에 올라서니 왼쪽으로 장군봉에서 705봉까지 뻗어 있는 능선이 한 눈에 들어왔다. 장쾌하다.

 

2시 38분에 해발 665m의 삼정봉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서부터는 계속 내리막인데 대부분이 암릉길이다. 게다가 경사도 보통 급한 것이 아니다. 그나마 능선 왼쪽으로 보이는 장군봉의 멋진 암벽과 암릉이 위로가 된다. 능선 위를 걷고 있을 때문 몰랐지만 능선을 벗어나 멀리서 보니 장관이다. 그래서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라는 말이 생겨났나 보다.


▲ 주능선 안부는 낙엽 천지다 [14:11]

 

▲ 하늘을 가르고 있는 장군봉 주능선 [14:27]

 

▲ 해발 665m의 삼정봉 정상에서 [14:41]

 

▲ 하산길에 바라본 장군봉 주능선 [14:52]

 

▲ 삼정봉에서 오른쪽으로 뻗은 능선 [15:02]

 

▲ 장군봉 정상 오른쪽으로 운장산이 솟아 있다 [15:04]

 

▲ 장군봉 정상을 배경으로 [15:05]


15:10   급경사 하산길이 계속 이어졌다. 울퉁불퉁한 바위가 있고, 낙엽이 깔려 있고, 그 아래가 마사토라서 빨리 걸을래야 걸을 수가 없다. 가끔 나타나는 소나무 숲길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마침내 긴 하산길을 마감하고 도로에 내려섰는데, 그 지점은 바로 곶감을 말리고 있는 건조시설물 바로 앞이었다. 도로 옆 개울물에 손을 씻고 주차장으로 직행했다.  

 

4시에 주차장을 출발했다. 내비게이션에 '고속'을 지정했더니 가장 가까운 나들목으로 안내를 하는데, 그곳이 바로 익산포항고속도로의 소양나들목이었다. 괜히 내비게이션만 믿었다가 고속도로비만 더 들어가게 되었다. 그래서 '내비게이션은 참고용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차가 별로 밀리지 않아 6시에 청주에 도착, 제일수산에서 놀래미회를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는 것으로 평산회의 11월 장군봉 암릉 산행을 끝마쳤다.


▲ 바위에, 낙엽에, 마사토에 힘든 하산길 [15:11]

 

▲ 걷기에 좋은 곳도 간혹 있고 [15:32]

 

▲ 도로 뒤로 곶감 건조 시설물이 보인다 [15:39]

 

▲ 뒤돌아서서 바라본 장군봉 정상 [15:46]

 

▲ 장군봉 주차장에 붙어 있는 산불조심 경고문 [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