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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전북山行記

2010.12.19. [전북山行記 13] 전북 완주 능바위산

by 사천거사 2010. 12. 19.

능바위산 산행기

◈ 일시: 2010년 12월 19일 일요일

◈ 장소: 능바위산 475m / 전북 완주 운주 

◈ 코스: 주차장 → 화암사 → 불명산 → 장선리재 → 능바위산 → 장선리재 → 임도 → 주차장 

◈ 시간: 4시간 56분  

◈ 회원: 이완호, 이정희, 이효정(백만사 회원 3명)



09:15   오늘은 백만사에서 완주에 있는 능바위산으로 산행을 가는 날이다. 처음에는 정우종 회원 부부를 제외한 8명이 산행을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참가 회원이 줄고 줄어 집결지인 산남고 주차장에 모인 사람은 3명에 불과했다. 3명이면 안 간다? 천만의 말씀, 지난 달에는 2명인데도 다녀왔는데 3명이면 양호하다. 내 차로 출발, 청원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10:12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에 들렀다. 구름이 끼어 있기는 하지만 가끔 부는 바람은 그리 차갑지가 않다. 산행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다. 회원도 별로 없고 해서 카페라떼를 한 잔씩 시켜 호두과자와 함께 먹었다. 둘 다 맛이 좋다. 휴게소 출발, 익산-포항고속도로 완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17번 국도를 따라 달렸다. 경천댐을 지나 화암사로 가는 길로 접어 들었는데 교행이 힘든 1차로 도로였다. 


  ▲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 [10:12]


11:12   화암사 들머리에 주차장이 왼쪽에 있어 차를 세웠다. 포장도로는 계곡을 통하지 않고 차를 이용해서 화암사로 갈 수 있는 길이다. 금년 1월 2일에 아내와 이곳에 왔을 때에는 장선리재까지 걸어가서 시루봉과 불명산을 거쳐 화암사로 내려왔었다. 오늘은 그 반대 코스를 운행하게 되는데 능바위산을 다녀오는 것이 덧붙여졌다.

 

화암사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따라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눈이 녹지 않은 길이었으나 협곡으로 들어가자 눈은 없어지고 온통 바윗길만 계속되었다. 협곡은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여름철 비가 많이 오면 물이 불어 다닐 수가 없는 지형이었다. 협곡 막바지에는 147개의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크게 어렵지 않게 암벽을 오를 수 있었다. 왼쪽 암벽의 폭포가 얼어 붙었다.


▲ 화암사 입구 주차장 [11:16]

 

▲ 화암사 계곡길 입구 [11:16]

 

▲ 화암사로 올라가는 길 [11:17]

 

▲ 길에 내린 눈이 녹지 않았다 [11:17]

 

▲ 화암사 입구 협곡으로 들어가는 중 [11:22]

 

▲ 장마철에는 다니기 힘든 협곡길 [11:24]

 

▲ 화암사로 올라가는 147계단이 보인다 [11:26]

 

▲ 철계단을 오르고 있는 회원들 [11:28]

 

▲ 폭포가 얼어 붙었네 [11:29] 


11:31   마지막 계단을 올라서자 왼쪽으로 화암사 절집 건물이 보인다. 심산유곡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절이지만 보물이 2개나 있는 유서 깊은 절이다. 지난 번에 왔을 때에는 우화루가 수리 중이었는데 지금은 말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인기척 하나 없는 절을 빠져 나와 비탈을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경사가 급하다. 그래도 조릿대 사이로 하얀 눈이 덮여 있는 길을 올라가는 것이 별다른 운치가 있어 힘이 덜 드는 기분이다. 화암사에서 주능선까지는 쉬는 시간을 포함해서 30분 정도 걸렸다.


화암사

 

화암사는 깊은 산속 한적하고 좁은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를 타고 올라간 외진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심산유곡의 작은 산사에 불과하나 근래에 본전인 극락전이 하앙식 공포 구성 구조임이 발견되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공포 구성은 백제 때의 목조 양식으로, 우리나라에는 남겨진 것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본이나 중국엔 여러 동의 건물이 상존함으로써 건축 양식의 전래와 변천 과정을 살피는 데 중요한 몫을 한다. 극락전은 보물 제663호로 지정되어 있다.

 

화암사는 불명산 시루봉 남쪽에 있는 절로 본사인 금산사에 딸린 절이다. 절을 지을 당시의 자세한 기록은 없으나, 원효와 의상이 유학하고 돌아와 수도하였다는 기록으로 보아 신라 문무왕 이전에 지은 것으로 보인다. 1981년 해체·수리 때 발견한 기록으로 조선 숙종 37년(1711)까지 여러 번에 걸쳐 수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보물 제662호인 우화루는 화암사 경내에 있는 극락전 정문과 같은 성격의 누이다. 지금 있는 건물은 조선 광해군 3년(1611)에 세운 것으로 그 뒤에도 여러 차례 수리한 건물이다.


 ▲ 우화루 뒤에 붙어 있는 불명산 화암사 현판 [11:31]

 

▲ 보물 제663호인 화암사 극락전 [11:33]

 

▲ 보물 제662호인 화암사 우화루 앞에서 [11:33]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1:39]

 

▲ 경사가 꽤 급하다 [11:39]

 

▲ 키보다 큰 조릿대가 좌우에 도열하고 [11:42]

 

▲ 잠시 쉬면서 야콘을 간식으로 [11:56]

 

▲ 주능선으로 오르는 막바지 길 [12:00]

 

▲ 주능선에 올라 [12:04]

 

▲ 주능선에 올라 조망을 하고 있다 [12:04] 


12:07   해발 480m의 불명산 정상에 올랐다. 주능선에서 왼쪽으로 조금 올라오니 바로 불명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봉수대터의 흔적이 남아 있고 정상을 알리는 나무 패찰이 하나 걸려 있었다. 정상 출발, 암벽을 내려가고, 봉분이 거의 다 허물어진 무덤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조릿대 숲길을 지나고, 삼각점이 있는 시루봉을 지나 장선리재로 내려갔다. 오른쪽으로 천등산과 대둔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계속 모습을 드러낸다. 공기는 시원하고 햇볕은 없어 산행하기에 아주 좋은 날이다.


▲ 불명산 정상에서 [12:10]

 

▲ 암벽을 내려가는 중 [12:15]

 

▲ 다 허물어진 무덤이 있는 봉우리 [12:23]

 

▲ 조릿대 숲길에서 [12:41]

 

▲ 나도 한 장 찍고 [12:41]

 

▲ 각자 알아서 생각하세요 [12:43]

 

▲ 시루봉에 있는 삼각점 [12:52]

 

▲ 시루봉 정상에서: 뭐가 그리 좋나요? [12:52]

 

▲ 제멋대로 소나무 [13:01] 


13:08   차량이 지나다니는 임도인 장선리재에 내려섰다. 능바위산 들머리는 맞은편 능선 쪽으로 표지기가 붙어 있는 곳이다. 주능선에 올라 잠시 쉰 다음 출발, 전망이 좋은 곳에 도착했다. 오른쪽으로 백만사에서 다녀온 천등산이 잘 보이고 그 왼쪽으로 대둔산의 암릉도 잘 보였다. 능바위산 암릉이 시작되었다. 소나무와 잘 어울린 바위들이 삐죽삐죽 솟아 있는 암릉길은 왼쪽이 수백 미터의 낭떠러지라 걷는데 조심해야 했다.

 

동봉에서 주봉으로 가려면 동봉에서 내려와 안부에서 다시 주봉으로 올라가야 한다. 동봉을 내려오다가 아내가 무릎을 날카로운 바위에 부딪혔는데 꽤 아픈 모양이다. 조심해야지. 주봉으로 올라가는 길도 경사가 심하다. 게다가 대부분이 바윗길이라 만만치가 않다. 주봉 능선도 역시 왼쪽은 낭떠러지라 조심해서 운행을 해야 했다.


▲ 장선리재에서 능바위산을 향하여 [13:08]

 

▲ 오이를 먹으며 휴식 [13:17]

 

▲ 대둔산과 천등산 [13:25]

 

▲ 대둔산과 천등산 조망 [13:25]

 

▲ 능바위산 암릉이 시작되었네 [13:35]

 

▲ 소나무가 아름다운 곳에서 [13:36]

 

▲ 타조를 닮았네 [13:37]

 

▲ 능바위산 암릉길 [13:47]

 

▲ 걸어온 능선과 임도가 보인다 [13:50]

 

▲ 능바위산 주봉 바위들 [14:04]

 

▲ 능바위산 주봉 암릉 [14:11]


14:15   능바위산 정상에 올랐는데 아무것도 없다. 정상표지석도 없고, 삼각점도 없고, 그 흔한 나무 패찰도 하나 없다. 힘들여 오른 것에 비하면 조금 허무한 기분이 든다. 혹시나 해서 산불감시카메라 쪽으로 가보았으나 역시 아무것도 없다. 사진을 찍은 다음 정상에 올랐다는 좋은 기분만 안고 다시 걸음을 장선리재 쪽으로 돌렸다.

 

주봉을 내려오다가 바람을 막아주는 아늑한 곳이 있어 점심상을 차렸다. 이번에는 누릉지를 가져가서 뜨거운 물을 부어 먹었는데 괜찮았다. 햇살은 따뜻하고 세상은 조용하다. 짝 잃은 갈가마귀 소리만 간혹 허공을 맴돌 뿐. 20분 정도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장선리재까지는 계속 내리막인데 암릉이라 빨리 걷기가 힘들다. 아내는 계속 천천히 가자고 한다. 그럽시다.


▲ 정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산불감시카메라 [14:16]

 

▲ 능바위산 정상에서 [14:19]

 

▲ 능바위산 정상에서 이완호 회원 [14:19]

 

▲ 능바위산 정상에서 [14:20]

 

▲ 멋있는 소나무 앞에서 [14:25]

 

▲ 이완호 회원도 한 장 찍고 [14:26]

 

▲ 바람이 없는 아늑한 곳에서 점심 [14:35]

 

▲ 능바위산 암릉길 [15:12]

 

▲ 암벽을 내려오고 있는 아내 [15:29]

 

▲ 암벽을 내려오고 있는 이완호 회원 [15;29]


15:44   장선리에서 가천리로 이어지는 임도 고갯마루인 장선리재에 다시 내려섰다. 이제부터는 임도를 따라 동향동 마을 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한적한 임도라 다니는 차도 없다. 오른쪽으로 우리가 왕복한 능바위산 능선이 잘 보인다. 점점 아래로 내려오자 동봉과 주봉도 뚜렷하게 보였다. 동봉에서 뻗어내린 능선이 동향동 마을 쪽을 향하고 있는데 혹시 내려오는 길이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화암사 주차장으로 가는 길, 아침에 얼어 있던 도로가 깨끗하게 다 녹았다. 오늘 날이 푹하긴 푹한 모양이다. 주차장에서 차를 돌려 완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한 다음 이번에는 쉬지 않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청원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청주 산남동에 있는 '소나무숲멧돼지'에서 회원 6명이 모여 멧돼지 고기를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며 2010년 백만사 마지막 산행을 마무리했다.

 

후기:  앞에서 아내가 바위에 무릎을 부딪혔다고 했는데 상처가 심해 그 다음날 병원에서 꿰매야 했다. 찢어져 피범벅이 된 상처를 알리지도 않고 계속 산행을 한 아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외과 병원 의사가 왜 어제 응급실에 가지 않았느냐고 물을 정도니 그 상처의 심각성을 알 만하다. 하여튼 참을성 하나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 장선리에서 가천리로 넘어가는 임도 장선리재 [15:44]

 

▲ 장선리재에서 바라본 능바위산 능선 [15:46]

 

▲ 임도 따라 [15:49]

 

▲ 임도에서 바라본 능바위산 주봉과 동봉 [15:56]

 

▲ 화암사로 들어가는 길 [16:05]

 

▲ 멀리 주차장이 보인다 [16:11]

 

▲ 다시 돌아온 주차장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