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산행/전북山行記

2011.05.08. [전북山行記 15] 전북 남원 봉화산

by 사천거사 2011. 5. 8.

봉화산 산행기

◈ 일시: 2011년 5월 8일 일요일

◈ 장소: 봉화산 919.8m / 전북 남원 야영

◈ 코스: 복성이재 → 꼬부랑재 → 봉화산 → 광대치 → 대안리

◈ 시간: 4시간 40분 

◈ 회원: 아내와 함께(청주 메아리산악회 안내 산행)


 

 


07:00   오늘은 메아리산악회를 따라 봉화산으로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봉화산은 2007년 7월 30일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거쳐 지나온 적이 있는데 넓은 철쭉군락지가 있어 5월이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꽃을 보러 찾는 곳이다. 청주종합경기장 앞 주차장에 서 있는 버스에 올라 서청주나들목으로 가는데 중간에서 친구인 규필이가 탄다. 어, 너도 산에 가는 거니?

 

08:20   덕유산휴게소로 버스가 들어갔다. 바야흐로 황금 연휴를 맞았겠다 날씨 좋겠다, 휴게소 주차장에는 관광버스들이 그득했다.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놀러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 어쨌든 여행은 좋은 것이다. 커피를 한 잔씩 마신 다음 승차 출발, 익산-포항고속도로 장수나들목에서 버스가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19번 국도를 따라 달리던 버스가 수분령을 넘은 다음 번암면에서 743번 지방도를 따라 복성이재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도로 왼쪽으로 번암면에서 만들어놓은 철쭉군락지가 보인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 [08:21]

 

▲ 덕유산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08:32]


09:35   복성이재에는 이미 도착한 버스들이 여러 대 있었고 버스 마다에서 산행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저 백두대간 상에 있던 산으로만 여겨지던 봉화산이 조림을 위해 심은 철쭉 때문에 지금은 봄철에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명소가 되었다. 사람 팔자 시간 문제라고 했던가. 산행들머리에 서 있는 복성이재 이정표는 4년 전과 여전했다.

 

복성이재에서 매봉까지는 경사가 급한 오름길이다. 사람들이 줄을 지어 올라가는 바람에 빨리 가려고 해도 빨리 갈 수가 없다. 아름다운 소나무숲을 지나자 사방의 시야가 트이면서 주변 경관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봉화산 백두대간 능선에는 철쭉, 억새, 관목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전망이 좋은 편이다. 매봉이 가까워지자 철쭉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데 핀 놈도 있지만 안 핀 놈이 더 많다.


복성이재

 

복성이재는 해발 601.4m. 전북 남원시 아영면과 장수군 번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백두대간의 고개로서, 산줄기는 시리봉과 봉화산을 잇고, 물줄기는 낙동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이다. 임진왜란(1592년)이 일어나기 전, 기인 변도탄이 천기를 보고 국가에 큰 전란이 일어날 것을 예측하고, 대비할 것을 상소하였으나 평화로운 기운을 어지럽게 한다 하여 관직을 삭탈 당했다. 

 

그후 전란을 대비하며 피난처를 탐색하던 중, 천기의 기운이 남쪽으로 비쳐 그 빛을 따라 지리산으로 향하는데 북두칠성 중에 복성 별빛이 이곳에 멈추었다. 변도탄은 별빛 멎은 곳에 자리 잡아 움막을 짓고 살았다. 이런 내력으로 인해 이 고개 이름이 복성이재가 되었다. 이후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며 복성이 마을을 이루었다. 복성이재의 남쪽에는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가 서로 영토 쟁탈전을 벌였던 아막산성(전북지방기념물 제38호)이 있다.


▲ 751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복성이재 [09:37]

 

▲ 복성이재에 있는 백두대간 이정표 [09:38]

 

▲ 산행길 처음은 경사가 가파르다 [09:40]

 

▲ 소나무가 아름다운 길이 나타나고 [09:42]

 

▲ 매봉으로 올라가고 있는 산행객들 [09:52]

 

▲ 매봉에서 철쭉을 배경으로 [09:58]

 

▲ 매봉에서 철쭉과 구상리 마을을 배경으로 [09:58]


09:59   매봉에서부터 치재까지 또 그 너머로 철쭉군락지가 능선 양쪽으로 펼쳐져 있는데 아직 꽃이 피지 않아 군데군데 붉은 기운만 조금씩 비치고 있었다. 사람 키보다 더 큰 철쭉 사이로 난 터널을 통과하는 산행객들마다 '아쉽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고 있다. 그래, 이곳 철쭉들이 모두 꽃을 피웠다면 주변이 온통 보랏빛 풍년이었으리라. 그런데 날씨 참 좋네.


▲ 매봉에서 바라본 봉화산 정상 [09:59]

 

▲ 철쭉군락지로 내려가는 산행객들 [09:59]

 

▲ 철쭉군락지를 배경으로 [10:00]

 

▲ 철쭉군락지를 배경으로 [10:00]

 

▲ 철쭉군락지를 배경으로 친구 이규필[10:00]

 

▲ 철쭉 터널로 들어서는 중 [10:03]

 

▲ 키보다 더 큰 철쭉나무들 [10:03]

 

▲ 군락지를 내려와 전망대에서 [10:04]

 

▲ 군락지를 내려와 전망대에서 [10:04]


10:06   주차장이 100km 거리에 있다는 이정표가 치재에 서 있다. 그렇다면 차로 주차장까지 와서 100m만 걸어 올라오면 능선에 도착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참 편한 세상이다. 길 옆 그늘진 공터에서 잠시 쉬며 간식을 먹었다. 봉화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많다. 초여름 같은 날씨에 나무에 새 잎이 돋은 터라 그늘이 부실해 걷는데 상당히 덥다. 멀리 봉화산 정상이 보인다. 야호!


▲ 매봉 쪽 철쭉군락지 [10:07]

 

▲ 치재 아래에 있는 주차장 [10:07]

 

▲ 여기는 철쭉이 활짝 피었네 [10:08]

 

▲ 잠시 쉬면서 먹을 간식을 준비 [10:24]

 

▲ 발걸음도 가볍게 [10:34]

 

▲ 소나무 사이로 바라본 철쭉군락지 [10:38]

 

▲ 여전히 산행객이 많다 [10:44]

 

▲ 다리재를 지나면서 봉화산 정상을 배경으로 [11:04]

 

▲ 길 양쪽에서 꽃을 피운 조팝나무 [11:04]


11:15   해발 919.8m의 봉화산 정상에는 어른 키보다 더 큰 표지석이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봉수대가 만들어져 있었다. 정상에서는 조망이 좋아 우리가 지나온 능선과 앞으로 가야 할 능선이 잘 보였다. 사람이 많다 보니 표지석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쉽지가 않다. 정상에서 광대치로 가는 길은 큰 나무라고는 없는 완만한 능선길이었다. 정자가 있는 4거리 안부인 봉화산 쉼터를 지났다.


▲ 해발 919.8m의 봉화산 정상에서 [11:15]

 

▲ 봉화산 정상에서 친구 이규필 [11:16]

 

▲ 정상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11:16]

 

▲ 봉화산 정상에서 [11:18]

 

▲ 서부지방 산림청에서 2010년10월에 축조한 봉수대 앞에서 [11:18]

 

▲ 광대치 쪽으로 뻗어 있는 능선 [11:21]

 

▲ 나무가 없는 능선길 [11:22]

 

▲ 봉화산 쉼터에 있는 정자 [11:29]


11:38   큰 나무가 없이 초원만 펼져지는 능선길이라 그늘이 없어 점심 먹을 곳이 마땅치가 않다. 길에서 조금 떨어진 오른쪽 아래 나무 그늘에 터를 잡고 옹색하나마 점심상을 차렸다. 양말까지 벗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점심을 먹었다. 날은 덥지만 점심 후 마시는 따끈한 커피맛이 일품이다. 무명봉을 지나 15분 정도 걸었더니 오른쪽으로 산행날머리인 대안리 마을이 보인다. 주차장에 세워진 버스들도 보인다. 능선길은 계속 이어진다. 그런데 광대치는 어디에 있는 거야? 


▲ 나무 그늘 아래에서 점심상을 차리는 중 [11:39]

 

▲ 해발 870m 무명봉 안내판 [12:07]

 

▲ 조팝나무가 하얗게 꽃을 피웠네 [12:12]

 

▲ 멀리 대안리마을 주차장이 보인다 [12:23]

 

▲ 광대치는 어디에 있는 거야? [12:29]

 

▲ 산행 중에 만난 홀아비꽃대 [12:40]

 

▲ 가을분위기가 나는 길 [12:40]

 

▲ 밧줄을 잡고 내려가야 하는 곳 [12:58]

 

▲ 우리를 반겨주는 신록 [13:10]


13:13   광대치에 내려섰다. 곧장 가는 길은 중치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고 대안리는 오른쪽 내리막길로 들어서야 한다. 임도에 내려서서 왼쪽 길을 따라 가니 다시 길은 능선으로 이어졌다. 내려가는 길, 나무에 매달린 순록의 잎들이 애 띄고 깨끗하다. 길 오른쪽에 작은 계곡이 있고 물이 흐르고 있었다. 우리가 선두라고 하니 서두를 것도 없고 해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시원한 물에 발을 씻었다. 거 참 시원하네.

 

산길이 끝나고 시멘트 포장도로가 시작되었다. 길 왼쪽 둔덕에 애기똥풀이 곱게 피어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다. 대안리 마을 정자인 대안정을 지나 대안리 주차장으로 내려가니 꽤 넓은 주차장에 관광버스가 가득했다. 모두 철쭉을 보러 온 모양인데 참 많이도 왔다. 나라 전체에서 철쭉을 보러 오는 곳이니 그럴 만도 하다. 이웃 지역에 있는 바래봉에는 철쭉이 피었을까?


▲ 해발 820m의 광대치에 있는 이정표 [13:13]

 

▲ 일단 임도를 따라 가다 다시 능선으로 들어선다 [13:21]

 

▲ 계곡에서 시원한 물로 세족 [13:36]

 

▲ 애기똥풀이 피어 있는 하산길 [14:01]

 

▲ 대안리 마을 정자 대안정 [14:12]

 

▲ 멀리 대안리 주차장이 보인다 [14:15]

 

▲ 대안리 마을 표지석 [14:17]


14:18   버스에 배낭을 싣고 나니 시간적 여유가 많아 근처에 있는 논둑에서 쑥을 뜯기 시작했다. 2시 50분까지 꽤 많은 쑥을 뜯은 다음 버스로 돌아와 도토리묵을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셨다. 주차장에 서 있는 차들마다 모두 늦게 도착하는 산행객들을 기다리며 먹거리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물론 그냥 간단하게 한 잔 하는 것은 좋은데 지나치면 좋지 않다.

 

15:32   버스가 출발했다. 오늘은 산행이 일찍 끝나 이대로라면 6시에는 청주에 도착할 것 같다. 대안리를 빠져 나온 버스가 백전면에서 1001번 지방도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갔다. 대봉산 산행을 할 때 내려와 택시를 탔던 빼빼재를 넘고 대봉산 산행들머리인 은행마을을 지나 서상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덕유산휴게소에 잠깐 들른 버스가 다시 출발해서 달리기 시작하는데 판암부터 차들이 밀리기 시작하더니 계속 조금씩 정체가 되어 결국 6시 30분이 되어서야 종합경기장 앞에 도착을 했다.

 

오늘은 비록 만개한 철쭉은 보지 못했지만 신록이 가득 들어찬 봄산의 기운을 마음껏 들이마신 그런 산행이었다. 우리가 못본 철쭉은 곧 화려하게 피어나 그 화려한 자태를 우리 다음에 온 사람들에게 실컷 자랑할 것이다. 아내와 함께 집 근처에 있는 풍년갈메기살 음식점에서 갈메기살 3인분에 소주를 2병 마시며 아쉬움을 달래는 것으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했다.


▲ 대안리 주차장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4:24]

 

▲ 도토리묵에 막걸리 한 잔 [14:56]

 

▲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