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산행/전북山行記

2010.11.18. [전북山行記 11] 전북 완주 운암산

by 사천거사 2010. 11. 18.

운암산 산행기

◈ 일시: 2010년 11월 18일 금요일

◈ 장소: 운암산 597m / 전북 완주 동상면  

◈ 코스: 대아정 → 새재 → 전망대 → 정상 → 후리구석계곡 → 산천상회 → 대아정

◈ 시간: 4시간 6분

◈ 회원: 아내와 함께



운암산(597m)은 전라북도 완주군 동상면과 고산면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주능선이 마치 설악산 용아릉 축소판 같은 이 산은 모산을 운장산(1,126m)으로 받든다. 운장산은 예부터 전국 8대 오지 중의 한 곳으로 완주군과 진안군의 험준한 산자락을 거의 다 거느리고 있다. 따라서 운장산을 주산으로 하는 대부분의 봉우리들은 산세가 운장산과 비슷하다.

 

즉, 운장산이 겉으로 보기에는 육산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상 일원이 기암절벽으로 이우어져 있듯이, 운암산도 운장산을 닮아 정상과 주능선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기암지대를 이루고 있다. 운장산에서 북으로 길게 이어지는 능선 상의 싸리재에서 북서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이 칠백이고지에 이르면 다시 네 가닥으로 능선이 갈라진다. 여기에서 마치 축 처진 나뭇가지처럼 남서쪽 대아리 방면으로 뻗어내린 능선이 대아저수지에 막혀 더 나아가지 못하고 용틀임하듯 솟아오른 산이 운암산이다.


08:40   오늘은 2011학년도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일이다. 우리 학교가 고사장이기는 하지만 나는 맡은 일이 아무것도 없어 하루를 쉬는 날, 그래서 아내와 함께 산행을 떠나기로 했다. 오늘 산행 대상지는 완주에 있는 운암산인데, 산행 거리는 짧은 편이지만 암릉미가 뛰어나고 또 산행을 하면서 아래로 대아저수지를 내려다보며 눈요기를 할 수 있어 전부터 점 찍어 놓은 곳이다.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회덕갈림목에서 호남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오늘 산행의 백미가 대아저수지를 둘러싼 주변 풍광인데 안개가 끼면 볼 수 없게 된다. 걷히겠지. 예상대로 논산이 가까워지자 해가 나면서 안개가 힘없이 스러지기 시작했다. 야호! 만세! 익산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799번 지방도를 따라 봉동읍까지 간 다음 17번 국도와 732번 지방도를 이용해서 대아저수지를 향해 달렸다.


▲ 차 안에서 바라본 운암산 [10:15]


10:28   산행기점인 대아정 앞 고갯마루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대아정은 2층으로 되어 있는 정자인데 대아댐과 대아저수지, 운암산 암릉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 왼쪽으로 보이는 운암산 암봉과 암릉이 만만찮게 보인다. 운암산 오른쪽에 자리 잡은 대아저수지는 옅은 안개가 휘감고 있어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었다. 산과 호수가 제대로 잘 어우러졌다.  


대아저수지

 

대아저수지는 인공으로 만들어진 저수지답지 않게 자연스럽고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있는 운암산(해발 597m)과 우아하고 부드러운 산세의 동성산에 에워싸인 잔잔하고 푸르른 호수의 물은 남쪽의 동상저수지와도 이어져 있다. 대아저수지를 감돌아 동상저수지에 이르는 호반도로는 말끔히 포장되어 드라이브 코스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주변 운암산 기슭에는 대단위 자연휴양림이 조성되고 있으며, 길이 255m, 높이 55m의 댐에서 낙차 47m로 방류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 대아정 앞 주차장에 주차 [10:29]

 

▲ 2층으로 되어 있는 전망대 '대아정' [10:30]

 

▲ 대아정에서 바라본 운암산 주능선 암릉: 맨 오른쪽이 정상 [10:31]

 

▲ 대아정에서 바라본 대아저수지 [10:32]

 

▲ 대아정에서 운암산 주능선을 배경으로 [10:33]

 

▲ 대아정에서 도로를 건너 산행 들머리로 [10:36]


10:36   운암산 산행 들머리가 대아정 앞 주차장에서 도로를 건너 조금 왼쪽 아래로 보인다. 표지기가 많이 달려 있어 놓칠 염려는 없다. 낙엽이 쌓인 산길이 푹신하다. 10분 정도 걸었더니 왼쪽으로 고산면 소향리 소재지가 잘 보인다. 유격훈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새재를 지나면서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왼쪽으로 커다란 원형 취수탑이 보인다. 용담댐에서 물을 끌어온다는데 사실인지 모르겠다. 위로 올라갈수록 서서히 전망이 트이면서 대아댐과 대아정이 내려다 보였다. 


▲ 운암산 산행 들머리 [10:36]

 

▲ 낙엽이 푹 쌓인 가을길 [10:39]

 

▲ 산행 처음은 길이 좋다 [10:43]

 

▲ 고산면 소향리 방면 [10:46]

 

▲ 조금씩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 [10:47]

 

▲ 유격훈련장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새재 [10:50]

 

▲ 용담댐에서 물을 끌어온다는 취수탑 [10:59]

 

▲ 대아댐과 대아정이 보인다 [11:04]

 

▲ 길이 조금 가파르다 [11:06]


11:13   아름다운 소나무가 저수지를 굽어 보고 있는 제1전망대에 올랐다. 대아저수지가 한 눈에 보이는데 마치 작은 천지를 보는 기분이다. 인공으로 만들어진 저수지이지만 주변의 여러 산과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루어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제1전망대를 지나면서 바위지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전에 매어져 있던 밧줄은 삭아서 떨어져 나갔고 따라서 네 발을 이용해서 올라야 했는데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았다.


▲ 제1전망대에 있는 소나무와 함께 [11:14]

 

▲ 제1전망대에서 둘이 함께 [11:17]

 

▲ 대아저수지 [11:18]

 

▲ 저수지와 소나무와 바위와 [11:16]

 

▲ 서서히 암벽 지대가 나타나고 [11:21]

 

▲ 대아저수지 [11:22]

 

▲ 그렇게 가을은 깊어 갑니다 [11:27]

 

▲ 멀리 경천저수지가 보인다 [11:37]

 

▲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올라갑니다 [11:38]

 

▲ 밧줄이 없어 네 발로 올라야 한다 [11:43]


11:45   저수지가 잘 내려다보이는 한 봉우리에 올라 사과를 한 쪽씩 깨물어 먹었다. 지금까지 사람을 한 명도 못 만났는데 산행을 마칠 때까지 그럴 것 같다. 하긴 오늘이 평일이니 이런 작은 산에서 사람을 만나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어쨌든 조용해서 좋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가을 하늘도 좋고 파란 하늘이 잠긴 호수도 좋다.


▲ 대아저수지 [11:46]

 

▲ 대아저수지를 배경으로 [11:48]

 

▲ 대아저수지를 배경으로 [11:52]

 

▲ 가야 할 능선: 맨 오른쪽이 정상 봉우리 [11:56]

 

▲ 대아저수지를 배경으로 [12:03]

 

▲ 앞으로 가야할 봉우리들 [12:05]


12:14   역시 아름다운 소나무가 바위 위에 앉아 있는 제2전망대에 올랐다. 산에 있는 나무 중에서 소나무만 빼고는 모두 잡목으로 보이니 참 묘한 일이다. 봉우리 하나를 넘어 서니 온통 바위로 되어 있는 운암산 정상이 보인다. 한참을 내려와 안부에서 다시 정상으로 올라갔다. 정상 전위봉에 오르니 지나온 암봉들의 왼쪽 사면이 보이는데 바위벽이 꽤 아름답다.


▲ 제2전망대의 멋진 소나무와 함께 [12:14]

 

▲ 서서도 찍고 [12:14]

 

▲ 함께도 찍고 [12:16]

 

▲ 운암산 정상 봉우리 [12:29]

 

▲ 대아저수지를 배경으로 [12:30]

 

▲ 나무 사이에서 [12:35]

 

▲ 운암산 정상부로 오르는 마지막 암벽지대 [12:39]

 

▲ 지나온 봉우리 왼쪽 사면의 모습 [12:39]

 

▲ 지나온 암봉과 능선 [12:43]

 

▲ 대아저수지를 배경으로 [12:44]


12:45   해발 597m의 운암산 정상에 올랐다. 봉수대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정상에는 돌탑이 있고 운암산이라고 적혀 있는 초라한 표지석이 돌탑 위에 얹혀 있었다. 아름다운 산과 호수의 모습에 비해 표지석이 조금 초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념사진을 찍고 한쪽에서 쑥떡과 커피 한 잔이 전부인 점심을 먹었다. 바람은 조금 차지만 햇볕은 따뜻하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1시 10분에 정상 출발, 산천마을 쪽으로 하산 코스를 잡았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내려간 다음 삼거리에서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이는 길로 들어섰다. 이정표는 없지만 산천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잡목을 베어 놓은 너덜지대 비슷한 곳을 내려오면서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파란 하늘을 향해 잎이 거의 다 떨어진 나뭇가지들이 팔을 벌리고 있었다. 


▲ 운암산 정상에서 [12:46]

 

▲ 운암산 정상에서 [12:47]

 

▲ 운암산 정상에서 [12:52]

 

▲ 정상에 있는 이정표 [12:53]

 

▲ 대아저수지 [13:08]

 

▲ 잎이 거의 다 떨어진 나무들 [13:25]


13:35   후리구석이라는 다소 이상한 이름을 가진 계곡을 따라 넓은 수렛길이 펼쳐져 있었다. 계곡은 바짝 말라 있었고 빛 바랜 단풍나무 잎들이 가는 가을이 아쉬운 듯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가을 냄새를 담뿍 마시며 수렛길을 걸어 마침내 산행 날머리인 732 지방도에 내려섰다. 왼쪽으로 대아수목원으로 들어가는 다리가 보인다. 여기서 차가 있는 대아정까지는 4km 정도의 거리인데 마땅한 교통편이 없어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 후리구석계곡 수렛길 [13:36]

 

▲ 후리구석계곡의 물이 말랐다 [13:43]

 

▲ 낙엽이 깔린 넓은 수렛길 [13:44]

 

▲ 오늘 산행의 날머리 [13:49]

 

▲ 오른쪽에 대아수목원으로 가는 다리가 보인다 [13:50]

 

▲ 대아리 산천마을 표지석 [13:51]


13:57   대아리 삼거리에 있는 우암교가 보이고 오른쪽에 라경가든 건물이 있다. 동성산에 가려면 우암교를 건너 동상저수지 쪽으로 가야 한다. 오른쪽으로 운암산 능선을 올려다보니 죠스의 앞부분을 닮은 바위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왼쪽의 저수지를 보면서 걷는 길은 차도이지만 호젓하다.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만이 정적을 깨뜨릴 뿐이다. 이윽고 맞은 편으로 작은 언덕 위에 앉아 있는 대아정이 보인다. 어디선가 싸우는 듯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알고 보니, 그 소리의 정체는 운암산 암벽에서 유격훈련을 받는 부사관학교 생도들의 고함 소리였다.


▲ 동상면으로 가려면 건너야 하는 우암교 [13:57]

 

▲ 대아저수지를 따라 나 있는 732 지방도 [13:59]

 

▲ 죠스를 닮은 바위 [14:01]

 

▲ 대아저수지 [14:11]

 

▲ 고산면 삼기리에서 동상면으로 이어지는 732 지방도 [14:20]

 

▲ 멀리 대아정이 보이네 [14:21]

 

▲ 저기가 우리가 걸은 곳이네 [14:23]


14:24   운암상회 앞 곶감건조대에는 곶감이 질서정연하게 매달려 있고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한창 감껍질을 벗기고 있었다. 이곳 동상곶감은 상주곶감과 쌍벽을 이루는데 씨가 없는 것이 특징이고 옛날에 임금님에게 진상까지 했다고 한다. 육군부사관학교 유격대 입구를 지나 왼쪽으로 감아돌아 올라가니 운암산 암봉과 암릉, 암벽이 파란 하늘 아래 잿빛으로 빛나고 있다. 그림 같은 대아저수지는 방향을 바꿀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고 있고.


▲ 운암상회 앞 곶감 건조대 [14:24]

 

▲ 운암산 암벽 [14:26]

 

▲ 대아저수지 [14:27]

 

▲ 오른쪽 봉우리가 운암산 정상 [14:30]

 

▲ 운암산 암봉들 [14:37]

 

▲ 은행나무 아래서 허리펴기 운동 [14:38]

 

▲ 운암산 정상과 운암상회와 대아저수지 [14:39]

 

▲ 대아저수지 [14:40]

 

▲ 대아저수지 [14:41]

 

▲ 대아저수지 [14:42]


14:42   차를 세워 둔 고개에 도착했다. 50분 정도 아스팔트 차도를 걸었지만 계속 저수지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서 걸은 탓인지 별로 지루하거나 피곤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 차에 오른 다음 아침에 왔던 길을 되짚어 달려 청주로 왔다. '에버세이브'에 있는 등산매장에 들러 등산화와 다운 자켓을 구입하고 아파트 옆에 있는 김천가에서 순대전골과 소주로 만추 산행의 피로를 풀었다.


▲ 고갯마루 휴게소 앞에 있는 동상곶감마을 안내 표지판 [14:42]

 

▲ 다시 돌아온 주차장 [14:43]